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추석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의 삶으로 돌아온다.
가을,올 것 같지 않았지만 무더운 여름을 몰아내고 서서히 본래 자기 자리로 다가오고 있다.
일요일 어제 낮 기온은 한여름으로 바람 한점 없는 날었다.
추석을 저만치 보낸 월요일 오늘은 덥기는 하지만 산들바람이 불어 시원하다.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의 어울림,바로 가을이다.
가을!
어떤 계절일까?
가을은 어떤 계절이다.
어떤은 사람마다 다양하다.
사람은 저마다의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 무엇이 있을 게다.
결실,낭만,여행,추억,축제,낙엽,단풍,그리움,외로움,쓸쓸함 등 수많은 상념들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낡고 허름한 시골 마을 같은 동네는 이미 재개발 확정으로 토지보상이 끝난 상태다.
오래 전부터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온 대다수의 주민들은 저마다 어디로 가고,이미 철거된 주택도 있으며 철거를 기다리고 있는 것도 있다.
수년 전 일부 사진작가는 이 마을을 찾아 곧 사라질 운명의 골목길과 벽화를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재개발된 곳은 이제 과거의 향수와 낭만이 있는 마을이 아니다.
흙을 대신한 콘크리트가 집과 길을 대신할 것이고,이웃주민의 정보다는 서로 눈치를 봐야 하는 냉정한 관계가 주민 사이를 대신할 것이다.
이 맘 때면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는 글귀가 있다.
요 며칠 전 이 마을을 다시 찾았다.
철거된 주택 수는 늘어났고 빈집 또한 그렇다.
나의 발길은 그 글귀가 써있는 어느 주택이다.
이 집 주인도 어디로 떠난 모양으로 담 한구석에는 빨간 글씨로 '철거'라고 써있다.
다행이다 싶었다.
왜냐하면 내가 보고 싶던 그게 담에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다.
바로 이런 글이다.
'낙옆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요.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얼마나 멋진 글인가?
낙엽이 지는 때는 가을이다.
가을에 누군가에게 물어보란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어야 할까?
서로의 자존심ᆞ고집ᆞ오기를 앞세우면 서로 충돌한다.
하지만 자신의 그것을 조금만 잠재우거나 낮추면 서로를 용서하고 사랑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종교지도자들은 '하심','내려놓음'을 강조한다.
자기의 마음을 내려놓는 것은 말처럼 실천하기 어렵다.
사람은 누군가에게 지기를 싫어한다.
자신의 주장ᆞ생각만 옳다고 한다.
심지어 자기가 소속된 집단ᆞ정당만이 옳은 정책을 실행할 수 있다고 우긴다.
하지만 세상 일 중 정확한 답이 있는 것은 순수(자연)과학ᆞ응용과학뿐이다.
즉 수학ᆞ물리ᆞ화학ᆞ지구과학ᆞ지리,건축ᆞ토목ᆞ전기ᆞ기계 등이다.
사람이나 사회와 관련된 일 즉 사회과학ᆞ철학ᆞ예술ᆞ문화ᆞ역사 등은 정답이 아닌 답이 있을 뿐이다.
답은 사람에 따라,어떤 사안을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그럼에도 나의 생각ᆞ주장이나 내가 소속한 정당ᆞ집단의 정쳑ᆞ사고만이 옳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시람 사는 세상에 '사랑'이 있으면 다툴 일은 별로 없다.
사랑은 누구 위에 군림하는 게 아니다.
사랑은 자존심ᆞ고집ᆞ오기를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옛 성인인 예수나 석가,마호메트 등은 사람 위에 서려하지 않았다.
수많은 제자들이 있음에도,많은 사람들의 존경의 대상이 되어도 그 위에서 군림하려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분들은 사랑ᆞ자비를 실천할 수 있었다고 본다.
가을,사랑의 계절,낭만의 계절,추억의 계절이라고 말하고 싶다.
올 가을,낙엽이 떨어질 무렵,아름다운 단풍이 보일 무렵,사랑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더 열성적으로 사랑하자.
사람은 이 세상 떠나면 그 흔적이 없어지지만,그와 함께한 아름다운 추억은 사진이나 누군가의 기억으로 남을 게다.
오늘 현재 지금을 사랑하자.
연인,아내ᆞ남편,가족을 사랑하자.
사랑은 누구 위에 있으려는 게 아닌 '하심','내려 놓음'에 있음을 사라져 갈 운명의 어느 주택 담에서 알게 되었다.
오늘 다음 질문에 나름대로 답해보자.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
이 주택 담을 보며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
낮밤손님(^^)의 침입 방지를 위해 유리조각을 담위에 고정시켜 놓은 것이다.
이것을 제외하고 담 위의 화분과 그 위에서 자라는 풀은 아름다운 모습이다.
예전 나의 시골에도 유리 조각으로 담위를 장식한 집이 있었다.
가을에 대한 좋은 글귀 하나를 배웠으니 이는 흠보다는 추억으로 기억하고 싶다.ㅎ
1991년 말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노래가 있다.해오라기의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면서>노래다.일부를 음미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
언젠가 당신이 말했었지
혼자 남았다고 느껴질 때
추억을 생각하라 그랬지
누구나 외로운 거라 하면서
그리고 이런 말도 했었지
지난 날이 자꾸 떠오르면
애쓰며 잊으려 하지 말랬지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면서
단 한 번 스쳐간 얼굴이지만
내 마음 흔들리는 갈대처럼
순간을 영원으로 생각했다면
이렇게 간직하진 못했겠지
정녕 난 잊지 않으리
순간에서 영원까지
언제나 간직하리라
아름다운 그대 모습
(중략)
당신은 내게 들려 주었지
진정한 사랑을 하고 싶다면
오로지 주려고만 하랬지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면서
(이하생락)
ㅡ참고ㅡ
■인터넷 다음백과'해오라기의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면서 가사'참조.
■사진은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에서.
첫댓글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을까 ???
ㅎ
각자의 생각ᆞ 관점이 다르겠지요
글귀 너무 좋아 지금도 기억하고 있지요
높은곳에 있으면 찾기어려우니까 ~~
우~하 하 하
ㅎ
그러겠어요ㅎ
저같이 작은 키 남자는
너무 높이 있으면
사랑 찾기 힘들겠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