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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파미르종주기-‘파미르하이웨이’를 달리다. 1
* 파미르하이웨이(Pamir Highway)로 올라서다.
파미르고원의 분수령인 이른바 총령에서 동쪽으로 산을 내려가면 바로 실크로드의 옛 총령진(蔥嶺鎭)이라 불렸던 타쉬쿠르간(Tashkurghan/塔什庫爾干)1)에 도착할 수 있다. 당나라 때나 지금이나 중원대륙의 서쪽 끝의, 바로 그 국경관문이다.
말하자면 이곳에 도착한다는 것은 인도에서 귀국길에 올랐던 구법승들이 일단은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장법사나 혜초사문의 경우가 바로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마지막 코스를 앞 두고 해동의 나그네는 뼈아픈 좌절을 맛 볼 수밖에 없었다. 위에서“도착할 수 있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를 강조한 말투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아, 총령진 타쉬쿠르간이 바로 저 산 넘어 인데도, 옛날 순례승들이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고개들을 막상 본인은 그곳으로 내려갈 수가 없었다는 것은“사바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라는 조르쿨까지 어렵게 올라간 우리의 <파미르종주기>도 현장법사나 혜초사문을 쫓아서 내려갈 수가 없다는 사실을 말한다. 물론 그 이유는 외국인에게 열려진 국경관문2)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인위적으로 그어진 국경이란 선과 각 나라마다 다른 통과의례가 문젯거리였다.
무릇‘역사’라는 것이 앞으로만 나아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드리기가 그리 쉽지 않았기에 그 좌절은 누군지 모를 대상을 향한 분노로 끓어올랐지만, 결국은 밀입국이라도 감행할 만용을 애써 억누르면서 “막히면 돌아가라”는 단순하고도 명백한 논리 아닌 핑계로 스스로를 다독거리면서 발길을 돌려야만 하였다.
조르쿨 호수에서 다시 고선지장군의 행군로를 따라 랑가르(Langar)로 내려오다가 검문소가 있는 카라구쉬(Khargush)에서 길이 갈라진다는 이야기는 먼저 번 회에서 이미 한바 있음을 독자들은 기억하실 것이다. 다시 검문을 마치고 북쪽으로 길을 잡아 25km 쯤 더 올라가면 산 정상이 나타난다. 그 마루턱 근처에 초쿠르쿨(Chokur-Kul)란 작은 호수가 있는데, 물가에 하얀 분말이 엉켜있는 것을 보니 소금호수가 분명하지만, 크게 인상적인 곳이 못되어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다시 12km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내달린다. 그러면 드디어 포장도로가 나타나는데, 바로 그 유명한 파미르하이웨이의 본 도로인 것이다.
▼ 와칸북로 행선도- 청색선이 현장법사, 혜초사문의 루트이다. 그러나 이 루트는 중국과 아프간 사이의 관계악화로 인해 일체의 인적이 끊어진지 오래이다.
필자의 행선로는 황색선이고...
▼ M41번 도로 개괄지도
키르기즈의 남부 오쉬에서 타지크의 파미르를 관통하여 대나우 국경선을 지나 우즈벡 남부 테르메즈를 경유하여 아무다리아강을 건너 아프간의 마자리샤리프로 연결된다. 물론 그 다음은 아프간의 수도 카불로 이어지고 파키스탄을 거처 인도로 들어간다. 바로 전통적인 '입축구법로'이다.
▼ 전통적인 # 9-2루트인, '와칸북로'와 파미르하이웨이의 분기점인 카라쿠쉬 검문소 풍경. 멀리 군 막사가 보인다. 이 사진 몰래 찍느라고 가슴 졸였다.
▼ 카라구쉬 산마루턱의 작은 소금호수
▼ 마치 하늘위로 올라갈 것 같이 한 없이 뻗어나간 파미르하이웨이
일명 ‘M41번 도로’ 라고 부르는, '파미르 하이웨이'는 이른바 고속도로 개념의 하이웨이가 아니고 하늘처럼 높은 길이라는 의미로써 타지크의 호로그에서 키르기즈의 오쉬까지의 총 길이가 728km이나 되는 먼 길이다. 이 구간은 적어도 1박 2일 정도 달려야 하는데, 때로는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스릴 넘치는 협곡구간을 통과해야하고, 때로는 설산 사이의 펼쳐 있는 드넓은 광야를 한 없이 달려야 하고, 때로는 여름에도 폭설이 내리는 변덕스러운 날씨로 인해 종종 산사태나 눈사태가 나 도로가 끊겨서 어떤 때는 몇 시간 심지어는 며칠 동안이나 기다리는 곤욕을 치러야 한다.
