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17일 PM03:05 MBC라디오 즐거운 오후2시 3부 "윤병대의 맛있는 금요일" (FM96.5)
절기는 입춘 우수 경칩을 지나 이제 춘분을 바라보는데 사람들의 옷차림은 아직도 겨울. 봄이 양지 녘에 길게 누운 게으른 고양이의 털끝에 머문 줄 아는 듯하다.
바람은 아직 차갑건만 이 곳 저 곳에서 피어나는 봄 기운은 놓칠 수 없다.
그래서 이번 주는 봄 맛을 찾아 떠난다. 봄 도다리로 쑥 국을 끓여 새봄을 숟가락 째 떠먹는 청정해역의 거제도를 찾았다.
거제도 동백은 벌써 꽃망울을 활짝 피웠다. 이미 봄은 남해 도처에서 가득하다.
1965년 5월에 착공하여 1971년 4월까지 6년이라는 난공사 끝에 준공한 거제대교를 건너면 바로 거제도, 거제대교 개통으로 거제도는 육지와 연결되었으며 이제는 더 이상 섬이 아니다. 그 이후 다시 1992년 10월에 착공하여 1999년 4월 22일 개통하여 거제의 명물로 각광받고 있다.
거제도 하면 우리 어르신네들은 지세포리에 위치한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에 의한 포로들을 수용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포로수용소를 떠올리는 분이 많을 것이다. 반공포로와 친공 포로간에 유혈살상이 자주 발생하여 냉전시대 이념갈등의 축소현장과 같은 모습이었던 이 곳은 잔존건물 일부만 곳곳에 남아 있는데 지금은 당시 포로들의 생활상, 막사, 사진, 의복등 생생한 자료와 기록물들을 바탕으로 거제도 포로수용소유적공원으로 다시 태어나 후손들에게 전쟁역사의 산 교육장 및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조성하게 되었다.
지심도(동백섬)는 대부분의 해안이 제법 가파른 절벽으로 이루어진 반면에 민가와 밭이 듬성듬성 들어앉아 있는 산비탈은 대체로 평평하다. 주민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비탈진 산자락을 깎고 다듬은 덕에 그리 된 듯하다. 게다가 작은 섬치고는 길도 아주 잘 나있는 편이다.
선착장과 마을 사이의 비탈진 시멘트길 말고는 대체로 평탄한 오솔길이 이어지는데, 지심도 일주도로인 이 오솔길을 따라 2~3 시간만 걸으면 지심도의 진면목을 샅샅이 감상할 수가 있다.
쪽빛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초원, 붉은 꽃송이가 수북하게 깔린 동백숲 터널,
아름드리 동백나무와 상록수 에 둘러싸인 아담한 학교(폐교)와 농가, 한줄기의 햇살도 스며들지 못할 만큼 울창한 상록수림, 끊임없이 들려오는 동박새와 직박구리의 노랫소리….
이렇듯 정감 어린 오솔길을 자분자분 걷다보면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날아갈 듯이 가뿐해진다.
또 지심도는 언제든지 낚싯배를 대절하여 지심도에서 관광이나 낚시를 즐길수가 있다.
※ 지심도에는 총14세대가 민박 가능하고 식당은 없으며 민박집에 요청하면 식사제공함.
※ 정기도선
- 왕복요금 : 대인 8,000원, 소인 4,000원
- 3.1~10.31 운항시간: 08:00,10:30,12:30,14:30,16:30
- 11.1~2.28 운항시간: 08:30,12:30,14:30
- 소요시간 : 15~20분
구조라해수욕장 정면에 떠있는 섬 윤돌도는 구조라 해수욕장에서 빤히 바라다 보이는 1㎢ 가량의 작은 섬.
동백나무와 후박나무 등올 뒤덮어 사철 푸른 기운을 잃지 않는 섬!
윤돌도는 구조라와 그 서쪽에 있는 망치리 사이의 해변에서 뱃길로 약 3백m 해상에 떠있는 섬과 거제 본도에 마주선 사람의 모습도 어렴풋이 보일 듯한 거리다.
마치 뿔고동을 엎어놓은 것 같은데다 남동편에는 작은 동굴도 있다.
또 봄부터 가을까지는 아침안개가 많이 끼는 곳이기 때문에 안개가 포구를 감싸고 섬의 머리만 내놓고 있는 모습또한 절경이다.
게다가 간조때가 되면 윤돌도는 거제도와 연결된다. 물이 갈라지고 밑바닥이 드러나는 신비스런 바닷길이 열리는 것이다.
섬에서 섬으로 걸어 건널 수 있는 이 바닷길에는 윤씨 삼형제의 효성어린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옛날 이 곳에 한 과부가 성이 윤씨인 아들 삼형제를 거느리고 이 섬에 와서 살게 됐다. 맞은편 거제도 북병산 및 양지마을에는 김망월이란 홀아비 어부가 한 사람 살고 있었다. 둘은 어찌어찌 하다 서로의 노정(老情)을 달래주는 사이가 됐다.
