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님과 여행 일정표를 작성하기 위해 만났습니다.
저번 만남에서 하기로 했던 활동들을 토대로
일정표를 어떻게 짜면 좋을지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대략적인 계획을 의논하여 종이에 적기로 했습니다.
먼저 출발시간을 의논했습니다.
주호님에게 저희 일정을 설명드렸습니다.
"주호님 저희는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공부모임이 있어요."
그리고 주호님에게 몇 시에 만나서 출발하는게 좋을지 여쭈었습니다.
“10시도 좋고 선생님들 아침 일정이 있으시니까 10시 30분도 괜찮고요.”
주호님이 저희를 배려해서 10시 30분도 좋다고 말씀해주셨지만
사실 저희도 주호님과 조금이라도 더 일찍 만나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결국 출발시간은 10시로 정해졌습니다.
다음으로 오이도로 가는 교통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준범쌤과 주호님이 핸드폰을 통하여 가는 방법을 검색해봅니다.
지하철로 가는 방법, 버스로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주호님은 지하철로 갈지, 버스로 갈지 고민하십니다.
“버스도 괜찮고요.
그런데 버스는 길 막히면은 좀 걸리지 않을까요. 지하철이 나을려나.”
주호님이 결정내리는 것에 도움이 되도록
버스와 지하철의 장점을 설명드렸습니다.
“버스를 타면 오이도에 빨리 도착하고요.
지하철을 타면 오이도로 가는 과정을
느긋하게 즐기실 수 있는데 어떤 게 더 좋으세요?”
주호님이 고민 끝에 결정을 내립니다.
“그러면 지하철보다는 버스가 좋을 것 같아요.”
버스를 타고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버스를 타려고 보니
버스출발지는 대부분 서울대입구역이었습니다.
저희는 주호님 댁과 가까운 봉천역에서 출발하기로 이야기했었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기셨던 주호님이 저희에게 물어보십니다.
“봉천역에서 보는 것보다 서울대입구역에서 보는 게 편하지 않을까요?”
저희를 위한 배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솔직히 속으로 생각했었습니다.
'서울대입구역에서 보면 더 편할텐데...'
하지만 주호님의 여행을 주호님이 계획하실 수 있도록 돕는 과정에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조심스러워 말을 아끼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주호님이 저희를 배려하여 먼저 이야기 꺼내주셨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설령 제가 먼저 말 꺼냈다한들
주호님은 저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저의 편의를 봐주실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사업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나의 편함을 생각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라는 의문이 들지만
그래도 한 가지 명확한 것은 주호님이 먼저 제안해주셔서
제가 여행출발을 편하게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주호님, 감사합니다.
오이도에 도착해서는 가장 먼저 빨간 등대 앞에서 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그 후에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저희 모두는 조개구이를 굉장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개구이를 점심에 먹을지, 저녁에 먹을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준범쌤과 주호님은 맛있는 것은 나중에 먹는 편이라며 이야기 나눕니다.
“저 학교에 있을 때 맛있는거 아껴먹었는데,
아껴 먹고 있으면 친구들은 맛있는거 먼저 먹더라고요.
저는 아껴놓고 나중에 먹으려고 했는데, 그러면 다 없어져있더라고요.”
주호님의 이야기에 제가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
“저는 그래서 맛있는거 나오면 그거 제일 먼저 먹어요.”
점심메뉴를 정하는 간단한 일 하나에도
여행 준비를 구실로 한껏 추억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결국 조개구이는 저녁에 먹고
점심에는 오이도 시장을 구경하며 군것질을 하기로 했습니다.
여행에서는 또 군것질하며 돌아다니는 것이 묘미 아니겠습니까?
오이도 시장을 둘러보며 군것질을 한 후에는
바다가 보이는 공원에 산책가기로 했습니다.
공원에서 산책하고 사진도 찍은 후에 무엇을 하면 좋을지 의논했습니다.
보드게임 카페에 가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공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보드게임 카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저번 만남에서 가고 싶은 카페를 정해놓은 상황이었습니다.
