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자살사망률 전국 3위 ‘우울한 강원도’…재원 확보·전문 인력 충원 시급 (daum.net)
[집중진단] 자살사망률 전국 3위 ‘우울한 강원도’…재원 확보·전문 인력 충원 시급
신정은입력 2023. 12. 9. 08:32
김경남 강원연구원 연구보고서
2021년 강원도 자살자수 32.7명
▲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SOS 생명의전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원 지역 자살 사망률 역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 원주시청 50대 공무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지난 7월에는 춘천시 한 아파트 화단에서 20대 여성이 숨졌다.
지난 2021년 기준 강원지역 자살 사망률은 32.7명으로 전국 평균 26명을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자살률을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규정한다. 자살 예방을 위해 국가와 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강원연구원의 ‘강원도의 높은 자살률은 강원도 재난이다’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강원 지역 자살률 현황과 배경·원인, 개선 방향을 짚어본다.
▲ 2021년 권역별 시군별 자살자수 현황. 그래픽/한규빛 기자
◇ 강원 자살 사망률 32.7명…전국 평균 26명 웃돌아
OECD 국가 중 국내 자살 사망수는 연 1만3000여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강원지역의 연간 자살자수는 500여명이다.
강원연구원 김경남 연구위원이 공개한 ‘강원도의 높은 자살률은 강원도 재난이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강원 지역 내 표준인구 자살 사망률은 32.7명으로 전국 평균 26명을 크게 웃돌았다.
성별로는 남성이 45.4명, 여성이 19.9명으로 성별 관계없이 모두 높은 수치를 보였다.
2021년도 기준 자살자 수를 시군별로 보면 △춘천 85명 △홍천 23명 △철원 19명 △화천 11명 △양구 4명 △원주 123명 △횡성 21명 △강릉 56명 △동해 29명 △평창 13명 △속초 23명 △인제 8명 △고성 15명 △양양 10명 △태백 12명 △삼척 19명 △영월 10명 △정선 20명 이다.
자살자 수는 원주, 춘천, 강릉에서 총 264명을 차지해 전체 사망자 수의 52.7%를 차지했다. 시군 인구대비 자살률이 높은 곳은 횡성, 정선, 고성 세 곳이다.
인구 1만 명당 자살자 수는 시지역 평균 5.05명·군지역 평균 2.64명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470명, 2018년 507명, 2019년 509명, 2020년 508명, 2021년 501명으로 2017년 대비 30~39명이 해마다 증가했다.
하지만 사실상 자살예방 효과가 미흡해 강원도와 시군은 행정안전부로부터 자살부문 지역안전도 등급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받고 있다.
▲ 2021년 기준 강원도 표준화 자살률. 그래픽/한규빛 기자
◇ 강원지역 자살자 무직·독거남성 고령자 많아
자살대책의 어려움은 자살자가 행동의 배경과 원인에 대한 정보를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족과 소중한 사람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문제와 현상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찰의 변사자 기록, 119 구조구급 기록, 정신보건복지센터의 상담기록을 통해 단편적으로 자살동기를 이해할 뿐이다.
보고서는 강원 지역 자살자의 특징을 추정했다.
2021년도 기준 자살자 수를 연령대별로 나누면 20세 미만 10명, 경제활동 세대 324명, 65세 이상 167명으로 조사됐다.
경찰, 정신보건복지센터, 119의 관련 기록에 근거할 때, ‘실직(무직 포함)한 독거 남성 고령자’의 희생자 수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도가 중소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자살률이 높은 실직, 독거 등의 자살 취약요소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서는 서술했다.
이러한 강원도내 자살 현황은 고령화 인구비율·지역소멸지수가 높은 지역의 인구사회학적 취약성과, 사회경제적 위상이 낮은 상태의 개인적 취약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 연령별(명)·행정구역별(만명당 비율) 자살자수 현황. 그래픽/한규빛 기자
◇ 자살 예방 재원확보와 인력충원 시급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자치단체(광역 9개와 기초 116개)의 자살 관련 담당 인력이 부족하고 전년도 실행실적의 평가와 관리에 대한 계획 내용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강원도 역시 자살 예방 정책 방향 점검이 시급하다.
현재 춘천, 원주, 강릉을 제외한 시군에는 ‘정신보건과’를 운영하는 병원이 없거나, 진료상담을 받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대부분 군단위 보건소에서는 정신과 전문의가 없는 상황이다. 또한 자살 관련 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부서도 많지 않다.
때문에 정신과 전문의가 없는 보건소에서는 담당 공무원의 직무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학습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 원주시자살예방센터가 지난 9월 문화의 거리에서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시민을 대상으로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공유, 당복이 퍼즐 맞추기 등을 진행하며 ‘생명사랑 캠페인’을 벌였다.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또한 ‘자살 현상’에 대한 도민들의 이해를 높여 상담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상적인 소통으로도 위험군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광역, 시군 정신보건센터 상담자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적극 사례관리에 나서 장기적으로 자살 관념으로부터 벗어나도록 도와야 한다.
담당 인력 충원 문제도 조속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현재 시군 정신보건센터는 경험 많은 상담자를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이 못돼 짧은 근무기간, 잦은 이직으로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보고서는 강원지역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도내 정신보건복지센터의 직무수행을 위한 재원확보와 조직구성이 시급하다고 제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