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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 이틀 전인 2009년 3월 3일(양력)/ 공기(孔紀) 2560년/ 단기 4342년 대구향교에서 09년 기축년 춘계석전대제(春季釋奠大祭)가 있었습니다.. 비가 내리는 관계로 제관들은 대성전에서 석전을 진행하고,, 유생들은 유림회관에서 석전에 참여하였습니다..
대구향교 춘계석전대제에 다녀온 소감을 몇 자 적어봅니다.. 참고하십시오..
(참고로.. 이번 석전대제 때 저의 ‘디지털 카메라’가 말썽을 부려 사진자료가 충분치 못합니다.. 석전 진행절차 관련한 사진자료는 08년 추계석전대제 때 찍어둔 사진자료로 대체함을 알려 드립니다)
석전대제(釋奠大祭)란 무엇인가??
석전대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알고 계실 겁니다..
‘釋奠大祭라함은 당나라 현종때 발간된 개원례와 당육전에 의거 춘추(2,8월)로 上丁日에 제례를 봉행한 것이 정착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대구향교지)
다시말해 과거에는 선성선사(先聖先師)에 禮를 다하는 국가적 차원의 행사였으나 지금은 유림(儒林)행사에 그치고 있는 석전대제.. 우리의 바른 예절을 복원,계승,발전시키고자 주야로 노력하고 계시는 도산우리예절원의 일천 이동후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왜?? 제사를 모십니까?? 조상님이 감응을 하셔서 복을 내려주시길 비는 것일까요?? 아니죠.. 제사는 복을 비는 기복(祈福)의식이 아닙니다.. 후손들에게 자연스럽게 효를 가르쳐주는 한 방편일 뿐이죠.. 후손들은 정성스레 제사를 모시는 어른들을 경험함으로써 자연스레 효를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돌아가신 조상님조차도 저렇게 정성껏 모시는데 산사람들에게야 오죽하실까??’
하는 교육적 효과 말입니다....”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던 금일의 석전대제를 지켜보면서 저 역시 그러한 감흥을 받았습니다..
‘이는 곧 국가가 석전을 통해 도덕을 숭상하고 효행을 권면하는 효과를 가짐으로써 ... 석전은 공자의 도와 덕을 숭상하는 것을 보이는 것이며 이로써 모든 유자들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게 하고자 하는데 그 큰 뜻이 있는 것이라 하겠다’(대구향교지,251)
<석전의 경전적 이해>
後代의 석전은 [주례]의 ‘봄에 입학하여 先師에 釋菜하고 合舞한다’ 는 것과 [예기] 월령의 ‘仲春節 上丁에 先師에 釋菜하고 習舞한다는 것’, [예기] 文王세자의 ‘學에서 봄에 官이 그 先師에 釋奠하고 秋冬에도 같이 한다. 처음 學을 세움을 반드시 先聖先師에 석전하고 반드시 폐(幣)를 쓰며 석전은 本國에 선성선사가 없으면 이웃나라와 같이 하며, 있으면 본국의 선성선사에 禮 한다’ 이처럼 후대 석전이 樂에 팔음(八音)을 쓰고 팔일무(八佾舞)를 추는 것은 다 經典的 근거를 가지고 있다. (춘계석전대제 자료집 인용)
왜 석전대제는 상정일(上丁日)에 행하는 것일까??
석전대제는 仲春과 仲秋 곧 음력 2월과 8월에 거행하는데 그 달의 상정일에 봉행합니다.. ‘상정일’이라함은... 그 달의 일진(日辰)을 짚어가다 천간(天干)에 맨 처음으로 ‘丁’ 자가 나타나는 날을 말하는 것이죠..
‘왜?? 상정일이란 날로 택일을 한 것일까요??’
이에 대해 두 가지 설이 있다고 합니다.. 자료집에서 해당부분을 조금 각색하여 인용합니다..
<丁日을 祭禮日로 정한 것은>
1. 十干의 홀수일 즉 갑,병,무,경,임일은 강일(剛日)이며, 짝수일인 을,정,기,신,계는 유일(柔日)이다. 유일의 으뜸은 乙日인데 乙卯日에 夏나라 폭군인 桀이 죽었다. 그래서 乙日이 혐오스러운 禁忌日이 되는 바람에 그 버금일인 丁日을 柔日의 으뜸일로 잡아 좋은 제사를 지내다 보니 오늘날까지 丁日祭享을 하게 되었다.