보드게임 카페를 가려면 시간관계상
깡통열차와 오션뷰 카페를 포기해야했습니다.
주호님은 한참을 고민하셨습니다.
저와 준범쌤이 주호님에게 선택지를 정리하여 말씀드렸습니다.
“깡통 열차를 탈 것이냐,
보드 게임 카페를 갈 것이냐를 결정해야 하네요.
깡통 열차를 타도 보드게임카페는 아니지만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가서 빵 먹을 수 있어요.”
“바다가 보이는 카페와 깡통 열차
혹은 보드게임 카페.
그 중 좋아하는 걸로 고르면 될 것 같아요.”
"깡통을 포기하지요."
주호님이 깡통을 포기하신다고 말씀하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주호님은 저번 여행 계획 의논 시간에서
깡통열차를 정말 타고 싶어하셨거든요.
주호님에게 다시 한 번 여쭤보니
왜 깡통열차를 포기하려고 하셨는지 대답해주십니다.
“타고 싶기는 한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니까…”
준범쌤이 주호님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실 수 있게 거들었습니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둘 다 시간은 비슷해요.
하고 싶으신걸로 고르면 돼요!"
준범쌤의 말에 주호님이 보드게임카페와 깡통열차 중
더 하고 싶은 것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면 깡통열차 타고 카페 가지요.”
주호님은 깡통열차를 선택하시긴 하셨지만
보드게임도 하고 싶어하셨습니다.
카페에 보드게임을 가져가면 어떠시냐고 제안 드렸습니다.
이 제안에 주호님은 좋다고 하시면서
더 구체적인 상황까지도 상상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씀해주십니다.
"저희가 보드게임 가져가서 카페에서 보드게임하면 좋을 것 같네요.
대신 사장님에게 보드게임 해도 되는지 여쭤봐야할 것 같아요."
새삼 주호님의 세심함이 느껴집니다.
여행 당일 날 주호님이 직접 카페 사장님께
카페에서 보드게임을 해도 될지 여쭤보실 수 있도록 거들어야겠습니다.
이렇게 공원산책 후에는 깡통열차를 타기로 결정됐습니다.
깡통열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서로의 경험을 묻게 되었습니다.
준범쌤이 주호님에게 물었습니다.
"주호님은 무서운 거 잘 타세요?"
주호님이 자신은 스릴있는 것들 좋아한다며 추억들을 나누어주십니다.
"네. 번지점프 탄 적이 있는데 그냥 뛰어내려버렸었어요. 패러글라이딩도 해봤어요.
패러글라이딩은 한번 타는데 35만원이어서 친구랑 돈 쪼개서 탔어요.
처음에는 무서웠거든요. 근데 두 세 번 타니까 괜찮아요.
그때는 고소공포증이 조금 있었는데, 친구가 밀어서 강제로 타게 됐어요.
근데 막상 타니까 재미있더라고요."
여행을 준비하며 주호님과 저희는 서로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 받게 됩니다.
여행을 구실로 여러 이야기들을 즐겁게 주고 받을 수 있으니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이미 친해지게 됩니다.
이렇듯 친해졌으니 여행을 가서는 더욱 더 즐거운 시간 보내다가 오지 않겠습니까?
한 가지 아쉬움은 '이 과정에 주호님의 둘레이웃이 함께 했더라면' 입니다.
그러나 아쉬움은 아쉬움으로 남겨두고
먼저는 여행을 재미있게 다녀올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겠습니다.
설령 둘레이웃과 함께 여행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미 주호님은 저희를 이웃으로 받아들여주시고
함께 즐겁운 마음으로 여행을 준비하고 계신 듯 합니다.
감사할 따름입니다.
깡통열차를 탄 이후에는 등대빵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가서 보드게임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맛있는 음료와 함께 빵도 먹고요.
어떤 보드게임을 하면 좋을지 다양하게 의견을 나눴습니다.
무려 8가지의 보드게임이 후보지에 올랐습니다.
주호님에게 어떤 게임을 더 하고 싶으신지 여쭈었습니다.
