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장 이용고객 81% "나도 죽으면 수목장" [2010.5.18 조선일보]
산림청(청장 정광수)이 지난 해 5월20일 우리나라 최초로 경기도 양평에 문을 연 국유 수목장림인 하늘숲추모원이 개원 1주년을 맞아 한국갤럽에 의뢰, 하늘숲추모원에 수목장으로 고인을 모신 7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수목장에 대한 선호도와 만족도가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81%가 사후에 본인도 수목장을 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직계 존·비속이나 배우자 사망 시 수목장을 하겠다고 응답한 경우는 82.3%로 나타났다.
가족이나 친지, 이웃 등에게 수목장을 권할 생각이 있다는 응답은 83.4%로 나타났다.
하늘숲추모원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77.7%로 나타났고, 불만족하는 경우는 2.7%로 나타났는데, 자연환경이나 운영관리의 공신력 등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응답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접근성이나 편의시설 등에 대해서는 불만족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늘숲추모원에 수목장을 하게 된 동기는 가족이나 친지의 권유가 22.8%로 가장 많았고,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운영·관리하기 때문이란 응답이 22%, 언론보도 등을 통해 좋은 점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21.7%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수목장을 하게 되면 좋은 점으로는 사후에 자연과 완벽하게 동화될 수 있다는 점을 꼽은 응답자가 44.3%로 가장 많았고, 자연·국토의 훼손이 없다는 점을 꼽은 응답자가 40.8%로 그 다음을 이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하늘숲추모원에 가족의 골분을 안치한 사람 전부(계약자 기준 744명)를 대상으로 전화조사 방법에 의해 시행, 응답자는 이 중 368명이었으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는 ±5.1%포인트다.
아울러 산림청이 자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하늘숲추모원은 개원 1년 만에 전체 추모목 2009그루의 38%를 차지하는 759그루가 사용계약 체결됐고, 이 중 711그루에 967위의 골분이 안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동안 직접 현장을 방문하거나 견학한 사람만 3만여 명에 달한다.
이 같은 수치는 사용계약 완료시까지 3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는 당초 예상보다 앞선 것으로 수목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이 번 설문조사와 심포지엄 결과를 토대로 수목장림을 확대·조성해 나가는 한편, 민간단체와 함께 수목장 실천운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법·무허가 사설수목장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건전한 수목장제도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관계부처, 지방자치단체·민간단체 등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산림청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유 수목장림인 하늘숲추모원 개원 1주년을 맞아 20일 서울 홍릉소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과학관에서 '수목장, 성과와 과제 그리고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진행한다.
이 번 심포지엄에는 수목장실천회 회원, 일반시민, 산림관계 종사자 등 200여명이 참석, 주제발표와 토론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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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然葬, 금수강산을 물려줄 방법입니다" [2010.5.18 뉴시스]
국내 최초로 자연장 꾸미고 법제화 한 공로로 장관 표창
전국에서 1만여명 둘러본 후 벤치마킹 하는 명소로 유명세
"묘지가 아름다운 우리의 산천을 뒤덮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자연을 물려 주기 위해서는 묘지의 국토잠식이 더이상 없어야 하며, 이를 위한 방법이 바로 '자연장'이죠."
최봉진(崔鳳鎭·77) 인덕원 총회장은 '자연장(自然葬)'의 신봉자이자 전도사다. 국내에서 '자연장'을 처음으로 도입해 조성했고, '자연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도록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자연장'이란 망자(亡者)의 유골을 화장한 뒤 뼛가루를 땅을 파고 거기에 묻는 장례법이다. 시신을 매장하거나 뼛가루를 납골당에 안치하는 것과는 다른 방법이며, 최근 들어 일부 사찰이나 공원묘지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수목장(樹木葬)과도 다르다.
최봉진 회장은 "납골당을 짓기 위해 큰 돌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 역시 나중에는 자연을 훼손하는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수목장도 뚜렷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최 회장의 생각이다.
"100평 전후의 땅, 아니 50평 정도만 있어도 자연장을 만드는데는 충분합니다. 가족이 이용하고, 또 무한정 사용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장례법이 어디 있습니까?"
최 회장이 자연장을 처음으로 꿈꾸게 된 것은 지난 1980년. 기업을 운영하고 있던 최 회장은 우정의 사절단으로 미국에 갔다. 케네디 대통령 묘소에 찾아갔는데 분묘가 없고 잔디밭만 있을 따름이었다.
"우리도 자손대대로 화장을 해서 이 같이 잔디밭에 묻거나 뿌리면 묘지 걱정도 없고 아름다운 곳에 깨끗하게 모셔지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자연장에 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러다 경주최씨 진사공파 종친회장을 맡으면서 그 꿈을 현실화 시켜 나갔다. 2000년 조부와 모친의 묘지가 있는 경북 영천시 고경면 오룡2리의 야산자락에 '인덕원(仁德園) 가족공원' 조성에 착수했다.
물론 처음에는 친척들의 반대가 상당했지만 설득에 나서 지금은 자연장 옹호론자로 변했다. 605㎡(약 183평) 규모의 인덕원은 거기에 잔디밭을 꾸며 평소에는 가족들이 조상들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앞으로 사망하는 친족은 모두 이곳에 묻힐 예정이다.
뼛가루를 묻는 방법도 정했다. 가족들이 원하는 곳을 지정하면 가로·세로·깊이 50㎝로 흙을 파내고 뼛가루를 흙과 섞은뒤 다시 메우는 것으로 했다. 묘비도 단 하나로 했다. 가족들 이름을 돌에 새긴뒤 사망자가 생기면 이름 밑에 '졸(卒)'로 표기하면 그걸로 장례는 끝이다.
인덕원 조성 후 아직까지 사망자가 없지만 최근 인근의 조상묘 6기를 인덕원으로 이장해 자연장으로서의 효과를 톡톡이 발휘했다.
인덕원이 생기면서 소문이 퍼지자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는 곳으로 유명세를 탔다. 지금까지 1만여명이 이곳을 둘러 보았고, 실제로 자연장을 만든 곳도 차츰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08년에는 인덕원이 가장 바람직한 장례방법으로 인정받아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인덕원을 모델로 한 자연장 방식이 법제화되기도 했다. 그 이전에는 자연장을 규정한 법률이 없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최 회장은 지난달 보건복지부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주검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는 최 회장은 "자연장을 하면 명당이니 명산이니 하는 말이 필요없게 되며,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 솔선해서 자연장을 도입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