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은 왜 늘 빚을 지는가?
겨울..
이곳의 겨울은 유난히 혹독하다.
작년과 올해 두해 겨울을 났는데,
작년 1월 유독 추웠을때 이곳의 바깥 기온은 영하30도를 찍었다.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겨울 기온이다.
그래도 올해는 아직 25도까지만 찍었다..
입춘도 지났고 이제 25도 이상 내려 갈것 같지는 않다.
이곳은 유난히 추운 겨울 날씨에
거의 11월 말부터 농한기 이다.
그야말로 6개월 농사짓고 6개월 쉰다.
그러니 <세번의 귀농> 에 나온 서울농부님 말씀처럼
급속하게 진행하는 온난화로 고랭지 농업이 그리 오래가진
못할것 같은 생각이 나도 들었다.
대관령은 이미 몇년 전부터 여름배추를 못하고
그나마 이곳은 대관령보다 기온이 낮아 제작년까지는 괜찮았는데
작년 이곳 농가들은 여름배추를 포기하고 거의 모두 양상치를 심었다.
하지만 양상치 값은 폭락하고, 밭떼기로 계약한 업자들은
양상치 작업을 포기했고 농가들은 계약금 10%만 받고
농사지으며 들어간 비료값,제초제,인건비 하나도 못받았다.
또 한가지, 업자들은 한곳만 계약하지 않는다.
한 업자가 계약금만 주고 여러 농가와 계약을 한다.
그리곤 수확할 때 가격이 폭락하면 거의 포기하고,
가격이 좋을때는 여러농가중에 농사가 잘된곳만 골라
나머지 계약금을 지불하고 농작물을 수확해 간다.
그런데 내가 이곳에서 정말 이상하다고 느낀점이 있다.
전작(봄)에 업자와 계약을 하고 손해를 본 농가들이
후작(가을)에도 또 계약을 하고 농사를 짓는것을 보고
난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었는데,
가을 농사가 끝나곤 여기저기서 한숨과 탄식이다.
작게는 몇백을 손해봤네 몇천을 손해봤네...
물론 다른 농작물을 심을 대안이 없어서 그렇다지만,
해마다 겪는 일인것 같다..그리곤 빚더미에 앉는다.
올해는 마이너스가 얼마네,
농협에 대출이 얼마가 늘었네....
이곳에서 알게 되었지만,
농민을 위한 농협의 저리대출도
상환기간이 지나면 일반대출로 돌려진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기간이 지난 농민저리 대출이 마이너스 통장으로
변한다는걸 알고 농협대출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많은 농민이 빚더미에 올라 앉는다는걸....
또 하나 농민이 빚쟁이가 되는 이유는,
군 또는 면의 보조 라는 사실..
보조 라는 것에 농민은 거저인것 마냥 목숨을 건다.
예를 들어 하우스 나 저장고 를 하나 지으려면 적게는
50에서 80%까지 보조가 나온다
천만원짜리 비닐하우스 하나 짓는데
최고로 보조 받으면 내돈은 200만원만 들어가면 되니
하우스 하나 거저 짓는것 같다.
농기구 또한 마찬가지다.
보조 믿고 구입한 농기구는 집집마다 있다.
농가마다 자가용, 농업용 트럭은 기본이요,
트랙터, 네발이, 멀칭기 등등..
모든것을 군 보조와 농협대출로 구입한다.
내 돈은 하나도 안들어 가는것 같다..
하지만 나중엔 빚더미에 앉는 경우가 허다하다.
첫댓글 너무나 예리한 분석을 하셨습니다. 보조와 저리자금에 멍드는 것도 모르고 꽁짜인것처럼 생각하다가
결국엔 빚을 감당 못하는 현실.적게 먹고 적게 싸자. 나역시 빚을 잔뜩진 후에 깨달았기에 이제사
이 진실에 대하여 정신을 똑바로 차리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빚내어 억대의 소득 올리기보다 무채무가
더 현명함을 이 기회를 통하여 마음 속에 각인하시옵기를---
제가 이곳에 와 느낀점을 있는 그대로 썼을뿐 입니다..앞으로 3편정도 올릴 생각인데, 오해하시는 분들이 없었음 하는 바램입니다..감사합니다~^^
저런 현실에 대하여서는 변강쇠님이 잘 아시겠지요.
농부님을 통하여 잘 알고 있습니다.
아주 농촌현실을 제대로 지적하셨군요. 농민들도 살아남을려면 보다 영악(?)해져야겠죠. 혼자힘으로보다는 뜻이
같은 분들끼리 정보공유하는 겄이 보다 중요하다고 절실히 느낍니다
농민들도 모럴헤저드 를 행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답니다~ 이곳에서도 몇몇 그런 사람들 때문에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구요...인간사가 다 그런건지 슬플때가 많답니다..
그렇군요 농사지을수록 빚이늘어난다고 하더니.........
그런 오류를 더이상 막고자 서울농부님 같은 분을 만났으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이제 시작하는 농민은 전공과목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시설비가 과도하게 들거나 폭락,폭등하거나 판로가 막연한 농산물을 시작하면 필패입니다.
초보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것은 판로도 없는데 곱하기 곱하기를 하는 것입니다.
서울농부님이 많은분께 며느리도 모르는 비법 전수해 주세요~ㅎㅎㅎ
재배하기 쉽고 집중적으로 인력을 들이면서 판로가 전혀 걱정 없는 "참깨와 콩!!" ----- 이게 정답 입니다. 농협하고 친하면 절대로 안됩니다. 농협&수협 ---- 요놈들 고리대금업자 흉내 냅니다. 조합장 몇놈 아구탱이 보낸적도 있지만 .... 씹쏘들입니다.
조합장 아구통 날릴 정도시면 고수이시네요~~ㅎㅎㅎ
지들이 쳐 맞고 고소.고발 못하지요!! 송사 붙으면 표 날라 가는 줄 알고 있거든요!! 그리고 나는 한번 찍으면 밑뿌리 뽑아 버리는 뭐?같은 성질이 있는 걸 알거든요!! 1997년에 조합 탈퇴 했으니.. 한 15년 되네요!! 보조 퇴비 다른 지역 조합 가서 삽니다. 알아서 줍니다. 조합원 아니어도....ㅎㅎㅎ
농업은 강한 중소농이 대안이 되지 않을 가 생각을 해봅니다.
중소농이라..글쎄요? 이곳이 그런쪽인데요 전 대농이 더 나을거란 생각입니다...그렇다고 이것저것 찔끔찔끔 보다 한,두가지 확실하게 하는 대농이요...
장단점이 상존 한다고 봅니다. 두레 형식을 빌려 뭉치면 대농이 됩니다. 소득은 한명이 아닌 여러 사람이 나누어 가질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작금의 농촌 현실을 담담하게 쓰셨는데
정확히 지적하신듯 합니다.
카페 회원님들은 전철을 밟지마시길...
선배님들의 고귀한 경험을 가슴에 새기도록 해야겠네요.
제니님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경험을 토대로 말씀하시니 현장감이 더 있네요. 고맙습니다.^^&
이제사 봅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