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글로벌 도시 역량을 키우자 ①
시모노세키 리틀부산페스타에 관심과 애정을!
지난 11월 23일 일본 시모노세키시에서 열리는 리틀부산페스타 행사에 14명의 지인들과 9년만에 다녀왔다. 코로나 기간 동안 중단되었지만 금년엔 21회째 행사로 일본의 공휴일인 매년 11월 23일 시모노세키역 앞 상점가인 그린몰에서 열렸으며, 아울러 인근에서 수산물축제와 농산물축제도 열렸다. 그린몰 입구에는 시모노세키 속의 부산을 상징하는 의미로 부산문(釜山門)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고 실제로 상점가에는 재일교포들이 운영하는 한식당과 한국 식품을 취급하는 상점도 눈에 띄었다.
기자가 9년 전 부산국제교류재단 사무총장으로서 참여했을 때처럼 많은 일본 시민들이 나와 복잡한 거리의 부스에서 한복 체험을 하고 불고기, 떡볶이, 라면 등 한식을 즐겼으며 무대에서는 장구춤 등 한국 전통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런데 개막식 행사를 지켜보면서 부산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무대에는 9년 전처럼 시모노세키시장, 시의회의장, 지역 국회의원 등 많은 주요 인사들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한국 측 인사로는 영사관할인 주히로시마 한국총영사관의 젊은 여성 부영사만 자리할 뿐, 당연히 자리해야 할 부산문화재단 대표, 부산한일친선협회 회장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일본 측 VIP들은 자매도시 부산을 거론하며 한일 우호를 강조하는 발언을 이어나갔다. 이를 듣고 있자니 9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 기자는 부산국제교류재단 사무총장 부임 2개월 후인 2012년 11월 23일 시모노세키 리틀부산페스타에 사물놀이팀과 태권도팀 등 공연단을 인솔하여 참석했다. 개막식 무대에는 주히로시마 한국총영사, 부산한일친선협회 회장과 함께 자리하고 지역 국회의원을 겸했던 아베 총리를 대신한 아키에 여사의 인사말에 이어 나는 부산 측 대표로서 일본어로 인사말을 했다. 시모노세키시장 등 주요 인사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는 부산을 사랑하는 여러분들을 봐서라도 내년에는 100명을 인솔하여 오겠다며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실제로 다음 해인 2013년 11월 23일에는 각종 공연단을 포함하여 105명, 2014년 11월 23일에는 146명의 부산시민을 인솔하여 시모노세키 리틀부산페스타에 참여함으로써 약속을 지켰다. 비록 부산과 격이 맞지 않은 인구 26만의 자매도시지만, 매년 부산을 앞세우며 축제를 개최하는 시모노세키시의 성의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많은 부산시민이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재단의 네트워크를 통하고 주변의 지인들을 총동원하여 많은 부산시민들이 참여하여 한일 국민들이 어우러진 행사가 됨으로써 시모노세키시로부터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도 받았다.
부산시는 시모노세키시를 작다고 소홀히 생각해선 안 된다. 청일전쟁 후 시모노세키조약이 체결된 곳, 메이지유신의 발상지 등 일본의 역사에서 중요한 도시이며, 역대 가장 많이 총리를 배출한 곳으로서 아직도 일본의 정계를 움직이는 숨은 실세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내년부터 개인 자격이지만 다시 많은 부산의 지인들과 함께 시모노세키시의 리틀부산페스타에 참석할 생각이다. 부관페리를 이용하면 오가는 배 안에서 잠을 자고 시모노세키 시내에서 한나절을 보낼 수 있어 싸고 편하게 인원 제한 없이 다녀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부산의 공식 대표로서 부산문화재단 대표, 부산한일친선협회 회장 등이 부산의 공연단과 함께 참석함으로써 그들의 부산에 대한 사랑과 우정에 호응해야 한다.
/ 김영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