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토르가에서 폰세바돈까지 26킬로
새벽 6시 식사를 한다.
다른 호텔의 경우 이 시간이면 당연한 것처럼 아침을 포기해야 하는데
언제든 식사를 할 수 있다는 말에 반신반의했는데 진짜다.
첫손님인가 보다.
탁자에 주스 커피, 빵 과일 등등 풍성하게 준비해 준다.
가우디 호텔 가는 순간까지 멋짐 폭발~
잔뜩 배가 불러 길을 나섰다.
순식간에 8킬로 쭉
오늘 길도 끝없이 이어진 하얀 길
양쪽으로 우리가 이름 지어준 별노랑 꽃들과 이름모를 들꽃이랑 나무들이 길을 반겨준다.
이런 길이라면 하염없이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라바날 마을에 도착해 라면과 김치 밥을 먹는다.
넘 반가운 김치 묵은지 맛이다. 우와 좋다.
그 힘으로 폰세바돈까지 남은 길을 걷는다.
산티아고 길 중 고도가 가장 높은 곳.
예전에 힘들게 올라왔던 길이었는데 많이 좋아졌단다.
나이든 어른들도 충분히 걸을 수 있을 만큼 길은 다져져 있고 널찍하다.
가파른 곳은 거의 없고 지그재그 임도처럼 길게 이어진다.
어느 순간 스페인을 대표하는 빨간 지붕은 볼 수가 없다.
돌이 지천에 널려있어선지 돌담, 돌지붕들로 회색빛이거나 검다.
폰세바돈엔 숙소가 별로 없다.
예약해 놓은 덕분에 머물 순 있었지만 많은 순례자들이 헛발걸음이다.
알베르게 앞 큰 나무 두 그루가 레온을 생각나게 한다.
한국인 단체 순례자들이 함께 머문다.
식사하는 자리가 너무 시끄럽다. 민망하다.
단체인 경우 특히 순례길의 예절을 지켜야겠단 생각이 절실하다.
낼은 철십자가를 보러 가는 날
새벽 출발해 일출을 봐야 한다.
푹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