그러다가 겨울이 되자 윤씨집의 할멈에게 걱정거리가 생겼다. 간조때면 거제도쪽으로 아련히 드러나는 바닷길을 따라 양지마을 망월영감을 찾아가서 연정을 나누곤 했는데, 엄동설한이 되면서부터는 버선을 벗고 바닷길을 걸어가자니 여간 발이시리고 추운게 아니었다. 남이 알까 두려워 말도 못하는 할멈은 보고싶은 영감을 만나러 가지도 못한채 애만 태웠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망월노인을 만나러 바닷길을 건넌다는 것을 알고 있던 세 아들이 추위에 떨며 맨발로 물 젖은 자갈길을 건너가는 어머니의 애처러운 모습을 보게됐다. 효심이 깊은 삼형제는 어머니가 신발을 벗지 않고도 건널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았다.
그 후부터 할멈은 버선을 벗지도 않고도 망월 노인을 만나러 갈 수 있게 됐다.
전설속의 [윤씨형제가 놓은 징검다리]에서 이 섬의 이름 [윤돌도]가 나오게 됐다.
그리고 전설따라 효자섬이라는 별칭을 달게 되었으니 이 전설을 빼놓고는 윤돌도를 얘기할 수 없을 정도다.
멀리서 다소곳이 앉아 빨래하는 여인의 모습 같다는 윤돌도, 거창한 소문 없이도 조용히 열리는 바닷길, 효자전설을 갖고 있는 그 길이 정겨워 왠지 모르게 기분 좋은 섬이다.
그 외에도 거제도 주변에는 예전에는 섬이었지만 칠천 연륙교가 놓여 자유롭게 자동차로 둘러볼 수 있는 칠천도와 이수도, 내도 등 작은 섬들이 많다.
봄의 미각, 도다리.
경남 사람들은 생선국을 즐겨 먹는다.
생선국 하면 비린내 때문에 이맛살을 찌푸리는 이가 많다. 그러나 거제의 생선국을 맛보면 달라질 것이다. 그 국거리는 복어 광어 장어 갈치 등 주로 흰 살 생선이다.
심지어는 고등어로도 국을 끓여 내는데 신기하게도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살아 있는 생선, 담백한 양념, 다듬는 방법 등이 어우러져 비린내 없이 바다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봄이 되면 오동통 영양을 자랑하는 도다리, 봄 도다리가 유명한 이유는 물고기도 수온이 내려가는 겨울에는 먹이를 잘 먹지 않아 살이 빠진다고 한다. 그러다 계절이 바뀌고 수온도 오르면 먹이 감을 찾기 시작해 살도 오른다. 그래서 이맘때의 도다리가 인기를 끈다는 것이다. 어민들이 말하는 도다리가‘봄 맛의 대표선수’가 된 사연은 이렇다.
“요마이에(이맘때) 꿀(굴)캉(과) 홍합 캉 모다(모두) 묵기(먹기) 시작하몬 살이 도톰하게 오르지 예.”
이 도다리도 국으로 끓여 내는데 그것이 요즘 식도락 가의 까다로운 입맛을 한 번에 잠재운‘도다리 쑥 국’이다.
야들야들한 살로 맛깔스러운 국물을 우려낸 봄 도다리. 그 국에 봄 내음 향긋한 쑥을 넣으니 봄의 미각으로 이만한 게 있을까...?
도다리 쑥 국은 구수한 향과 담백함으로 나른해지고 구미를 잃기 쉬운 봄철에 더욱더 에너지를 불어 넣어 준다.
조리법은 간단했다.
도다리는 산 놈만 쓰고 요리는 주문받은 즉석에서 한다. 물에 소금 간을 약간 하고 무를 넣고 끓이다가 생선을 넣는데 쑥은 먹기 직전에 넣는다. 비린내를 없애는 요령은 된장. 물이 끓을 때 약간 넣는다.
도다리와 환상의 조합을 이루는 쑥은 섬마을 아낙네들이 밭이랑이나 둔덕에서 따는 여린 것이다. 청정해역의 맑은 공기 속에서 바닷바람 맞으며 자란 쑥. 그 자체가 자연의 맛이다. 거제 도다리 쑥 국이 관심을 끄는 것은 이처럼 순수한 자연의 맛을 간직한 덕분이다.
이 곳을 찾는다면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이 더 있다.
한려수도 바다 생선의 집하장인 거제의 봄 맛. 여기서 그칠 리 없다. 겨울 진미 굴이 들어가면 멍게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다. 사철 잡히는 멸치도 이맘때 잡히는 놈은 회 무침으로 오르는 또 다른 봄의 전령이다.
첫댓글 올해 유행 음식..도다리쑥국..고성도 맛있는데..거제도는 더 맛있겠다...도다리가 올해는 풍어인가??
좋은 정보감사합니다...
주말에 옥림 선창에 가족들과 잠시 나가서 25센티쯤되는 도다리 네마리를 낚았어요 ^^ 순원 형님 배 띄우면 잠깐사이에 여남은 마리는 수월한데,, 날이 좀 풀리면 다~~ 죽어써!! 간단히 회를 떠서 먹었는데 와~~ 맛 들었데요.. 우리 님들 함 오이소 도다리 회 한접시 하입시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