* 파미르하이웨이 상의 고고학적 유적지들
카라구쉬 고개를 넘어 우리의 지프차가 본 도로에 올라서자마자 도로 왼쪽 아래로 넓은 호수가 내려다보였다. 바로 야실쿨(Yashilkol, 3719m)호수와 부룬쿨(Bulunkol)호수인데, 고고학적 정보에 의하면 이 일대가 파미르의 고고학 유적지가 모여 있는‘고고학의 보고’라고 한다.
파미르의 고고학은 2000년에 들어와서야 처음으로 연구서적3)이 한 두 권 출간될 정도로 낙후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본 <종주기>의 서두에 이야기한바 있다. 그것을 기초로 2010년에는 로버트 미들톤(Robert Middlton)에 의해『파미르의 고고학과 문화의 역사(The Pamirs-History, Archaelogy and Culture)』와『파미르의 전설(Legends of the Pamirs)』같은 이 방면에 관련된 서적들이 호로그에서 발간되었다.
이 책에 의하면 파미르고원의 인류 최초의 흔적은 20만 년 전으로 올라가는데, 대략 50명 정도의 구석기 인류가 모여 살던 거주지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시기의 동굴 벽화가 파미르하이웨의 상의 최대 도시인 무르갑의 남부 40km지점의 드자르티 굼바즈(Djarty-Gumbez) 인근 부락 근처에서 발견되었고 또한 알리추르 북부의 바자르다라(Bazar-dara)계곡의 아크질가(AkJilga-Bazar Dara)강 유역에서는 광산과 여러 곳의 부락의 취락지 그리고 초기 조로아스터교의 사당 등이 발굴되었다4.) 또한 다른 초기 조로아스터교의 유적이 부룬쿨 마을 근처 마르자나이(Marjanai)강 본류 어귀 근처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 같이 바람처럼 떠돌며 지나가는 나그네가 이 드넓은 고원에 흩어져 있는 고고학 발굴지를 모두 기웃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그러나 이 호수 근처 어딘가에 옛 카라반세라이(Caravanserai)가 있다는 정보만은 그냥 흘려 넘길 수가 없다.
필자가 가지고 다니는 고고학 지도책을 보면, 지금 내 눈 아래 보이는 야실쿨 부룬쿨 호수에서 발원하는 알리추르(Alichur)강이 시작되는 수만타쉬(Sumantash)라는 곳에 요즘은 흔히 볼 수 없는, 퇴락한 카라반세라이가 한 채 남아 있다고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다
▼ 야실쿨, 부룬쿨호수 인근의 고고학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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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라쿠쉬 도로와 M41번 도로가 합류하는 곳에 서 있는 부룬쿨과 야실쿨 호수 이정표
▼ 야실쿨 호수
▼ 바자르 다라(Bazar-dara)계곡의 고대 광산 취락 유적지
* 카라반세라이-대상들의 숙소
그럼 도대체‘카라반세라이’5)는 무엇인가? 글자 그대로 풀이하자면 <카라반(대상)+세라이(숙소)>가 되는데, 바로 실크로드의 대상들이 하루 밤을 쉬어가는 여인숙을 말한다. 지금이야 실크로드의 모든 물동량을 트럭이나 기차가 실어 나르기에 옛 실크로드의 주역들이었던 대상들이나 낙타들은 무용지물이 된지 오래이다. 따라서 쓸모없어진 그들의 숙소 또한 그 기능을 잃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지만, 과거 실크로드가 활발하게 기능을 발휘했던 시절에는 이 카라반세라이는 대부분의 오아시스 마을의 무게중심을 이룰 정도로 비중이 무거웠던 곳이었다.
