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가(五倫歌)
- 주세붕 -(1495-1554) 백운동 서원을 창건하여 서원의 창시자로 알려짐.
[1] 사 사마다 이 말꿑 드러꿁라
이 말꿑 아니면 사이오 사 아니니
이 말꿑 닛디 말오 호고야 마로리이다.
[2] 아바님 날 나시고 어마님 날 기시니
부모(父母)옷 아니시면 내모미 업슬랏다.
이 덕을 갑려 하니 하 이 업스샷다.
父子有親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마님 날 기르시니
부모옷 아니시면 내 몸이 업실낫다
이 덕을 갑하려 하니 하늘 가이 업스샷다.
[3] 죵과 항것과 뉘라셔 삼기신고
벌와 가여미아 이 뜨들 몬져 아니
매 두 업시 소기디나 마옵새이다 .
君臣有義
종과 항것과를 뉘라서 삼기신고
벌와 가여미아 이 뜻을 먼저 아이
한 마음에 두 뜻 없이 속이지나 마옵세이다.
항것:상전(上典).
삼기신고:만들어 내었는가.
벌:蜂.
가여미:개미.
아이:알도다.
[4] 지아비 밧갈나 간데 밥고리 이고 가
반상(飯床)을 들오데 눈섭의 마초이다.
친코도 고마오시니 손이시나 다라실가.
夫婦有別
지아비 밭 갈나 간 데 밥고리 이고 가
飯床을 들오대 눈섭의 마초이다
진실노 고마오시니 손이시나 다르실가.
[5] 형(兄)님 자신 져 내 조쳐 머궁이다
어와 뎌 아야 어마님 너 랑이아
형제옷 불화(不和)면 개 도티라 리라 .
兄弟友愛
형님 자신 젖을 내조차 먹우이다
어와 우리 아아 어마님 너 사랑이야
형제와 불화하면 개도치라 하리라.
내조차:나까지.
어와:감탄사.
아아:아우.
개도치:개와 돼지.
[6] 늘그니 부모(父母) 고 얼우은 형 니
불공(不恭)면 어가 고
날노셔 디어시 절고야 마로리이다 .
[현대어 풀이]
[1] 모든 사람들은 이 말씀(삼강오륜의 말)을 들으려므나,
이 말씀이 아니면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닌 것이니,
이 말씀을 잊지 않고 배우고야 말 것입니다.
[2] 아버님이 날 낳으시고 어머님이 나를 기르시니
부모님이 아니셨더라면 이 몸이 없었을 것이다.
이 덕을 갚고자 하니 하늘같이 끝이 없구나.
[3] 종과 상전의 구별을 누가 만들어 내었던가
벌과 개미들이 이 뜻을 먼저 아는구나.
한 마음에 두 뜻을 가지는 일이 없도록 속이지나 마십시오.
[4] 남편이 밭 갈러 간 곳에 밥 담은 광주리를 이고 가서,
밥상을 들여 오되 (지아비의) 눈썹 높이까지 공손히 들어 바칩니다.
(남편은) 진실로 고마우신 분이시니 (삼가고 조심해야 할) 손님을 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5] 형님이 잡수신 젖을 나까지 먹습니다.
아아 우리 아우야 어마님 너 사랑이야
형제간에 화목하지 못하면 개돼지라 할 것입니다.
[6] 늙은이는 부모님과 같고, 어른은 형과 같으니,
이와 같은데 공손하지 않으면 (짐승과) 어디가 다른 것인가.
나로서는 (노인과 어른들을) 맞이하게 되면 절하고야 말 것입니다.
[이해와 감상]
주세붕의 오륜가는 모두 6수로 되어 있다. 이 시조들은 유교 사상을 노래하여 무척 유교적 이념이 강하게 드러난 교훈적이고도 도덕적인 설교가 많은 일명) 오륜가(五倫歌)라 하는 것들이다. 삼강 오륜(三綱五倫)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라고 하여 앞으로 전개될 시조들의 성격을 암시하고 있다.
