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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함경 제二十五권
구나발타라 한역
六四0. 법멸진상경(法滅盡相經)
그 때에 세존께서는 존자 아아난다에게 말씀하시었다.
『이 마투라국에는 장래에 굴다(掘多)라는 상인(商人)의 아들이 있을 것이요, 굴다의 아들 우파굴다(優波掘多)는 내가 죽은 뒤 백 년에 부처의 일을 짓되, 교수를 중에서 가장 제일이 될 것이다. 아아난다여, 너는 멀리 있는 저 파란 숲 덤불을 보느냐.』
아아난다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예, 이미 보았나이다. 세존이시여.』
『아아난다여, 저것을 우류만다산(優留曼茶山)이라 한다. 여래가 죽은 뒤 백 년에 저 산에는 나타발치가(那吒跋置迦)라는 절이 있을 것이니 그곳은 어울리고 고요하기 가장 제일이 될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시었다. 「내가 만일 교법(敎法)을 사람에게 부촉(付囑)한다면 아마 내 교법은 오래 머무르지 못할 것이요, 하늘에게 부촉하더라도 내 교법은 오래 머무르지 못하여, 세상 사람들로서 법을 받을 이가 없게 될 것이다. 나는 이제 바른 법을 사람과 하늘에 부촉하여,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이 함께 법을 거두어 받으면 내 교법은 천년 동안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고. 그 때에 세존께서는 세속 마음을 일으키셨다. 때에 제석천(帝釋天)과 네 큰 천왕은 부처님 생각을 알고,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제석천과 네 큰 천왕에게 말씀하시었다.
『나는 오래지 않아 남음 없는 열반으로 반열반하리라. 내가 반열반한 뒤에는 너희들은 내 바른 법을 보호해 가져야 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동방 천왕에게 말씀하시었다.
『너는 동방에서 바른 법을 보호해 가져라.』
다시 남방 . 서방 . 북방 천왕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너희들은 각각 남방 . 서방 . 북방에서 바른 법을 보호해 가져라. 천년이 지나 내 교법이 멸할 때에는, 반드시 법 아닌 것이 세상에 나와 열 가지 착한 법은 모두 무너질 것이다. 그리하여 이 쟘부드비이파(閻浮提)에는 나쁜 바람은 사납게 일어나고 아닌 때에 비는 내리어, 세상은 모두 굶주리게 될 것이다. 재앙 우박은 비처럼 내리고 강물은 마르며, 꽃과 열매는 되지 않고 사람들은 광택이 없으며, 벌레와 귀신에게 마을들은 모두 망할 것이요, 음식은 맛을 잃고 보배들은 가라앉아 사람들은 추하고 떫은 초목을 입고 먹을 것이다. 때에 석가왕(釋迦王) . 야반나왕(耶槃那王) . 발라바왕(鉢羅婆王) . 투사라왕(兜沙羅王)들은 많은 권속을 데리고 부처의 정수리뼈와 어금니와 바리를 동방에 편안히 둘 것이다. 서방에 있는 발라바왕은 백 천 권속을 데리고 탑과 절을 부수고 비구들을 죽일 것이요, 북방에 있는 야바나왕도 백 천 권속을 데리고 탑과 절을 부수고 비구들을 죽일 것이요, 남방에 있는 석가 왕도 백천 권속을 데리고 탑과 절 부수고 비구들을 죽일 것이요. 동방에 있는 투사라왕도 백천 권속을 데리고 탑과 절을 부수고 비구들을 죽일 것이다. 그리하여 四방이 모두 어지럽게 되면 여러 비구들은 중국(中國)으로 모여 올 것이다.』
때에 코삼비이(拘睒彌)국 마한드라세나(摩因陀羅西那)왕은 아들을 낳았는데, 손은 피를 바른 것 같고 몸은 갑옷을 입은 것 같으며 큰 용맹과 힘이 있었다. 그 나던 날 五백 명 대신도 五백 아들을 낳았는데 모두 왕자와 같이 피 손과 갑옷 몸이었다. 때에 코삼비이국에는 하룻동안 피비가 내려 왕은 그 나쁜 광경을 보고 매우 두려워하여 상사(相師)를 청해 물었다. 상사는 왕에게 아뢰기를
『왕이 지금 낳은 아들은 장차 쟘부드비이파의 왕이 되어 사람을 많이 죽일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아들을 낳은 지 이레 만에 이름을 <난당(難當)>이라 하고, 그는 점점 자라났다. 때에 四방의 나쁜 왕들은 四방에서 들어와 백성들을 죽였다. 마한드라세나왕은 그 소문을 듣고 매우 두려워하였다. 때에 어떤 하늘신은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여, 우선 <난당>을 임금으로 세우면 저 네 나쁜 왕을 항복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한드라세나왕은 하늘신의 가르침을 받고 곧 왕자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 진주 동곳을 아들 머리에 꽂고, 모든 대신들을 모으고 향수를 정수리에 부었다. 그리고 五백 대신들의 한 날에 낳은 아들을 불러, 몸에 갑옷을 입고 왕을 따라 전장에 나가 네 나쁜 왕의 대중과 싸워 이기어 남김 없이 다 죽여버리고, 쟘부드비이파의 왕이 되어 코삼비이국을 다스리고 있었다.
그 대에 세존께서는 네 큰 천왕에게 말씀하시었다.