2. 易卦 산풍고괘(山風蠱卦)의 ‘先甲三日 後甲三日은 終則有始라 天行也라’ 하는 대목과 중풍손괘(重風巽卦)의 ‘先庚三日하며 後庚三日은 吉이라’는 대목에서 취했다고 한다.
이상 상정일에 제향을 행하는 이유를 요약해보면,,
첫째는 제례에 적합한 柔日 중에서 忌日에 해당하는 乙日을 제외하고 으뜸일이 丁日이기 때문이오..
둘째는 甲乙丙丁戊己庚申壬癸 十干을 놓고 後甲三日과 先庚三日의 길일을 찾아보면 정일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석전은 전폐례(奠幣禮)를 시작으로 하여 망요례(望燎禮)로서 끝을 맺는다.
석전대제는 대체적으로 9단계(또는 10단계)로 구분이 됩니다.. 대구향교지(2007년,269쪽)에서는 석전을 10단계로 구분을 하고 있고, 금번 춘계석전의 자료집에서는 9단계로 구분을 하고 있습니다..
1. 봉행준비
2. 창홀(唱笏)
3. 전폐례(奠幣禮).. 초헌관이 五聖位에 향을 피우고 폐백을 올리는 禮
4. 초헌례(初獻禮)
5. 아헌례(亞獻禮)
6. 종헌례(終獻禮)
7. 분헌례(分獻禮).. 분헌관이 從享위에 잔을 올리는 禮
8. 음복례(飮福禮).. 초헌관이 음복하는 禮
9. 철변두(撤籩豆).. 大祝이 변과 두를 거두는 禮(변과 두는 제기를 말함)
10. 망료례(望燎禮).. 폐백과 축문을 불사르고 땅에 묻는 禮
금번 자료집에는 ‘9번 철변두(撤籩豆)’ 단계가 생략이 되어 있었습니다..
1. 봉행준비
석전봉행에 앞서 먼저 석전의 제관들이 명륜당에서 준비를 마치고 대성전을 향해 이동을 합니다.. 이동 중에 大成至聖 文宣王(공자) 상에 읍을 하는 모습입니다...
맨 앞 도포차림의 제관이 謁者(초헌관을 인도하는 제관), 다음 제복차림은 초헌관(향을 피우고 폐백을 올리고 초헌례를 올리는 제관),도포차림의 贊引(아헌,종헌,분헌관을 인도하는 제관), 아헌관,종헌관,분헌관....... 순으로
2. 창홀(唱笏)
창홀이라 함은 홀기를 읽어 의례를 진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요즘말로 하면 행사진행을 맡은 사회자쯤 될 겁니다.. 홀기를 읽는 제관을 일러 執禮라고 합니다..
금일 집례는 허종구 儒林
3. 전폐례(奠幣禮)
전폐례는 초헌관이 五聖位(공자,안자,증자,자사,맹자)에 향을 피우고 폐백을 올리는 예를 이르는 것입니다.. 일반 사가의 제례와 비교해 본다면 분향강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관세사진...알자의 인도로 초헌관이 관세위에서 손을 씻습니다.. 우리의 전통 예에서는 중요한 절차 때 마다 반드시 손을 씻는 관세의 순서가 있습니다.. 심신을 정갈히 한다는 의미..
초헌관이 대성전 최상위인 대성지성문선왕(공자) 位에서 奉幣(폐백을 받드는 제관),奠幣(폐백을 神位 전에 올리는 제관)奉香(향을 받드는 제관),奉爐(향로를 받드는 제관)의 도움을 받아 향을 피우고 폐백을 올리는 예를 갖추고 있습니다..
금일 초헌관은 대구광역시장 김범일
초헌관이 공자位에 이어 안자,증자,자사,맹자 位의 순으로 향을 피우고 폐백을 올립니다.. 지금은 郕國宗聖公 曾子(성국종성공 증자) 位의 모습입니다..
沂國述聖公 子思 位(기국술성공 자사 위)
鄒國亞聖公 孟子 位(추국아성공 맹자 위)
참고로 사진 앞쪽에 대나무로 만든 제기가 보입니다.. 마른 제물을 담는 그릇으로 변籩이라고 칭하며 반대쪽 나무로 만든 제기는 젖은 제물을 담는 것으로 豆두라고 합니다..