주호님은 저희가 보드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
저희의 반응을 살피고 기억하고 계셨나봅니다.
“선생님들이 할리갈리 좋아하시니까 우선 할리갈리랑요.
부루마블이랑 카탄 중에 어떤 게임을 골라야할지 고민되네요”
저희가 할리갈리를 좋아하는 것 같으니 할리갈리를 하자고 제안하십니다.
카탄은 주호님이 한 번도 접해본적 없는 보드게임입니다.
준범쌤이 추천하고 설명해준 보드게임인데
준범쌤이 어찌나 게임 설명을 잘해주시던지
한 번도 안해본 보드게임인데 벌써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주호님도 마찬가지였나봅니다.
고민하던 주호님이 결국 카탄을 골랐습니다.
“카탄 한 번 해보죠. 새로운 도전”
주호님이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주호님이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옆에서 묻고 의논하고 부탁함으로 거들겠습니다.
일정이 얼추 모두 정리되었습니다.
의논된 일정들을 표로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일정을 표로 정리하는 과정을 주호님이 직접 해보시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주호님에게 물었습니다.
“주호님 혹시 타이핑하시는 거 좋아하세요?
타이핑 하시는 거 좋아하시면 타이핑 부탁드려도 될까요?”
"제가…해도 되나요..?"
주호님이 되려 본인이 직접 타이핑 해도 되는것인지 조심스레 물어보십니다.
순간 아찔해졌습니다.
아찔한 마음을 겨우 숨긴 채 당연히 직접 작성하셔도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당사자의 여행에 당사자 주인되지 못하도록 돕고 있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봅니다.
반성합니다.
앞으로 진행되는 은천동 겨울여행 사업의 모든 과정에 있어서
주호님이 주인임을 더 적극적으로 어필해야겠습니다.
주호님은 처음에는 머뭇거리며 타이핑을 시작하셨지만
몇 글자 적어보시더니 자신감이 붙으셨나봅니다.
고개를 노트북 쪽으로 기울이시고 아주 적극적으로 타이핑해주십니다.
열심히 타이핑하시다가도
주호님은 오타가 날 때마다 당황한 표정을 짓고는 하셨습니다.
주호님 본인이 맡은 역할을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인데
오타가 나니 당황스러우셨나 봅니다.
주호님이 타이핑을 직접하시면서
이번 여행 사업을 한층 더 자신의 삶으로 여기게 되신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여행홍보지에 이어 여행 일정표까지 만들어졌습니다.
만남을 마무리하기 전 주호님에게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저번 만남에서 주호님이 저희와의 만남을 즐거워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직접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주호님. 제가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저희와 만나는 시간들 즐거우세요?”
“즐겁죠!”
주호님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저에게는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이고 하나의 추억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주호님은 어떠실지 궁금했습니다.
여행이 잘 계획되고 있는지보다
주호님이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즐겁기를 바랍니다.
주호님이 즐겁다고 하시니 저도 한층 더 즐겁고 기쁩니다.
주호님이 즐겁다고 하시니 사회사업 할 맛 나고 뿌듯합니다.
< 소감 >
주호님에게 진작에 회의록 기록이든, 홍보지 제작에 있어서든
타이핑을 부탁드려볼 걸 하는 아쉬움이 생겼습니다.
주호님이 당연히 타이핑에 어려움을 겪으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묻고 의논하지 않은 제 판단이었고, 편견이었습니다. 반성합니다.
앞으로 묻고 의논하는 과정을 더 신경써서 의식하며 사회사업 참여하겠습니다.
첫댓글 “카탄 한 번 해보죠. 새로운 도전”
주호님이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주호님이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옆에서 묻고 의논하고 부탁함으로 거들겠습니다.
주호님이 새로운 도전을 하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주호님 곁에 은혜 선생님, 준범 선생님이 계시는 것도 정말 든든해보입니다!!
저도 은혜 선생님 기록 보면서 많이 배워갑니다!
은천동 겨울여행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서로를 배려하는 주호님과 이은혜선생님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여행을 위해 노력하시는 이은혜선생님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