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2월의 세미나가 취소되어 만나지 못하는 이국성 선생과 통화했다.
이 선생은 1958년 부친과 함께 안 의사의 묘를 참배했던 분이다. 고령이지만 아직은 거동하는데 문제가 없다.
그분은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이회영 선생의 손자되는데 안 의사 묘 참배로 나와 인연이 되어 벌써 10 년 째 만나고 있다. 우리 사업회의 자문위원도 맡고 계시다.
세미나에 모셔 듣고자 했던 이야기는 최근 불거지는 천주교 묘지, 혹은 기독교 묘지라고 불리우는 곳에 안 의사의 매장설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묻고자 함이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천주교 묘지는 동산파 구역내에 있지만 남쪽으로 100m 앞 봉우리 능선에 있다. 그곳에 안 의사를 모셨다는 설은 우선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간다. 수인(죄인)묘지를 두고 일제가 안 의사를 천주교 묘지에 모셨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관리도 힘들고 안 의사를 특별히 그곳에 매장할 이유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작년에 국가기록원이 러시아 신문기사를 발견해 인용하며 일파만파로 왜곡되었다. 곧바로 대련의 영사관이 이 건에 대해 세미나까지 가지며 왜곡된 뉴스가 사실인양 SNS에서 유령처럼 떠돌고 있는 것이다. 국가보훈처가 2008년 이후 13년째 발굴을 못하므로 벌어지는 해프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지목하는 안 위사 매장지역은 동산파 구역의 수인묘지 2열의 가운데 지점이다. 이 지역은 여순감옥박물관에서 정년퇴임을 했던 반무충 연구원에 의해 검증된 곳이다. 그는 북한 인사 및 나를 비롯한 한국의 방문객을 맞으며 안내를 맡았고, 이 지역에 얽힌 그간의 역사를 잘 알고 있는 분이다.
이국성 씨도 그를 만나 검증을 받은 바 있다. 우리는 같이 식사를 하며 아직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어서 빨리 발굴이 이루어져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한다.
그런가 하면 안 의사의 묘 참배 증언자 이국성 선생이 생존해있고 1930년대 여순감옥에 근무했던 검시의 고가 하쓰이치 선생이 남긴 회고록도 존재한다.
또한 이국성 선생에 의하면 매화구의 해산중학교 김소묵 교장과 김홍범 교도주임도 그곳을 방문하여 '안중근지'묘라는 나무 목비를 보았다고 한다. 두 분은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김소묵 선생은 생존하였다면 110세 가량이고 김홍범 선생은 90세 가량이다. 김홍범 선생은 1956년 민족교육연구차 안 의사 묘를 참배하였는데 별세 전까지 이곳을 찾아왔었다. 그때 안중근의사숭모회의 안응모 이사장도 동행하여 안중근의사기념관에 기록이 남아있다.
이같은 많은 증거를 놔두고 러시아 신문 기사 한 줄을 신봉해서야 되겠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