[1] 서사
[2] 부자유친(父子有親) : 초장에서 부생모육지은(父生母育之恩)을 노래하고 종장에서 부모의 은혜가 끝이 없음을 노래하여 훗날 정철의 ‘훈민가(訓民歌)’와 거의 비슷한 내용을 이루고 있다.
[3] 군신유의(君臣有義) : ‘종’은 ‘백성’을, ‘상전’은 ‘임금’을 가리키고 있는 듯하다. 곧 군신(君臣)의 관계는 하늘이 맺어준 것인 바 이것은 마치 벌이나 개미가 여왕벌이나 여왕개미를 중심으로 충성을 다해 일함과 같은 것으로 보아, 신하는 임금에 대해 두 마음을 가지는 일이 없이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4] 부부유별(夫婦有別) : 아내는 남편을 하늘처럼 정성과 공경스런 마음으로 언제나 손님 대하듯 하라는 교훈성이 깃든 시조다. 중국 후한(後漢) 때 양홍(梁鴻)과 그의 처 맹광(孟光) 사이의 거안 제미(擧案齊眉 : 상을 들되 눈썹과 가지런히 되게 높여 든다)라는 고사를 인용하여 남편 섬기는 도리를 얘기하고 있다.
[5] 형제우애(兄弟友愛) : 형제가 한 어머니 젖을 먹고, 또 지극한 사랑을 받고 장성한 맡큼 서로 불화하면, 개돼지와 같으니 부디 형제간 우애하고 화목하기를 당부하고 있다.
[6] 장유유서(長幼有序) : 웃어른을 부모와 형같이 공손하게 모셔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주세붕 이외에 박인로, 김상용 등의 오륜가가 있다.
[개관 정리]
▣ 종류 : 연시조
▣ 성격 : 교훈가
▣ 제재 : 오륜(五倫)
▣ 주제 : 삼강 오륜▣ 참고 : 정철의 훈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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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륜가(五倫歌)
윤리 도덕의 실천을 목적으로 한 일종의 교훈가로서 삼강오륜에 맞추어 지은 연시조이다. 오륜가는 총 6수로 오륜을 배우라는 권유를 담은 서시를 비롯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형우제공, 장유유서 순으로 전개되고 있다. 오륜가에 나타난 주세붕의 시조는 어떤 대상을 의도적인 조작을 가하지 않고 진실로 표현하였고, 모든 사람들이 알고 행해야 할 오륜이 모든 이가 보기 쉽도록 국문 시조로 지어진 점에서 백성을 가르치고 계몽하는 교훈가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1]
사 사마다 이 말슴 드러라
이 말 아니면 사 아니니
이 말 닛디 말오 호고야 마로리이다
모든 사람들은 이 말씀(삼강오륜의 말)을 들으려므나,
이 말씀이 아니면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닌 것이니,
이 말씀을 잊지 않고 배우고야 말 것입니다.
[2]
아버님 날 나시고 어마님 날 기시니
父母(부모)옷 아니시면 내몸이 업실낫다
이 덕을 갑려 하니 하 이 업스샷다
아버님이 날 낳으시고 어머님이 나를 기르시니
부모님이 아니셨더라면 이 몸이 없었을 것이다.
이 덕을 갚고자 하니 하늘같이 끝이 없구나.
[해설] 부자유친(父子有親). 초장에서 부생모육지은(父生母育之恩)을 노래하고 종장에서 부모의 은혜가 끝이 없음을 노래하여 훗날 정철의 '훈민가(訓民歌)'와 거의 비슷한 내용을 이루고 있다.
[3]
죵과 항것과 뉘라셔 삼기신고
벌와 가여미아 이 뜨들 몬져 아이
매 두 업시 속이디나 마옵새이다
종과 상전의 구별을 누가 만들어 내었던가
벌과 개미들이 이 뜻을 먼저 아는구나.
