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두달 전 강감찬 복지관에 면접을 보러 지하철과 버스 환승을 거쳐 현대시장 정류장에 내려 복지관까지 걸어왔던 길이 생각납니다. 그때 내가 인터넷으로 살펴봤던 복지관과 얼마나 같고, 또 얼마나 다를까? 혼자 생각하며 올라왔던 게 생각납니다.
저에게 강감찬 복지관은, “이웃 간 정을 중요시하는 복지관같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딱딱한 복지관 이미지와는 다른 것 같다. ” 첫인상이었습니다. “이웃이 한 자리에 모여 맛있는 거 나눠먹고 같이 영화도 보고 놀기도 하고, 그렇게 세대 아우르며 마을잔치 하는 곳이구나. 이런 복지관이라면 나도 한번 그자리에 있어보고 싶다. ”생각했습니다. 이상하게 저는 어릴 때부터 그리 이웃 간 정 느낄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나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 간 정이 있는 세상을 항상 바래왔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요즘은 사람들 간 관계가 단절되기 쉬운 세상이기에, 더욱 그런 바람이 간절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릴 때 그런 환경에서 자라나진 못했지만, 강감찬 복지관에서 만나게 될 아이들은 어른들과 지역주민들과 관계 맺으며 살고 있겠구나. 나도 그 아이들과 주민들과 함께 하며 인정을 느낄 수 있는 복지해보고 싶다고 생각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강감찬 복지관에 면접을 보게 되었고, 당시 처음 만났던 은희 선생님과 나누었던 이야기가 기억에 납니다. “아이들이 별로 없다고 인식되니까, 그만큼 아이들이 같이 향유할 수 있는, 다른 지역주민들과도 함께 시간보내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없어요. 주민센터에 있는 작은 도서관도 주민센터 이전때문에 더 열악한 곳으로 가게 된대요. 근데 아이들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고 그런 공간 자체가 마련이 되어 있지 않으면 안되는거잖아요.“ 라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이때 나누었던 이야기가 제 생각을 넓혀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회에서, 특히 아이들이 별로 없다고 인식되는 신림동이라는 마을에서 아예 그런 공간이 하나둘 사라지는 순간, 그나마 있던 아이들이 향유할 수 있는 공간도 사라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아이들이 적더라도, 이 세상에 아이가 단 한 명밖에 남지 않게 되더라도, 그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날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세상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림동에서 아이들과 주민들과 함께 단기사회사업 해보고 싶다 더욱 바라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실습을 하게 되었고,
저는 동료 선생님들과 공부하고 생각 나눔하는 시간이 정말 좋았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던 것과 달리, 복지요결을 통해 복지에 대해, 사회사업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생각을 표현해볼 수 있는 시간이 참 귀했습니다. 선생님들 생각 나눔받으며 제 생각 더 넓어졌습니다.
사회사업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배웠습니다.
이젠 배운 것을 실제로 사회사업하며 실천으로 옮길 차례였습니다. 처음엔 이렇게 하는게 맞나 의문이 많이 들었습니다. 당사자와 관계 쌓는 것도 저에겐 쉽지 않은 일이었고, 그러면서도 사회사업가로서 역할은 하여야 했습니다.
또 처음엔 과업이 많아 힘들게 느껴져 복지관에 정말 일하러 오는 느낌이었습니다. 근데 제가 마주했던 환경에 차차 적응하기 시작하며, 제가 만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게 일상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일이라는 느낌보다도 일상의 이벤트라고 생각하다보니, 신림동이라는 마을에 더 자연스레 녹아들어 사회사업 할 수 있었습니다.
어려웠지만, 당사자가 당사자의 것으로 역할 맡아 잘 해낼수 있도록 도왔고, 저희의 의견과 당사자의 생각이 다르더라도 우선 존중함으로써 당사자가 선택을 해나가도록 하였고, 당사자가 다양한 지역주민들과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며 관계 깊어질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 순간 “지금 내가 하고 있는게 사회사업이구나. 특히, 복지요결에서 공부한 복지사업으로 보이지 않는 사회사업 하고 있구나.“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습하며 사람들, 그리고 저도 관계 맺음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더욱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가 지속되기 위해서 감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또한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감사인사 하고 또 해도 과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끝으로 감사했던 분들께 감사인사 드리고 싶습니다.
신림동 기획단 아이들, 주민분들 덕분에 즐겁게 그리고 무사히 사회사업 하였습니다.
그리고 실습 동료 선생님들 덕분에 매일 응원과 지지, 칭찬 받으며 실습 잘 할 수 있었습니다. 밝은 햇살같은 동료 선생님들 덕분에 따뜻한 공간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의미있는 시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함께 웃고 이야기 나누었던 그 공간과 선생님들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태연 선생님, 특히 고맙습니다. 선생님과 함께하지 않았더라면, 사회사업 잘 마무리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과 함께였기에 잘 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슈퍼바이저 은희 선생님 감사합니다. 신림동 아이들과 주민들과 사회사업 잘 해보려고 정말 누구보다 앞장서서 열심히 이끌어주셨던 선생님 덕분에 저희도 지칠 때가 있더라도 다시 힘 얻아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신림동 아이들과 주민들을 소중히 여기시고 사랑하는 마음 깊으신 선생님 보며 사회사업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멋진 사람이다.. 느꼈습니다.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함께 해주셔서, 신림동에 저희를 데려가 잊지 못할 추억 남겨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시간이 지나 다들 어떤 길로 향하든, 각자의 길에서 마주치게 되면 웃으며 인사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연의 소중함을 알려준 강감찬 복지관에서의 한 달, 잊지못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