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어린이가 함께 만드는 신나는 북콘서트’가 지난 10월 20일, 강원도 사북공공도서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 행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가 주최한 <임길택 문학제>의 일환이었는데요, 46세의 아까운 나이에 작고하신 임길택 선생님의 문학과 뜻을 함께 기리고자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행사에는 많은 어린이와 주민들, 임길택 선생님의 제자들과 사모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도서관 관계자, 초대 가수,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의 작가 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우리 어청연대에서는 임정자 운영위원장이 행사를 총괄 지휘하였고요, 운영위의 김하은, 윤혜숙 선생님과 장세정, 유영소 선생님이 행사 진행과 사회를 맡았습니다. 박혜선, 유하정 선생님과 김은영, 이영애 선생님이 동시와 노래반을 맡았고, 저(정제광)와 진은진 선생님이 동화반을 맡았습니다. 1시부터 2시간 동안 각 파트 별로 흩어져 수업을 진행하고, 3시에 모두 한 자리에 모여서 1시간 동안 발표하는 형식으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그외에 도서관 입구에서부터 행사장까지 사진과 그림, 시화를 전시했습니다.
여기까지가 행사 개요와 스트레이트 기사이고요, 이제부터 참가 후기입니다.
유영소 샘과 저, 진은진 샘은 사전 만남을 통해 행사 내용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수업을 준비했습니다. 셋 모두 강연 경험은 있지만 공연에는 약해서 고민을 좀 했습니다.
19일 날 기차를 타고 민둥산 역에 내리니 강원도라는 실감이 확 들더군요. 산도 높고 골도 깊고 날씨도 추웠습니다. 쭈꾸미 볶음으로 저녁을 먹고 숙소에 도착하여 쉬고 있자니 임정자, 장세정 샘이 차에 짐을 한가득 싣고 오셨습니다. 그 많은 짐을 준비하고 나르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차에 앉을 자리도 없을 정도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민둥산 억새를 보러 올라갈까 했으나 시간을 내기 어려워 임길택 시비만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임길택 선생님의 묘지를 정리하면서 시비를 만들고 화장한 유골을 곁에 뿌렸다네요. 우리는 시비에 술을 바치고 묵념을 하고 시를 한 편씩 낭송했습니다. 임길택 선생님이 좋아하셨을 듯하네요.
시비를 떠나 행사장인 사북공공도서관에 도착하니 핑크색 나무가 우리를 반겼습니다. 사진을 찍고 안으로 들어가 행사 준비를 했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이 몇 명이나 올까였습니다. 신청자를 보니 16명쯤 되었는데 세 반으로 나누면 몇 명쯤 되는지 계산이 나오지요? 요즘 어디를 가나 이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듯합니다.
그나마도 불참자가 있어서 조촐하게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임길택 선생님의 동화 '수경이'의 내용을 파악하고 부분을 함께 읽으며 감상하고 관련 주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준비해 온 프리젠테이션 화면을 보며 이야기했는데 산문이라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중간에 간식을 먹으며 쉬고 이어서 생일 잔치를 한 번도 못 했다는 수경이를 위해 생일 잔치를 해 주기로 했습니다. 진 선생님이 밤새 고민하고 준비해 온 화관 만들기를 했는데 아이들이 많은 흥미를 보였습니다. 몇 가지 더 준비한 게 있었지만 시간 부족으로 다 못하고 공연 시간을 맞았습니다.
다른 팀을 보니 공연을 제대로 준비했더군요. 첫 공연 팀은 한 학생이 사회를 보고 나머지 네 명이 앉아서 지은 시를 발표하는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했는데 그 짧은 시간에 어찌 지었나 싶게 시가 좋았습니다.
두 번째 팀은 노래와 춤을 선보였는데요, 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악기와 안무가 참 재미있었습니다.
사이사이에 시인 선생님들이 임길택 시를 낭송해 주었고요, 마침내 우리 반의 순서가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수경이' 내용과 취지를 설명하고 아이들이 수경이에게 생일 축하 멘트를 한마디씩 하고 반주에 맞춰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로 했는데요, 두세 명까지는 잘 나갔는데 수줍음 많은 두 아이가 용기를 내지 못해서 우왕좌왕하게 되었습니다. 장세정 선생님 말대로 무대 리허설이 중요하구나 싶었어요. 간단한 멘트도 리허설이 없으면 어려운 듯했습니다. 그래도 뭐,학예회란 실수도 있어야 재미있는 거니까...
다음은 시노래를 부르는 박경하 가수 분의 노래를 듣는 순서였습니다. 임길택 선생님의 제자이기도 하더군요. 무대 위에서의 그 여유와 카리스마, 고운 목소리가 프로다웠습니다.
행사를 마치니 또 정리해야 할 일들이 많더군요. 전시했던 작품들을 회수하여 차에 싣는데 유영소 샘의 부군께서 아이들을 데리고 먼 길을 달려오셨더군요. 그새를 못 참고 달려온 걸 보면 깨가 쏟아지는 가족인 듯합니다.
김은영 샘이 사 주신 저녁을 먹고 갈길이 먼 관계로 서둘러 식당을 나섰습니다. 샘,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아쉬움이 남았지만 또 한 번의 경험이 쌓였으니 다음에는 더 잘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일이든 혼신의 힘을 다하는 진샘, 임정자 샘을 비롯한 운영진 샘들, 재미있는 수업을 해 주신 시인 샘들 모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바쁘게 해결해야 할 일들이 좀 있어서 '아주 빨리' 후기를 올립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