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나누는 사회복지사, 그것을 꿈꾸며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했습니다. 그러나 현장보다 정책 위주의 수업이 많았던 학교 특성상, 수업을 듣다보니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실천현장도 의미가 있겠지만 과연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너무 높은 벽처럼 보였습니다. 아무리 두드려도 부서지지 않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사회복지보다 다른 길을 찾으려 할때쯤 실습 중에 복지요결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꿈만 같은 이야기를 믿을 수 없었습니다.
정말 우연히 그 꿈이 이뤄진 사례들을 들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사례발표회에서 당사자와 자역사회가 이룬 정겨운 풍경을 보며 '정말 가능한 일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사회사업 방식에 관심이 생겨 강원도 철암에서 6주동안 배우며 지냈습니다. 처음 사회사업 방식을 적용하다 보니 실수도 많았습니다. 대신하려고 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겨울 활동에서 배운 것도 많았지만 아쉬움도 많았습니다.
사회사업 방식으로 실습을 한 번 더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는 학교사회복지사 선생님께서 이곳을 추천해주셨습니다. 강감찬 실무자 선생님들의 기록들을 읽으며 당사자를 잘 돕기위해 정말 많이 공부하고,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곳이라면 벽을 부수지는 못해도 타고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남산 둘레길에서 이주희 선생님, 이가영 부장님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나의 비전을 이야기하며 실습을 기대하니 두근거림은 커져갔습니다.
실습 전, 플로깅과 요리모임에 참여하여 병현님과 만나니 더 잘 돕고싶은 마음이 부풀어올랐습니다. 이번 활동을 통해 밖에 나갈 일이 많아지고, 여느 청년들처럼 누리며 살아가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합동연수 때는 귀한 동료들을 만났습니다. 사회사업을 처음 접한 사람들도 열심히 공부하고, 실천에 적용하려고 노력하는 동료들을 보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제가 아는 시 한편이 떠올랐습니다.
담쟁이-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른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미미해보여도, 변화가 없는듯 보여도 이웃 인정 없다고 관계 단절됐다는 세상 속에서 서두르지 않고 나아가고 싶습니다.
동료들과 함께라면 벽을 넘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나브로라는 우리말처럼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우리의 실천이 사회를 변화시킬 거라 믿습니다. 사회사업 이상처럼 정의롭고 인간적인 사회를 위해 함께 실천하다보면 다온빌 사례처럼 조금씩 변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여름은 귀한 슈퍼바이저 선생님들, 동료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저라는 담쟁이 잎 하나가 커져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사회사업에 확신을 갖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뜨거운 여름 날의 기억이 현장에 나가서도 내가 하는 일이 세상을 바꾸고 있는 일임을 알게 해줄 것 같습니다. 이번 여름 병현님이 전시회를 이뤄갔던 순간들, 동료들과 함께 공부했던 시간들이 든든하게 지탱해줄 것 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첫댓글 제가 아는 태인오빠는
정말로 사랑을 나누는 사회사업가 같아요.
오빠의 두번째 단기사회사업 수료를 축하합니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