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1-16
古風十九首 16 물아일체物我一體를 노래함
16
좌구불능매坐久不能寐 오래도록 앉았어도 잠 못 이루어
수전일촌촉手剪一寸燭 한 치 남은 촛불 심지 베어내었네.
상풍괄아이霜風聒我耳 서리 바람 내 귀에 들려오더니
미산락상액微霰落床額 싸락눈 침대 가에 떨어졌네.
심지정여수心地淨如水 마음속 깨끗하기 물 같아서
소연무애격翛然無礙隔 술명하게 장애되고 막힘이 없네.
정시망물아正是忘物我 바로 그것이 너와 나를 모두 잊는 것
명완의자작茗碗宜自酌 잔에 가득 차나 따라 마심이 좋네.
오래도록 좌정했는데 잠은 오지 않고
한 치 남은 촛불의 심지를 잘랐노라.
서릿김 어린 찬바람이 내 귓가에 요란하게 스치고
고운 싸락눈이 침대머리에 떨어지네.
내 마음 본바탕은 맑은 물처럼 흘러
유유자적 막힘이 없다네.
바로 물질인 나의 존재를 잊은 삶이니
내손으로 차 사발에 술이나 부어 마셔야 마땅하리.
►전翦 자르다. 끊다.
►괄聒 떠들썩함. 요란하다
►상액床額 침상머리
►소연翛然 유유자적하다. 자유롭다. 자유자재다. 아무런 구속이 없다. 마음대로 이다.
소연이거翛然而去 자유롭게 떠나다. 소연이래翛然而来 자유자재로 오다.
이왕而往 소연이래이이의翛然而来而已矣 유연히 가고 유연히 올 뿐이다/<莊子・大宗師>
‘翛 날개 찢어질 소, 빠를 유, 빨리 나는 모양 숙’
►애격礙隔 꽉 막힘
►물아物我 외물外物과 자아自我 또는 객체客體와 주체主體.
유교儒敎에서는 物我一體를 추구하는 경향이 현저했는데
客觀인 事物과 자신이 어긋나지 않고 하나로 合一됨을 이상적인 心性修養으로 여겼다.
►정시正是 바로 ~이다. 바로 그러함
►명완茗碗 찻잔. 차(茶)사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