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차 부안 변산마실길 산행후기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준비되지 않은 베짱이처럼 추위와 배고픔에 지쳐있어 힘없이 어디론가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든다.
힘든 삶을 겨우겨우 지탱하고 있는듯한 심한 스트레스가 계속 밀려들고 있을 즈음 변산 마실길을 만나게 되었다.
당초에는 내변산을 오르고 내소사쪽으로 내려와 곰소젓갈시장을 둘러볼 계획 이었다.
인터넷을 뒤지던중 만난 멋진 길! 이웃집에 마실간다는 전북부안의 변산반도국립공원에 있는 마실길이었다.
총13개 코스중 우리로즈는 3,4코스를 가기로하고 산행계획을 알렸다.
12㎞를 3시간반만에 완주할 예정으로 비교적 만만하게 생각하고 도전했는데 막상 가보니 예상과는 한참 빗나가 버렸다.
3코스인 성천마을 입구에서부터 격포항까지 가는 7㎞를 대부분의 일행들이 3시간여에 걸쳐 쉬며,즐기며,먹으며 그렇게 걸었다.
최옥희님일행 두분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4코스를 포기해야만 했다.
마실길은 험난한길은 결코 아니었다.
경치에 취한 우리가 넋을 놓고 바라보고, 사진찍고 하는 사이 시간이 흘러버린것이다.
인위적으로 만든것도 아닌데 일본에서 들여다 심었다는 가느다란 대나무가 만들어준 대나무 터널을 비롯해서, 시들어가는 각종 풀들,나뭇가지들과 어울리는 바닷물, 그리고 시원한 바다와 해변의 모래사장까지.....
순수미가 넘쳐나는 자연의 풍경에 누군가가 도시촌놈들이 멋모르고 와서 멋진 시골의 해변풍경에 취했노라고 하더라만.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길모퉁이마다 멋진 글귀를 매달아 놓아 인생을 되새겨 볼수 있는 여유도 주는것 같아 웬지 뭉클하기도 했다.
구름다리도 삭막하고 튼튼해보이는 철제가 아닌 목재로 얼기설기 매달아 놓은것 같아 여럿이 뛰면 끊어질것 같은, 그런 다리를 일부러 흔들어 보는 우리들.....
떨어져도 안죽을것 같은 얕트막한곳에 있던 그 구름다리를 지나면 또다른 길이 나타나고 국토를 지켜야하는 초소와 참호도 보이고,
차길옆으로 난 길을 따라 마실길 이정표가 우리를 안내하고.....
푸른 마늘밭은 또다른 사진한컷을 선사하고, 다캐간 고구마 밭에서 미처 캐가지 못한 고구마를 캐느라 보물찾기 하듯이 허리를 숙였던 추억의 고구마밭까지
중간에 알맞게 우리를 반기며 세워놓은 목재 쉼터에 나눠 앉아 먹던 술한잔은 정말 꿀맛이었고, 누가싸왔는지 돼지족발은 침을 절로 고이게 만들었고, 뱃살에 기름기가 떨어진양 입안 가득히 집어넣었다.
간식이후에도 이어진 풍경에 연신 카메라에 몸을 맡기고 서로가 찍어 주느라 도무지 앞으로 나가지 않는 후미 일행들,세어보니 15명
누군가 문이 열린 편의점에 가서 급한 용무를 해결할 요량으로 화장실 위치를 물었더니 주인인듯한 사람이 마실길온 사람들에게는 화장실을 알려줄수 없다고 하더라나.
이런 괘씸한 말을하는 사람이 여기에도 있다니.
그자는 얼굴을 내밀고 한마디 더한다.
그래 여기 인심이 그렇다고.
자기만의 얘기겠지.
그여성분은 기분이 무척상해서 돌아섰다.
조금가니 간이 화장실을 만나서 모두 해결할수 있었다.
두번째로 쉴곳을 찾아 먹을 것을 펼쳐보니 첫번째보다 먹을 것이 별로 없었다.
무엇보다도 술이 부족했다.
그날은 왜그리도 술을 많이 먹던지.
소주를 26병,막걸리를 16병 사왔고 하루총무를 맡으신 이인애감사님께서 친절하게도 내리는 버스에서 하나씩 나눠주셔서 모두들 갖고 내렸을텐데 벌써 술이 떨어 졌다니....
가까운곳에 있는 매점도 문을 닫았고
그냥 격포항을 향해 다시 걸었다.
채석강에 이르자 4코스를 포기한채 백사장 근처에서 회한사라에 소주한잔하기로 의기투합한 남자분들이 만원씩 걷어서 술과 안주를 사다가 해변가에서 먹자고하여 모두가 함께해서 일부는 자리를 펴고 앉았고 일부는 술과 안주를 사러 갔다.
기다리던중 김영호친구가 건네준 과실주가 달콤하고 맛있어서 옆에 앉은 최성식 형님이랑 홀짜홀짝 마셔댔다.
마침 몸이 불편하신 일행이 있어 버스로 이동하신 박래석,유현숙일행 세분도 합류 하셨고 여성분들도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술을 즐기지 않으시는 분들은 채석강 쪽에서 바다와 기암괴석을 배경으로 멋진포즈로 사진을 남겨주셨다.
조금 기다리니 박상현대장을 필두로 회는 비싸서 못사오고 전어를 잔뜩 구어왔다.
소주와 막걸리 그리고 바삭하게 구어지지는 않았지만 고소한 전어를 안주삼아 맛있게 먹었다.