『파아탈리풋트라(巴連佛)국에 바라문은 아지니닷타(阿耆尼達多)라, 베다(吠陀) 경론을 통달하고 있다. 그 바라문은 장차 아내를 맞이할 것인데, 그 때에 중음(中陰) 중생이 와서 그의 아들이 될 것이요, 그것이 어머니 태에 들어간 때에는 그 어머니는 사람들과 이론(理論)하기를 좋아할 것이다. 그래서 그 바라문은 여러 상사(相師)들에게 물을 때 상사들은 대답할 것이다.
「이 태 안의 중생은 장차 일체 경론을 밝게 알 것입니다. 그래서 그 어머니를 그런 이론할 마음을 내게 하기 때문에 사람들과 이론하고자 하는 것입니다」고.
이리하여 달이 차서 어머니 태에서 나와 소년이 되자 일체 경론을 밝게 알아 항상 경론으로써 五백 바라문 아들을 가르치고, 또 다른 여러 논(論)으로 다른 사람을 가르치며, 의약 방문으로 의사들을 가르친 것이다. 이리하여, 많은 제자가 있을 것이요, 많은 제자가 있기 때문에 이름을 <제자(弟子)>라 할 것이다. 다음에는 그 부모를 따라 집을 나가 도를 배우기를 청할 것이요, 마침내 부모는 집 나가기를 허락할 것이니, 그는 곧 우리 법 안에서 집을 나와 도를 배워 세 가지 경전(藏)을 통달하여, 설법에 능하고 변재는 교묘하여 말과 이야기로 많은 권속을 거두어 받을 것이다.』
세존께서는 다시 네 큰 천왕에게 말씀하시었다.
『또 이 파아달리풋트라국에는 장차 수타나(須陀那)라는 장사떼 우두머리가 있을 것이니, 중음(中陰) 중생이 와서 그 어머니 태에 들 것이다. 그 중생이 어머니 태에 들 때에, 그 어머니를 순박하고 정직하며 부드럽게 하여, 어떤 사특한 생각도 없고 모든 감관은 고요할 것이다. 때에 그 장사떼 우두머리는 곧 상사(相師)에게 물으면 상사는 대답할 것이다.
「태 안에 있는 중생이 지극히 선량하기 때문에 어머니를 그렇게 ····· 나아가서는 모든 감관이 고요하게 한 것입니다」고.
달이 차서 아들을 낳아 이름을 수라타(修羅他)라 할 것이요, 나이 들어 점점 자라 ······ 부모에게 아뢰어 집을 나가 도를 배우기를 청할 것이다. 부모는 곧 허락하여 우리 법 안에서 집을 나와 도를 배우되, 부지런히 행하고 꾸준히 나아가 도업(道業)을 닦아 익혀, 곧 번뇌가 다하게 되어 아라한 과(果)를 증득할 것이다. 그러나 들음이 적고,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을 알며, 또 아는 친구가 적어 산림 속에 살고 있는데, 그 산 이름은 건타마라(犍陀摩羅)라고 한다. 때에 그 성인은 항상 와서 <난당>왕을 위해 설법할 것이다. 그 부왕은 죽을 때가 되어, 그 죽는 날에 다달으니, <난당>은 그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고, 두 팔로 아버지 시체를 안고 슬피 부르짖으며 울고 근심하고 괴로워하면서 마음 아파할 때에, 저 세 가지 경전은 많은 권속을 거느리고 왕에게 나아가 왕을 위해 설법할 것이다. 왕은 그 설법을 듣고는 근심과 괴로움이 곧 그치고, 부처 법에 대해 크게 공경하고 믿는 마음이 생겨 큰 소리로 외칠 것이다. 「지금부터 나는 여러 비구들에게 두려움이 없게 하리니 뜻대로 즐거워하라」하고. 여러 비구들에게
「이전에 네 나쁜 왕들이 부처님 법을 헐어 없앤지가 몇 해나 되었느냐.」고 물으면, 비구들은
「十二 년이 지났다」
고 대답할 것이다. 왕은 사자처럼 외치기를
「나는 장차 十二 년 동안 다섯 대중을 공양하리라」
하고 곧 모든 공양거리를 준비하여 보시를 행하면, 그 보시하는 날에는, 하늘은 향기롭고 은혜로운 비를 내려 쟘부드비이파를 두루하여, 일체 열매와 종자는 다 더욱 자라게 될 것이요, 四방 백성들은 모두 공양을 가지고 코삼비이국으로 와서 여러 중들을 공양하면, 여러 비구들은 많은 공양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여러 비구들은 남의 보시를 받으면서도 경서(經書)를 읽거나 외우지 않고 도를 행하지도 않으며, 남을 위해 경을 받고도 실없는 이야기로 날을 보내고 누워 잠자기로 밤을 새우며, 이익을 탐하고 집착하고 스스로 꾸미기를 좋아하여 몸에는 아름다운 옷을 감고서 모든 번뇌를 뛰어날 길과 고요함과 집을 나온 뜻과 삼보리(三菩提)를 떠날 것이다. 이 꼴만 닮은 비구들은 사문의 공덕을 떠날 것이니 그들은 이 법 안의 큰 도적이니라. 그들은 말세(末世)에 있어서 바른 법 깃대 부수기를 도와 악마의 깃대를 세우고 바른 법 횃불을 죽이어 번뇌의 불을 붙이며, 바른 법 북을 부수고 바른 법 바퀴를 깨며, 바른 법 바다를 말리고 바른 법 산을 무너뜨리며, 바른 법 성을 깨뜨리고 바른 법 나무를 빼며, 선정과 지혜를 헐고 계율의 영락(瓔珞)을 끊고 바른 도를 더럽히는 것이다. 그 때에는 저 하늘 . 용 . 귀신 . 야차(夜叉) . 건달바(乾闥婆)들은 모든 비구들에 대해 나쁜 마음을 내어 비구들을 헐고 비방하며, 싫어하고 미워해 멀리 떠나 서로 친하지 않으며, 모두 꼭 같은 소리로 「아아, 저런 나쁜 비구들을 여래 법에 어울리지 않는다」하고, 게송으로 말할 것이다. 즉
좋지 않은 행, 나쁜 행으로
모든 사뙨 소견의 법을 행하네.
