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 신적 계시에 이르는 길
1987년 2월 2일, 동고(코모) 주님 봉헌 축일
1. 사랑하는 아들들아, 너희가 탄생하신 지 사십 일이 된 ‘아기 예수님’을 형언할 수 없는 사랑으로 품에 안고 가는 나와 함께, 또 지극히 정결한 내 배필 요셉과 함께, 예루살렘 성전에 이르는 길을 걸어간다면, 무엇보다도 길이 되어야 하는 것이 이 엄마의 사명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주님께서 이를 통해 너희에게로 가시는 길 말이다.
2. ‘(주님의) 탄생 예고’에 대한 나의 "예."에서부터 예수께서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시기까지, 성전에서 그분을 ‘봉헌’한 날부터 이집트의 피난(살이)까지, 나자렛에서의 그분의 유년기부터 청년기까지, 그분의 공생활 시작에서부터 ‘십자가’의 제헌에 이르시기까지, 내 성자 예수님과 (일치해 있었던) 이 엄마의 현존은 항상 그분의 생애와 사명을 새롭고 더욱 크게 현양하기 위한 길이었다.
3. 사실 나의 예.는 하느님 성부의 ‘말씀’으로 하여금 내 태중에서 인성을 취하시게 했고, 동정 어머니인 나의 협력은 그분을 지상 삶에 태어나시게 했다. 나의 팔은 그분의 ‘영광스러운 성전’에서 그분을 봉헌함으로써 그분을 만민에게 ‘계시’(의 빛으로) 드러내었고, 나의 엄마다운 사랑은 위험에 처해 있었던 유년시절의 그분을 날마다 (보호하는) 귀한 도움이 되었고, 내 현존은 그분의 청소년기에 걸쳐 나날이 그 지주가 되었다. 내 다사로운 애정은 그분의 피로(를 풀어 드리는) 감미로운 안식이었고, 내 침묵은 그분의 ‘말씀’이 그 안에서 꽃피는 정원이었다. 내 (확고한) 신앙은 그분의 신적 중재를 재촉하여 사명 (성취)의 때를 앞당겼다. 공공연한 배척으로 상처를 입으실 때마다 티 없는 내 마음은 그분께 향유를 발라 드렸고, ‘칼바리아’를 오르시는 그분에게 힘이 되어 드린 것은 그 비통한 (순간에도) 내가 그분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분의 그 엄청난 수난에 내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바로) 나의 온전한 봉헌이었으니, ‘십자가’ 아래의 내 현존이(야말로) 그분의 구원 계획에 대한 나의 깊은 협력 행위였다.
4. (그리하여) 예수께서는 내 팔에 안기신 채 만민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이셨다. 나에 의해 높이 들어 올림을 받으심으로써 당신의 신적 사명을 완성하셨다. (또한) 내가 마련해 드린 길을 따라 당신 임무를 수행하셨으며, 세상의 ‘구세주’로서 당신 자신을 드러내셨다.
5. 나는 너희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서도 그와 똑같은 모성적 계획을 수행하고 있다. 너희는 내 성자 예수님의 계획과 사명을 너희의 사제다운 삶 안에 재현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요, (그만큼) 내가 각별히 아끼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너희는 깨달아야 한다. 내가 ‘티 없는 내 성심’에 봉헌하는 행위를 통해 너희 자신을 내게 온전히 맡기라고 당부하는 까닭이 무엇인지를. (너희의) 이 행위가 나로 하여금 너희 삶 안에 들어갈 수 있게 하고, 너희 삶이 ‘성부의 뜻’을 온전히 이루는 것이 되도록 인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6. 이런 이유로 나는 너희 하루의 모든 순간에 너희 곁에 있다. 나의 침묵으로 너희가 말하는 것을 도와주고, 나의 음성으로 너희에게 기도를 가르치고, 내 손으로 너희를 이끌어 바른 길로 데려간다. 너희가 피곤할 때면 내 현존으로 힘을 북돋아 주고, 고통을 받을 때면 엄마다운 사랑으로 위로해 주고, 나의 힘 있는 전구로 너희의 사도적 활동이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고, 너희가 실망과 (내적) 메마름을 느낄 때면 내 티 없는 마음으로 기쁨과 평화를 선물한다.
7. 나는 특히, 너희가 ‘칼바리아’를 올라갈 때면 언제나 가까이서 함께 올라간다. 너희 고통(의 피땀)을 방울방울 다 모으면서, (그리고) 너희가 ‘성부의 뜻’에 예 하고 말씀 드릴 수 있게 도와주면서 말이다. 너희를 준비시켜 세상 구원을 위한 완전한 희생 (제물)이 되게 하는 것이 성부의 뜻인 까닭이다.
8. 나는 또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의 지상 여정에도 언제나 함께 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내 보편적 모성의 열성적 보호에 맡기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교회 역사상 어느 시대든지 교회가 내 성자에 대해 빛나는 증언을 하도록 도와 왔고, 그렇게 함으로써 예수께서 교회 안에서, 교회를 통해, 만민에게 더욱 충만히 당신 자신을 계시하실 수 있게 해 드린다.
9. 내가 바로 신적 ‘계시’의 길이다.
10. 나는 특히 이 시대의 교회 가까이에 있다. 교회가 고통스러운 시련과 피투성이의 정화를 치르고 있는 시대이니 말이다. 내가 현재 이토록 마음쓰며 하고 있는 전구의 의미가 (거기에 있음을) 알아들어라. 오늘날 나는, 내 모든 자녀들을 돕고자 하는 ‘어머니’로서, 그리고 너희의 이 마지막 시대의 천상 ‘예언자’로서, 일찍이 그런 적이 없었을 만큼 새롭고 힘있고 특별한 방법으로 중재활동을 펴고 있다. 갈수록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 안에 퍼져나가는 나의 ‘빛’은 - 아직은 길고 어두운 밤 속에 있는 너희에게 떠오르는 한 줄기 서광으로서 - 주님의 위대한 날이 가까이 다가왔음을 예고하고 있다.
11. 그래서 너희더러 나를 보라고 당부하는 것이다. ‘아기 예수님’을 팔에 안고 ‘예루살렘 성전’으로, (즉) 그분 공현의 처소로 가고 있는 ‘어머니’인 나를. 또한, 그분을 찬란하고 영화롭게 계시하는 길이 되려고 이 세상 모든 길을 다니고 있는, ‘태양을 입은 여인’(*묵시 12,1 참조)인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