[제일정형외과병원·농민신문 공동기획]건강 척추·관절, 행복한 100세(1)치료로 건강 되찾은 홍성춘씨
90도로 굽은 허리 20년간 방치 통증 심해졌을 땐 치료시기 놓쳐
신경성형술·EMS 운동치료로 꼿꼿한 허리 되찾아 소원 성취
척추·관절이 아프면 우선 거동이 불편해진다. 요즘같이 볼 것 많고 즐길 게 넘치는 세상에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한다면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체를 지탱하는 허리ㆍ무릎ㆍ어깨 등이 아플 경우 몸 전체 건강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더구나 자식들 걱정에 긴 세월 억척스럽게 일해온 우리 어머니·아버지의 척추ㆍ관절은 보기 안쓰럽기까지 하다. 허리는 ‘ㄱ’자로 굽고 관절 역시 성하지 않은 분이 많기 때문이다.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농어촌 어르신들의 건강 지킴이로 나선 제일정형외과병원(서울 강남구 청담동) 전문의들의 기고를 통해 척추와 관절질환의 치료ㆍ예방법을 8회에 걸쳐 알아본다.
충남 천안에는 팔순이 넘었지만 아직도 남편과 꼭 붙어다니는 홍성춘씨(81)가 살고 있다. “늙어죽을 말년이라도 허리 좀 펴고 살다죽는 게 행복이지”라고 말하는 홍씨. 그는 90도로 굽어 버린 허리 탓에 20년째 땅만 보고 걸어야 했다. 그러나 원체 흥이 넘치는 데다 일 욕심까지 많아 잠시도 쉬는 법이 없었다. 텃밭에 잡초가 올라올 기미만 보여도 행여나 농작물에 해가 될까 다 뽑아내야만 직성이 풀렸던 것. 60여년 전 시집왔던 열아홉 새색시는 어느덧 꼬부랑 할머니가 돼 있었다. 허리는 군데군데 틀어지고 반듯하게 눕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럼에도 치료라곤 찜질을 하거나 가까운 읍내에 나가 물리치료를 받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잠시 통증만 잊게 하는 이런 방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특히 증세가 중ㆍ말기라면 반드시 전문가의 근본적인 진단ㆍ치료가 필요하다.
자기공명영상(MRI)ㆍ초음파 등 정밀검사 결과 홍씨는 이미 치료시기를 많이 놓친 상황이었다. 허리 통증을 장기간 방치한 탓에 척추가 S자로 휜 척추측만증, 가슴과 엉덩이가 뒤로 휘어진 척추후만증, 뼈가 두부처럼 약해진 중증 골다공증까지 온갖 병을 다 앓고 있었다. 특히 척수신경관이 좁아져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관협착증이 심각한 상태였다.
다양한 분야의 의료진이 모여 어떻게 치료할지 고민했다. 가장 적합한 치료는 수술이었지만 이는 삶의 질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신경성형술’이라는 시술이었다. 이 방법은 척수신경관 주변을 국소마취하고서 1㎜ 굵기의 카테터(몸속에 삽입해 사용하는 얇은 관 모양의 의료용 기구)를 넣어 신경이 유착된 부분을 직접 긁어내거나 약물을 주사해 녹여내는 것이다. 더불어 약한 근육을 단단하게 치료하는 ‘프롤로 치료’ ‘전기근육자극(EMS)’ 등 운동요법도 병행하기로 했다.
시술을 마치고 일주일가량 운동치료까지 시행하니 홍씨의 척추는 서서히 반듯해졌다. 그는 무척 기뻐했지만 아직 주의할 점이 남아 있었다. 허리를 오래도록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치료만큼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시술 후 몸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차츰 허리 유연성과 근력을 기르는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척추 긴장을 풀어주고 몸 전체의 근육을 강화하는 짐볼 운동이나 걷기ㆍ수영 등이면 무난하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한 자리에 오래 있어야 한다면 수건 등으로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고 바닥보다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수술이 아닌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아픈 허리를 고칠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홍씨처럼 허리를 다시 꼿꼿이 펼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