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초순.
영하의 추운날씨에 복숭아나무 가지를 전정했습니다.
앙상한 가지에 꽃망울이 붉으스레 돋아나는 시기에는 개화전 병해충 방제를 하고, 비료를 살포해 주었습니다.
도화가 만발하고, 꽃이 낙화하여 열매가 생성되는 4월 마지막 주에 서리가 내려 착과를 하지 못해서 열매가 많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남아있는 열매를 잘 키우려고, 고가의 영양제를 살포하면서 정성껏 재배했습니다.
따뜻한 5월에는 열매 솎아주기를 하고, 봉지를 씌워 주었습니다.
열매가 커지면서 쳐지는 가지에 지주를 세워주고, 웃거름도 살포해 주었습니다.
복숭아 열매가 적어서 매년 아쉬웠는데, 올해는 크기가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6월말부터 시작된 장마가 7월말까지 지속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병해충 방제를 위하여 10일 간격으로 정성을 다해서 농약(살균제, 살충제)을 살포했습니다.
장마가 끝나고 익을 무렵이 되어 확인했더니, 아직은 수확시기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며칠이 지난 후 복숭아 상태를 확인했더니 잿빛무늬병에 걸려 속이 썩어서 낙과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정성껏 방제를 했는데, 장마철에 견디지 못하고 50% 정도가 잿빛무늬병에 감염되었습니다.
병충해 방제하는데 힘들어서, 매년 지속적으로 나무의 수량을 줄이면서 정성을 다했는데, 그간의 노력을 생각하니까 아쉬움이 너무 많았습니다.
병충해에 감염되지 않는 복숭아는 수분을 많이 섭취하여 당도가 좋지 않습니다.
복숭아 전업농가는 올해 정말 실망할 것 같습니다.
봄철 냉해 피해에 더하여, 긴 장마에 병해를 입어서 낙과하고, 당도마저 아쉬운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렇다고 수분이 빠지기를 한없이 기다릴 수 없어, 수확하여 저온저장고에서 숙성시키기로 했습니다.
3일정도 지나니까 당도가 생각보다 빠르게 좋아졌습니다.
농사는 하늘이 도와주어야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천재지변과 자연환경에 따라서 농사는 성공과 실패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농사가 어렵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복숭아 수확량을 금액으로 계산해 보니까 20만원 정도 됩니다.
복숭아나무 5주를 관리하는데 직접 투입된 비용은 인건비를 제외하고, 봉지, 농약, 영양제, 비료 구입비 등 30만원 가량입니다.
인건비를 포함하면 적자폭이 더 증가합니다만, 맛있는 복숭아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좋습니다.
그리고 도화가 아름답게 만발하는 시기에 나에게 주는 즐거움과 재배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금액으로 계산할 수 없는 행복이었습니다.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인생살이가 무엇을 하든 그냥은 없습니다.
즐거움이라는 결과물이 땀과 노력없이 하늘에서 어느날 갑자기 떨어지는것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자급용이라고 하지만,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내년에는 돌담장 옆에 있는 3나무만 재배하여 정말로 우리 가족이 먹을 정도만 재배하려고 합니다.
3나무를 잘 재배하면, 5kg 중량의 10~15상자 정도를 수확할 수 있으니까 적은것이 아닙니다.
폭염 경보가 며칠째 발효 중이지만, 오후에는 우체국 택배를 이용하여 3상자를 발송하려고 합니다.
첫댓글 적자속에서도 즐거움이~~~
감사합니다.
복숭아 재배는 무더위에 정말 힘든것 같습니다.
그래서 3주만 재배 하려고 합니다 ~
수고많았습니다.
빠른 복숭아 품종 권장합니다 (우기전 수확품종인.황도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
복숭아 나무가 처음에는 15주정도 되어 많았지만, 지금은 5주입니다.
아무런 상식없이 시작하여 지난 수년간 무더위에 재배하고, 수확하는것이 너무 힘들어서 내년부터는
2~3주만 재배하려고 합니다
고마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