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招魂)/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虛空中)에 헤여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主人)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자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西山) 마루에 걸리웠다.
사슴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접동새/ 김소월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津頭江)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津頭江)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津頭江)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웁이나 남아되는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잊어 차마 못잊어
야삼경(夜三更)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山) 저 산(山) 옮마가며 슬피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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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
김정식 소월의詩篇
건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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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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