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르꿀루스(Torculus)
"악보 예 5"에서 소개한 수사본에서 나타난 네우마 또르꿀루스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
1) 정상형태의 또르꿀루스 : 이 네우마는 4선보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세 음
모두를 8분음표의 길이로 가볍고 부드럽게 이어서 노래한다.
2) 문자가 첨부된 또르꿀루스 : "c"가 첨부된 경우에는 조금 빠르게 불러
주어야 하고 "t"가 첨부되어 있을 경우에는 음을 길게 늘려서 부른다. 4선보의 경우 수사본에서 "t"가 또르꿀루스에 첨부되어 있으면 네우마
위에 긴 에피세마를 별도로 표기해 놓거나 또는 마지막 세 번째 음에 부점을 따로 붙여 놓고
있다.
3) 오른쪽이 길게 표시된 또르꿀루스 : 이 네우마는 오른 쪽이 길게 그려져
있는데 이는 세 번째음, 즉 마지막 음이 적어도 3도 이상 하진행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노래 부르는 방법은 정상형태의 네우마와
동일하다.
4) 또르꿀루스 리또르따 : "s"자 모양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이 네우마를
수사본에서는 "또르꿀루스 리또르따(Torculus ritorta : 변형된 문자형의 또르꿀루스라는뜻)"라고 부른다. 그레고리오 성가에서 곡의
마지막 또는 중간 마침, 반 마침등의 종지형(cadenza:까덴자)에는 대부분의 경우 또르꿀루스 리또르따를 사용하고 있다. 4선보에서는 이
네우마 위에 가로의 긴 에피세마를 따로 표기해 놓고 세 음 모두를 길게 부르도록 한다. (악보 예
2)
그러나 또르꿀루스 리또르따가 표기된 네우마를 해석할 때 세 음 모두를 정확히 두 배로 늘려서 꼭 같은 음가로
부른다면 이는 좋은 음악적 표현이라고 볼 수 없다. "악보 예 2"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또르꿀루스의 첫 번째 음인 "솔"은 악센트와 익투스를 표현하면서 길게 부르며, 두 번째 음인 "라"는 조금
길게 그리고 세 번째 음인 "솔"은 거의 정상음가에 가까우면서 다음에 다시 나타나는 마지막 종지음인 "솔"로 매끄럽게 진행하기 위한 일종의
보조적 음으로 해석하여 불러 주어야 한다. 이 네우마의 음악적 표현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정상음가의 네우마보다 느리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네우마 또르꿀루스 리또르따를 구성하고 있는 세 음의 음표의 길이를 마치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나타타낼 수는
없다. 바로크와 고전주의 음악시대부터 그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박자와 템포가 음악의 중요한 기본요소로 취급되고 있지만 서양음악의
기원이라고까지 서양음악사에서 소개하고 있는 그레고리오 성가를 부를 때 가장 주의해야 될 점이 바로 현대음악해석론 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다시말해 그레고리오 성가의 4선보를 현대악보로 옮기면서 8분음표와 4분음표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이를 마치
5선보의 현대음표처럼 해석하듯 취급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음악세계에서 메트로놈(박자기)은 훌륭한 선생이 될 수 있지만 그레고리오 성가에서
메트로놈은 성가를 해석하고 부르는데 있어 가장 큰 위해요소 또는 적이라고까지 볼 수 있다.
그 까닭은 그레고리오 성가를
이루고 있는 두 가지 요소인 가사와 멜로디중에서 가사가 멜로디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사의 느낌에서 멜로디가 창작되고 가사의 악센트와
문장의 억양에서 그레고리오 성가의 특수한 리듬꼴인 익투스가 자연발생되었으며 가사의 내용에 따라 노래의 빠르기와 선법이 결정되었다는 사실만
가지고도 정형리듬과 템포라는 틀을 깨고 벗어난 무한한 자연스러움과 아름다움을 그레고리오 성가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레고리오 성가를
마디음악처럼 부른다면 그레고리오 성가 자체가 지니고 있는 가사와 멜로디의 완벽한 조화를 깨트리게 되며 결코 그레고리오 성가의 아름다운 음악적
세계를 경험하지 못하리라!
5) 첫 음이 뜨락툴루스로 분리된 또르꿀루스 : 네우마를 구성하고 있는 세 음들
중 첫 번째 음이 뜨락툴루스(Tractulus :짧은 가로선으로서 나타내며 작은 사각음표임)의 모양을 나타나며 나머지 두 음과 분리되어 있는
모습이다. 이 네우마는 또르꿀루스 바로 앞에 사용된 네우마의 음이 또르꿀루스의 시작음보다 높을 때 사용되고
있다.
6) 첫 음이 비르가로 분리된 또르꿀루스 : 위 5)의 경우에서 뜨락툴루스 대신
비르가가 사용되고 있다. 이 네우마는 또르꿀루스 바로 앞에 사용된 네우마의 음이 또르꿀루스 시작음보다 낮거나 같을 때
사용된다.
위의 5), 6)에서 설명한 네우마처럼 첫 음이 분리되어 있을 경우의 또르꿀루스를 노래할 떄 주의해야 될
점은 첫 번째 음을 노래하고 두 번째 음으로 연결시킬때 "레가토(legato)"적인 표현이 아니라 "스따코(stacco: 두 음의 연결에 있어
약간의 분리된 느낌의 표현법)"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대음악의 메조스타까토와 같은 식의 표현인 셈이다.
7) 한 쪽으로 치우친 에피세마가 첨부된 또르꿀루스 : 또르꿀루스의 세 음
모두를 길게 늘려서 불러줌을 지시하고 있는 가로의 에피세마가 한 가운데 표기되어 있지 않고 이 네우마처럼 오른 쪽으로 치우쳐 그려져 있는
경우에는 첫 음을 정상음가대로 가벼운 8분음표로 노래하고 두 번째, 세 번째 음을 두 배로 늘려서 노래 부른다. 에피세마 대신 네우마 위에
문자기호인 "t(느리게)", 또는 네우마의 시작 위치에 "c(빠르게)"가 첨부되어 있기도 하다. 그레고리오 성가 수사본에 사용된 문자기호는
다음 장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8) 옆으로 긴 확장형의 또르꿀르스 : 수사본에서 표기하고 있는 이 네우마는
조금 특이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첫 음을 표시하는 처음 시작하는 부분은 정상적인 모양을 띄고 있는데 반해 두 번째, 세 번째음은 옆으로 길게
늘려진 모양을 나타내고 있다. 이 네우마를 표현하는 방법은 위의 7)의 경우와 동일하다.
9) 가운데 모서리형의 또르꿀루스 : 이 네우마 역시 변형된 모습을 띄고 있는데
또르꿀루스의 두 번쨰 음을 표시하는 부분이 모서리 형태로 그려져 있다. 이러한 모양의 네우마를 두 번째, 세 번째 음이 첫 번째 시작음보다
더욱 중요한 음임으로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표시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음이라 함은 그레고리오 성가의 골격을 형성하고 있는 선법에서
주음(Tonica;또니카)와 속음(Dominante:도미난테)를 의미한다.
[출처 : 이대성선생님의 성음악다락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