현재 마치 유적처럼 보존되어 남아있는 어느 카라반세라이의 어느 하루 저녁의 정경을 그려보자면 아마도 아래와 같을 것이리라…
이른바 '차마고도(茶馬古道)'라고 알려진, 중국 남방의 마방(馬幇)의 행상길이나 서부 오아시스 루트의 실크로드 대상들의 숙소가 무협영화 <용문객잔(龍門客棧)>6)스타일의 목조형이라면,
▼ 무협영화의 선두주자, <용문객잔> 포스터. 호금전 감독 ,1967년작
▼ 신, <용문객잔> 포스터. 1993년작
중동이나 중앙아시아형은 석조 또는 벽돌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개 둥근 돔(Dome) 모양의 지붕 아래 건물의 출입구가 있고 그 좌우로는 넓은 광장 한쪽에 칸칸이 막혀 있는 수많은 마구간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그리고 건물의 대청 안에는 화려하고 푹신한 카펫이 깔려있어 대상들의 잠자리와 식당을 겸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난로가 있는 대청의 중앙에는 신발을 신고 들어갈 수 있지만, 카펫이 깔린 취침용의 거실에는 신발을 벗고 올라가야한다는 점이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카라반세라이는 고급형일 경우‘손님 한 명에 방 하나’식의 호텔형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큰 방에 수십명이 함께 잘 수 있는 합숙형의 도미토리의 형태도 겸비하고 있다.
▼ 규모가 큰 중동지방의 카라반세라이
▼ 현대식의 카페형 차이하나 [카라반세라이] - 낙타나 말 대신 차량이 주인공이 되어 버렸다.
대상들이 낙타무리를 몰고 며칠간이나 사막을 건너와서 마침내 붉은 해가 떨어지는 저녁나절 무렵 쯤 세라이에 도착하면 먼저 도착한 대상들과 포옹을 하고 얼굴을 양쪽으로 부벼대면서 “앗 살람 알라이쿰!”7)이란 알라신의 가호를 비는 전통적인 인사말을 주고받는다.
그리고는 우선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걸어온, 마치 자신의 분신 같은, 낙타들과 말들을 편히 쉬게 안배를 한 다음에야 자신은 집안으로 들어간다. 물론 규모가 큰 세라이에는 당연히 전속 마구간지기가 있어서 약간의 보수를 받고 대상들이 맡긴 낙타와 말에게 먹이도 주고 갈기 청소도 해주며 때론 상처를 치료해주고 편자를 갈아주는 등의 허드렛 일을 맡아서 해주기도 한다.
한편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대청 중앙에는 따듯한 난로 위에 차 항아리가 항상 얹어 있을 것이니,‘차이[茶]’로써 우선 목을 축이고 난 다음 일반적인 주메뉴8)인 양고기 스프-‘슈르빠’와 주식 빵- ‘논' 또는 '난'[리뽀시카-러]’그리고 야채와 고기가 섞인 기름으로 볶은 밥-‘오쉬[쁠로프]’그리고 고기국수-‘라그만’ 등을 주문하여 저녁을 해결한다.
아니면 혹 반가운 사람이라도 만나면 양고기고치구이-‘샤슬릭’이란 양고치구이 몇 개와‘꾸므스[馬乳酒]’라는 술 한 단지를 시켜놓고, 돈을 벌려고 세상의 끝까지 가게 되었는데, 어찌하다가 지옥의 문턱까지 갔다가 알라신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서 돌아온 대상들의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이야기하면서 밤을 지새우기기도 했을 것이다. 말하자면 살아있는‘아라비안나이트’9)의 무대가 펼쳐졌을 것이리라…
▼ 중앙아시아 민족의 주식인 '난' 또는 '리뽀시카(러)'
▼ 석양속의 대상들의 낙타행렬
▼ 대상들의 낙타행렬 초안 <김다정 畵> -<크로드 고전 여행기 총서>의 로고로 쓰인 것이다.
기존의 낙타로고들이 둔황같은 관광지에서 관광객을 돈 받고 태워주는 이미자가 대부분인 것에 비교하여 필자는 무거운 짐을 실은 실제의 대상들의 모습을 강조하였다.
▼ 어느 카라반세라이의 정경을 그린 풍속화
▼ 잘 보존된 타시라밧의 카라반세라이
▼ 부룬쿨 호수가 수만타쉬의 엣 카라반세라이
▼ 아프간 발흐의 어느 카라반세라이[아프간식 차이하나]의 해동의 나그네. 2002년
▼ 아프간식 카라반세라이, '차이하나'의 내부 광경
“아, 카라반세라이!”
