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이 80세를 넘어 100세를 향해 가는 요즘, 인류의 건강을 위해 중요시 여겨지는 장기는 심장, 간 등의 주요 장기뿐만은 아니다. 100세까지 양질의 삶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려면 눈의 건강도 필수적이다. 살면서 한번쯤 겪게 되는 눈 관련 질환을 연령대별로 살펴보고 이와 관련된 대처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영유아기의 경우 눈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이에 따른 결과나 합병증이 평생에 걸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모든 질환의 근본을 초장에 잡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세균·바이러스 등의 감염으로 인한 결막염이 가장 흔하고, 간혹 눈물길이 막혀서 발생하는 감염이 나타날 수도 있다. 증상으로는 주로 충혈, 이물감, 부종, 눈곱, 통증 등이 관찰된다.
감염성 질환은 대개 합병되는 질환이 없으면 잘 치유되는 편이나, 특이 세균의 감염이 있는 경우에는 심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 특히 발생빈도는 낮지만 놓치면 큰 후유증이 남을 수 있는 영유아기 안과 질환으로 미숙아에서 발생하는 미숙아 망막병증, 선천성 녹내장, 선천성 백내장 등이 있다. 이러한 질병들은 실명에 이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진료와 치료를 반드시 받도록 해야 한다. 영유아들은 표현이 미숙해 증상이 많이 진행되기 전에는 질환을 알아채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매일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때 아이가 평소와 달리 눈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모습이 목격된다면, 가까운 안과를 찾아 가 확인만 받더라도 가벼운 눈 질환은 쉽게 예방할 수 있다.
소아청소년기에도 영유아기와 마찬가지로 세균, 바이러스 등에 따른 감염이 주로 나타난다. 더불어 이 시기에 잘 관리해야 할 안과 질환으로는 굴절 이상, 약시, 사시 등이 있다. 급격한 신체적 성장을 겪으면서 안구의 크기와 기능에도 변화가 생기며, 굴절률의 변화로 인한 안경 도수의 변화가 많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미 안경을 착용 중이라면, 6개월에 1번은 안과 검진과 굴절 검사를 통해 안경 도수를 조절해줘야 한다. 근시?원시?난시를 포함한 굴절 이상은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절한 검진과 굴절 검사를 통해 알맞은 도수의 안경을 착용함으로써 충분히 교정을 할 수 있다. 아이가 평소와 달리 먼 곳을 찡그려 보거나 학교에서 칠판 글씨가 잘 안 보인다고 하면, 굴절 이상을 의심해 늦지 않게 병원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이 시기에 발생하는 질환 가운데, 사시는 눈을 움직이는 근육의 불균형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눈이 안쪽으로 몰린 내사시, 눈이 바깥으로 벗어나는 외사시 등 수평사시도 있고, 위·아래로 벗어나는 수직사시도 있다. 사시가 발생하면 두 눈이 함께 일하는 능력이 떨어져 사물의 깊이를 인식하는데 어려움이 생기며, 어린 나이에 발생하면 시력 발달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사시는 원인에 따라 안경을 처방하기도 하고, 필요한 경우 눈을 정위로 맞추는 수술적 치료 방법도 고려된다. 사시의 종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치료의 방향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약시는 소아에서 발생하는 저시력이다. 약시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거의 없고, 보통 시력검사를 통해서만 발견된다. 7~10세가 지나고 나면 시력이 더 이상 발달하지 않기 때문에 약시가 의심된다면, 최대한 빨리 발견해 정확한 검진을 통해 가림치료나 처벌치료 등의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
20~30대가 되면 신체의 성장이 정점에 이르면서 눈의 성장도 안정기에 접어든다. 굴절 이상의 변화도 적어지며, 보통 굴절 이상을 겪는 환자들은 라식·라섹 등의 시력 교정술을 고민하게 된다. 또한 이 시기에 선천적인 안과적 질환이 없는 경우라면, 비교적 큰 문제없이 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크게 눈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안구건조증이 있다. 라식?라섹 등의 굴절교정 수술 이후는 물론이고, 콘택트렌즈의 사용빈도가 증가하면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 건성안은 안구 표면을 덮고 있어야 하는 눈물층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거나 정상보다 빨리 증발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가 매우 보편화되면서, 건성안 증후군이 젊은 연령층에서 더욱 증가해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으로는 흐려 보임, 콘택트렌즈 착용 곤란, 눈물 과다, 이물감, 자극감, 충혈, 찐득찐득한 눈곱 등이 있다. 안구건조증은 병의 심한 정도에 따라 인공눈물 보충부터 시작해, 필요한 경우 항염증 치료와 수술적 방법 등을 단계적으로 고려해야 병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임시방편인 자가 인공눈물 치료보다는 안과적 검진을 통한 체계적인 접근이 증상을 완화시키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 악화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위생관념이 증가해 영유아기나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세균 및 바이러스에 의한 결막염은 줄어들지만, 반면에 콘택트렌즈 착용에 따른 각막염 및 각막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이러한 경우 각막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렌즈를 청결하게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적극적인 외부 활동과 왕성한 혈기 등으로 안구 외상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장년기는 노화로 인한 노안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때이며, 각종 안과적 질환의 빈도 또한 증가한다. 그러므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시력을 유지하는데 지름길이 된다. 노안은 수정체의 조절력이 감소해 발생하는 굴절 이상의 일종으로, 주로 40세 이후에 발생한다. 멀리에 있는 것은 잘 보이는데 독서나 컴퓨터 등을 위한 근거리 작업에서는 초점이 망막에 잘 맺지 않아, 흐리거나 번져 보이게 되는 질병이다. 이러한 경우 본인의 조절력에 맞춰 근거리용 안경, 즉 돋보기를 처방하면 노안 교정에 도움이 된다.
