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이면 넷이 모여 앉아 아주~~~우 우아하고 여유있게 풍성한 호텔의 조찬을 맞았었지.
온갖 종류의 치즈와 햄, 갖 구워낸 단백하고 고소한 빵 한 접시
가미하지않은 플레인요커트에 말린 과일과 견과류, 씨리얼을 넣고 꿀 한스푼
싱싱한 채소(삶아서 초고추장에 오물조물 무쳐먹고 싶었다 ㅎ)와 샐러드 수북
자두, 오렌지, 석류, 사과, 자몽....그 밖의 열대과일 한 접시
커피, 레드티, 도란도란 이야기.
늘 이랬는데...오늘은 한 자리가 비여있네.
오늘 일정을 얘기하다 '보스푸러스해협'이 얼핏 안 떠올라
'보스니아' (oo)로, '보스렌자'(**)로 아무렇지도 않게 마구마구 바꾸어 불러대고 기가 막혀 웃음보를 타뜨리고 만 이 황당한 언니들 셋이서 마지막 날 투어를 시작한다.
피에르롯티 언덕
프랑스해군장교이자 작가인 피에르롯티
장군이 터키의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에 빠졌다.
전쟁이 끝난 후, 다시 그 여인을 찾았지만 이미 사랑하는 여인은 먼 세상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잊지 못해 그는 매일 이 언덕에 올라 글을 썼대나.
이스탄블의 전경을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곳으로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올라오는데 석양의 황금빛으로 물든 골든 혼의 모습은 가슴이 벅차기까지 하다고.
아쉽게 지금은 아침이다.
예쁜 카페에서 사과차 한 잔.
-카페 주방-
-피에르롯티 언덕 마을의 예쁜 게스트하우스-
유럽과 아시아를 나누는 보스푸러스해협은 흑해와 마르마라해를 연결하고 양 편으로 고대유적지와 터키의 신.구시가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스탄불 시민 중에 이 곳을 이용하여 아침에 유럽으로 출근했다 저녁이면 아시아로 퇴근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전세선을 타고 보스푸러스해협을 지나간다.
-지금도 생각할수록 웃음이 나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보스니아도 아니고 보스렌쟈도 아닌
보스푸러스해협 위 전세선에서.
우리에게 이 해협은 아주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네-
지하물 저장고
6세기 비잔틴 시대 궁전과 성소피아 사원에 식수를 제공하기 위하여 물을 저장해 두었던 곳으로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여 지하궁전이라고도 불리우고 336개의 서로 다른 신전들에서 가져온 다양한 기둥들이 바치고 있는 신비스러운 곳 이다.
커다란 살진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
그만큼 청정수란 안내자의 얘기.
-음산한 분위기로 007영화 등의 촬영장소로도 사용, 메두사의 머리로 받치고 있는 기둥-
매일 한 끼 이상 케밥의 냄새에 질려있던 우리의 터키 마지막 식사는 화장실이 호텔방 보다 더 근사하던 식당에서의 이탈리안식 피자와 샐러드.
케밥의 짭짤한 맛이 돌아가 그리워질거 같다는 친구의 말에 절대 동조할 수 없는 나머지 둘은 아주맛나게 피자 한 판을 비웠다는거.
-마지막 기념사진- -광장 벤치에 앉아 책읽는 터키여고생 뒤에 살짝-
이제, 5000여개의 상점이 들어서 있다는 그랜드바자르를 둘러보고
이스탄블 국제공항에서 7박 9일의 여정을 마무리하기로 한다.
공항에 도착해 티켓을 받고 가방을 부치고 두 시간의 여유를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며 (가는 곳 마다 터키아저씨들이 '쫀득쫀득 아이스크림' 이라며 달려들었던 그 아이스크림) 각양각색의 공항의 인파들도 구경하며 누려본다.
아, 아이스크림은 정말로 쫀득쫀득하고 맛도 좋구나 !
이 곳에 넷이 짝을 맞춰 들어왔다 셋이 떠나게 되는 기막힌 사연도 있었지만
그래서 더더욱 잊지못할 터키로의 시간여행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