저러한 모든 어리석은 사람들
바른 법 산을 쳐 무너뜨리고
온갖 나쁜 계율의 법을 행하고
법다운 행이란 모두 버리며
훌륭하고 묘한 법 다 버리나니
이제 저 부처님 법 뽑아 없애네.
믿지 않고 자기를 항복 받지도 않아
모든 나쁜 행이란 즐겨 행하며
아첨과 거짓으로 세상 속이나니
저 무니(牟尼)의 법을 부숴버리네.
거짓 중 모양에 온갖 악을 익히어
흉하고 모진 행위 천 가지에 미치나니
법을 빙자하여 세상 사람 속이되
원통하고 분해하며 스스로 뽑내면서
이름과 이익을 탐하여 집착하여
온갖 나쁜 짓이란 빠짐이 없네.
부처님의 말씀을 비추어 보면
법이 망하려면 이런 꼴이 있다고
이제 그것을 모두 이미 다 보았거니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 천히 여기네.
이제 이미 이런 법이 나타났나니
저 우리 무늬의 바른 법 바다
오래지 않아 장차 말라 없어지리.
아직은 바른 법 조금 있으나
장차 나쁜 사람들 다시 일어나
우리의 바른 법을 헐어 없애리.
때에 저 모든 하늘과 용과 귀신들은 모두 불쾌한 마음을 내어 다시는 비구들을 보호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같은 소리로 외칠 것이다. 즉 「부처님 법은 지금부터 이레 뒤에는 다 멸해 없어질 것이다」고 하며 슬피 울고 부르짖으면서 서로 말하기를
「비구들의 계율을 연설하는 날에는 서로 싸울 것이니, 여래의 바른 법은 거기서 멸할 것이다」
그리하여 여러 하늘들은 슬피 울며 괴로워할 것이다. 때에 코삼비이 성 안에 있는 五백 우파아사카(優婆塞)들은 여러 하늘들 말을 듣고, 여러 비구들에게 나아가, 비구들의 싸움을 간(諫) 하면서 게송으로 말할 것이다.
아아, 몹시도 괴로운 해이어라.
모든 중생들 가엾이 여기더니
그 법은 이제 갑자기 멸하는가.
석사자왕(釋師子王)의 그 법은 멸하는가.
나쁜 수레바퀴는 법바퀴 부수거니
그리하여 금강 같은 몸이 다하네.
어떻게 능히 견뎌 부숴지지 않으리.
안온한 때는 이미 다하고
위험한 때는 이미 닥쳐와
지혜로운 사람은 이미 떠나갔거니
이제 이러한 모양을 보았거니
알아야 하리, 오래지 않아
무니의 법은 끊여 없어져
이 세상에 다시는 밝음 없으리.
더러운 때(垢)를 떠나 고요한 입
무니의 태양 이제 사라졌거니
세상은 묻힌 갈무리 잃고
선과 악 이제는 차별이 없으리니
만일 선 . 악의 차별이 없어지면
그 어느 누가 바른 깨침 얻으리.
그러나 법 등불 남아 있거니
때를 놓칠세라 모든 착한 행하라.
한량 없는 온갖 복밭이더니
그 법은 이제 곧 없어지리라.
그러므로 이제 여기 우리들
재물의 든든하지 않음을 알아
지금에 단단한 알맹이 취하나니.
보름날이 되어 계율을 설명할 때에 법은 곧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날 五백 우파아사카들은 하루 동안에 五개 부처 탑을 만들 것이다. 때에 여러 우파아사카들은 제각기 다른 일이 있어서 다시는 여러 중들 있는 곳에 내왕하지 않을 것이다. 그 때에 건타마라산에 있던 수라타 아라한은 「오늘 어디서 중들의 계율 설명이 있는가」고, 잠부드비이파를 관찰하다가, 코삼비이국에서 여래 제자들이 계율을 설명하여 우파바사타(布薩)하는 것을 보고 곧 코오삼비이로 나아갔다.
때에 그 중들 백천 명 가운데 오직 한 아라한은 <수라타>였고, 또한 세 가지 경전은 <제자>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여래 제자의 최후의 모임이 될 것이다. 그 때에 유나(維那)는 사라주(沙羅籌)를 놀리고 세 가지 경전 상좌에게 아뢴다.
「중들 백천 사람이 다 모였습니다. 그들을 위해 푸라아티목사를 설명해 주십시오.」
때에 그 상좌는 대답할 것이다.
