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KASSE 포럼을 2025년 3월 19일 오후 1시 40분 국제백신연구소 대강당에서 개최하였다.
이영백 학술 부회장의 사회로 ㈜인애이블퓨전 이사회 의장이자 전 과기부 과기혁신본부장 이경수 박사의 “기후 위기 시대의 핵융합에너지 가속 상용화”란 주제 발표에 이어서, 본 협회 이충희 명예회장이 좌장을 맡아 지정 토론자인 김종경 에너지·자원 분과위원장, 김두환 수학·물리·천문 분과위원장 및 고광국 과학기술정책 분과위원장 3인의 지정 토론으로 이어졌고, 주제발표자인 이경수 박사의 답변과 참석한 회원들과의 자유토론 시간도 가졌다. 아래에 주제 발표와 지정 토론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주제 발표
인류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에너지를 넘어 새로운 저탄소 에너지로서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를 가속화하면서 2050년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핵융합 상용화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ITER 참여국인 미국, 유럽, 영국과 일본 등에서는 Fusion Startup 기업 50여 곳이 세계 핵융합 산업협회(FIA: Fusion Industry Association)에 활발한 활동을 보고하고 있다.
이경수 박사 주제 발표
플라즈마 물리학의 응용 분야로, 거대과학으로 출발한 핵융합에너지 연구를 에너지로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핵융합 과학과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Fusion Supply Chain의 확보와 제작 능력 등 산업화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SpaceX와 같은 기업으로 대표되는 New Space 등 신기술의 상용화에서도 입증된 바가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핵융합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KSTAR Project와 ITER Project를 통해 우리나라 첨단 제조기업들의 참여가 결정적이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제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를 위해 우리나라의 첨단 제조기업들의 능력을 플랫폼 형태로 모으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핵융합에너지 스타트업 기업으로 EnableFusion Inc.가 출범하여 핵융합 상용화를 지향하는 다양한 기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정부도 지난 7월 국가핵융합위원회에서 “핵융합에너지 가속 상용화 전략”을 확정하고 향후 10년간 1조 2천억 원의 신규 R&D 투자를 하기로 결정하였다.
지정토론
지정토론은 이충희 명예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하였다.
첫 지정 토론자인 김종경 박사는 2050년 기준 탄소중립(Net-Zero)을 통한 지구 온난화를 1.5℃ 이하로 유지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은 시급하다 (2015 COP21). 핵융합로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ITER Project에 참여한 세계 7개국의 기여와 이들 국가에서 추진하는 PPP(Path to Pilot Project) 내지는 GPPP(Global Private-Public Partnership)의 정보가 주제 발표 자료에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중간진입전략(차세대 초전도 연구 장치 건설, 1995)의 노력과 향후 민·관 협력을 통한 야심 찬 계획도 잘 설명되어 있다.
국제적으로는 적어도 2050년 이전까지는 핵융합로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20여 년밖에 남지 않은 기간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다시금(1980년대 초처럼) 희망을 걸어 볼 수밖에 없으나 언젠가는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ITER의 경우, 장치 대형화와 복잡성에 기인한 비용 상승과 건설 지연으로 2050 탄소중립 기여엔 불투명한 상태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참여한 ITER 사업에 주로 현물로 기여해 왔는데, 니오븀-주석 합금 초전도 Strands 공급 등 9개 품목이다. 또한, Be에서 W(텅스텐) 재질로 바꾼 모노 블럭 타입 디버터의 자체 기술 제작에 성과를 보이는 등 2008년 첫 플라즈마 발생 성공 이래, 많은 기술의 진척이 있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것은 플라즈마 상태의 연속 유지 기술과 이에 견디는 주변 소재의 개발이다. 우리가 2023년 발표한 최고의 성과는 102초간 운전을 유지한 고성능 플라즈마이다. 이 기록은 종전의 48초(당시 D-D 반응으로, 플라즈마 안정화 단계)에서 큰 진전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안정된 연속운전을 위해서는 적어도 400초 이상 유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플라즈마 붕괴 및 경계면 불안정성 문제의 극복이 큰 해결 사항이다. 기술 외적으로 중요한 것은, 충분한 기술개발 투자 비용, 기술 인력, 그리고 건설에 필요한 기자재 공급망의 확보이다. 중국의 경우 우리보다 10~수십 배 이상의 기술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개발 예산도 우리의 10배 이상으로 예측된다. 그나마, 최근 국내에서 개발한 기존 기술의 1,000배 빠른 입자 간 반응 시뮬레이션 기술의 개발은 AI 기반 디지털 트윈기술구축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실증로(DEMO Plant 건설 이전 단계) 건설보다는 Start-up 기업 활성화를 통한 핵심부품 기술개발 특히, 고온 초전도 자석 시스템 개발 등 부품 제조 국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며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다음 지정 토론자는 김두환 박사는 5월 윤석열 대통령 의지로 한국우주항공청이 창립되었는데, 이는 1986년 한국 최초로 우주 기관인 천문우주과학연구소가 설립된 지 38년 만이다. 그리고 미국의 Apollo 11호가 1969년 7월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이래 53년 만인 2022년 7월에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발사 성공했으며, 현재 달 탐사 임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고 있다.