성균관과는 달리 향교의 경우는 오성위는 8변,8두,, 從享位는 2변,2두로 합니다..
오성위에 향불이 피워지고 향불의 연기가 가득한 전폐례를 마친 뒤 대성전 안.... 선성,선현들께서 그윽한 향 내음에 감응하셔서 곧장이라도 교의에 앉으실 듯한 분위기인데...
공자님께서도....
4. 초헌례(初獻禮)
초헌례는 초헌관이 五聖位에 첫 술잔을 올리고 大祝이 祝文을 읽는 禮입니다..
奉爵(사준이 따른 술잔을 받아 헌관에게 드리는 제관), 奠爵(헌관으로부터 잔을 받아 神位前에 올리는 제관),司尊(사준.. 술을 잔에 따르는 제관)의 도움을 받아 초헌례를 올리는 모습.
大祝(축문을 읽는 제관)이 孔夫子 祝文을 읽습니다.. 모든 제관은 俯伏을 하고..
금일 大祝은 최경규 儒林
5. 아헌례(亞獻禮)
아헌례는 아헌관이 五聖位에 두 번째 술잔을 올리는 禮입니다..
亞獻이라 칭하는 것은 초헌 못지않게, 초헌에 버금갈 만큼 중요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배웠습니다..
금일 아헌관은 영남대학교 교무처장 백승대 박사
맹자, 증자의 위패입니다...
안자, 자사의 위패
6. 종헌례(終獻禮)
종헌례는 종헌관이 五聖位에 세 번째 술잔을 올리는 禮입니다.. 금일 종헌관은 손정석 儒林
7. 분헌례(分獻禮)
분헌관이 從享위에 잔을 올리는 禮입니다..
東從, 西從 2명의 분헌관이 從享位에 향을 피우고 술잔을 올리는 禮... 일반적으로 사가에서는 종헌으로 술잔을 올리는 일은 마무리가 됩니다... 그러나 이 곳 대구향교 대성전에는 아래의 위패봉안 위차도처럼 중앙의 五聖位를 중심으로 동, 서로 각각10위씩 도합 20위의 위패가 從享位로 모셔져 있기 때문에 따로 분헌례라는 절차가 필요하게 된 겁니다..
西從... 문창후 최치원(고운), 위국공 주희(회암), 문충공 정몽주(포은)....... 현재 순서대로 최고운과 주회암 位에 술잔이 올라가 있습니다..
포은선생에 이어 우에서 좌로 일두 정여창, 회재 이언적, 하서 김인후, 우계 성혼.....
분헌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우계 성혼에 이어 중봉 조헌, 우암 송시열, 현석 박세채.... 이상 서종 10위입니다...
東從... 빙설재 설총, 명도 정호, 회헌 안향,
사계 김장생, 신독재 김집, 동춘 송준길
안향에 이어 한훤당 김굉필, 정암조광조,
정암 조광조에 이어 퇴계 이황... 율곡 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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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음복례(飮福禮)
초헌관이 음복하는 禮입니다..
9. 망료례(望燎禮)
석전에 사용된 폐백과 축문을 불사르고 땅에 묻는 禮입니다..
수분안지(手分按地) 사고두배(四叩頭拜) 한다.
금번 춘계석전대제 자료집 문묘배례의식의 내용 중에서 눈에 띄는 항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남자의 배례법인데... 양손을 나누어 벌려 땅을 짚는다는 고두배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절하는 방법...
성균관에서 나온 보급형 생활예절교재에는 이렇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임금에게 하는 고두배(叩頭拜)>
공수한 손을 풀어서 두 손을 벌려 바닥을 짚으며 하는 절을 고두배라 한다. 고두배는 신하가 임금에게 하는 절이며, 한 번 절할 때 세 번을 이마로 바닥을 두드리는 것이다. 현대는 임금이 없으니까 고두배를 해서는 안된다.. (우리의 생활예절, 성균관, 44쪽)
그러니까...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현대의 절은 공수한 상태로 땅을 짚고 이마를 그 공수한 손등에 댄다는 말입죠...
