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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쓰는 디지털 카메라에는 CCD라는 놈이 들어있다.
CCD란 빛을 감지하는 센서인데 렌즈를 투과한 상을 디지털로 변환시키는 일을 한다.
여기서 '빛'이라는건 여러가지 파장으로 이루어진 다발인데 그 중에서 '가시광선'만 인간이 감지 할 수 있다.
하지만 CCD란 놈은 가시광선 외에도 자외선, 적외선의 일부 영역을 감지 할 수 있는데.
그 중 적외선만 감지 할 수 있게 만들면 '적외선 카메라'가 되버리는 것이다.
뭐~ 간단하네? 그럼 한번 시작해 볼까?
#2
오늘의 주인공을 소개하겠다.
이것만 있으면 ok~
꼭 IXUS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집에 안쓰는 디카 하나쯤은 굴러다니지 않은가? 그럼 그걸 쓰도록하자.
(집에 안쓰는 디카 하나 없으면 그거 가정집 아니 잖아요? 그냥 하숙하는거지..)
대부분의 디카는 뒷면을 열면 CCD에 더 빨리 접근할 수 있다.
그러니 뒷쪽을 공략 하는편이 좋은데...
...익시는 아니더라... -_-...
(상당히 귀찮...)
아무튼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는 LCD 아래쪽에 CCD 모듈이 있다.
여기까지만 왔다면 이제 거의 다 끝난거나 마찬가지.
하지만 분해에서 가장 중요한건 다른 부품을 망가뜨리지 않는데 있다 =_=;;
특히 LCD 같은 경우는 얇은 필름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는경우가 많기에 따로 떼어 놓는편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저거 두어번 끊어먹으면 인내심도 같이 끊어진다 -_-)
나사를 풀고 모듈을 살짝 드러내니 안쪽에 파란 유리가 보인다.
오오...이것이 말로만 듣던..
IR 필터라는 놈이다.
가시광선만 투과할 수 있도록 CCD 앞에 장착해 놓은것인데 적외선을 막는 역활을 하기에 제거해 버린다 -_-)+
오~ 이제 적외선을 막는 필터를 제거했으니 곱게 재조립하면...
...아니된다... -_-...
그렇게 하면 초점이 맞지 않을뿐 더러 가시광선 + 적외선이 섞여서 색정보가 왜곡된다.
그래서 적외선 필터를 껴 주어야 하는데 당장 가진게 없어서 예전에 퇴출된 적외선 카메라에서 적출하기로 했다.
기증자는 내 생의 첫 디지털 카메라인 니콩 쿨픽스 950 되겠다. -_ㅜ;
고딩시절이던가?
용돈, 급식비, 자습서비(응?), 기타 등등의 비자금으로 이뤄낸 내 첫 디지털 카메라.
뛰어난 화질로 명기라 불리웠지만 시간이 갈 수록 쓸일이 없어져서 적외선 카메라로 개조를 했었다.(약 4년전)
사실 그때도 사용기를 썼는데 군대간 사이에 계정이 폭발하는 바람에 사라져 버렸다 -_-;;;
뭐 아무튼 거의 8년 가까이 쓰던 이 기종은 CF 카드를 읽지 못하고 배터리 커버마져 다 박살나는 바람에.
그냥 서랍장 한구석을 지키는 폐물이 되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장기기증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럼 잠시 지난 8년간 나를 위해 고생해준 950(오공이)의 사진을 감상해보겠다.
안녕 오공아.. -_ㅜ)/
그동안 수고 많았어...
자 그럼 다시 개조기로 돌아가자~
저기 빨간 동그라미가 보이는가?
원래는 IR 필터가 있어야 할 위치인데 저곳에 적외선 필터를 우겨넣도록 하자.
이건 뭐...딱히 방법없고 각자의 역량에 맡기겠다 -_-;;
약간의 팁을 알려주자면.
일단 IR 필터와 적외선 필터의 두께가 비슷할 수록 좋다.
어느 한쪽이 너무 두껍거나 얇으면 초점이 안맞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적외선 필터의 선택도 아주 중요한데 나는 호야 R72 필터를 썼다.
성능은 조금 떨어지는편에 속하지만 가장 구하기 쉽다.(게다가 가격도 저렴)
요즘은 적외선 필터가 여기저기 많이 나오던데 대륙산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가시광선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외선을 얼마나 투과하느냐도 중요한데 대륙산 필터들은 대부분 투과율이 떨어진다.
