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삼 영양과 약효
뭍에는‘산삼, 바다에는 해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해삼은 웰빙(well -being)바람을 타면서 최고의 건강 강정식품으로 국민적 관심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해삼은 바다에서 나는 蔘이란 뜻으로 정약전의 자산어보(1814년) 이전부터 불러진 이름이라 여겨지는데, 200여년 전 인삼의 약효성분인 사포닌이 해삼에 들어 있는 것을 어떻게 알고 해삼이란 이름을 붙였을까 생각하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고서(古書)인「전어지」의 해삼조 에서는“해삼은 성(性)이 온(溫)하고 몸을 보비(補肥) 하는 바 그 효력이 인삼에 맞먹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해삼이 강정식품이라 여길 수 있는 이유 중에는 생태적으로 여름잠(夏眠)을 자고 재생력(再生力)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얘기에 의하면 여름잠을 자거나 겨울잠을 자는 동물은 그 모두가 정력을 돋우는 가장 좋은 약재가 된다고 하였다. 그것이 꼭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겨울잠을 자는 뱀이나 개구리, 곰 등의 동물이 모두 정력을 돋우는 약재로서 사랑받는 동물인 점도 또한 숨길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대부분의 동물이 겨울잠(冬眠)을 자는 대신 바다에서는 해삼 혼자만 여름잠을 자는데, 그 효능으로 따지면 겨울잠을 자는 육상의 동물보다 바다에서 여름잠을 자는 해삼이 더 낮지 않을까 한다.
못생긴 돌덩어리 같이 생긴 해삼과 인간과의 교류역사는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오래 전부터 인간은 해삼을 건강과 정력을 지배하는 수단으로 인식하여 왔다. 또한 잘못 건드리면 녹아서 사라져버리는 해삼의 가공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예전의 여러나라에서는 건해삼이 화폐로서의 가치 역할을 하고, 때로는 향료와 총포, 아편 등과 물물교환의 무역 수단으로 지역경제를 지배하는 등 지구상의 어느 생물보다도 인간과는 밀접하고 끈끈한 관계를 맺어 왔다.
인삼과 맞먹는 영양을 지녔다 해서 바다의 인삼이라고도 불리는 해삼의 약효에 관해서는 오래 전부터 수많은 정보가 나오고 있는데, 그 대부분이 건강과 관련된 내용들이다. 이러한 약효는 현대의학의 진보에 따라 사실로 밝혀진 경우가 많으며, 무척추동물인 해삼과 해면, 산호 등 같이 많은 해양생물들에서는 지금까지 육상생물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신물질이 속속 발견되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해양생물로부터 천연성분 물질의 의약품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식품으로 뿐만 아니라 인류를 위한 약용으로의 경제적 중요성이 점차 증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해삼에 관해 알려진 내용을 보면, 해삼은 남자들에게 정력을 강화시키고, 정기(精氣)를 길러주며, 여자들에겐 임신 중 몸을 보(補)하는 식품으로 허약한 여자나 태반이 약한 임산부에게 인삼 대신 해삼을 쓰는 경우가 많다. 또한 칼슘, 철분 등이 풍부하여 치아와 뼈의 형성기에 있는 어린이가 먹으면 발육을 촉진하고 약효가 인삼과 비슷하여 예로부터「바다의 인삼」이라고 불렀다.
특히 당뇨병이나 천식에는 약제 이상의 효능을 낸다고 하며, 한방의서(韓方醫書)에서는 양기가 부족하여 하초(下焦, 흔히 배꼽 아래 부분을 이름)가 허약하며 성교 불능인 환자에게는 약 중의 약이 되고, 고혈압 환자에게도 빠져서는 안 될 요약(要藥)이 된다고 하였다.
해삼에는 연골을 파괴하는 효소들을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탄수화물의 일종인 콘드로이틴(chondroitin)이 해삼을 먹을 때 '오독오독' 씹히는 연골성분에 들어 있다. 이 성분은 같은 연골어류인 상어나 홍어에도 들어 있는데, 관절염 치료제 및 기능성 건강보조식품으로 내장을 보호하고 술독을 중화시키며, 피부 노화를 예방한다고 여긴다.
해삼은 체내에 홀로수린(holothurin)이라 하는 사포닌(saponin)과 비슷한 독성 물질을 미량 함유하여 물고기 사냥에 이용하기도 하지만, 인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홀로수린은 해삼에 특이적인 주요한 생물학적 활성 화합물질로서 신경폐쇄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의 신경계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진통을 억제해주는 진기한 물질이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나타난 해삼의 효능 중 특히 여름철 불청객인 무좀과 관련해서는“해삼의 건조분말을 화농의 상처 표면에 바르면 그 표면을 청정화 하여 치유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기록은 해삼이 무좀에 대하여 효과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해삼에서는 곰팡이 균을 죽일 수 있는 홀로톡신(Halotoxin)이라는 물질이 발견되었는데, 손가락 사이의 습진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해삼을 볏짚에 넣으면 흐물흐물 해지거나 녹아 없어진다고 하는데, 이는 볏짚에 있는 고초균(枯草菌) 때문이라 한다. 고초균은 토양 속에 있는 비병원성 호기성 세균으로 탄수화물을 분해하여 산을 생산하는데, 해삼을 볏짚에 올려놓으면 이 균들이 해삼에 침투하여 발효를 시작하고 연골로 된 해삼은 이 때 거의 녹아 없어진다.
