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MES : WANDERLAND (파리지앵의 산책*)
을 다녀와서 ,, (16.11.26 SAT)
2016년 첫 눈이 내리던 날, 나는 파리의 산책가가 되었다.
전시 입장 시, 렌즈가 달려있는 지팡이를 나눠준다. 이 지팡이와 함께 에르메스 산책을 시작한다.
#01 FLANER
영화 속 산책가들을 따라 상상력으로 가득한 파리의 거리를 산책하세요.
Wanderland (파리지앵의 산책) 전시는 산책가와 긴밀히 연결된
'꿈꾸는 것'과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두 요소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되었다고 한다.
Flaner는 프랑스어로 '산책'이라는 뜻인데,
들어가자마자 처음 맞이하게 된 미러볼은 나에게 몽환적인 산책가가 될것임을 암시하는듯 하였다.
#02 WALKING STICKS
산책의 필수품인 지팡이, 당신도 지팡이 하나를들고 초현실적인 모험을 떠나보세요.
앞서 말한 미리 나눠준 지팡이 겸 렌즈는 외형적으로는 지팡이처럼 생겨
들고 다니는 내내 파리지앵이 된 듯한 느낌이 들게 하고,
눈높이에 얼추 맞게 달린 렌즈는 실용적이었다.
만약 지팡이와 렌즈 둘 다 따로 나뉘어져있었다면 실감도 덜 했을 것이고
갖고다니기 불편했을텐데, 인상깊은 교감의 도구였다.
#03 WARDROBE
한쪽은 남성을 위한, 다른 한쪽은 여성을 위한 옷장입니다.
여자는 가방을 수집하는 것을 좋아하고, 남자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멋쟁이입니다.
밤과 낮에 즐기는 서로 다른 느낌의 산책을 느껴보세요.
여자와 남자의 옷장을 관찰하다 재미있는 상황을 보았다.
낮에는 가만히 있던 말이 조명이 어두워지며 밤이 됨을 연출하니 혀를 메롱 하고 내미는 것이
웃음을 자아내는 포인트였다.
내게 인상깊은 장면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04 THE PASSAGE
파리 거리에서 만나는 일종의 통과의례일까요?
도자기 상점 안에 코끼리! 애완용품점과 에르메스의 골동품점이 파리의 아케이드 내부에 줄지어있어요.
이 곳에서는 본격적으로 지팡이를 사용하는 시점이다.
아무것도 없는 동그란 화면에 지팡이 끝에있는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니
동그란 화면 안에서 '욕망'이라는 단어와 걸맞는 애니메이션이 움직이고 있었다!!
너무 신기했다
#05 AFTER THE RAIN
비를 피하지 마세요. 카페가 휴식처를 제공해 줄테니까요.
미디어 파사드를 이용해 바닥에 비가 오는 듯한 화면을 연출했다.
빗방울이 한방울씩 떨어지며 물이 출렁이는데
나는 그 장면이 이상하게 마치 유럽여행을 떠난 떄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게 했다.
#06 THE CAFE OF FORGOTTEN OBJECTS
이곳에는 산책가들의 잃어버린 물건들이 사방에 숨어있네요.
내 시선을 사로잡는 푸른 조명으로 장식 된 계단을 올라와
어느 카페에 들어서게 되었다.
그곳에서 산책을 하느라 지친 몸을 휴식하며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듯한 재미에 빠졌다.
나의 시간을 빼앗겨버린지도 모른 채..*
#07 THE SQUARE (THAT WASN'T)
파리의 거꾸로 된 세상에서 시간이 멈춘 듯 산책을 천천히 즐겨보세요.
마치 꿈속을 걷는 느낌이었다.
#08 THE STREET ARTIST
파리의 거리는 아티스트들에게 빈 도화지와 같습니다.
파리 사람들의 자유롭고 억압받지 않는 세상의 축소판을 보는 듯 했다.
많은 산책가 중 대표적으로 파리지앵을 꼽은 이유가 이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당.
#09 EYE SPIES
몰래 엿보기! 구경꾼이 되거나 관찰의 대상이 되거나.
창문 뒤에 숨어있는 비밀스러운 세계를 발견하세요. 집주인이 외출을 하면 집안의 물건들이 마법과 같이 움직이는 방입니다.
옛날에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우리집 강아지는 어쩌면 내가 집을 나갈 때 나 몰래 걸어다니지 않을까?하는 유아틱한 생각..
내 상상을 눈 앞에서 보니 뭔가 심정이 오묘했다.
집을 나갈 때 가구가 움직이는 것을 어떻게 표현할 생각을 했을까 너무 놀랍고 창의적이다.
#10 HOME
산책을 모두 마쳤습니다.
벽에 조각을 한 줄만 알고 감상을 하고 있던 나의 옆에서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조명 정말 죽인다..~ 어떻게 저렇게 쏠 수 있을까"라고..
그떄 나는 부끄러움과 동시에 경이로움을 금치 못했다.
새삼 세상이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반면 나는 느리게 기어가고있다는 현실에 현실자각시간을 3초정도 가진 후
다시 미디어파사드를 감상하였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
+
..파리지앵의 산책을 한 후에..
나는 평소에 디자인이나 예술 전시회를 가야지 가야지 하고서는 막상 간 횟수는 손에 꼽는다.
그런데 마침 교수님께서 에르메스의 전시회를 보러 가라고 하셨다.
그러나 '에르메스 전시회'라고 들었을 때, 에르메스와 나의 교집합은 거의 0에 수렴할 정도로 관련이 없었기에
사실 큰 열정과 기대감이 생겼다고 보긴 힘들었다.
그 브랜드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버킨백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이나 시계, 넥타이 등의 전시로 그칠 것 같았던 나의 예상과는 완전히 빗나갔다.
마치 내가 모르는 한 미지의 나라를 여행하고 온 기분이었다.
디지털디자인 수업에서 다루는 미디어파사드와 미디어아트 등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고
그에 대한 흥미도 생겼다.
이런 값진 시간을 가진 이후에 나는 전시회를 열심히 보러다녀야겠다고 느꼈고
이런 기회를 마련해 주신 교수님께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여유롭게 산책(관람) 하지 못한 점이 너무 아쉬웠다..
여유가 되면 다시 한 번 가서 관람을 해도 전혀 아깝지 않은 시간이 될 것 같다.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주신 교수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