지정토론(이경수, 김두환, 이충희, 김종경, 고광국)
지금까지는 정부 주도로 우주 개발 사업이 이루어져 왔었는데,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뉴 스페이스 시대에 접어들면서 앞으로의 우주 개발은 정부 주도에서 벗어나 우주 경제 측면에서 민간기업도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우주 활동 범위가 지구를 벗어나 더 멀리 우주 공간 영역으로 확장되어, 우주정거장을 거점으로 해서 우주 관광, 우주 공장, 우주 태양광 발전 그리고 달 및 소행성에서의 자원개발 사업 등이 미래의 제5차 산업혁명의 선두에서 번창하게 될 것으로 본다.
특히 앞으로 희망적이고 기대되는 우주 분야는 달 탐사를 통해 알려진 달 표면에 풍부하게 분포된 He-3를 대규모로 채굴해서 지구로 운송해서 핵융합발전에 사용될 경우 방사성 폐기물 없는 청정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달에서 He-3를 채굴하는 기술과 상용화된 핵융합 기술이 개발된다면 장차 인류는 무한한 에너지원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본다.
마지막 토론자인 고광국 박사의 아래와 같다.
주제발표자인 이경수 박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핵융합의 권위자로서 오늘 핵융합에 관한 핵심 내용들을 듣게 되어 감사한다.
현재 기후 위기 시대에 대처하기 위하여 각국은 탄소 중립을 위한 노력하고 있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옵션으로 수력, 수소, 태양, 원자력, 핵융합이 거론되고 있으며, 그중 game changer로 양자 기술, 핵융합 기술이 거론된다. 주제 발표에 대한 몇 가지 유의점 및 강조점을 제안한다.
첫째, 21세기 기술 패권 시대에는 국가의 생존, 안보, 번영이 과학기술 경쟁력에 좌우된다. 기술 패권 시대 특징은 첨단산업이 얽히고설킨 글로벌 공급망이 주축이며, 따라서 글로벌 공급망 관리가 경제 안보의 핵심이 된다.
둘째, 4차 산업혁명 기술 패권 시대는 초연결 사회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전망으로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D. Acemoglu MIT대 교수는 한국인은 근면, 도전 정신, 회복 탄력성이 뛰어나므로, 이러한 특성의 회복이 중요하다고 언급하였다.
셋째, 도전적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가 필요하다. 이러한 모험은 다음 성공을 위한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고 더욱이 미·중 경쟁 시대에 DeepSeek와 같은 개발이 필요하다.
넷째, 핵융합은 위험성에 대한 방비가 철저해야 한다.
끝으로 대한민국이 도약하기 위한 방정식을 생각한다면 K-방정식 = (I, C, S) 즉 혁신, 협동, 속도가 필요하다.
한국은 KSTAR 실험 성공을 통해 핵융합 연구 선도국 중 하나로 자리 잡았지만, 기술적 안정성, 경제성 확보, 정책적 지원이 핵융합 발전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자유토론 및 마무리
많은 의미 있는 지정토론에 이어 주제발표자인 이경수 ㈜인애이블퓨전 이사회 의장이 대응하는 성실한 답변이 있었다. 오성남 회원(환경·건설·지구해양분과) 등이 참여하였고, 최종적으로 토론 전체에 대해 좌장이 정리하였다. 주제 발표와 지정 토론 그리고 자유토론이 보완적으로 서로에게 근접했고, ‘기후 위기 시대의 핵융합에너지 가속 상용화’에 대한 의미와 대책을 진지하고 깊이 있게 논의한 포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