이 소리를 들으면, '실크로드 마니아'의 귓가에는 자동적으로 낙타방울 소리가 들리고 그와 함께 어떤 멜로디가 들려오게 마련이다. 바로 그것은 198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본 NHK의 대하다큐인 <실크로드>의 ST의 메인테마이다. 그 다음 메들리로는 <카라반세라이>가 이어진다. 앨범에서는 ‘대상의 숙소’가 아니라 <대상의 행렬>이라고 번역되어있지만, 하여간 이 사운드트랙 멜로디를 들으면, 한 번 도지면 주체하기 힘든 보랏빛 역마살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 실크로드의 명 앨범들
1970년대에 서구에 불기 시작한 뉴에이지 바람에 편승하여, 당시 개성 있는 음악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었던 록그룹인 카를로스 산타나(C. Santana)가 <카라반세라이(Caravanserai)>라는 앨범을 발표하여 이 방면에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 음반은 옛 실크로드를 누볐던 대상들의 행렬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인상적인 곡으로 서구인들에게 중앙아시아로의 향수를 자극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 산타나의 <카라반세라이>
1980에 들어와서는 오랫동안 ‘죽의 장막’이라는 봉쇄정책을 고수하던 붉은 중국이 개방정책을 펴기 시작하였는데, 일본의 국영방송인 NHK가 이에 발맞추어 중국 CCTV와 합작으로 <실크로드(4부작)>라는, 당시로서는 세계 최초의 대하다큐를 촬영하여 방영하게 되었다. 특히 이 다큐에는 키타로(Kitaro, 喜多郞)라는 젊은 뉴 에이지 작곡가가 주제곡을 맡아서 당시 우리에게는 낯선 건반악기인 ‘신디사이저(synthesizer)라는 전자음악을 사용하여 <실크로드>의 메인타이틀곡을 비롯하여 4부작 편 편마다, 비슷한 분위기의 재탕이 아닌, 독립된 테마뮤직을 작곡하여 다큐를 떠나서 독립된 명품음반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10)
이 음반은 역시 NHK의 대하 다큐 <대황하(大黃河, 2부작)>의 사운드트랙으로 사용된 ‘오카리나(ocarina)’11) 라는 악기 연주가 일품인 소지로(野村宗次郞, Sojiro)12)의 것과 쌍벽을 이루는 명품으로, 지금까지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실크로드 마니아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필자 같은 경우가 그 마니아층의 ‘제1세대’ 에 속하는데, 지금도 그 다큐물의 장면들을 가물가물하지만, 그 주제곡들은 가슴에, 귓가에 또렷하게 남아 있어서 역마살의 주된 기폭제가 되고 있다.
▼ 키타로의 <실크로드> 재킷 1
▼ 키타로의 <실크로드> 재킷 2
▼ <대황하>의 재킷
▼ <대황하>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오리 닮은 오카리나
'실크로드'의 리바이벌 바람을 타고 KBS의 주도하에 NHK-CCTV 공동제작하여 2005년 10월부터 2006년3월까지 10부작으로 방영된 대하다큐멘터리 <신 실크로드 시리즈> OST도 빼어 놓을 수 없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첼리스트 요요마(Yoyoma)가 총감독을 맡아 무려 30명의 '실크로드 앙상블' 멤버들과 함께 작곡, 연주했다. 비파(중국악기), 타블라스(tablas, 이슬람식 북), 케만체(kemanche 중동 현악기), 두둑(duduk 아르메니아 악기), 샤쿠하치(shakuhachi 일본 대나무 피리)등 10개 이상의 전통악기들과 아제르바이잔의 전통노래들이 연주에 활용됐다. 다양한 악기소리를 결합해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도 현재 실크로드 지역에서 발생할 것만 같은 새로운 음악의 가능성을 이 음악은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신 실크로드> 와 <요요마의 실크로드 앙상불> 표스터
첼리스트 요요마는 본인이 직접 마두금을 연주하며 음반까지 냈다.