「쟘부드비이파의 여래 제자 백천 사람은 다 여기 모였습니다. 이 대중 가운데 내가 우두머리가 됩니다. 나는 세 가지 경전을 밝게 알고서도 아직, 경율을 배우지 못했거늘 하물며 다른 사람이겠습니까. 그런데도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제 누구를 위해 계율을 설명하리까.」하고, 게송으로 말하리라.
오늘은 보름날
밤은 고요하고 달은 밝은데
이러한 비구들은
이제 모이어 계율 설명 듣네.
이 쟘부드비이파의
모든 중들 최후로 모이었나
나는 그 중의 우두머리로서도
계율의 법은 배우지 못했거니
하물며 다시 다른 중이겠는가.
그런데도 배우고 익히려 하는구나
그러나 어찌 저 무니의 법
석가 종족의 사자의 왕
그 이의 계율 누가 있어 가졌기에
그 사람 어찌 그것을 연설하리.
그 때에 그 아라한 수라타는 상좌 앞에 서서 합장하고 상좌에게 아뢸 것이다.
「다만 푸라아티목사만 말씀하시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 샤아리풋트라나 목갈라아야나 같은 큰 비구들의 배울 법 따위는 우리들도 이미 다 배운 것입니다. 여래께서 돌아가신 지 이제 이미 천 년이나 되었지마는 그의 지으신 계율은 우리도 다 이미 갖추어 있습니다.」
하고, 곧 게송으로 말할 것이다.
상좌여, 이제 내 말 들어라
내 이름은 수라타인데
번뇌가 이미 다한 아라한으로
대중들 가운데서 사자처럼 외치는
저 무니의 진정한 제자니라.
부처님 믿는 모든 귀신들
그 성인의 하는 말 듣고
슬피 울면서 눈물 흘리고
머리를 떨어뜨려 법 멸함을 생각나니
지금부터서 이 뒤로는
다시는 법을 연설하는 이 없고
비나야(毘奈那)와 별해탈(別解脫)도
이 세상에 다시 없으리.
이제부터 법 다리(橋)는 무너졌구나.
법 물은 다시는 흐르지 않고
법 바다는 이미 말라졌으며
법 산은 이미 무너졌구나.
법 모임은 지금부터 끊어졌거니
법 깃대 다시는 볼 수 없으리.
법 발은 다시는 걷지 못하고
계율은 영원히 사라졌구나.
법 등불 다시는 비치지 않고
법 바퀴 다시는 구르지 않고
단 이슬 문 영원히 닫기었구나.
법 스승 이 세상에 안 계시거니
어떤 착한 사람 묘한 도(道) 말하여도
중생들 그 착함 분별하지 못하거니
그것 마치 들짐승과 다름 없으리.
그 때에 부처님 어머니 마하아 마야부인은 천상에서 내려와 여러 중들에게 나아가 부르짖어 울면서
「아아, 괴로워라! 이 이는 내 아들이다. 여러 아승지겁(阿僧祇劫) 동안 온갖 괴로운 행을 닦으면서 수고로운 몸을 돌아보지 않고 덕을 쌓아 부처가 되었더니 이제 갑자기 사라졌구나」
하시고 게송으로 말할 것이다.
나는 바로 이 부처님의 친 어미
내 아들은 괴로운 행 닦으면서
한량이 없는 그 겁을 지나
마침내 참 도를 이루었거니
아무리 슬피 운들 한이 풀리랴.
이제 그 법 갑자기 사라졌나니
아아, 슬프다 지혜로운 사람이여
그대는 지금 어느 곳에 있는가.
법을 가지어 다투기 버리고
부처님 입으로 좇아 난 사람
모든 임금의 위없는 높은 이로
진정한 부처님의 제자였었네.
모든 번뇌 버리고 묘한 행 닦으면서
숲 덤불 속에서 드러 누웠거니
그러한 진실한 부처님 제자
지금은 어디메에 있다 하는가.
이제는 다시 이 세상에는
위엄과 그 덕은 아주 없거니
넓은 들판이나 산 수풀 속에
모든 신(神)들 잠자코 말이 없어라.
보시와 계율로 중생을 보살피고
계율을 믿어 스스로 장엄하며
욕(辱)을 참고 순박하며 곧게 행하고
모든 착함 . 악함을 관찰하더니
이러한 모든 훌륭한 법은
이제 갑자기 아주 없어졌구나.
그 때에 그 상좌 <제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즉 「저 수라타 비구는 스스로 말하기를 여래께서 지으신 계율을 나는 다 갖추어 가졌다」고. 그 때에 상좌에게는 안가타(安伽陀)라는 아들이 있었다. 그는 참아 하지 못할 마음을 일으키고 매우 원통하고 분해하여, 곧 자리에서 일어나 그 성인을 꾸짖고 욕하면서,
「너는 바로 아랫자리 비구로서 어리석고 지혜 없이 우리 화상을 꾸짖고 욕하였다」
하고 곧 날카로운 칼로 그 성인을 죽이고, 게송으로 말할 것이다.
내 이름은 안가타로서
실사(失沙)의 제라러니
너는 스스로 덕이 있다 하기에
날카로운 칼로써 너를 죽였다.