차라리 슬라이드 필름중 까맣게 타버린 부분과 더미유리조각을 사용하니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아무튼 이렇게 인수인계 완료!
이제 곱게 조립만 하면 된다.
와~ 이렇게 간단한 개조라니....
적외선 카메라 만들기... 참 쉽죠잉?
#3
그럼 샘플샷을 한번 보도록 할까?
엥? 이건 뭥미;;
처음에 보여준 사진하고는 완전 딴판인데 왜 그럴까?
위 그림을 보면 R72 필터가 가시광선을 모두 차단하는게 아니라는걸 알게된다.
고로 저기서 적색을 빼 주어야 하는데 포샵으로 해도 되지만 난 화이트 발란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커스텀 화밸을 이용하여 식물의 잎사귀 부분을 잡아놓으면 저렇게 적색이 쏙 빠지게 된다.
물론 보색인 녹색이 살짝 첨가될 수도 있는데 그건 카메라의 흑백모드를 사용하면 된다.
원래 100% 적외선만 투과시키는 필터라면 오직 흑백으로만 표현되야 하는데.
그러한 필터들은 구하기가 힘들기에 나는 그냥 이대로 쓰기로 했다.
(앞으로 소개하는 사진들은 다 커스텀 화밸을 이용하여 적색을 제거했다)
#4
그럼 적외선 촬영의 특징을 조금 살펴 보도록 할까?
먼저 앞에서 본 사진처럼 적외선은 식물의 잎에서 반사가 잘되기에 밝게 표현된다.
게다가 우리가 쓰는 선글라스는...
이렇게 간단하게 투과할 수 있다.
응용만 잘하면 수영장이나 해변에서 한눈파는 남자친구를 감시할 수 있다 =_=;
게다가 강한 빛만 있다면 얇은 피부도 투과한다;
(필자의 손가락 사이로 보이는 혈관이다!)
그리고 밝은 하늘은 적외선을 방출하지 않기에 검게 나온다.
반면에 구름은 적외선을 반사시키기 때문에 밝게 표현된다.
하지만 적외선은 디지털 카메라한테는 좀 아리송한 존재임은 틀림없다.
커스텀 화밸로 맞춰놔도 가끔 색정보가 왜곡될때가 있는데 이것을 응용하여 포샵놀이도 가능하다.
먼저 위 사진은 노란계열의 위색이 낀 사진인데.
포토샵으로 채널믹서를 사용하여 파란색으로 바꾸어봤다.
그럼 이렇게 몽환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다~
#5
자 그럼 대부분의 특징은 다 설명했으니 본격적으로 실전에 써보도록 하자~
개조를 마치고 필자의 작은누님을 찍었다.
조작 미숙으로 플래시가 터져버리는 바람에 달걀귀신이 되어버렸다 -_-;
여기서 적외선 촬영의 또 다른 장점이 있다면 피부는 적외선을 반사시키긴 하지만 디테일한 잡티들은 가시광선에서만 보인다.
고로 가시광선이 없으니 잡티들은 사라지고 뽀얀 피부만 남게 된다.
실내에서는 적외선의 양이 별로 되지 않기 때문에 되도록 실외에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
특히 식물이 많은 풍경을 찍으면 적외선 촬영의 독특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물도 적외선을 반사시키지 못하기에 검게 표현된다.
그래서 식물들과 어우러져 있다면 또 다른 느낌을 얻을 수 있다.
가시광선을 모두 차단하지 못해서 들어가는 위색이 때로는 더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물론 CCD한테는 혼란스러운 정보라서 색이 찍을때 마다 다르게 나타나는게 조금 문제.
그리고 침엽수림은 활엽수 보다 적외선 반사율이 적기 때문에 조금 더 어둡게 찍히지만 나름대로 독특한 분위기를 얻을 수 있다.
#6
오늘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개조기를 소개해봤다.
이건 별 다른 팁도 없고 원리도 간단해서 할말이 별로 없다 -_-
그냥 굴러다니는 디카와 적외선 필터 쪼가리, 그리고 드라이버 한개면 충분한 도전이므로.
가시광선에 질린 그대에게 좋은 정보가 되길 바래본다.<펌글>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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