그 다음으로 검색할 수 있는 앨범으로는 2000년에 발매된 터키의 이스탄불 오리엔탈 앙상블(Istanbul Oriental Ensemble)의 <Caravanserai>이 있다. 타악기 연주자이자 리더인 부르한 외살이 이끄는 이들의 음악은 선이 굵은 터키식 리듬에 전통적인 중앙아시아적인 악기에 의한 연주로 사막을 횡단하는 대상의 무리들의 정경을 잘 표현하였다.
다음으로는 2006년 카나다 출신의 뉴에이지 여가수인 로리나 맥케니트(Loreena McKennitt)의 <카라반세리이>도 독특한 보컬의 음색과 하프및 타악기 등으로 구성된 반주와 철학적인 가사가 돗보이는 아주 인상적인 앨범이다. 유투비에 여러가지 버전이 있으니[http://www.youtube.com/watch?v=esr_zz0gRto] 한 번 들어보면 아마도 우리 회원들도 그 매력에 중독되시리라 장담한다. 사족으로 각주 아래에 노래의 원문과 한글번역을 첨부해두었으니, 의미를 새겨가면서 노래를 들으보면 더욱 깊게 빠져 들어갈 수 있으리라.
▼ 이스탄불 오리엔탈 앙상불 악단의 <카라반세라이> 재킷
▼ 여성 포컬 로리나 맥케니트(Loreena Mckennitt)의 <카라반세라이> 앨범
▼ 밴드 페이지(Pages) 구릅의 <카라반사리>도 가사가 인상적입니다. 각주 하단에 가사를 붙혀 놓습니다.
▼ 슈피음악 카라반세라이 앨범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1977년에는 가야금독주곡 <비단길>이 발표되어 국악을 지평을 넓히면서 실크로드 마니아들을 가슴을 적셔 주기도 했다. 이 음반은 원로 국악인 황병기선생이13) “실크로드를 따라 펼쳐지는 신라적인 환상” 이란 테마로 ‘신라의 미’에 대한 동경과 범아시아적인 악상을 가다듬어 작곡된 것으로 신라 고분에서 발견되는 페르시아 유리그릇의 신비로운 빛에서 작곡 동기를 얻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 황병기의 <비단길> 재킷
1) 현 중국령 신장(新疆)위구르의 파키스탄과의 접경도시인 타쉬쿠르간으로 파키스탄과의 연결도로인 카라코람 하이웨이(KKH)의 국제버스가 다니는 출발지점이기도 하다. 와칸(Wakhkhān)계곡으로 연결되는 사리콜(Sar-i Kol) 계곡에 위치한 국경요새로써 당 현종 개원 연간에 설치한 총령수착소(葱嶺守捉所)가 설치된 곳으로 예부터 서역과 중국간의 필수 경유지로 국겨을 지키던 군사들이 주둔하던 이 산성은 시내에서 2km거리에 석두성(石頭城)이란 이름으로 불리며 현재까지 건재하다.
총령의 유래는, “총령은 돈황 서쪽 팔천 리 거리에 있는 높은 산인데, 산상에서 파(葱)가 나므로 옛날에 총령이라고 하였다고 한다.”라고 한 것을 보면 파에 관련된 지명으로 현재까지도 파미르 고원의 설선(雪線) 이상의 암석 틈에서 야생파가 자라고 있다고 하니 이 유래가 신빙성이 있다고 하겠다. 현장도 이 지명에 대하여 “땅에서는 파가 많이 나므로 총령이라 부른다.”고 하였다.
2) 중국과 아프간 간에는 전혀 열려진 국경이 없다. 다만 타지크 간에는 오직 #9-1번 고개인 사리콜산맥의 쿨마패스만 열려 있는데, 이 마져도 양쪽국민 이외의 외국인은 통과할 수 없다.
3) 선구적인 연구를 해온 마쿠스 하우설(Markus Hauser)의 답사, 연구를 토대로 타지크과학 아카데미 (Tajik Academy of Sciences:A. Donish Institute of History, Archaeology and Ethnography)의 알렉세에브나(Mira Alekseyevna Bubnova)에 협조에 의해 최초의 서적이 복사본으로 30부정도만 발간되었고 후에 그것을 바탕으로 중앙아시아대학(The University of Central Asia(UCA)) 호로그 캠퍼스에서『서부 파미르, 고르노 자치주의 고고학 지도(Archaeological Map of Gorno-Badakhshan Autonomous Oblast』를 발간한 것이 유일하다.