또한 이 시기에 많이 발생하는 녹내장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시신경이 손상되고, 시야가 좁아져 결국 실명에까지 이르는 진행성 시신경병증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대표적인 발병 기전은 눈의 압력이 증가해 시신경을 압박하거나,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 공급 장애로 시신경이 손상되는 것이다. 녹내장은 병이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 특이 증상이 없다가 주변 시야가 소실되기 시작하고, 중심 시야까지 침범되어 시력이 비로소 저하된 후 본인이 증상을 자각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심각한 합병증까지 남길 수 있어 꽤나 위험한 질환이다. 그러므로 40세 이후에는 매년 정기적으로 시신경 검사를 포함한 선별 검사를 통해 조기에 병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고, 병이 진단된 경우 해당 시기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로 인한 미세혈관 합병증의 일종으로 비정상적인 혈관으로 인해 망막부종, 섬유막 형성, 망막박리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당뇨를 진단받았다면 진단 즉시 안과 검진을 통해 당뇨망막병증이 있는지 살펴보고, 이후로도 정기 검진을 통해 시기에 맞는 치료를 받으면서 가능한 당뇨병성 망막증의 진행을 늦추도록 해야 한다.
60대 이후에는 다른 장기와 마찬가지로 눈의 노화도 진행된다. 그래서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인 백내장과 황반변성이 발생할 수 있다. 백내장은 눈의 굴절에 중요한 조직인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세상이 안개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는 질환이다. 증상으로는 시력 저하, 색감 이상 및 복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백내장은 나이가 들면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사람에게 오는 질환이므로, 진단을 받았다고 크게 낙심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백내장은 수술적 치료로 완치할 수 있는데, 혼탁된 수정체를 제거한 후 새로운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면 된다. 백내장 수술 후에는 안경을 끼지 않고 생활할 수도 있으나, 좀 더 선명한 시력을 얻기 위해 보조적으로 안경을 사용할 수도 있다. 특히 가까운 곳을 볼 때는 돋보기를 사용한다는 것도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수정체 대신 삽입된 인공수정체는 반영구적으로 다시 교체할 필요성은 없으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후발성 백내장이 생길 수 있다. 후발성 백내장의 발생 시기는 수술 후 몇 개월부터 수년까지 다양하며 단지 일찍 발생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발생 시에는 안과 외래에서 점안 마취 후 레이저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5분 이내에 치료될 수 있다. 그러므로 백내장 수술 후 다시 수술 전처럼 뿌옇게 시야가 흐려지면, 안과를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된다.
황반변성은 황반에 나쁜 혈관이 발생해 망막을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황반은 망막 중에서도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심각한 시력 저하 및 시야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증상으로는 물체가 왜곡되어 보이거나 시력이 떨어질 수 있고, 군데군데 보이지 않는 부분도 발생한다. 이 질환은 최근까지 치료가 매우 어려워 불치병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신생혈관을 억제하는 안내주사를 사용해 이전보다 치료 경과가 훨씬 좋아졌다. 또한 새로 개발된 황반변성용 주사제제도 치료 효과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명확하게 알려진 예방법은 없지만, 루테인 등의 영양제를 복용하고 금연과 자외선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글 / 박종운 교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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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민건강보험 블로그「건강천사」 원문보기 글쓴이: 건강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