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성게(法性偈) 는 신라 의상(義相; 625∼702)스님이 중국 유학시절 해인도(海印圖)라는 신비로운 형태의 도안을 창안하고, 팔만대장경의 가르침을 30개 싯귀로서 함축하여 이 해인도 도안의 선을 따라 배치하고 발표한 것이다. 당시 중국불교계는 이 해안도와 법성게를 크게 경탄하여 존경하였으며, 이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 의상조사 법성게(義湘祖師 法性偈) 법성원융무이상[法性圓融無二相] [법의 성품 원융(원만하여 막히는 데가 없어)하여 두 모양이 본래 없고] 진리는 분리됨 없이 온전한 하나이니 제법부동본래적[諸法不動本來寂] [모든 법이 움직임 없어 본래부터 고요해라] 모든 것은 변함없이 본래 그대로이네[모든 사물은 움직이지 않아 본디부터 고요하네.] 무명무상절일체[無名無相絶一切] [이름도 없고 형상도 없고 온갖 것이 끊겼으니] 이름도 모양도 어떠한 허상도 붙지 않으며[모든 것을 끊어라!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으니] 증지소지비여경[證智所知非餘境] [깨달은 지혜로만 알 일일뿐 다른 경계 아니로다] 앎이 그러할 뿐 어떠한 상태도 아니네.[안다고 하는 것도 알고보면 도달하지 못한것] 진성심심극미묘[眞性甚深極微妙] [참된 성품 깊고 깊어 지극히 미묘하니] 진리는 매우 깊고 지극히 미묘하여[진리는 지극히 깊고 멀고 미묘하네] 불수자성수연성[不守自性隨緣成] [자기 성품 고집 않고 인연따라 이루더라] 스스로 매이지 않고 인연 따라 이루어지네.[고집이 없어야 인연따라 이루어지나니] 일중일체다중일[一中一切多中一] [하나에 모든 것이 들어있고 모든 것에 하나 있어] 마음 안에 모든 것이 있고 모든 것에 마음 있으니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 [하나가 곧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니라] 마음이 곧 전부이며 모두가 마음이네.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 [한 티끌 그 가운데에 모든 세계를 품었고] 한 티끌에 담긴 그 마음이 우주를 품으며[한 티끌 속에 온 세상] 일체진중역여시[一切塵中亦如是] [일체의 티끌 속도 낱낱이 또한 그러하네] 온 우주를 품는 그 마음도 이와 같네. [모든 티끌 속도 이와 같네] 무량원겁즉일념[無量遠劫卽一念] [끝이 없는 무량겁이 곧 일념이요] 시간이 영원하다는 것이 한 생각이며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時無量劫] [일념이 곧 끝이 없는 겁이어라] 그 한 생각이 곧 영원을 달리니 구세십세호상즉[九世十世互相卽] [구세도 십세도 서로서로 즉했으니] 존재하는 모든 시간은 지금 이 순간 뿐 잉불잡란격별성[仍不雜亂隔別成] [이렇게 잡란없이 따로따로 이루었네] 다만 어지러지지 않고 따로 나투네.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 [초발심 그 순간이 정각을 이룬때요] 처음 나타난 그 마음이 쉬어 바르게 깨치면 생사열반상공화[生死涅槃常共和] [생과사와 열반의길 항상서로 함께했고] 삶과 죽음과 열반이 늘 함께 평화로다. 이사명연무분별[理事冥然無分別] [이와사가 아득하여 분별할길 이없고] 이상과 현실과 저승에 차이를 두지 않음이 시불보현대인경[十佛普賢大人境] [열부처님 보현보살 큰사람의 경계일세] 모든 불보살 선각들의 경지로다. 능인해인삼매중[能仁海印三昧中] [해인삼매 그가운에 온갖 것을 갈무리고] 진리의 권능과 끝없는 사랑의 깊이는 번출여의불사의[繁出如意不思議] [불가사의 여의주 마음대로 드러내어] 그 뜻을 헤아릴수록 알 수가 없네. 우보익생만허공[雨寶益生滿虛空] [온갖보배 비내리어 일체중생 이익하니] 생명에 이로운 축복은 이미 가득하지만 중생수기득이익[衆生隨器得利益] [중생들이 그릇따라 온갖이익 얻음이라] 사람들은 그들이 빚은 마음에 따라 누리네. 시고행자환본제[是故行者還本際] [이까닭에 불자들은 본제에 돌아가서] 이런고로 수행자가 근본자리에 돌아가려면 파식망상필부득 叵息妄想必不得 [망상심 쉬잖으면 얻을것이 가이없네] 망상을 부수고 쉬어야만 얻을 수 있네. 무연선교착여의[無緣善巧捉如意] [인연없는 방편지어 여의주를 잡아쥐면] 스스로 길을 밝혀 완전히 깨어나면 귀가수분득자량[歸家隨分得資糧] [고향집에 돌아가서 분수따라 양식얻네] 돌아온 집에서는 나눈 만큼 누리리라. 이다라니무진보[以陀羅尼無盡寶] [다라니의 무진법문 끝임없는 보배로써] 아! 다함없는 사랑으로 장엄법계실보전[莊嚴法界實寶殿] [온법계를 장엄하여 보배궁전 이루고저] 온 우주에 깨달음이 무르익네. 