4) GEO-ARCHAEOLOGICAL SURVEY OF ANCIENT METALLURGIC CENTRES OF THE BAZAR-DARA VALLEY (EASTERN PAMIR) Jean-Marc DEOM Laboratory of Geoarchaeology, Institute of Geology, Min of Education ant Sciences KZ
5) 중동, 중앙아시아는 대체로 ‘카라반세라이’ 또는 ‘카라반사리’로, 아프간은 ‘차이하나’라는 이름으로, 중국권에서는 객잔, 여사(旅舍) 란 명칭으로 쓰고 있다.
6) 우리나라에서는 <용문의 결투>이라는 이름으로 1967년 단성사에서 개봉된 영화로 호금전 감독의 작품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물론, 대만, 홍콩에서 당시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후대 무협물 시리즈의 선두주자였다. 또한 이것을 패러디하여 1992년에 개봉된 <신용문객잔>도 이혜민 감독에 서극 제작한 작품으로 당시 인기배우인 장만옥, 임청하, 양가휘가 주연을 맡아 대 기록을 세운 각품으로 유명하다. 물론 후편의 <신용문객잔>이 더욱 재미있고 영화로서의 완성도가 높지만, 무협시리즈를 연 <용문객잔>의 역사적 의미는 퇴색되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 있다.
7) “앗 살람 알라이쿰”이라는 말은 이슬람권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인사말로 “알라신의 평화가 당신에게 깃들기를 바람니다.” 란 뜻이다. 이 말의 답변은 “살람 알라이쿰 ” 이라고… 즉 “당신에게도 알라신의 평안이 있기를 바람니다.” 라는 뜻이다. 물론 이 때 오른 손바닥을 왼쪽 가슴에 대고 머리를 조금 숙이면 더욱 금상첨화일 것이다.
8) 중앙아시아의 먹거리는 대개 비슷한 유형이지만, 이름은 각기 달리 부르기에 혼란스랍다
논, 난 (리뾰시까-러)- 빵/ 샤슬릭- 양고기 고치구이/ 오쉬(쁠로프)-기름으로 볶은 밥/ 라그만-국수/ 슈르빠- 맑은 고기국/ 카봅-감자와 양고기를 넣은 내용물에 국물있는 일종의 맑은 감자탕/ 타바카 -구운 통닭/ 츄츄바라-작은 만둣국/ 스베지-도마토, 오이, 야채샐라드/ 만뜨-만두/ 쌈사-화덕에 구운 파이 같은 삼각형 만두/ 꾸무스-마유주 등이 있다.
9) 페르시아어의 원 제목은 ‘천일야화’로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이름은 18세기 최초로 번역된 영문판에서 유래한 것이다. 사산 왕조 후기에 페르시아를 비롯한 서아시아, 인도 등지의 각종 민담과 전설 등을 한데 모아 만든 "천 가지 이야기"가 그 시초였다. 이슬람 정복 이후 문화가 본격적으로 중흥하기 시작한 압바스 왕조 시대에 아랍어로 번역되면서 아랍 식으로 각색되고 아랍 설화들도 추가되기 시작하여 지금과 같은 천일야화가 되었다. 프랑스의 동양학자이자 작가였던 앙투안 갈랑(Antoine Galland)이 먼저 번역해 프랑스에 소개했지만, 영국의 동양학자이자 탐험가인 리처드 프랜시스 버턴(Richard Francis Burton)이 소개한 영역본이 더 널리 알려져 있다.
10) 키타로는 이 한 장의 앨범으로 세계적인 뮤직션의 대열에 합류하여 1988년에 베스트뉴에이지 연주부문의 후보에도 오른 적이며 그룹 Yes의 보컬리스트인 Jon Anderson과도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그리고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Heaven & Earth>의 음악 프로듀서로써 활동하여 1993년에는 골든 그로브 최우수 영화음악상을 받기도 했다.
