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1년 정도 하고 있습니다.
예능 계통은 옆에서 자주 들여다 봐 주면서 가르쳐 줘야 하기에.
말이 자원봉사지 거의 매일 출근을 했습니다.
장애인 복지 공단(??공식적인 명칭은 정확히 모르겠군요)에서
서울시 전체 직업재활부 중에서
돈을 많이 벌지 못하면 이번 부터는
성적을 매겨 하위 팀 부터 한 팀 씩 자른다는 군요.
성적이 좋지 않은 팀은 잘라내고 신설팀을 만든다는데
제가 보기엔 예산 삭감으로 인한 직업재활교사의 인원 감축로 보입니다.
복지사들도 인원 감축으로 판단한다는 느낌이고요..
직업재활이란
장애인들이 살아가면서 조금이라도 용돈을 벌 수 있게
도와주는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로 단순작업을 하죠.(포장,핸드폰고리,인형눈붙이기등)
제가 맡은 부분은 예능 계통이라
일반인들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으면
돈을 못 버는 곳입니다.
처음 이 반이 생겼을 때는 무척 호응도 좋았고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젠 그런 반을 없애겠다니...
참 놀라울 뿐입니다.
예능계쪽인 적성을 살리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장애인들은 이제 단순작업만을 하면서
꿈을 접어야 하나요?
3년 전에는 생활보호대상자에 한해서는
점심 급식도 무료였다는데..
급식비부터 삭감하고
이젠 직업재활반을 하나 씩 없애려는 정부는 대체
사대강에 퍼부을 돈으로 사람좀 살게
그것도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 어디로 가야하는지
답답해지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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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시에 있는 한 장애인 재활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는 생활재활 교사입니다.
현재 암사동에 있는 한 장애인 재활 시설에서 5년째 근무 중입니다.
그런데 오늘 뜻밖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서울시의 방침에 따라 기준 조건을 채우지 못하는 시설에 대해 인원감축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입니다.
그것도 생활재활 교사를 국한으로 말이죠. 그 기준이란 장애인 시설의 수용인원 중 장애인 1등급 이하의 등급을 수용하고 있는 시설에 대한 재활교사 인원감축이라는 겁니다.
뭐니뭐니 해도 예산때문이겠죠. 이해합니다. 요즘같은 경기 침체기에 당연한 처방이겠죠.
역사적으로도 불경기에 복지예산을 줄이는 건 당연시 되어 왔으니까요. 감축 1순위라고 해도 무방하죠.
좋습니다. 받아들이죠. 나가라고 한다면 나가겠습니다.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요.
장애인 1등급 위주의 아이들을 수용하지 않아서 교사의 정원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하면
받아들여야죠. 그까짓 장애인 아이들 똥묻은 기저귀나 치우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이 저질러 놓은 사고의 뒷치닥거리나 하는 재활교사들이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하라는 대로 해야죠. 정부의 방침이 그러하고 경기가 어렵다면 당연히 1순위로 죽어드려야죠.
하지만 이 점에 대해서 조금 의문이 드는게....앞으로 시설에 종사하는 모든 직원으로 이러한 방침을 확대하려는 생각은 없으신가요? 장애인 1등급의 아동을 수용하고 있으면 인원감축은 더 이상 없는 건가요? 최종적으로는 모든 사회복지시설 혹은 정책에 대한 예산 감소를 목표로 하고 있는건 아닙니까?
어차피 힘들었습니다. 대학교 때 전공 책에서만 보았던 번아웃(burnt out) 이란 단어가 무엇인지 장애인 시설에서 생활재활교사 일을 하면서 확실히 알게 되었죠. 그 만큼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보람도 있었습니다. 시설에서 장애인 아이들은 재활교사들을 '엄마' '아빠'라고 부릅니다.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고는 있습니까?
장애인 시설에 있는 아이들이라고 모든 아이들이 다 말도 못하고 그저 누워서 천정만 쳐다보고
있을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난 우리 아이들이 웬만한 일반 아이들보다 더 순수하고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장애인 생활시설이라는......남들이 알아주지도 않고 힘들게만 생각하는.....더군다나 의회의 탁상공론으로 정책이 수시로 변해서 괴로워하는 하찮은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 아이들이 잘만 자랄 수 있다면 괜찮다고...스스로 위로하면서 살아왔건만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인원 감축은 생활시설에 영향을 줄것이고, 그리고 그것은 분명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하루에 1명의 생활재활 교사가 말도 제대로 할수 없는 아이들을 9명씩 10시간 이상 돌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계십니까? 평범한 인간이 동일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9명씩 돌보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1급의 중증 장애아동들은 얌전히 누워있기라고 하지만, 그 외 2~3급 아이들은 뛰어다니며 여기저기서 사고를 치고 아무때나 고성방가를 일삼기 때문에 재활교사들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피곤합니다. 그건 알고 계십니까? 생활재활교사란 장애인 아동들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예절, 규칙, 습관을 가르치는 일종의 교사나 다름없습니다. 자격증을 따야만 교사라고 생각하나요? 시설에서 재활교사란 부모와 다름이 없는데 부모를 줄인다니요?
그리고 장애 1급만 받으라고요? 수용시설이 그렇게 넉넉합니까? 우리 시설에서도 22세가 된 3급의 아이를 다른 곳으로 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왜냐하면 전원을 시킬 수 있는 적절한 시설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태껏 10년이상을 키워 온 정이 있는데 그래도 좋은 시설에 가서 편히 지내도록 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할 겁니다. 거주 연령이 지났다고 해서 만족할 만한 시설이 없다고 해서 교통편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강원도나 전라도의 두메 산골에 있는 시설에서 평생을 보내도록 무작위로 보내 버릴까요? 그게 진정 아이들을 위한 일입니까?
테이블 위에 앉아서 커피나 마시며 현실과 동떨어진 말들만 주고 받지 말고 한번이라도 복지시설을 둘러보고 얼마나 열악한지 몸소 체험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엘리베이터가 갖추어진 시설도, 멋진 건물의 외형도, 사치스러운 후원물품도 아닙니다.
그들의 바로 옆에서 그들을 지켜봐주고 응원해 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입니다. 인간의 몸과 마음은 인간만이 치유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인원감축이라뇨? 감축으로 인원이 줄어들면 교사 1명이서 오히려 3명분의 부모 역할을 할 수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외국에서도 한국의 복지 현황에 대해 그게 가능하냐고 혀를 내두르는데....참으로 용감한 결정이십니다. 사회복지 전공 서적 몇권만 읽으면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을 더 이상 왜곡하지 마십시오.
복지혜택이 절실한 수급자들은 단지 약자 일 뿐이지 폐인은 아닙니다.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불의의 사고로 인해 누구나 약자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상기하셨으면 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그 누구도 예외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