그런 연유로 예로부터 시골 장터에서는 해삼이 임신부에 좋다는 말을 듣고 시골 할아버지가 해삼 서너 마리를 사 볏짚에 꽁꽁 묶어 뒷짐에 들고 집에 와 보니 해삼은 온데간데없고 볏짚 만 남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해삼과 짚은 상극이라 해삼이 짚에 닿으면 녹아 없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간에서는 해삼을 먹고 탈이 나면 짚을 달여 먹기도 한다. 해삼을 먹는 방식은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날로 먹는 습관이 있으며, 중국은 건제품을 이용하여 탕을 만들어 먹는다.
해삼 요리에는 궁합이 좋은 음식과 좋지 않은 음식이 있다. 육류와 일부 생선 등은 산성식품이 많아 음식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야채 등의 알칼리성 식품과 함께 섭취해야 건강에 좋은데, 해삼은 동물성 식품 중에서 보기 드문 알칼리성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산에서 나는 인삼과 바다의 인삼이라 불리는 해삼은 궁합이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인삼과 해삼을 합친 요리가 “쌍삼탕”이다. 예로부터 인삼은 항암효과는 물론 간 기능을 개선하고, 고혈압, 동맥경화와 심부전, 빈혈, 당뇨에도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더해 칼슘과 요오드, 풍부한 단백질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혈액을 정화하는 작용을 하는 해삼이 들어갔으니 그야말로 찰떡궁합의 보양식이라 아니할 수 없다.
쌍삼탕은 깨끗이 손질한 닭 뱃속에 찹쌀, 대추, 마늘을 얌전히 채워 넣고 칼집사이로 다리가 서로 끼워 아물리게 한다. 큰 냄비에 닭이 푹 잠길 정도로 넉넉히 물을 붓고 센 불로 끓이다가 한소끔 끓으면 해삼과 수삼을 넣어 살이 무르도록 삶는다. 송송 썬 실파와 소금, 후추를 곁들여 낸다. 해삼은 차가운 성질의 식품이고 수삼은 따듯한 성질의 식품이므로 조화가 잘 이루어진다.
쌍삼탕 외에도 해삼냉채, 해삼탕, 해삼닭, 양송이해삼, 해삼새우탕, 팔보채, 사색냉채, 해삼초회 등이 있다. 새콤달콤하게 즐길 수 있는 해삼초회는 작은칼로 입과 항문 부근을 세로로 잘라 내장을 제거하고, 소금을 뿌려 미끈한 점액을 제거한다. 알칼리에는 약해서 바로 녹아버리지만 산성(식초)에서는 단단해지므로 선도가 떨어진 해삼에는 식초를 뿌리면 꼬들꼬들 해진다.
해삼은 생해삼, 건해삼, 젓갈류 등으로 가공하는 방법에 따라 맛과 영양성분이 크게 변화한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건해삼이다. 생해삼을 건해삼으로 말리면 생해삼 때의 무게보다 거의 20분의 1 이하로 체중이 줄어들면서 영양성분이 건해삼에 농축된다. 이때 해삼의 영양성분 분석은 생해삼이나 건해삼 모두 100g 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같은 무게라도 건해삼의 영양성분이 높게 나타난다.
살아있는 생해삼은 수분이 91.8그램(g), 단백질 3.7g, 지방 0.4g, 당질 1.3g, 회분 2.8g, 칼슘 119밀리그램(mg), 인 27mg, 철분 2.1mg, 비타민 B1 0.01mg, B2 0.03mg, 나이아신 1,2mg, 타우린 18mg 이다.
그러나 생해삼을 건해삼으로 만들면 수분이 1.5g 으로 줄어들어 거의 무수물 상태로 되고, 각종 영양성분이 농축되어 단백질은 77.6g, 지방 0.9g, 당질 3.0g, 회분 17.0g, 인 72mg, 칼슘 1,384mg, 철분 53.0mg, 비타민 B1 0.06mg, B2 0.08mg, 나이아신 4.0mg으로 크게 증가된다.
따라서 말린 해삼에서 각 영양성분의 농축 정도는 단백질은 21배로 증가하여 거의 단백질 덩어리를 이루는 반면, 지방은 불과 2.2배의 증가에 그치고 있다. 당질은 2.3배, 회분은 6배, 비타민 B1 6배, B2는 2.7배로 증가하고, 칼슘은 11.6배, 철분은 무려 25배로 크게 증가하여 바다식품 중 최고의 영양소 덩어리라 할 수 있다. 이는 바다의 우유라 하는 참굴에 비해 단백질은 7배, 칼슘 16배, 철분 14배로 영양이 강화되고, 지방은 오히려 2.7배가 줄어든다.
생해삼은 열량이 24킬로칼로리(kcal)에 불과한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건해삼은 331kcal)이다. 특히 염장으로 가공된 건해삼은 지방이 크게 적은 대신 단백질과 칼슘, 인, 철분이 고도로 농축된 최고의 식품이라 할 수 있으며, 비타민 A가 풍부해지고, 생해삼에서 느끼지 못하는 쫄깃쫄깃한 맛이 더욱 감칠 나게 된다.
이 밖에도 알 수 없는 성분들이 펄 속 유기물과 해조류를 섭취하면서 해삼의 체내에 합성, 축적되어지는 것으로 보아 해삼의 신비성은 글로서 표현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출처http://cafe.daum.net/peiacjaulation/AlOX/149
첫댓글 아! 해삼.. 먹어야 겟네요.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