그 때에 대제목카(大堤木佉)라는 귀신은 이렇게 생각한다. 즉 「세상에는 오직 이 한 아라한이 있었는데 악한 비구 제자에게 죽었다」하고, 날카로운 금강망치머리에 불을 붙여 가지고 그 머리를 쳐 부수자 그는 곧 죽는다. 그리고 게송으로 말할 것이다.
나는 바로 나쁜 귀신
이름은 대제목카
이 금강망치로
네 머리 부수어 일곱 조각 내었다.
그 때에 아라한 제자는 그 제자가 자기 스승 죽이는 것을 보고 분함을 참지 못해 곧 세 가지 경전을 죽인다. 그러자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은 슬피 울면서
「아아, 괴로워라! 여래의 바른 법은 이제 갑자기 아주 없어졌구나」하자, 이내 이 땅덩이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한량 없는 중생들은 부르짖고 울면서 몹시 근심하고 괴로워할 것이다.
「아아! 오늘부터 바른 법은 세상에 다시 나타나지 않겠구나」
이렇게 말하고는 제각기 흩어져 떠나 갈 것이다. 그 때에 코삼비이국의 五백 우파아사카는 이 말을 듣고 절에 나아가, 손을 들어 머리를 치고 높은 소리로 못내 울면서
「아아, 여래는 세상을 가엾이 여기시고 모든 중생을 건지실 때 크고 작은 구별이 없으시더니, 이제는 누가 우리들을 위해 법의 진리를 말해 줄 것인가. 이제는 사람이나 하늘에서 벗어날 사람 다시는 없겠구나. 오늘날 중생들은 아직 어두 속에 있건마는 인도할 이 없으니, 언제나 온갖 악한 짓을 익히어 그것으로 즐거움을 삼는 것 마치 들짐승과 같구나. 무니의 묘한 법을 듣지 못하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세 갈래 길에 떨어지기는, 비유하면 흐르는 별 같은 것이다. 세상 사람들 지금부터는 다시 슬기와 고요한 삼매(三昧)와 열 가지 힘의 묘한 법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고 할 것이다. 그 때에 코삼비왕은 저 비구가 참 사람 아라한과 <세 가지 경전> 법사를 죽였다는 말을 듣고 슬프고 괴로운 마음으로 한숨짓고 앉고 있다. 그 때에 여러 사뙨 소견을 가진 무리들은 서로 다투어 탑사당을 부수고 또 비구들을 죽일 것이니, 이 때부터 부처의 법은 아득히 아주 멸하고 말 것이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석제환인(釋帝桓因)과 네 큰 천왕과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내가 죽은 뒤의 법이 다하는 꼴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지금에 있어서 부지런히 힘쓰고 정진을 더하여, 바른 법을 보호해 가져 이 세상에 오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되느니라.』
그 때에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제각기 슬픈 얼굴에 손으로 눈물을 뿌리면서, 부처님 발에 엎드려 예배하고 제각기 물러갔다.
六四一. 아육왕시반아마륵과인연경(阿育王施半阿摩勒果因緣經)
아쇼카(阿育)왕은 여래의 법을 매우 공경하고 믿게 되었다. 때에 왕은 여러 비구들에게 물었다.
『누가 여래 법 안에서 큰 보시를 행하였는가.』
비구들은 왕에게 사뢰었다.
『외로운 이 돕는 장자(給孤獨長者)가 가장 큰 보시를 행하였습니다.』
『그는 얼마마한 보물을 보시하였는가.』
『억천금으로써 하였습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그 장자로서는 억천금을 버리었다. 나는 지금 왕이다. 어찌 억천금만으로 보시하겠는가. 마땅히 억백천금으로 보시하리라」고.
때에 왕은 八만 四천 부처탑을 일으키고, 그 낱낱 탑안에 다시 백천금을 넣고 다시 五년 동안 큰 모임을 열었다. 거기에는 三백 천 비구들이 모이었고, 三백 억금을 들여 그 중들에게 공양하였다. 제一분은 아라한이요, 제二은 배우는 사람이요, 제三은 진실한 범부였다. 자기 개인 창고만은 제하고, 이 쟘부드비이파의 부인 . 채녀(婇女) . 태자 대신들을 거룩한 중들에게 주었다가 다시 四十억금으로 갚고 도로 찾았으니, 이렇게 계산하면 九十 六억천금을 썼던 것이다. 그리고 왕이 중병을 얻었을 때에 왕은 목숨을 마칠 줄을 스스로 알았다. 때에 라아다쿠프라(羅陀崛多)라는 대신이 있었는데, 그는 왕이 과거 세상에 부처님께 흙을 보시할 때의 동무 어린이었다. 때에 그 대신 라아다쿠프타는 왕의 중병으로 목숨이 끝나려 하는 것을 보고, 머리를 조아리며 게송으로 왕에게 물었다. 즉
얼굴은 언제나 곱고 빛나며
백천 채녀(婇女)들 둘러쌌을 때
그것은 비유하면 저 연꽃에
꿀벌들이 모인 것만 같았었거니
이제 거룩한 왕 뵈오매
그 곱고 빛남은 흔적 없구나.
왕은 곧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재물과 왕의 자리가
내 이 몸과 또 많은 친족과
그리고 또 갖가지 보배를 잃더라도
그것은 걱정 될 것 조금도 없다.
내 이제 다만 근심스러운 것은
한 번 또 다시 성인 뵈옵고
네 가지 일로 공양하지 못함일세.
