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씨벽
남 진 원
중국 춘추시대 초나라에는 변화(卞和)라는 사람이 살았다. 어느 날 산에서 한 개의 박(璞) 덩이를 캤다. 그는 이것을 초여왕에게 진상하였다. 초여왕은 그 박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옥장인에게 감정을 의뢰하였다. 그런데 옥장인은 그 박을 한 개의 돌덩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초여왕은 변화가 자신을 능멸하였다고 여기고 그의 왼쪽 다리 하나를 잘랐다. 그 후에 초무왕이 즉위하였는데 변화는 또 그 박을 초무왕에게 진상하였다. 초무왕도 옥장인에게 감정을 의뢰하였는데 옥장인은 또 그 박은 평범한 돌멩이라고 하였다. 초무왕도 변화가 자신을 속였다고 여기고 그의 나머지 다리를 자르게 하였다.
그 후 초문왕이 즉위하였다. 이 때 변화는 박을 캔 산에 가서 꺼이꺼이 울었다. 얼마나 슬프게 울었는지 피눈물이 나왔다. 그 모습을 전해 들은 초문왕은 기이하게 여기고 그를 데려오게 하였다.
변화가 오자 초문왕이 물었다. “천하에 다리 잘린 사람이 너 하나 뿐이 아닌데 어찌하여 그리 서럽게 울었느냐?” 그러자 변화가 대답하였다. “저는 두 다리가 잘린 게 서러워서 우는 게 아닙니다.” “그럼 왜 그렇게 울었느냐?” “소인이 캔 박을 박이라 알지 못하고 돌멩이라 얘기하여 슬픈 것이고 저의 충정을 모르고 사기꾼으로 몰아붙인 것이 억울하여 그랬던 것입니다.” 초문왕은 옥장인을 불러 그 박을 세밀하게 조사하고 살펴보게 하였다. 초문왕이 옥장인에게 물으니 그 박은 세상에 둘도 없는 진귀한 옥이라고 하였다. 이런 연유로 이 박의 이름은, 변화의 이름을 따서 화씨벽이라 불렀다. 화씨벽은 들리는 전설에 의하면 어두운 곳에 있으면 신비한 빛을 내고 먼지를 없애주며 나쁜 귀신을 쫓는다고 한다.
옛말에 땅 속에 묻힌 보옥은 아무리 뛰어나도 그 아름다움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였다. 땅 속에 묻혀 있으니 보옥을 탓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땅 속에 있는 보옥이 세상으로 나와도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으니 어찌 보옥을 탓할 수 있으랴.
아름답고 가지가지 이야기를 간직한 고향은 나의 화씨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