일부 앞서갔던 일행들이 부근에 예약해놓은 원조향토바지락전문점에 도착해서 기다린다는 전화가 왔다.
먼저 잡수시라고 했지만 죽의 특성상 함께 내어 놓아야 한다며 모두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리를 정리한 우리는 식당으로 옮겨서 먹다남은 술로 다함께 힘차게 건배를하고 바지락죽으로 배를 채워갔다.
버스도 식당에 도착한 상태에서 4코스까지 완주한 두분에게서 전화가 왔고, 미안하지만 이재명기사님께 부탁해서 왕복 25분 거리를 다시 가서 모셔오도록했다.
다른 기사 같았으면 투정한마디라도 했을텐데 이재명 기사님은 아무말없이 다녀오셨다.
속은 어떨지 몰라도 무사히 두분을 모시고 식당으로 오셔서 세분이 늦은 점심을 해결하셨다.
모란으로 올라가는 버스안
언제나처럼 버스노래방이 이어졌고, 나도두곡이나 불러 제꼈다.
마이크를 박주영고문님께 맡기고서는 소주와 막걸리를 들고 뒷좌석으로 가서 한잔씩 권하고 나도 마셨다.
조경호선배한테 막걸리한잔주고 옆에계신 임부택님에게도 권하고 나도한잔 받았는데 그만 임부택님에게 모두 쏟아버렸다.
미안해서 손수건을 꺼내 드렸는데 괜찮으시단다.
부안이 고향이시라 마실길 내내 설명도 해주시고 후미에 처진 조경호선배와 부총무를 챙겨 주시던분이 아닌가
인천 호룡곡산도 방금 예약해주신 고마운분이다.
다음에도 막걸리(이분은 막걸리만 드심)한잔을 가득 부어드려야겠다.
엎어지지않도록 조심하면서 말이다.
변산으로 가는도중에 멋진 남자없느냐고 하시던 홍순애님은 이번이 세번째로 오셨는데도 잘적응하셔서 이제는 터줏대감 노릇을 톡톡히 하신다.
윤범호형님한테 보디가드를 부탁드렸는데 이형님은 오영희,추연금님의 미모에 홀딱 빠져서 마실길 내내 사진도 찍으시고 재밌는 말씀도 나누면서 다른이들의 부러움을 샀다.
함께와주신 안경옥님,안경순님,강명옥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에는 매사에 열심히 하시는 이경애총무님이 일하시는 식당 김장관계로 못오셔서 하루총무님을 맡아주신 이인애감사님과 복희언니가 무척이나 고생을 하셨다.
이정우형님은 이번에는 두분을 더모시고와서 세분일행이 함께 해주셨는데 잘챙겨드리지 못해서 미안하고,최성식형님은 멋진 여성분과 함께해주셔서 로즈를 환하게 빛내주셨다.
두분모두 멋쟁이이신 백경록,전춘자부부도 재미를 아시는 분들이라 나름 잘 어울리며 즐기신다.
김기옥님은 그날 내가 많이도 놀려댔다.
정감어린 농담으로 받아줬으면 좋겠다.
악의가 있을수가 없다.
서정화님은 이제 완전히 재활에 성공하셔서 잘도 걸으시고 예전의 술실력도 맘껏 뽐내셨다.
워낙 미모가 뛰어나서 카페에 올라온 사진이 모델급이다.
김명자님과 송은순님,그리고 처음오신 남자분까지 함박웃음지으며 마실길을 걸었다.
로즈의 붙박이 송석동형님,신양순누님은 잘도 걸으신다.
사진도 많이 찍으셨다.
이영희님과 함께 처음으로 찾아주신 김명숙님도 재밌었는지 모르겠다.
다음에는 로즈에 녹아들어 즐겁고 재밌는 산행을 이어가시길 바란다.
모첨럼 오신 조한권형님은 인기가 많으시다.
친구분이신 이충용,조병훈형님도 함께 와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씀 드렸다.
이경지형님은 당일 7시가 다돼서 자리있느냐고 전화하시고 참석해주신 고마운분이다.
계속 함께해주셨으면 좋겠다.
항상해왔던 모란에서의 만원의행복 뒷풀이 희망자를 모으려 했더니 두분만 하시겠다고해서 취소해 버렸다.
그런데 나름 이유가 있었다.
끼리끼리 눈이 맞아(?) 각자 뒷풀이를 하고 있는것 아닌가
나만 빼고
잠시 서운했지만 어쩌랴
다음엔 다함께 뒷풀이가서 못다한 이야기와 함께 따뜻한 정을 나눴으면 좋겠다.
이번 변산마실길에는 무려 43명이라는 많은분들이 참석해주셔서 성황리에 마칠수 있었다.
비교적 먼곳임에도 주저없이 예약해주시고 참여해주신 43명의 진정한 로즈맨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다음산행지는 인천무의도 호룡곡산이다.
버스를 배에 싣고 들어가서 A조는 산행을 하고 B조는 실미도와 하나개해수욕장을 둘러보고 소무의도를 한바퀴도는 트래킹으로 계획하고 공지를 보내드렸다.
다음산행에도 많은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로즈를 빛내주시면 좋겠다라는 기대를 해본다.
12월18일 송년산행지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로즈임원을 제외하고도 벌써 11분이 사전예약을 해주셨다.
잘 계획해서 한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에도 더욱 발전할수있도록 기원해보는 알찬 행사를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점점 쌀쌀해지는 날씨에 건강에 유의하시고 다음산행에 밝은 모습으로 뵙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