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21 주일설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믿음
창세기 5:21~24
I.
올해 6월 초에 가깝게 지내던 신재철목사님이 69세로 하나님께로 갔습니다.
작년 4월에는 사랑하는 아내를 낳아 길러준 장인이 84세로 하나님께로 갔습니다.
재작년 10월에는 사랑하는 이상호집사님이 67세로 하나님께로 갔습니다.
재재작년 8월에는 가깝게 지내던 최일환목사님이 58세로 하나님께 갔습니다.
69세 목사님도 아쉽고, 67세 집사님도 슬픈데 58세 목사님은 당황스럽죠. 더 당황스러운 죽음 이야기도 있습니다.
1988년 12월 초, 제가 신학대학원 1학년일 때, 저는 기말고사가 끝나면 결혼식을 한다고 들떠 있었는데 3학년 선배 한명이 갑자기 죽어 하나님께로 갔습니다. 그 전도사님은 강원도에서 목회를 하느라 사모님과 어린 딸을 강원도에 두고 서울 친구 집에서 자며 시험공부를 하고 아침에 학교에 가려고 나오다가 쓰러져 버렸습니다. 30세의 전도사, 신학대학원 3년을 마치고 마지막 시험을 치고 나면 강도사, 목사가 되어 평생 교회를 섬길 텐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을까요? 하나님은 왜 그 전도사님을 지켜주지 않고 데려 가셨을까요?
사람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죽음입니다. 자신의 죽음도 두렵지만 죽고 나면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 나라에 가서 영원히 복락을 누리게 될 테니까요.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이 죽고 나면 남은 사람은 힘이 듭니다. 오랫동안 슬프고 그립고 외롭습니다.
흔히 호상(好喪)이라고 하는 죽음이 있습니다. 그 시대의 평균 수명보다 더 오래 건강하게 살다 죽은 경우에는 가족들이 마음에 위로를 받지만 남보다 빨리 하나님이 데려가시면 훨씬 마음이 아프고 힘이 듭니다.
이럴 경우에 우리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또한 무엇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요? 에녹의 생애는 우리의 시야를 넓혀 주며 우리가 어떻게 인생을 살지 보여줍니다. 에녹의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의 삶에 소망과 위로가 넘치시기 바랍니다.
II.
에녹은 다른 사람들이 900세 안팎을 살 때에 기껏 365세에 하나님이 데려가셨습니다.(연대기 도표 참고)
그래서 에녹은 자기의 부친, 조부, 증조부, 고조부를 지나 현조(玄祖)부 셋(seth)까지 살아 있을 때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에녹이 살던 당시 사람들에게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 익숙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벨이 가인에게 맞아 죽는 불상사가 있었지만 정상적으로 죽어서 하나님께 간 사람이라고는, 성경 기록상, 아담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에녹은 특이하게도 죽지 않고 하나님이 데려가셨습니다. 아담처럼 죽었다면 시신이 남아야 하는데 에녹은 그냥 사라졌습니다. 에녹이 사라진 것은 엄청난 사건이었고 당시 모든 사람이 다 알았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아담의 죽음을 통해서 인간의 범죄가 사람을 사망으로 이끈다는 사실을 보여 주신 후에 에녹의 승천 사건을 통해 사망 권세를 이기는 유일한 방법도 바로 하나님께 있음을 보여 주시는 사건입니다.
III.
죽지도 않았는데 하나님이 데려가신 에녹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창세기 5장과 히브리서 11장을 통해 우리는 에녹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에녹은 평범한 사람이었고 가정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에녹은 믿음으로 살며 하나님과 동행한 사람입니다.
창세기 5장은 에녹이 므두셀라를 낳은 후에 300년간 자녀를 낳았다고 합니다. 아마 100~150명의 자녀를 낳았을 것입니다. 그는 세속과 차단된 은둔생활로 자신의 경건을 이뤄나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저와 여러분의 삶과 같은 생활을 했습니다.
오늘날 (1)어떤 사람들은 지나치게 경건해서 결혼도 하지 않고 가정과 직장을 등한시 합니다. (2)또 어떤 사람들은 이기적이고 무책임해서 자기 인생을 즐기려고 결혼을 하지 않거나 자녀를 낳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3)그런가하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가족을 너무나 사랑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나님 앞에서 우상이 되지요.
그런데 에녹은 평범하고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하면서 하나님과 동행했습니다. 창세기에서 하나님과 동행했다는 말을 히브리서에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했다고 표현합니다.
(히 11:5) 믿음으로 에녹은 죽음을 보지 않고 옮겨졌으니 하나님이 그를 옮기심으로 다시 보이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는 옮겨지기 전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라 하는 증거를 받았느니라.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셨다는 말을 히브리서는 하나님이 그를 옮기셨다고 표현합니다. 하나님께서 에녹에게 오셔서 동행하시다가 하나님이 계신 곳으로 그를 데려가신 것입니다.