나는 지금 다만 이것을 생각나니
얼굴 빛은 자꾸 못되게 변해가고
마음은 편할 길이 바이 없노라.
『또 내가 항상 원한 것은 억백천금으로써 공덕을 지으려 한 것이었는데, 이제 그 원을 이루지 못하고 갑자기 저승으로 가게 된 지금에, 그 동안에 보시한 금 . 은의 보배를 계산해 보면 오직 四억에도 차지 않는구나.』
하고, 곧 온갖 보배를 마련하여 계작사(鷄雀寺)로 보내었다. 법익(法益)의 아들 삼파디이(三波提)는 태자와 여러 신하들을 위해 태자에게 사뢰었다.
『대왕은 오래지 않아 돌아가실 것입니다. 이제 이런 보배를 절대 보내면 창고 재물은 다 마르고 말 것입니다. 대게 왕의 법은 물건을 귀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태자는 이제 이것을 끊어 대왕의 쓰임새가 다하지 않도록 하소서.』
때에 태자는 곧 창고지기에게 명령하여
『이것을 모두 대왕에게 돌리고 다시는 내어 쓰지 말라.』
고 하였다. 때에 대왕은 어떤 물건을 구하더라도 다시는 얻지 못할 줄을 스스로 알고, 쓰던 밥 그릇을 절에 보내었다. 태자는 금그릇을 치우고 은그릇을 주었다. 왕은 그것으로 밥을 먹고는 다시 절에 보내었다. 또 은그릇을 치우고 구리그릇을 주자 왕은 또 그것을 절에 보내었다. 또 구리그릇을 치우고 질그릇을 주었다. 때에 대왕 손에는 아말라카(阿摩勒) 열매가 있었다. 왕은 슬픈 눈물로 여러 대신들에게
『지금 누가 이 땅 주인인가.』
고 하자, 여러 대신들은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께서 이 땅 주인이십니다.』
때에 왕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너희들 내 마음을 받들어 살핀다면
어느 겨를에 거짓말을 하겠는가.
나는 지금에 왕 자리에 앉았어도
조금도 그 자유를 얻지 못한다.
아말라카 열매 반 조각이
지금 여기 내 손에 놓여 있거니
이것이야말로 내 소유로서
나는 이것에서야 자유 얻었다.
아아, 높고 부(富)하고 또 귀한 것
그것은 싫어하여 버려야 할 것.
전에는 쟘부드비이파 차지했더니
이제 하루 아침에 가난이 닥쳤구나.
저 간지스(恒河)의 빨리 흐르는 물이
한 번 가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부와 귀도 또한 그러하거니
가는 자 다시 돌아오지 않느니라.
다시 부처님 게송에서 말씀하신 것 처럼, 즉
무릇 성(盛)하던 것 반드시 쇠하나니
쇠함으로써 마지막이 되느니라.
여래의 신묘하신 입의 말씀은
진실하여 조금도 틀림 없나니
예전에는 내가 한 번 영을 내리면
늦을새라 어느덧 어김 없더니
지금은 비록 내 요구 있어도
어느 뉘 내 명령 좇는 이 없네.
마치 바람은 산에 막히 듯
물은 마치 언덕에 막히는 것처럼
지금에 있어 내 명령하는 바
이제는 아주 끊어지고 말았는가.
한량이 없는 많은 무리 거느리고
북을 치고 또 고동을 불며
언제나 온갖 풍류 아뢰이면서
다섯 가지 향락을 즐겨할 때에
꽃다운 수백 미인 속에 묻히어
밤낮을 스스로 즐겨했거니
지금은 그것은 모두 어디 갔는가.
나무에 꽃과 열매 없는 것 같네.
얼굴은 갈수록 말라빠지고
빛깔과 힘도 또한 그러하거니
고운 꽃 하염없이 시들어 가 듯
나도 또한 지금에 그러하여라.
때에 아쇼카왕은 시자(侍者)를 불러 말하였다.
『너는 지금 내 은혜를 생각하거든 이 반 쪽 아말라카 열매를 계작사에 가지고 가서 내 뜻대로 여러 비구들 발에 절하고 사뢰되 「아쇼카왕은 여러 스님께 문안 드립니다. 나는 아쇼카왕으로서 이 쟘부드비이파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쟘부드비이파는 내 소유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온통 망해 여러 스님네께 보시할 재물이 없습니다. 그래서 재물에 있어서는 자유가 없고, 지금은 오직 이 반쪽 아말라카 열매에만 자유가 있습니다. 이것은 최후의 보시 단바라밀(檀波羅蜜)입니다. 나를 가엾이 여겨 이 보시를 받아들이어, 나로 하여금 스님네를 공양하는 복을 얻게 하소서」라고 하라.』
그리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반 조각 아말라카 열매
이것은 나의 가진 바로서
나는 이것에 자유를 얻었나니
그러므로 이제 스님네게 드리노라.
바라는 마음 성인(聖人)께 있지마는
다시는 나를 건질 사람 없어라.
이 나를 가엾이 여기심으로
아말라카 열매를 받아들이라.
나를 위해 이 보시 받아 주시면
그로 해 내 복은 한량이 없어
세상세상에 묘한 즐거움 받아
누리고 누리어도 다함 없으리.