11) ‘오카리나’라는 악기는, 이탈리아어로 ‘귀여운 오리’라는 뜻으로 전체적으로 새모양을 하고 있다. 주로 흙으로 빗어 구은 테라코타형태의 취주악기로 위쪽이 뾰족하게 튀어나와 입에 물고 불 수 있게 되어 있으며 그 뒤에 울림구멍이 있다. 손가락 구멍은 8∼10개이고 온음계이지만 손가락으로 조절하면 반음계도 낼 수 있다. 음색이 우아하기 때문에 널리 애용되고 있다. 오카리나는 19세기 말에 이탈리아의 도나티(Donati)가 발명했다고 한다. 같은 원리로 된 악기로는 중국 고대 악기에 공모양의 ‘훈(塤)’이라고 하는 도자기제의 악기가 있으며 이것은 거위 알로 만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12) <대황야>의 작곡가 겸 연주가인 노무라 소지로는 1986년 NHK 다큐멘터리 <대황하>의 사운드트랙에 참여하여 이름을 드러냈다. 1993년 목도.풍인.수심의 3부작 앨범으로 35회 일본 레코드 기획상 부문 대상을 수상하였고 우리나라에는 디에고 모데나와 더불어 한국에 가장 잘 알려져 있다.
13) 황병기선생은 1951년부터 국립국악원에서 가야금을 배우고,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후 음악인의 길을 걸어 1962년 첫 가야금 창작곡인 <숲>을 내놓은 이후, 영화음악, 무용음악 등을 작곡해 창작국악의 지평을 열었다. 늘 끝없는 호기심과 실험정신으로 새로운 음색을 개척해 왔다고 평가되고 있는데, 최초의 작품 [숲]에서 시작된 이 탐색은 [침향무]와 [비단길]에 이르러 뚜렷한 결실을 보았고, 가야금과 인성(人聲)을 위한 [미궁]에서는 극도의 실험적인 작업을 거쳐 전인미답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여 우리 음악계의 거목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되고 있다.
*** This glancing life is like a morning star A setting sun, or rolling waves at sea
A gentle breeze or lightning in a storm A dancing dream of all eternity
The sand was shimmering in the morning light And dancing off the dunes so far away
The night held music so sweet, so long And there we lay until the break of day
We woke that morning at the onward call Our camels bridled up, our howdahs full
The sun was rising in the eastern sky Just as we set out to the desert’s cry
Calling, yearning, pulling, home to you The tents grew smaller as we rode away
On earth that tells of many passing days The months of peace and all the years of war
The lives of love and all the lives of fears Calling, yearning, pulling, home to you
We crossed the river beds all etched in stone And up the mighty mountains ever known
Beyond the valleys in the searing heat Until we reached the caravanserai
Calling, yearning, pulling, home to you Calling, yearning, pulling, home to you
What is this life that pulls me far away What is that home where we cannot reside
What is that quest that pulls me onward My heart is full when you are by my side
Calling, yearning, pulling, home to you Calling, yearning, pulling, home to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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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인생은 새벽별과 같고 지는 해 혹은 바다 위를 구르는 물결 같아라.
순한 미풍 혹은 폭풍의 번개처럼 온 영원의 춤추는 꿈이어라.
아침 햇살에 희미하게 반짝이는 모래알은 모래언덕 멀리서 춤추며 사라지네.
밤은 감미롭고 길게 음악을 붙들고 날이 새도록 우린 그곳에 누웠네.
앞으로만 우릴 깨우는 그 아침에 일어나 낙타의 고삐를 매고 코끼리 가마는 가득 찼네.
태양은 동쪽에서 떠 오르고 그때 사막의 울림으로 출발하였네.
부름이여, 열망이여, 당김이여, 너에게로 가는 집, 멀리 올라탈수록 작아지는 텐트.
지구는 지나간 많은 날들을 말해주니 평화의 몇 달과 수년의 전쟁과 사랑과 공포의 삶들이여!
부름이여! 열망이여! 당김이여! 너의 집이여!
우린 돌처럼 새긴 그리움을 안고 강을 건너 이제껏 알려진 힘찬 산 위에 올라 타는 듯한 열기의 계곡을 넘어 우리가 카라반세라이에 다다를 때까지 나를 멀리로 끌고 있는 이 삶은 무엇인가?
우리가 살 수없는 저 집은 무엇인가? 나를 앞으로 떠미는 그 추구는 무엇인가? 내 옆에 있는 너로 나의 마음은 가득 채워지니, 부르리, 열망하리, 끌어 당기리, 네게로 가는 집
가사 출처 : Quinlan Road Home Page/ 한글번역: Lisa/http://blog.daum.net/haneunok7/2532
http://www.youtube.com/watch?v=QFCcY1zHEw4
http://www.youtube.com/watch?v=esr_zz0g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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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전 전성시대의 추억 속에 잠겨 우리의 끔을 찾아 길을 나섰죠.