에녹은 셋 계열로 볼 때 아담의 7대손입니다. 그런데 가인 계열로 볼 때는 라멕이 아담의 7대손입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7대 손인데 라멕과 에녹은 매우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라멕은 인류 최초로 아내가 둘이었습니다. 그 라멕은 자기 아내들에게 자기가 원수를 죽였고 가인보다 더 악하다고 자랑을 합니다(창 4:19, 23, 24).
(창 4:19) 라멕이 두 아내를 맞이하였으니 하나의 이름은 아다요 하나의 이름은 씰라였더라.
(창 4:23) 라멕이 아내들에게 이르되 아다와 씰라여 내 목소리를 들으라 라멕의 아내들이여 내 말을 들으라. 나의 상처로 말미암아 내가 사람을 죽였고 나의 상함으로 말미암아 소년을 죽였도다. (창 4:24) 가인을 위하여는 벌이 칠 배일진대 라멕을 위하여는 벌이 칠십칠 배이리로다 하였더라.
악하게 산 라멕은 하나님을 슬프게 했지만 하나님과 동행한 에녹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였습니다.
라멕과 같은 시대를 살고 라멕의 악행의 소식을 들으면서 살았던 에녹은 오로지 믿음으로 살아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렸습니다. 오늘날은 라멕보다 훨씬 악한 사람이 많은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가 믿음으로 살기가 더 어렵지만 시대가 어두울수록 믿음은 더욱 빛납니다. 바로 지금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믿음의 사람이 필요합니다. 누가 그 사람이 되면 좋을까요? 지금 여러분 마음에 이런 고백이 솟아나고 있지요?
나 주님의 기쁨 되기 원하네 내 마음을 새롭게 하소서
새 부대가 되게 하여 주사 주님의 빛 비추게 하소서
내가 원하는 한 가지 주님의 기쁨이 되는 것 (반복)
믿음의 선배 에녹은 세상과 쉽게 타협하며 부패한 세대 속에 안주하기를 즐기는 우리 시대 사람들에게 하나님과 동행하는 신앙이 가져다주는 궁극적인 승리와 기쁨을 성경 속에서 말없이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IV.
에녹의 승천 사건은 아담 창조 이후 987년이 지난 이후의 일이며 노아 홍수가 있기 700년 전의 일입니다. 노아도 믿음으로 하나님과 동행했지만 하나님은 노아를 데려가시기 보다는 방주를 만들라고 하시고 세상을 홍수로 심판하셨습니다. 하나님과 동행한 두 사람을 보면 에녹의 경우 하나님은 믿음의 사람만 데려가셨고, 노아의 경우 믿음의 사람을 제외하고 다 심판해 버리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하시든지 우리가 할 일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믿음으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입니다.
언젠가 심판 때가 오면 하나님은 신자 외의 모든 사람을 심판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님이 신자들을 하나씩 골라서 데려가는 시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사람은 빨리 데려가시고 어떤 사람은 늦게 데려가십니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하나님께 가는 것을 보면서 당황하지 말고 여러분도 믿음으로 살고 하나님과 동행하시기 바랍니다.
히브리서 11:6에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믿음이 무엇인지 설명해 줍니다.
(히 11:6)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믿음이란 1)하나님께서 계신 것을 믿는 것입니다. 2) 하나님을 찾는 자에게 상주시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그런데 신자라고 하면서도 1)하나님이 언제나, 어디서나 계신 것을 안 믿는 사람이 많습니다. 2) 하나님을 믿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박윤선 박사님은 히브리서 주석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자로서 열심으로 믿는 것 같이 보이는 자들 중에도, 사실상 하나님이 계신 사실을 믿지 않는 일이 많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않는 자는, 사실상 실제적 무신론자이다.... 물론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완전히 살 수는 없다. 그러나 그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완전히 살지 못한 경우에 참되이 회개할 수는 있다. 진정한 회개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못한 점을 넉넉히 보충시킨다.
에녹은 평범하게 살고 가정적으로 살면서도 믿음으로 살고 하나님과 동행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렸습니다. 박윤선 박사님이 지적하듯이 하나님을 믿는 것 같으면서도 실제적으로는 무신론자가 되지 말고 믿음으로 사는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하나님과 동행하기 위해서 반드시 유명한 사람이 되거나 특별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님니다.
『하나님의 임재 연습』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로렌스 형제가 있습니다. 이 사람이 형제(Brother)라고 불리는 것은 직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로렌스 형제는 농부의 아들로서 무식한 사람이었기에 수도원에서 맡은 일은 요리와 설거지 및 허드렛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설거지를 하던 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시다.” “하나님은 여기에도 계시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모습입니다. 여러분이 성경책 한 권만 붙들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도 좋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원하시면 『하나님의 임재 연습』을 읽으면 로렌스 형제의 영성을 배워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로렌스 형제처럼, 에녹처럼 하나님이 계신 것을 믿는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이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주시는 분이심을 믿는 것입니다.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을 의식하는 것이요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하나님이 기뻐하실 믿음의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 이 시대의 에녹이 되고 이 시대의 로렌스가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