궁좌실제중도상[窮坐實際中道床] [영원토록 참된법의 중도상에 편히앉아] 궁극의 자리는 이미 걷고 있는 이 길이니 구래부동명위불[舊來不動名爲佛] [미래세에 영원토록 그이름 부처일세.] 오래도록 변한 적 없는 그대 이름 부처로다. 하루한번 福짓고 사십시오 화엄일승법계도 [華嚴一乘法界圖] 신라시대의 승려 의상(義湘)이 화엄사상의 요지를 간결한 시(詩)로 축약한 글. 210자를 54각(角)이 있는 도인(圖印)에 합쳐서 만든 것이다. ‘갖가지 꽃으로 장엄된 일승(一乘)의 진리로운 세계의 모습’이라는 뜻이며, 『삼국유사』에서는 ‘법계도서인(法界圖書印)’이라고 하고, 이 밖에 ‘화엄일승법계도장(華嚴一乘法界圖章)’·‘화엄법계도(華嚴法界圖)’·‘일승법계도(一乘法界圖)’·‘법계도장(法界圖章)’·‘법성도(法性圖)’·‘해인도(海印圖)’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화엄일승법계도』에는 저자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 다만, 이 책 끝에 “인연으로 생겨나는 일체의 모든 것에는 주인이 따로 있지 않음을 나타내기 위하여 저자명을 기록하지 않는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하였을 뿐이다. 이로 인하여 뒷날 이 책의 저자를 당나라의 지엄(智儼) 혹은 현수(賢首) 또는 진숭(珍嵩)이라고 하는 등의 설이 생겨나기도 하였다. 그러나 고려의 균여(均如)는 그의 『일승법계도원통기(一乘法界圖圓通記)』에서 최치원(崔致遠)이 지은 「의상전(義湘傳)」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내용을 인용하여, 이것의 저자가 의상임을 밝히고 있다. 의상이 스승 지엄의 문하에서 화엄을 수학할 때이다. 꿈속에 형상이 매우 기이한 신인(神人)이 나타나 의상에게 “네 자신이 깨달은 바를 저술하여 사람들에게 베풀어 줌이 마땅하다.”고 하였고, 또 꿈에 선재동자(善財童子)가 총명약(聰明藥) 10여 알을 주었으며, 청의동자(靑衣童子)가 세 번째로 비결(秘訣)을 주었다. 스승 지엄이 이 말을 듣고 “신인이 신령스러운 것을 줌이 나에게는 한 번이었는데 너에게는 세 번이구나. 널리 수행하여 그 통보(通報)를 곧 표현하도록 하라.” 하였다. 의상이 명을 따라 그 터득한 바 오묘한 경지를 순서를 따라 부지런히 써서 『십승장(十乘章)』 10권을 엮고, 스승에게 잘못을 지적해 달라고 청하였다. 지엄이 이를 읽어 본 후 “뜻은 매우 아름다우나 말은 오히려 옹색하다.”고 하였다. 이에 의상은 다시 번거롭지 않고 어디에나 걸림이 없게 고쳤다. 지엄과 의상이 함께 불전(佛前)에 나아가 그것을 불사르면서, “부처님의 뜻에 계합함이 있다면 원컨대 타지 말기를 바랍니다.”고 서원하였다. 불길 속에서 타고 남은 나머지를 수습하니 210자가 되었다. 의상이 그것을 모아 다시 간절한 서원을 발하며 맹렬한 불길 속에 던졌으나 마침내 타지 않았다. 지엄은 눈물을 흘리면서 감동하여 칭찬하였고, 의상은 그 210자를 연결하여 게(偈)가 되게 하려고 며칠 동안 문을 걸고 노력했다. 마침내 삼십 구절을 이루니 삼관(三觀)의 오묘한 뜻을 포괄하고 십현(十玄)의 아름다움을 드러내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법계도』는 의상 자신이 스스로 깨달은 자내증(自內證)의 경지를 기술한 것이고, 그 자내증은 완전히 부처의 뜻에 계합하는 것이기에 불후의 명저를 낳게 된 것이다. 『법계도』가 완성된 것은 스승 지엄이 입적하기 몇 달 전인 670년(문무왕 10)이다. 이것은 이 책 끝에 밝혀져 있고, 『삼국유사』의 기록과도 일치한다. 의상은 『법계도』 첫머리에서 이것을 짓게 된 동기를, “이(理)에 의하고 교(敎)에 근거하여 간략한 반시(槃詩)를 만들어 이름에만 집착하는 무리들로 하여금 그 이름마저도 없는 참된 근원으로 돌아가게 하고자 함이다.”라고 하였다. 의상의 『법계도』 원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된다. 첫째는 대의(大意) 및 도인, 둘째는 석문(釋文: 문장의 풀이)이다. 석문은 다시 총석인의(總釋印意: 총괄적인 圖印의 의미해석)와 별해인상(別解印相: 개별적인 圖印의 형상해석)으로 나누어지며, 별해인상은 ① 설인문상(說印文相: 도인의 글이 지니고 있는 모습에 대한 설명), ② 명자상(明字相: 문자의 형상에 관한 글), ③ 석문의(釋文意: 문장의 뜻풀이)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 중 「석문의」에 의하면 『법계도』를 구성하는 글은 칠언삼십구(七言三十句)를 이룬다. 