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보의 3박4일 / 둘 - 칠갑山 가는 길 (2012.05.30.水~ 31.木)
일도~ 아우와 헤어져 공주 고딩동창 친구 거브기 부부를 만나 저녁을 먹는다.
얼큰한 매운탕 국물에 손으로 빚은 수제비를 듬뿍 넣어 먹는 맛이 시원해
추가해서 양껏 먹었다. 원래 계획이라면 지금 거브기와 만보, 칠갑산으로
향해야 하는데, 사정이 생긴 친구와 함께하지 못하는 삶의 변수에 부닥친
만보, 지금부터의 여정 길은 오로지 홀로서야 한다.
거브기 아내 자라부인이 집에서 차 한잔하고 가라해 자석에 끌리듯 따라간다.
칠갑산 야영 후 만보가 오를 山, 지도를 확인하는 세심하고 꼼꼼한 나의 친구
거브기~ 덜렁덜렁 덜렁이 만보가 거브기와 일도 아우에게 산에서 함께하며
배운 것을 바탕으로 山의 큰 마음을 알아가야 하는 것이다.
21:40 친구 부부의 따스한 배웅을 받고 칠갑산을 향해 출발이다.
23:00 산소에 도착, 아버지와 함께한 다음 날 아침 ▼ 만보의 모습. (2012.05.30. 木)
아버지께 그동안 있었던 「만보의 살아가는 이야기」' "콩이야 팥이야, 미주알고주알”
심정을 말씀드린다. 생전 당신 장남인 내게 건네주셨던 편지 마지막 부분도 생각난다.
과연 내가 진정으로 내 어머니께 효도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
반성의 시간인 것이다.
내 주위 사람들은 부모님을 모시고 산다는 그 자체만으로 만보와 동백이를 칭찬한다.
사실 그게 아닌데…. 엄니의 마음을 따라갈 수 없는 ‘내리사랑’에 모신다는 말을 감히 못한다.
다만 함께할 뿐이라는 생각에서다. 지난 시간 내 여자 동백, 착한 효부 며느리로 선정되어
동네 통장이 추천했지만, 동백 자신이 자격이 안 된다고 한사코 거절해 상장과 부상도
욕심 없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남편인 내가 볼 때도 자격 미달이 맞는 것도 같다. 한 치 걸러 두 치라고
어머니 용돈과 관련해 나하고 의견충돌이 있기 때문이다. 내 어머니 세상일에 관심 없어
평생 TV연속극도 시청하지 않으신다. 단지 '가요무대'와 '세상에 이런일이' 정도
즐기시는 예배당 권사 직분으로, 오직 하나님 말씀에 의지해 생활하신다.
때문에 품위 유지비가 만만치 않다.
품위 유지비 내역
1. 교회 십일조 고정 헌금, 주일헌금, 감사헌금, 교회 경조사
2. 일주일에 한 번 사우나 및 미용실 머리 가꾸기, 내가 모를 기타 등등...
3. 휴대폰 사용 대금 및 병원비 고정 약값은 별도로 지급
이곳 주제에 벗어나 나머지 얘기는 Daum으로 미루고
▼ 느림과 여유 그리고 굴곡진 삶
만보, 지난 시간의 추억~ 뿌리를 찾아 나선다.
▲ 어릴 적 방학이면 큰집에 가 뛰놀던 추억을 따라가 본다. 인상적이었던 뒷동산 소나무가 그대로 있다.
06:35 고구마 밭~
풍성한 수확을 기다리는 부지런한 농부의 애정 어린 손길이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말문을 트니 돌아가신 작은아버지와 동갑(76) 친구로
내 아버지 또한 잘 알고 계신 뒷 마을 토박이셨다.
▲ 동갑네기 사촌이 살고 있는 집~
내 어릴 적 할머니 무릎에 누워 밤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동별을 발견하고 탄성을 질렀던 대청마루~ 40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유수와 같이 세월이 흘렀건만 변하지 않고 있다. 삶의 찌든 때를
지금도 그대로 안고 있는 현실의 어려움이라 발길이 무겁다.
▲ 선비풍 큰아버지 옛날 서재~ 내게 독서의 참 맛을 알게 해준 귀한 선물~
내 어릴 적 곶감 빼먹듯 하나하나 탐독했던 책들도 그대로 있다.
▲ 윗마을 아랫마을 편을 갈라 축구를 했던 복룡초등학교,‘파충류곤충체험관’으로 변한
아이들이 없는 우리 농촌의 현실이라 씁쓸한데, 28회 졸업생~ 아버지가 다니셨던 ▼
이인초등학교는 올해 93회 졸업생을 배출한 역사 속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 메이저리거 출신 박찬호가 졸업한 공주고등학교와 가까운 곳에 큰아버지~ 막내아들과 살고
있는데, 내 사촌동생~ 베트남 여성과 결혼해 아들 둘을 뚝딱 낳고 잘 살고 있다.
▼ 2008.11.23 결혼 날짜를 잡고 우리 집 방문한 사촌동생과 부이티하 제수씨
그해 12월 27일 결혼
청양 형님 처남과 점심을 같이하려고 연락 넣었더니 몸이 아파 대전건양대병원에 있다고 한다.
만보의 여정 길~ 마지막 날 잡았던 계획을 앞당겨 대전국립현충원에 잠들어 있는 친구를
찾아 갔다. 대전 가는 길목이기에 먼저 들렸다.