때에 그 사자(使者)는 왕의 명령을 받고 곧 그 반 쪽 아말라카 열매를 가지고 계작사로 가서, 상좌(上座) 앞에 나아가 땅에 엎드려 절한 뒤에,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위자리를 향해 게송으로 말하였다.
쟘부드비이파를 온통 차지해
한 일산에 한 북을 매고
돌아다니어 걸림 없는 것
마치 해가 온 세상 비추듯 하였네.
그런 업(業)의 갚음도 이미 다 되고
이 세상 살기도 오래지 않고
왕으로서 위엄과 덕망 없나니
마치 해가 구름에 가리운 것 같아라.
그 이는 이름하여 아쇼카왕
머리 조아려 스님 발에 절하고
이 보시 여기에 보내었나니
이른바 아말라카 반 조각이네.
오는 세상의 복을 원하여 구하나니
저 왕을 슬퍼하고 가엾이 여기시라
거룩한 이들이여, 가엾이 여기시어
이 반 쪽 과일의 보시를 받으시라.
때에 상좌는 여러 대중들에게 말하였다.
『누가 이 말을 듣고 세상을 싫어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이 일을 듣고는 세상을 싫어해 떠날 생각을 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부처님 경전에 말씀하신 것과 같이, 다른 사람의 쇠하는 일을 보거든 세상을 싫어해 떠날 생각을 내어야 한다. 만일 알음알이가 있는 중생으로서 이런 일을 듣는다면 어떻게 세상을 버리지 않겠는가.』
그리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람의 왕으로 세상에 제일되는
아쇼카의 성(姓)은 공작(孔雀)으로서
쟘부드비이파에 자유롭더니
이제는 아말라카 주인 되었네.
그 태자와 여러 대신들
다 함께 왕의 보시를 빼앗으매
반 조각 아말라카 열매 보내어
재물로 교만한 자 항복 받았네.
어리석은 사람은 보시의 인과(因果)
묘한 즐거운 받는 것 모르거니
아말라카 반 쪽 보내 그것 보이고
이 세상 싫어하는 마음을 내게 하네.
때에 그 상좌는 생각하기를 「어떻게 이 반 조각 아말라카를 여러 중들이 갈라 먹을 수 있을까」하고, 곧 그것을 문질러 석류국에 넣어 여러 중들에게 돌려 두루 먹게 하였다.
그 때에 왕은 곁의 신하에게 다시 물었다.
『누가 이 쟘부드비이파의 왕인가.』
신하는
『대왕이 바로 왕이옵니다.』
라고 하자, 왕은 곧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사방을 돌아보고 합장해 절하고, 모든 부처님 덕을 생각하면서 말하였다.
『나는 이제 이 쟘부드비이파로 세 보배에게 보시하나이다. 마음대로 쓰소서.』
그리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지금 이 쟘부드비이파에는
많은 보배 장식 거기 있거니
좋은 복밭에 이것을 보시하면
그 갚음은 저절로 얻어지리.
나는 이 보시 공덕으로써
저 제석천이나 범천왕이나
또 사람 왕이나
이 세상 즐거움 구하지 않네.
그러한 따위의 결과 갚음들
나는 그것을 받아 쓰지 않으리라.
나는 이 보시 공덕으로써
하루 빨리 부처님 도를 이루어
이 세상 높임과 우러름 받고
일체 지혜를 이루게 되어
이 세상의 좋은 벗 되고
가장 제일가는 길잡이 되리.
때에 왕은 이 말을 모두 종이에 쓰고 그것을 봉한 뒤에, 이도장(齒印)으로 도장 찍었다. 이렇게 하기를 마치고 이내 세상을 떠났다.
그 때에 태자와 여러 대신 . 궁녀 . 채녀들과 나라 안의 백성들은 갖가지 공양을 마련하여 장사 치르고, 왕의 법을 따라 화장하였다.
그 때에 여러 대신들은 태자를 세워 왕위를 잇게 하려고 하였다. 그 중에 아누라타(阿㝹羅陀)라는 대신은 여러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태자를 왕으로 세울 수 없다. 왜 그런가 하면, 아쇼카 대왕이 세상에 계실 때에 본래 十만억금을 채워 모든 공덕을 지으려고 서원을 세웠었는데, 다만 四억으로써 十만이 차지 않았다. 그래서 이 쟘부드비이파를 세 보배에 보시하여 만족하게 하려 한 것이다. 이제 이 땅 덮이는 모두 세 보배에 붙혔는데 어떻게 따로 왕을 세울 수 있겠는가.』
여러 대신들은 이 말을 듣고 곧 四억금을 내어 절에 보내 주고, 범익의 아들 삼파디이를 왕으로 세웠다 그 다음에는 그가 태자 비리하발저(毘梨訶鉢低)가 왕위를 이었고, 그 다음에는 비리하발저의 태자 비리하서나(毘梨訶西那)가 왕위를 이었으며, 그 다음에는 비리하서나의 자 불사수마(沸沙須摩)가 왕위를 이었고, 그 다음에는 불사수마의 태자 불사밀다라(沸沙蜜多羅)가 왕위를 이었다. 때에 불사밀다라는 여러 대신들에게 물었다.
『나는 무슨 일을 하여야 내 이름과 덕망을 세상에 오래 머무르게 하겠는가.』
때에 세 보배를 믿고 즐겨하는 어질고 착한 여러 대신들은 왕에게 사뢰었다.