글쎄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꼭 짚고 넘어가야하겠으나,, 저로서는 잠시 접어 두겠습니다.. 곧 발간예정인 ‘도산우리예절원 이동후 원장님의 禮書’가 나오면 아마도 또 다시 이 문제는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 때가 되면 드디어 저도 제 목소리를 내야겠죠... 하루라도 빨리 우리 원장님의 禮書를 만나고 싶습니다..
예제(醴齊), 앙제(盎齊), 청주(淸酒), 현주(玄酒) 등은 모두 제사에 사용하는 술의 종류이다.
지난 3월 5일 저녁 소학수업 때 일천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강의내용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周禮에 五齊에 一曰泛齊오 二曰醴齊오 三曰盎齊오 四曰緹齊오 五曰沈齊이니라’
(의역을 하자면 주례에는 다섯까지 술(탁주)의 종류를 이르고 있다. 술을 처음 담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맨 처음 단계의 건더기가 둥둥 떠 있는 술을 범제(泛齊)라 한다. 다음으로 발효가 시작되면서 뽀글뽀글하는 술을 예제(醴齊)라 하고, 그 다음 단계의 밝은 흰빛을 띠는 술이 앙제(盎齊)이다. 다음은 빛깔이 불그스름해지는 술 곧 제제(緹齊)이고, 마지막 단계의 잘 가라앉은 술이 곧 심제(沈齊)니라)
제주(祭酒)에서 예제를 가장 중히 여기는 것은 오제 중 첫 단계인 범제는 아직 술의 단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술로서 첫 단계에 해당하는 예제를 으뜸으로 삼은 것입니다..
대구향교지에서 관련부분을 찾아보니...
‘예제는 술이 다 되어 술과 찌꺼기가 서로 어우러진 술, 희준(犧樽)에 담으며 초헌관이 올린다..
앙제는 술이 다 되어 총백색(蔥白色)이 된 술, 상준(象樽)에 담으며 아헌관이 올린다.
청주는 겨울에 빚어 여름에야 익은 술, 산뢰(山罍)에 담으며 종헌관과 분헌관이 올린다.
(齊와 酒는 모두 찹쌀과 누룩으로 만드는데 酒는 맛이 진한 것으로 사람이 마시는 것이고, 齊는 맛이 엷기 때문에 제사에 쓰는 것이다.)’ (대구향교지2007, 274쪽)
석전대제 자료집을 보면...
석전대제에서 초헌관이 올리는 첫잔은 예제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아헌관이 올리는 잔은 앙제를 사용하며, 종헌관과 분헌관이 올리는 잔은 청주를 올린다고...
일천선생님의 소학강의 덕분에 제사에 사용되는 술들의 종류?? 한꺼번에 해결이 나버렸습니다...
지난 소학수업 때 선생님께서는 이 내용들이 꼭 필요할 것 같다시며 참고로 나누어주신 자료물에 五齊에 대해 언급을 하셨던 것입니다...
후학들을 위해 무엇이든 아낌없이 나눠주시는 우리 일천 선생님...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대구향교 外三門과 대성전 內三門 中門인 神門에 안내판을 세우면 참 좋겠는데...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랬습니다.. 유학의 기본소양을 갖춘 유생들을 제외한 많은 사람들이 내삼문(東門,中門(神門),西門)을 아무런 생각없이 드나들었습니다.. 대성전 뜰의 신도(神道, 중문(신문)에서 대성전에 이르는 뜰을 중앙으로 가로지르는 길)를 따라 걷거나 넘나드는 일도 많았고...
늘... 한두 명의 유생들을 세워두고 안내를 하곤 합니다만,, 상황에 따라서는 일부 사람들이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뭐가 그렇게 까다롭냐?? 문이면 다 문이지 뭘 동문으로 들어가고 서문으로 나오라고 하는거냐?? 왜 그렇냐?? 등등......”
계속 이래야 할까요??
三門에 대한 약간의 설명을 곁들인 안내판을 하나 세워두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요??
<神道通行 禁律>
향교 外三門, 內三門의 中門과 廟殿의 중앙계단 등은 聖賢의 魂靈이 통행하는 神道입니다.. 통행을 삼가주시고 출입시에는 東入西出(동쪽으로 들어가고 서쪽으로 나옴)의 수칙을 지켜주십시오.......
이만 줄입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송은석 두손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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