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고 부자인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과 신격호(辛格浩) 롯데그룹 회장이 전세계 갑부 순위에서 각각 123위와 177위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브스(Forbes)는 27일 ‘10억달러 이상을 가진 억만장자’ 명단을 발표하고 “이건희 회장의 재산은 지난해보다 3억달러가 늘어난 총 28억달러(약 3조3600억원)를 기록, 전세계 갑부 랭킹이 지난해 157위에서12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재산은 지난해보다 3억달러가 늘어난 22억달러(약 2조6400억원)로, 순위가 지난해 225위에서 177위로 크게 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9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나, 재산액은 작년(528억달러)보다 23% 감소한 407억달러로 평가됐다.
‘투자의 귀재’라는 워런 버핏은 재산(305억달러)이 13%가량 줄었지만 여전히 2위를 고수했으며, 3위는 독일의 알디 수퍼마켓 체인을 소유한 알브레히트 형제(256억달러), 4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주인 폴 앨런(201억달러)이 기록했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인 오프라 윈프리는 10억달러의 재산으로 427위에 랭크, 흑인 여성 최초로 억만장자 리스트에 진입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孫正義) 사장은 인터넷 거품이 꺼지면서 재산이 11억달러로 줄어들어 억만장자 순위도 지난해 293위에서 386위로 추락했다.
한편 전세계적 경기침체의 여파로 거부들의 주식평가액이나 수입이 대부분 줄어들면서, 올해의 거부 명단(10억달러 이상)에 오른 사람은 지난해 497명에서 올해는 476명으로 감소했다. 2001년에는 억만장자는 총 538명이었다. 또 억만장자가 소유한 총 재산 규모도 지난해 1조5400억달러에서 올해 1조4000억달러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억만장자들을 지역별로 보면 미국인이 222명으로 47%를 차지했고, 아시아 지역은 작년보다 9명 감소한 61명이었다. 홍콩의 리카싱(李嘉誠) 허치슨왐포아 회장은 78억달러의 재산으로 아시아 최고 갑부의 자리를 지켰다.
올해 억만장자 리스트에 오른 갑부들의 평균 연령은 64세이며, 40세 이하 억만장자도 25명에 달했다. ( 崔弘涉기자 hschoi@chosun.com )
◇포브스 선정 2003년 세계 갑부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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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이름(나이) 재산(달러) 국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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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빌 게이츠(47) 407억 미국
2 워런 버핏(72) 305억 미국
3 브레히트 형제 256억 독일
4 폴 앨런(50) 201억 미국
5 알 왈리드 왕자(46) 177억 사우디아라비아
6 로렌스 엘리슨(58) 166억 미국
123 이건희(61) 28억 한국
177 신격호(80) 22억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