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생일을 음력으로 세는 저는 올해(2020년) 생일이 1월 1일이었습니다.
해외에서 홀로 생일을 보내게 되었기에 충동적으로 스위스 여행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얼마전 친구 중 하나가 카톡으로 스위스 풍경이 강원도랑 다른게 뭐냐는 주변 지인의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대화도 이 충동적 여행에 한몫했습니다.
무계획이라 당일이나 전날 적당히 핸드폰으로 검색해서 갈만한 곳 검색해서 기분내키는대로 무작정 돌격모드였죠.
그럼 거두절미하고 루체른 - 리기산으로 출발!
기차를 타고 루체른에 도착해 나오면 이런 문이 반겨줍니다.
오전에는 시내를 감상하러 돌아다녔습니다. 풍경이 벌써부터 유럽유럽합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를 좀 채우고 나서 (역 안에 있는 홀리 카우) 메인 풍경을 보러 리기산으로 출발해봅니다.
리기산이라는 곳은 이 날 도착해서야 처음 안 곳인데 배타고 가야된다고 해서 표 끊어서 휘리릭 출발. 한시간 정도 작은 유람선을 타고 이동합니다.
도착해서 기차 패스권을 부랴부랴 구매하고 (리얼 무계획이라 흐르는데로 삽니다. 준비따윈 무용!) 산악기차를 타고 올라갑니다.
초반 안개 낀 저지대를 지나 고지대로 올라가자 보이기 시작하는 눈이 띠용해지는 풍경! 완벽히 아무것도 모른 채 산악열차 안에서 만난 풍경은 너무나 경이로웠습니다.
이윽고 전망대가 있는 리기산 꼭대기에 도착해서 풍경을 바라봤을 때의 감동은 감히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벅참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처음 올라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냥 정상에서 풍경 괜찮은거 한번 보고 바로 내려가면 되겠다 싶었는데, 올라와서 한시간 반동안 입으로 참을 수 없이 터져나오는 무수한 "우와"만 연발하면서 내려가는 산악 열차를 3대 보내고 정상의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하염없이 이 풍경을 감상하고 싶은 기분이었기 때문에 내려가는 산악열차는 내팽겨치고 느긋하게 산악로를 내려가며 풍경을 더 감상했습니다. 내려가는 도중 잠시 벤치에 앉아 사과 한입하는 무계획 여행의 여유!
분명 점심쯤 올라왔는데 정신 없이 풍경 구경하다보니 곤돌라를 타고 내려갈 수 있는 중턱에 도착할 무렵에는 벌써 하늘에 노을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타이밍 좋게 곤돌라를 타고 내려가면서 노을을 즐기는 호사까지 후후후....
이렇게 곤돌라를 타고 천상계에서 구름 아래의 지저세계로 다시 복귀했습니다.
풍경에 취해서 돌아가는 유람선 시간을 확인하고 있지 않았던 바람에 이 곤돌라를 타고 내려오지 않았었다면 배를 놓칠뻔 했다는 만약의 이야기는 소소한 웃음거리로 추억에 남아있습니다.
그렇게 멋쟁이 레스토랑 식 유람선으로 루체른으로 복귀해 새해 이브 특선 호텔 코스요리를 즐기는 것으로 2019년의 마지막 날을 즐거운 스위스 루체른 일정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스위스에 꼭 한번 여행 가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저도 기회가 된다면 다음번에는 계획을 더 철저히 세워서 숙소를 리기산 중턱에 잡는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더 느긋하게 여러 풍경을 즐겨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사진으로는 절대 100% 느끼는것이 불가능한 무언가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그럼 두둑한 지갑으로 걱정없는 스위스 여행을 하실 수 있기를 모든 분들께 기원드리며 이상 루체른-리기산 편을 마치겠습니다.
첫댓글 다 즉흥으로 갔다고 하니까 예전에 유머게시판에 '민재야 여권 챙겨라'가 자꾸 떠올라서 피식 거리면서 봤네욤 ㅋㅋㅋㅋㅋㅋㅋ
다 즉흥적으로 하셨는데도 타이밍들이 다 좋게 돼서 잘 마무리가 되었네요~~ 하지만 글을 보니 본인이든 친구분들이든 어떤 일이 발생해도 허허 웃으며 잘 넘기고 좋은 추억으로 삼았을 것도 같아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