▲2008년 5월 장인 기일 다음날~ 형님 처남과 함께한 건강한 모습인데, 형님은 앞으로 신장투석을
해야 한다. 이식이 최선인데 가족이 맞지 않는 어려움이라 걱정이다.
여유~ 청양 성태산 가는 길에 망중한
감주로 제사 지내는 나래미 은행나무제
▶ 위 치 : 추남 청양군 남양면 봉암리
이 은행나무는 수령이 600년도 훨씬 넘은 아주 오래된 은행나무로 마을 사람들이 수호신으로 여겨
정월 초이렛날(음력) 동제를 올린다. 은행나무제(향단제)는 3일전부터 제주가 은행나무 옆 당집에서
찬물로 목욕하고 기도하며 바깥 출입을 삼가고 제 음식을 직접 준비한다. 또 금줄과 황토흙으로
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는다.
정월 초이렛날 날이 어두워지면 은행나무 아래에서 풍물을 쳐 제를 지내는 것을 알린다. 은행나무
아래 회관 앞에는 마을 공동우물이 있고 이 물을 청수로 사용한다. 제 음식으로 고기음식은 전혀
쓰지 않으며 술 대신 감주(식혜)를 쓰는 것이 특징이다.
▲ 그런데 성태산을 바로 앞두고 타이어가 찢어졌다. 친절하고 상냥한 네비 아가씨가 웬일인지
모른다고 해 물어물어 찾아가던 중이었다. 시골 좁은 길로 잘못 들어서 커브 틀 때
타이어 옆면이 인도 블럭에 씹힌‘아뿔싸’실수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여유로웠다. 어차피 터진 일~ 짜증을 내봐야 나만 손해~ 급할 것 없는 여정
길의 휴식이라 생각해서다. 보험회사에 연락 날리니~ 약 10분 만에 도착, 5분도 채 안 돼
해결~ 만보, 요즘‘느림과 여유의 미학 그리고 굴곡진 삶’이기에 그러려니 괜찮았다.
형님 큰처남이 추천한 성태산이 눈에 잡힌다.
좌측 빨간 화살표~ 성태산 만보의 발길 생각이다.
표지판 : 평탄한 길~ 계단 길~ 만보는 계단 길로 올라 평탄한 길로 하산할 생각이다.
중간 중간에 쉼터 평상이 있지만 정상 바로 앞에도 평상이 설치 되어 있는 山이 바로 성태산이다.
하산 완료. 상냥한 네비 아가씨도 모르는 성태산 산행 들머리~ 작은 암자 가야사.
실컷 놀면서 2시간 걸린 성태산 산행이었다.
▲ 단란주점이 꼭 자리잡고 있는 요즘 시골 풍경
일몰~ 어둠이 서서히 내리는 청양 시골 풍경
청양 시내에 들어선 만보~ 장모님 드릴 시장을 보고
한가로이 시내 구경 또한 하는데 저녁으로 자장면이 먹고 싶어 곱배기로 배 채우고
장모님 찾아 뵈었지만 디카 촬영모드 설정 잘못으로 사진 촬영 X 드뎌 이번 여정의 백미~ 칠갑산으로 향한다.
22:40 23:30
23:50
257 나무계단을 올라서면 바로 정상
0 시 5분 드뎌 칠갑산 정상
처갓집과 가까운 곳에
자리한 청양 칠갑山
여러 번 올라 깜깜한 밤길에도
익숙했지만
혼자 뚜벅뚜벅 걷는 산길~
으스스하기도 했다
정상에 오르니 살랑대는
산바람이 상쾌하다
숲에 가렸던 달빛이
휘영청 나를 반기고
별빛 내리는 고요한 밤
다가갈 수 없는
높은 山의 생각이지만
지금만큼은 내가 주인이고 싶은
순수한 칠갑산 정상이다
나무와 나무가
서로 의지하며
어깨를 맞대고
숲과 숲이
숲을 이루어
큰 숲속 깊고 높은 곳
그 속에 만보가 있는
칠갑산 정상의 달빛
별빛 내리는
풍경이다
칠갑산 / 주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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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으로 아름다운곳 칠갑산이 있는 청양 청양은 좋은곳입니다.
요즘 만보의 고민 중에 하나가 형님의 건강 문제입니다.신하는 만보 매제입니다.
하는 형님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다 보면
분명 좋은 날이 오리라 믿어
내 진정으로
‘병은 소문을 내야 잘 낫는다’는 속설이 있기에
이곳 만보살가이에 거리낌없이 올립니다.
희망이 곧 치료라는 것 잊지 마시고요.
죽는 것은 겁이나지 않는데 혈액투석은 ? 살아가는데 희망을 가지고, 나는 내일에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사과나무 한그루를 심겠다던 스피노자의 말처럼 희망을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으려 합니다. 글 감사....
다시 한 번 말씀 올립니다. 희망이 곧 치료라는 것. 형님 합니다.
아버님 생전의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ㅇ우리 그때 철이 없었지!!! 어찌하랴 후회한들 잘 해야 될텐데 작은 것 부터 노력해야지
그래 잘 알았day
천안에서 멀지 않은 청양.하지만 한번도 가본적 없는 미지의 청양~
그리 힘들지 않은 칠갑산 꼭 한 번 가보시기를 만보가 하네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