한 마음에 두 뜻을 가지는 일이 없도록 속이지나 마십시오.
[해설] 군신유의(君臣有義). '종'은 '백성'을, '상전'은 '임금'을 가리키고 있는 듯하다. 곧 군신(君臣)의 관계는 하늘이 맺어준 것인 바 이것은 마치 벌이나 개미가 여왕벌이나 여왕개미를 중심으로 충성을 다해 일함과 같은 것으로 보아, 신하는 임금에 대해 두 마음을 가지는 일이 없이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4]
지아비 밧갈 나간 밥고리 이고 가
飯床(반상)을 들오 눈썹의 마초이다
진실노 고마오시니 손이시나 실가
남편이 밭 갈러 간 곳에 밥 담은 광주리를 이고 가서,
밥상을 들여 오되 (지아비의) 눈썹 높이까지 공손히 들어 바칩니다.
(남편은) 진실로 고마우신 분이시니 (삼가고 조심해야 할) 손님을 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해설] 부부 유별(夫婦有別). 아내는 남편을 하늘처럼 정성과 공경스런 마음으로 언제나 손님 대하듯 하라는 교훈성이 깃든 시조다. 중국 후한(後漢) 때 양홍(梁鴻)과 그의 처 맹광(孟光) 사이의 거안제미(擧案齊眉 : 상을 들되 눈썹과 가지런히 되게 높여 든다)라는 고사를 인용하여 남편 섬기는 도리를 얘기하고 있다.
[5]
형님 자신져 내조쳐 머궁이다
어와 뎌 아야 어마님 너 랑이아
형제옷 不知면 개도치라 리라
형님이 잡수신 젖을 나까지 먹습니다.
아아 우리 아우야 어마님 너 사랑이야
형제간에 화목하지 못하면 개돼지라 할 것입니다.
[해설] 형제우애(兄弟友愛). 형제가 한 어머니 젖을 먹고, 또 지극한 사랑을 받고 장성한 맡큼 서로 불화하면, 개돼지와 같으니 부디 형제간 우애하고 화목하기를 당부하고 있다.
[6]
늙으니 부모 고 얼운은 형 니
不恭(불공)면 어가 고
날노셔 지어시 절고야 마로리이다
늙은이는 부모님과 같고, 어른은 형과 같으니,
이와 같은데 공손하지 않으면 (짐승과) 어디가 다른 것인가.
나로서는 (노인과 어른들을) 맞이하게 되면 절하고야 말 것입니다.
[해설] 장유유서(長幼有序). 웃어른을 부모와 형같이 공손하게 모셔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항것:상전(上典).
삼기신고:만들어 내었는가.
벌:蜂.
가여미:개미.
아이:알도다.
내조차:나까지.
어와:감탄사.
아아:아우.
개도치:개와 돼지.
** 작가 : 주세붕(周世鵬:1495~1554)이 지은 시조.
주세붕은 중종 38년인 1543년에 현재 소수서원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 ‘백운동서원 白雲洞書院’을 세운 학자이다. 그는 1549년에 황해도 관찰사가 되어서도 해주에 ‘수양서원 首陽書院’을 건립했는데, “오륜가 五倫歌”는 그때 지은 시조이다. 이 시조를 만든 목적은 당시 그 지방의 풍속과 문화가 어지러우니 백성들에게 오륜을 알기 쉽게 가르쳐 인륜을 바로잡고자 함이다. 6수로 이루어졌는데 첫 수는 주의를 환기시키는 서문에 해당하고, 나머지 5수는 부모의 은덕, 주인과 종 사이에 속임이 없어야 하는 것, 부부간의 ‘유별 有別’함, 형제간의 ‘우애 友愛’, 그리고 어른과 아이 사의 공경을 각각 노래했다. 부부유별을 읊은 수에서 밭을 가는 남편과 밥고리를 이고 가는 아내 사이의 정을 그린 것처럼 백성들의 일상생활과 언어로 나타내려했다. “무릉속집 武陵續集”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