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문학상 심사평(시) 2011.
목적에 부응하는 주제의 투영
현대시의 본령은 작품의 의미 곧 주제가 명징하게 투영되고 우리들에게 정확한 메시지로 전달되어 우리들의 공감을 얻었을 때 나타나는 감탄이나 환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서의 발현은 작품을 구상하고 주제 설정을 위한 대상물이 있게 되는데 대체로 일반적인 사물이거나 가슴속에 간직한 깊은 성찰의 개념이 많이 현현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제2회 KT문화상 시 부문 응모작품들은 이와 같은 주제의 탐색을 위해서 KT문화재단에서 제시한 목적과 취지에 알맞은 글제를 통해서 나름대로의 체험에서 탐색하거나 실용적인 실생활 속에서 나타난 다양한 담론들이 진지하게 표현되고 있었다. 글을 쓰거나 표현하는 양상이 ‘시(운문)’라는 형태를 취하기 때문에 몇 가지의 제약이 따르게 마련이지만, 전문적인 문필가나 시인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모두가 진솔하게 자신의 정서와 맞는 언어로 주제를 살려서 진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우리 심사위원들은 많은 응모작품에서 우선 예심을 거쳐서 선별된 작품을 본심에서 몇 번의 독회를 거쳐 채점을 하고 다시 각자의 점수를 합산하여 종합적으로 최종 결정하는 방법으로 심사를 진행하였다. 우선 심도있게 중점적으로 살펴본 것은 본 재단이 의도하는 공모의 목적을 이해하고 있는가와 그 의도(주제)가 작품 속에 잘 묘사되고 있는지. 또는 이 묘사와 표현들의 문장이 시문장에 접근하고 있는가를 두고 장시간의 논의를 거듭하였다. 대체로 시쓰기에 대한 습작기간이 많은듯 작품의 구도와 구성은 시적인 형태를 갖추었으나 다수의 응모자는 정보통신 이용의 편리함과 IT기술의 장점,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사용에 대한 원리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거나 이용방법을 전해주는 글이 많았다. 이들 중에서 박재훈의 「할머니의 조개구이집」을 대상으로 선하였다. ‘할머니 앞치마 속 핸드폰’과 ‘우리 손주’와의 기다림의 대화가 시적인 상황설정과 주제의 투영이 관심의 대상이 되었으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대할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에서 탐색하는 정감이 잘 스며있다. 금상에는 임한준의「스마트폰」과 은상에 김면수의 「편지」, 박동영의「봄의 살갗」을 선정했다. 이들도 실생활에서 체험할 수 있는 보편적인 스토리를 통해서 IT생활과의 접목이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특성이 작품의 구성에서도 돋보인다. 그리고 동상에는 고영윤의「그대에게 하고 싶은 말」과 윤연정의「다시 찾은 봄」, 이지관의「퇴근길 연가」도 스마폰이나 핸드폰에 얽힌 실상이 단순한 담론으로 맺는 것이 아니라, 시적인 애환과 생활의 단면을 어떤 정보와 동시에 자신만의 진실로 표현하는 시법을 높이 평가하게 된다. 한편 특별상에는 강차순의「별 그리고 전파」로 선정하는 데 이의가 없었다. 그는 지상에서 ‘님과 함께 낭만을 속삭이’는 ‘전파’와 하늘의 ‘은하수의 별들’과 연결하는 사랑의 의미를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입선에는 강혜진의「더 좋은 세상」외 12명을 선정하였다. 이들도 많은 습작기가 있었는듯 작품의 구성이나 언어의 적절한 사용 등이 충분하게 시적 효과를 통해서 IT시대의 선도적인 역할의 전파와 동참을 위한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다. 이처럼 시 쓰기는 자신의 체험을 통해서 실생활과의 접목이 우리 모두의 성찰이나 새로운 가치관의 모색에 중점을 두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시의 묘미이며 시 쓰기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입상하신 분들에게는 축하를 보낸다. 이 밖에 입상하지 못한 분들은 좀더 확실한 시 쓰기의 방법을 익혀서 내년에 다시 영광을 차지할 수 있도록 분발하기 바란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작품의 소재에서 무엇을 주제로 요구하는지를 먼저 면밀하게 검토하고 작품으로 형상화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확신이 더욱 필요하게 된다.
2011.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