「총석인의」에서는 인(印)이라는 형식을 취하여 법계도를 짓게 된 까닭을 밝혔다. 곧, “석가여래께서 가르치신 그물과 같은 교법(敎法)이 포괄하는 삼종의 세간(世間)을 해인삼매(海印三昧)를 좇아 드러내어 나타내기 때문이다.” 하여, 해인삼매에 들었을 때 나타나는 삼종의 세간인 기세간(器世間: 물질의 세계)과 중생세간(衆生世間: 인간들의 세계), 그리고 지정각세간(智正覺世間: 正覺에 의한 智慧의 세계)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특히 『법계도』는 흰 종이 위에 붉은 도인의 길(줄)과 검은 글자를 써서 만들었는데, 이는 삼종세간을 나타내기 위함이었다. 『법계도』의 인은 사각형을 이루고 있고 중심의 ‘법(法)’ 자에서 시작하여 역시 같은 중심의 ‘불(佛)’ 자에 이르기까지 54개의 각을 이루면서 210자의 시가 한 줄로 연결되어 있다. 「별해인상」의 「설인문상」과 「명자상」에서, 의상은 스스로 “어째서 인문(印文)이 외줄로 되어 있는가? 어째서 사면사각으로 되어 있는가? 어찌하여 시의 글자에는 시작과 끝이 있는가? 그리고 그 시작하는 글자와 끝 글자가 중앙에 위치하는가? 또 시의 글에는 왜 굴곡이 많은가?”라고 질문한 다음 답을 내리고 있다. 그 내용을 함께 묶어 정리해 보면, “인문이 다만 하나의 길로 되어 있는 것은 여래(如來)의 일음(一音)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다. 또 그 길이 번거롭게 굴곡을 나타내고 있는 까닭은 중생의 근기(根機)와 욕망이 같지 않기 때문이니, 삼승교(三乘敎)가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 하나의 길에 시작과 끝이 없는 것은 여래의 선교방편(善巧方便)에는 특정한 방법이 없고 대응하는 세계에 알맞게 융통성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는 원교(圓敎)에 해당한다. 사면사각으로 되어 있는 것은 사섭사무량(四攝四無量)을 나타낸 것이다. 이 인문은 삼승(三乘)에 의하여 일승을 드러내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 시의 글에는 시작과 끝이 있는데, 그것은 수행방편(修行方便)에는 원인과 결과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이 많은 굴곡을 보이는 까닭은 역시 삼승의 근기와 욕망이 꼭 같지 않고 차별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왜 첫 글자와 끝 글자가 중심에 와 있느냐 하면, 인과(因果)의 양위(兩位)는 법성가내(法性家內)의 진실한 덕용(德用)으로서 그 성(性)이 중도(中道)에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석문의」는 『법성도』의 뜻을 자세히 풀이하는 부분으로 이 책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법성게(法性偈)』의 전체적인 구성을 파악하기 위해서 「석문의」의 구분에 따라 조직내용을 도식화 할 수 있다. 의상은 이 『법계도』를 그 제자들에 대한 인가의 표시로 주기를 좋아하였다. 이러한 도(圖) 자체가 극히 독창적이요 한국적인 사고방식의 특성을 이룬다고 볼 수 있는데, 상징을 통하여 깊은 뜻을 간추리고 짧게 표현하기를 좋아하는 전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법계도』의 근본정신은 『화엄경』의 근본정신이며, 그 이상의 다른 것이 아니라고 해야 마땅할 것이다. 문제는 의상이 그 방대한 『화엄경』의 정신을 이렇게 간결하게 요약할 수 있었다는 데 있다. 아무도 이만큼 적절하고 평이하게 그 어렵고 방대한 『화엄경』의 정신을 요약한 이가 없었다. 그것을 해냈기 때문에 의상은 위대한 것이며, 그의 위대한 학덕은 이 『법계도』에 의해서 증명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계도』는 현재 『대일본속장경(大日本續藏經)』 제8투(套) 및 『대정장경(大正藏經)』 제45권에 수록되어 있다. 또 이에 대한 우리나라 역대 고승의 주석서로는 진숭의 『일승법계도기(一乘法界圖記)』, 법융(法融)의 『법계도기(法界圖記)』, 균여의 『일승법계도원통기』, 작자 미상의 『법계도기총수록(法界圖記叢髓錄)』, 설잠(雪岑)의 『화엄일승법계도주(華嚴一乘法界圖註)』, 『법성게과주(法性偈科註)』 등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화엄일승법계도 [華嚴一乘法界圖]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