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R. 슈트라우스는 특히 교향시 장르에서 많은 명곡을 남긴 작곡가로 알고 있고 이 곡도 바로 그의 대표적인 교향시 작품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곡은 도입부가 너무나도 강렬하고 장엄해서 한 번 들으면 절대 잊혀지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긴 하지만... 솔직히 제 생각엔 웬만한 클래식 애호가 아니면 이 곡을 끝까지 즐겨 감상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냥 이 곡의 인트로만 듣고 "아~ 이 곡 나 알아!" 하고 아는 체를 하지만 뒷부분을 들려주면 아마 아는 사람 별로 없을 걸요.
제가 한 번 들어보려고 했는데 도입부가 너무 화려해서인지 뒤로 갈수록 지루하더군요. 그래서 중간에 포기^^
그리고 또 하나! 이 곡이 유명하게 된 요인으로 특이한 제목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니체라고 하는 걸출하지만 괴팍하기도 한 철학자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데다가 그가 썼다는 드럽게? 어려운 철학책의 제목을 갖다 붙였으니 말입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 입시생들은 학부모도 같이 참여해서 입시 논술을 대비하는 독서 모임을 갖습니다. 외면상으로는 참 바람직한 공동체 모습입니다. 그런데 여기도 한꺼풀 벗겨 보면 그 민낯이 참으로 천박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 독서 토론모임에서 "이기적 유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선정된 니체의 이 책의 내용을 토론하는데 실존을 완성해 가는 니체를 자뻑이라고 해석하는 예서(서울대 의대 지망생)를 칭찬해 마지않는 차민혁 교수를 보면서 어안이 벙벙해지는 이유입니다.
바로 이 대목에서도 R.슈트라우스의 이 곡이 흘러나요죠.
그런데 이 대목은 어찌보면 상당히 단선적이고 단순한 삽입곡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이 곡이 멋지게 삽입되는 장면은 따로 있습니다.
첫 날 소개한 차민혁 교수의 아내 노승혜는 남편 차교수의 교육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아합니다. 그러나 그의 강압에 못이겨 할 수 없이 끌려가고 있다가 어느날 그 인내의 임계점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래서 노승혜(윤세아 분)는 인테리어 리모델링하러 온 인부들의 오함마를 잠깐 빌려서는 아이들 공부방의 벽을 허물어 버립니다.
차교수가 아이들 집중력에 방해된다면서 공부방의 창을 모두 차단시켜 두터운 벽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죠.
승혜가 가냘프고 연약한 몸매로 그 무거운 함마를 수 차례 휘두르자 드디어 허물어진 벽 틈으로 강렬한 햇살이 비춰 들어오면서 바로 이 곡이 울려퍼집니다.
사실 이 곡의 인트로는 다른 드라마나 영화 광고에도 엄청 많이 등장합니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영화 <죠스>나 <지붕위의바이올린> <쉰들러리스트> 등의 테마를 작곡한 영화음악가 존 윌리엄스가 영화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오프닝에서 바로 이 곡의 인트로 부분을 삽입곡으로 썼는데 너무나 인상적인 장면이지요.
바로 그 영상 한 번 감상하면서 지구 위로 떠오르는 듯한 태양과 승혜가 오함마로 벽을 허물고 받아들인 햇살을 함께 떠올려 보시죠.^^
https://youtu.be/e-QFj59PON4
to be continued...^^
첫댓글 아오가 없는 밤 시간~
올려주신 삽입곡 잘 감상하고 갑니다
볼레로, 마왕은 예술의 전당에 온 느낌을 내려고 소리를 크게 하고 들었습니다.
듣다보니 아들이 pbc평화방송 어린이 합창단 할때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이랑 협연하면서 단원 둘이 우리집에 와서 2박 하는데 말이 안통해서 고생했던 생각이 납니다 ㅎㅎ
아오스딩을 아오로 줄이니 참 귀여운 애칭이군요.^^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