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키조개삼합>
대천해수욕장옆 일렬로 늘어선 식당이 약속이나 한 듯 상당수가 조개구이와 횟집에서 키조개삼합집으로 간판음식을 바꿔 달았다. 덕분에 상가가 다양해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더구나 싸고 맛있기까지 하다. 해수욕장 옆 상가의 바가지, 맛없는 음식 등의 고정된 이미지와너무 다른 모습이다.
1.식당얼개
상호 : 대천키조개삼합
주소 : 충남 보령시 해수욕장8길 49
전화 : 010-4500-2845
주요음식 : 키조개삼합
2.
먹은날 : 2021.6.17.점심
먹은음식 : 키조개삼합구이 소 58,000원
3. 맛보기
키조개 관자와 가리비, 전복, 쭈꾸미, 새우, 차돌백이 및 패티, 그리고 각종 야채가 나온다. 찬으로는 명이나물과 섞박지가 나온다. 전복은 살아 꿈틀거리고, 가리비는 탱탱한 육질이 한눈에 느껴진다. 명이나물은 울릉도산 향만은 못해도 제법 먹을 만하다.
이 정도 찬이 이 정도 가격에 어떻게 가능할까. 먹으며 의문이 생기고, 의문이 안 풀려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혹시 전주 서신동 막걸리골목처럼 식당들이 식재료를 공동구매를 하나. 막걸리 한 주전자 주문할 때마다 감당 못하게 따라나오는 안주를 연상케 하는 식탁이다.
오늘의 주인공 키조개 관자이다. 윤기 흐르는 육질이 신선함을 말해준다.
명이나물. 울릉도 산 명이는 향과 맛이 다 좋지만, 너무 비싸 대중화가 어렵다. 요즘은 강원도 등에서도 명이를 재배해 향은 덜해도 명이 갈증은 좀 덜어줘 좋다. 명이에 각종 해물과 차돌백이를 싸 먹을 수 있다니,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다.
차돌백이도 쫄깃거리며 맛이 좋다. 이제 요리가 시작된다.
종업원이 직접 구워주고 조리를 해준다. 어느 정도 익으면 손님이 집게를 넘겨받아, 기호대로 넣고 볶아 익혀 먹으면 된다.
쌈을 몇 가지로 해 보았다. 기호대로 다양한 방식으로 먹으면 된다. 우리는 이런 즉석 쌈을 많이 해먹는다. 치즈까지 얽혀 동서양, 육해공군이 다 동원된 거 같다.
모두 다 싸서 먹으면 삼합보다 더한 육합 칠합으로도 먹을 수 있다. 궁합이 맞는 것들끼리 다양한 방식으로 먹어보고, 젤 맛있는 조합을 찾아보자.
전복은 항상 입을 빼내는 것이 부담인데, 훈련된 종업원이 잘도 빼내준다. 익으면 쉽게 빼낼 수 있어요. 이빨을 포함한 입 모든 부위를 쭉 뽑아내주니 보기도 개운하다. 이제 굽고 잘라서 각종 삼합을 만들어 보자.
마지막 볶음밥. 신김치를 넣어 볶아 개운한 맛이 난다.
*아래는 인근 해수욕장 거리 상가. 키조개 식당이 많이 보인다.
4. 먹은 후
1) 명물거리로 편안한 휴가문화를
이제 해수욕장 식당가도 이렇게 변모할 수 있다. 바가지 식당, 한 끼 때우는 식당에서 화려한 한끼, 부담없는 한끼, 즐거운 한끼의 식당으로 변모한다.
뭣보다도 자신만의 상표를 개발로 새로운 아이템의 맛집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해수욕장 식당가의 새 기풍을 선도한다. 홍어삼합에 이은 키조개삼합, 장흥에서 시작한 키조개 삼합과 완전히 다르다. 보령식 키조개 삼합이다. 장흥의 명물이 되었듯이 보령 대천의 명물이 되어 해수욕장의 활성화에 오히려 기여할 것이 기대된다.
이것은 한편으로 휴가문화가 고급화되는 것이다. 피서객이 바가지를 쓰기 위해서 오는 게 아니라 쉬러 오는 건데, 그 동안 바가지 때문에 마음이 늘 편치 않았다. 몸은 쉬는데, 마음을 못 쉬게 해주는 것이 음식이 아니었나. 쉬는 데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음식인데 말이다.
그 음식을 내실있게 해결할 수 있게 되었으니 휴가의 질이 당연히 높아지겠다. 피서지가 정말 쉴 수 있는 공간이 되는 데 크게 기여할 거라고 본다.
2) 삼합의 진화
삼합이면 보통 홍어삼합을 생각한다. 보통 홍어와 삼겹살을 묵은김치를 함께 먹는 것이다. 김치로 싸먹기도 한다. 이것이 조금 더 발전시킨 나주에서는 여기에 김을 더해 김치까지 통으로 싸서 먹기도 한다.
장흥에 가면 키조개 삼합을 먹는다. 키조개와 소고기와 표고를 익혀 싸먹는다. 물론 이때 키조개는 관자 부위다. 모두 장흥의 특산물이다. 장흥은 보령과 함께 키조개의 주산지다. 거기서 먼저 삼합을 시도했다. 인근 나주의 홍어삼합과 연계성이 느껴진다.
이제 여기서 다중삼합?을 만난다. 키조개, 전복, 가리비, 각종 채소, 그리고 명이나물의 조합이다. 3합의 개념은 좀더 유동적이다. 가격 경쟁력은 보령이 더 높다. 장흥은 한우 소고기, 표고 등 고급 식재료가 만났고, 보령이 키조개 생산량이 더 많기 때문이다. 보령의 장고도에서도 전복이 난다.
키조개가 많이 나는 보령의 오천항에 가면 하니쌈밥이라는 키조개 두루치기집이 있다. 그것도 새로 개발한 메뉴이다. 두루치기 외에 반찬으로도 관자전을 내주는데, 아주 고소하다. 키조개 관자는 키조개의 주요부분이자 가장 맛있는 부위이다. 보통 구워먹는데, 치즈를 곁들이면 더 맛있다.
여기 삼합은 치즈를 곁들이게 되어 있다. 전복, 대합과 함께 3대 고급 패류로 알려진 키조개에 치즈를 곁들이고 대합까지 합류했으니 이보다 화려한 해물밥상 받기가 쉽지 않을 거 같다. 가리비 또한 대합 맛 못지 않다. 거기다 차돌백이를 더했으니, 최상의 식재료다. 거기다 맛있게 먹는 삼합, 오합, 칠합에 명이나물을 더해보라.
적선지가에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이라는데, 내가 무슨 적덕을 했기에 이런 여경을 맛보는지 생각해본다. 적덕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오늘 이 상이 여경임은 확실하다.
3) 대천해수욕장 향유
동양에서 유일하게 조개껍질 조각으로 이루어졌다는 대천 해수욕장, 그 넓은 백사장이 계절에 상관없이 사람을 유혹한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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