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팀의 모모시네마가 점점 구색을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지온이가 포스터를 집에서 직접 만들어왔습니다. 저번에 만들어보던 포스터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건우와 형연이는 사회자입니다. 부탁했던 대본을 준비해왔습니다. 아직 완벽하게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작은 손가락으로 열심히 꼼지락대며 만들어온 대본을 보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 느꼈습니다.
지평이는 이날 모임을 위해 어머니께서 직접 만들어주신 초콜릿 컵케익을 가지고 와주었습니다. 웃으며 달려오는 지평이가 "선생님 이거 드세요!"라며 나눠줄 때,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챙길 줄 아는 귀한 친구라고 느꼈습니다.
노을이는 에티켓 동영상을 어떻게 찍어보고 싶은지 아이디어를 미리 생각해왔습니다. 노을이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준비해와 준 것에 감사 인사를 먼저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준비해온 것을 바탕으로 오늘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얘들아, 우리 밖에도 너무 덥고 비가 와서 밖에 포스터를 붙이긴 힘들지 않을까?"
"맞아요. 지금 나가면 더워 죽어요!"
"그래서 선생님이 미리 생각해봤는데, 어머니들 함께 모여계신 카톡방에 홍보하는 건 어떨까?"
"엥, 그럼 포스터는 왜 만들었어요?"
"이 포스터를 활용해서 홍보하면 되지!"
"아하!"
"그럼 지온이랑 노을이가 먼저 초대문구를 만들어볼까?"
노을이와 지온이가 얼른 제 핸드폰을 가져갑니다. 비로 카톡을 보내려고 하길래, 메모장을 켜서 미리 작성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선생님, 이렇게 만들면 될까요?"
"잘했어. 이렇게 하면 되겠다. 여기에 일시, 장소도 써주면 어떨까?"
"알겠어요. 다른 건 더 필요한 게 없을까요?"
"아, 맞다. 선착순 30명만 가능하다고 써주자!"
"와 그럼 투표 기능을 쓰면 되겠어요."
홍보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아이들도 온라인 홍보에 동의해주어 다행이었습니다. 폭염경보에 오존 주의보까지 내린 날, 뛰어 돌아다니다가 더위라도 먹으면 큰일이니까요.
한 편에서는 민지 선생님과 건우 형연이가 대본을 작성해주고 있었습니다. 영화제 진행 순서부터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건우는 넌센스 퀴즈까지 준비해왔습니다. 5개를 준비해오라 했는데, 7개나 준비해왔습니다. 어떤 것이 더 재밌는지 모르겠다고 더 준비한 것입니다.
지평이에게는 우리가 영화제 준비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지평이가 어떤 모습을 담아줄지 무척 기대됩니다.
홍보 활동을 마친 친구들이 에티켓 동영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재밌어 보이는 이야기를 하니,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그 주제로 관심이 쏠립니다.
이참에 빨리 동영상을 촬영하는 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노을아, 준비해온 아이디어 친구들한테 얘기해줄래?"
"네! 얘들아 잘 들어봐!"
설명을 들은 친구들의 눈이 빛납니다.
그런데 지평이가 연기에 부담을 느낀 모양입니다.
"지평아. 그럼 친구들이 연기할 테니까 지평이가 촬영해주는 건 어때?"
"좋아요."
"좋아, 우리 멋진 촬영 감독님이 생겼다!"
아이디어, 개성 있는 배우들, 멋진 촬영감독까지 생겼으니 촬영은 이제 일도 아닙니다.
가장 먼저 어떤 에티켓을 지켜야 할지 생각해봤습니다. 지난번 모모카페를 방문했을 때, 사장님께서 일러주신 말씀을 생각해서 먼저 촬영했습니다.
“얘들아, 사장님께서 3가지를 꼭 넣어달라고 말씀해주셨어. 하나는 영화 시작 전에 화장실 다녀오기고, 떠들고 돌아다니지 않기, 서비스 음료는 마지막에 드린다는 내용이야. 이건 에티켓 동영상에 꼭 넣자.”
“네.”
“선생님, 영화 보는 중에 핸드폰 사용 안 하게 해야 해요.”
“그렇네? 그럼 그건 어떤 문장으로 만들어볼까?”
"핸드폰은 나가서 사용하기!"
"아니야, 그럼 영화 보는 데에 방해되잖아."
"그럼 진동으로 하기?"
"진동도 방해될 수 있으니까, 아예 핸드폰을 걷는 건 어때?"
"너무 복잡하니까 무음 모드로 하자."
열띤 토론의 결과로 꼭 지켜줘야 하는 에티켓 5가지가 정해졌습니다.
"자 그럼 처음 장면부터 찍을게. 다 여기 앉아봐."
노을이는 노련함이 있습니다. 영화제를 여러 번 참여했기 때문에 뭘 해야 할지 미리 알고 있기도 했지만, 친구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똑 부러지게 말할 줄 아는 아이입니다. 영상 촬영을 위해 미리 생각해온 아이디어를 말하는데 막힘이 없습니다. 카메라 구도부터, 연기, 대사까지 친구들에게 짚어주는 노을이가 무척 빛이 납니다.
카메라를 잡은 지평이는 무섭도록 진지합니다. 복지관을 신나게 누비던 골목대장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습니다. 제 핸드폰은 다소 무겁습니다. 제가 영상을 찍다가도 팔과 손가락이 아파 잡는 자세를 자주 바꿔야 합니다. 지평이는 오죽할까요. 그런데도 친구들을 카메라에 제대로 담아주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본인이 촬영하고 있다는 것에 아주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상이 조금 흔들리고 손가락이 나와도 아이들은 이해해줍니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겠지요.
건우는 참 끼가 많은 '연기파 배우'입니다. 매사에 긍정적인 건우는 촬영을 할 때도 가장 적극적으로 연기해주었습니다. 함께 촬영하는 친구들의 의견을 듣고 그대로 연기할 줄 알았습니다. 촬영된 자신의 모습을 계속 모니터링 하면서, 과감하게 "다시 찍자."고 말할 줄 아는 아이입니다. 더 나은 아이디어를 보태면서 말입니다.
형연이와 지온이는 대단한 '펠로우십(Fellowship)'을 보여주었습니다. 보통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친구들의 리더십은 빛이 나기 마련입니다. 그 리더십을 더 돋보이게 해주려면 팀원들이 잘 따라줘야 합니다. 팀원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순종해주었습니다. 맘에 들지 않으면 맘에 들지 않는다고도 솔직하고 담백하게 말해주었습니다. 특히, 막내 대표 지온이의 용기는 대단했습니다. 자신이 부담되는 자리에는 부담이 된다고 솔직하게 말해주며 같이 다른 방향을 찾아볼 수 있도록 의견을 내주었습니다.
아이들의 빛나는 강점에 감탄하다보니 벌써 영상촬영이 끝났습니다. 편집은 노을이가 맡기로 했습니다. 함께 박수치면서 자축했습니다.
완성된 순서지와 사회자의 대본, 포스터를 활용한 온라인 홍보, 함께 보며 즐길 에티켓 동영상까지…. 아이들의 손으로 모두 이루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영화제 과업은 결코 '일'이 아닙니다. 놀기도 잘하는 우리 극장주 친구들 대견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8.08 0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