『아쇼카 대왕은 바로 왕의 조상입니다. 그 왕은 세상에 있을 때 八만 四천의 여래 탑을 만들어 세우고, 다시 갖가지 공양을 일으켜, 그 이름과 덕은 서로 전해 지금까지 오는 것입니다. 왕께서도 그런 이름을 구하려고 하시거든 八만 四천 탑을 세우고 갖가지 공양을 일으키소서.』
왕은 말하였다.
『아쇼카 대왕은 큰 위엄과 덕이 있어서 그런 일을 지을 수 있었지마는 나는 할 수 없다. 다시 다른 일을 생각해 보라.』
그 중에는 부처님을 믿지 않는 바쁜 신하가 있어 왕에게 사뢰었다.
『세상에는 길이 전해 멸하지 않는 두 가지 법이 있습니다. 첫째 착한 일을 하는 것이요, 둘째는 악한 일을 하는 것입니다. 아쇼카 대왕은 온갖 착한 일을 하였사오니 왕은 지금 악한 일을 행하여 八만 四천 탑을 부숴버리소서.』
때에 왕은 그 간사한 신하 말을 따라, 곧 네 가지 군사를 내어 절로 가서 모든 탑과 절을 부수기로 하였다. 왕은 먼저 계작사로 갔다. 절 문 앞에 있는 돌사자는 곧 사자처럼 외쳤다. 왕은 그 소리를 듣고 매우 놀라고 두려워하여 「산 짐승이 아닌데 잘 외친다」하고 도로 성 안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거듭하면서 그 절을 부수려고 하였다.
때에 왕은 여러 비구들을 불러 다 물었다.
『나를 시켜 탑을 부수는 것이 좋은가, 절을 부수는 것이 좋은가.』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두 가지 다 하여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왕께서 부수려고 하시면 차라리 절을 부수고 부처님 탑은 부수지 마소서.』
때에 왕은 비구들을 죽이고 또 탑과 절을 부수었다. 이리하여 차츰 바가라국(婆伽羅國)에 이르러 또 영을 내려 외쳤다.
『만일 누구나 중 머리를 가지고 오는 사람이 있으면 상 주리라.』
그 때에 그 나라에는 어떤 아라한이 많이 비구 머리를 신통으로 만들어 백성들에게 주어, 왕에게 가져 가게 해서, 왕의 창고 재물을 다 마르게 하였다. 그 왕은 아라한이 그런 짓을 한다는 말을 듣고, 더욱 성을 내어 그 아라한을 죽이려고 하였다. 때에 그 아라한은 멸진정(滅盡定)에 들어 있었다. 왕은 한량 없는 방편으로써 그 성인을 죽이려 하였으나 마침내 이루지 못하였으니, 그것은 아라한이 멸진정에 들어 있었기 때문에 그 몸을 다치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 차츰 나아가 부처탑 문 곁에 이르렀다. 그 탑 안에는 한 귀신이 살면서 그 탑을 보호하고 있었는데 이름을 아치(牙齒)라고 하였다. 그 귀신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즉 「나는 부처님 제자로서 중생을 죽이지 말라는 금계(禁戒)를 받았다. 나는 저 왕을 죽일 수 없다」고. 그는 다시 생각하였다. 「저 위충(爲蟲)이라는 귀신은 흉악하고 사나우며 용맹스럽고 건장하여 온갖 악한 짓을 행한다. 그는 내 딸을 요구하는데 나는 주지 않았다. 이제 바른 법을 보호하기 위해 저에게 딸을 주어 부처님 법을 지켜 보호하게 하리라」고, 곧 그 귀신을 불러 말하였다.
『나는 이제 내 딸을 너에게 주리라. 그런데 서로 맹세하여야 한다. 너는 반드시 저 왕을 항복 받아, 온갖 악행으로 우리 바른 법을 부수어 멸하지 말게 하라.』
때에 왕에게도 오다(烏茶)라는 큰 귀신이 있었는데, 위엄과 덕을 갖추었기 때문에, 저 위충 귀신도 왕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때에 아치 귀신은 한 방편을 쓰기로 하였다. 「오늘에 이 왕의 위엄스런 기세는 오로지 이 귀신 때문이다. 나는 거짓으로 서로 친하리라」하고 그 귀신과 서로 알게 되었다. 매우 친하게 되자 곧 귀신을 데리고 남방의 큰 바다로 갔다. 그 때에 저 위충 귀신은 큰 산을 밀어 왕과 네 군사를 덮어 모두 죽여버리니, 여러 사람들은 「유쾌하다」고 외쳤다. 그리하여, 이것을 세상 사람들은 서로 전해 이름을 「유쾌하다」라 하고, 그 왕은 마침내 망하고, 공작의 후손도 여기서 아주 끊어졌다. 그러므로 이 세상 부(富)의 즐거움이란 탐할 것이 못되느니라.
아쇼카 대왕은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이 세상은 덧없는 것이어서 신명(身名)도 보전하기 어렵고, 다섯 집의 재물로 헛개비 같은 줄을 깨달은 것이다. 그 법을 밝게 깨달아 부지런히 행하고 꾸준히 나아가 온갖 공덕을 짓고, 죽음에 다달아서는 세 보배에 마음을 매어 생각 생각에 끊지 않았으며, 아무 것도 아끼지 않고 오직 아누다라삼약삼보리를 완전히 이루기를 원하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