때로는 봄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피어오르기도 하고 타오르며 빛나기도 하지요.
전성시대의 빛이 발하여 이젠 나를 향해 비추네요.
불새의 존재를 알고 잇는 사람들은 영원토록 꿈을 찾으려고 애쓰지요.
길을 찾으려고 영원히 애쓰지요. 나만의 길을.
마치 낮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하늘에서 여행하는 대상의 행렬.
우리는 자신을 잘 알고 있어요.
지금 우리는 사랑을 찾았고 사랑은 빛나고 멀지 않아 우리의 사랑은 가버리겠지.
밴드 Pages 구룹은 프로그레시브 풍의 음악을 연주하던 그룹으로 본국에서보다 일본에서 훨씬 인기를 끌었다. 이들의 곡 중에서 “Caravan Sary”은 일본 NHK에서 제작한 ‘실크 로드’에서도 사용되었다. 물론 이 때의 연주와 편곡은 키타로가 맡았다. 국내에서도 Pages의 ‘Caravan’이 80년대 잠시 라디오 방송을 타던 때가 있었지만, 키티로의 그것에 묻혀 거의 알려지지 못했다.
첫댓글 잠깐이라도 옛 시절로 돌아가고프다.
아프간 차이하나, 즉 카라반세라이에서 찍은 내 사진이 별로 없네요. 그때는 필림과 밧데리를 아낄려고 될수있는대로 사진을 안 찍었고,, 때로는 내 신분과 사진기를 신변위험으로 노출 안 시려고 사진을 별로 못 찍은 것이 후회가 많이 됩니다.
다시 갈 수 없는 시절이고, 다시 갈 수 없는 곳인데도 말입니다... 사진으로나 많이 남겨둘 걸 ..하고 후회가 됩니다.
종주기가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그 동안 급한 글들이 많이 밀려서.....
참, 위에서 소개한 실크로드 음악을 좀 들을 수 있게 누가 좀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제가 검색하지 못한 새로운 음악을 올려주시면 더욱 좋겠구요.
역시 ~~고맙습니다
실크로드 음악을 요점 정리해주시다니.... ㅎㅎㅎ 잘 듣겠습니다.
각주 아레 첨부된 주소를 누르거나 또는 복사하여 주소난에 부치면 유투비로 연결이 될 것입니다.
http://durl.me/6kko9z
http://durl.me/6kko92
PLAY
로리나 멕케니트의 노래 정말 좋은데요. 고맙습니다.
""'카라반 세라이 -- 로리나 메케니트 --- 노래 넘 좋습니다...."""
이렇게 멋진 여 가수가 있네요...
다들 좋아들 하신다니 저 또한 즐겁습니다.
밴드 페이지그룹의 카라반사리도 있어 다시 첨부했습니다.
타쉬라밧의 카라반세라이.......거기 도착하니까 아, 바로 이거야, 나의 실크로드가 완결되는구나! 하는 느낌이......
타쉬라밧의 카라반세라이에 가보셨다구요? 토르갓 넘어 이식쿨가는 길의 증간지점인 나린에서 들어가는 곳인데~~
@다정/김규현 녜. 그 길로 갔어요. 델리 인- 이슬라마바드 - 길기트 - 훈자 - 소스트 - KKh로 타쉬쿠르칸 - 카쉬카르 - 토르갓패스 - 나린 - 이시쿨 호수 - 오쉬 - 페르가나 - 타쉬겐트 - 사마르칸드 - 부카라 - 타쉬겐트 아웃........총 32일.....물론 배낭여행사팀으로 갔지요.....나이 드니까 혼자 돌아댕기면 안 된다고 집에서 죽기살기로 말려서.....
@비단길 이런 코스로 가는 배낭여행팀도 있군요. 하여간 쉽지 않았을 코스인데, 잘 다녀오셨네요. 짝짝짝
근데 <실크로드 시집>은 언제쯤이나?
daum music에서만 찾았더니 로리나 멕케니트 못 찾았었는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