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Brief Encounter)
감독: David Lean(1945년 작)
출연: Celia Johnson(로라 제슨 역)
Trevor Howard(알렉 하비 역)
데이비드 린 감독 영화 '밀회(Brief Encounter)"는 여주인공 로라 존슨(실리아 존슨 분)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된다. 평범한 가정주부인 로라는 일상 탈출을 위한 생각으로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볼 요량으로 목요일이면 집을 나선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기차역에서 우연히 의사인 알렉 하비(트레버 하워드 분)의 도움을 받게 된다. 그 역시 목요일이면 그의 친구 병원으로 왕진을 오느라 기차를 이용하는데, 그런 알렉이 로라의 눈에 들어간 티를 빼내 준 일을 계기로 역 부근의 찻집에서 만나 서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둘은 매주 목요일 역 부근의 찻집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면서 운명적인 목요일의 만남이 시작된다.
무뚝뚝한 남편과 아빠만을 따르는 아이들 때문에 평소에 집안에서 소외감을 느껴오던 로라는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알렉에게 자기도 모르게 끌려들어 간다. 시간이 흐를수록 두 사람의 위태로운 사랑은 점점 깊어져가고, 로라는 남편인 알버트가 아내에게 심상찮은 변화가 생겼음을 감지하면서도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는 남편에게 거짓말을 하게 되면서 더욱 죄책감을 느낀다. 이렇게 양심의 가책과 뜨거운 열정 사이에서 방황하는 로라는 다시 목요일을 기다리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알렉으로부터 2주 후에 형님이 계시는 요하네스버그로 자신이 떠나는 게 서로에게 좋겠다는 말을 듣게 되고, 그리고 또다시 다음 목요일에 이별의 순간이 다가왔지만, 밀포드 환승역에서 우연히 만난 로라의 친구 달리의 수다로 알렉에게 작별의 인사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녀의 쓰라린 마음은 "그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어, 행복도, 절망도, 인생도,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 않아. 오늘 일은 신경 쓰지 않을 때가 올 거야. 아니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 언제까지나, 내가 죽는 그날까지...."하고 독백을 한다.
쓰라린 가슴을 안고 집으로 돌아온 로라를 남편 알버트는 "당신이 그동안 멀리 간 것만 같았는데, 다시 돌아와 주어 고마워"라고 말하면서 따뜻하게 맞아주는 남편의 품에 안기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는 여자의 기억을 따라가는 슬픈 음성 해설에 만남의 기쁨, 절망, 상상, 후회와 탄식이 담겨 있다. 기차역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각자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헤어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으며, 배경음악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이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