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컬러 다이아몬드 붐 |
2013년 들어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 가격이 (다른 품목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상당한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몇 주 동안 개최된 다양한 경매를 통해 몇몇 새로운 기록이 경신되었고, 이에 따라 딜러들과 개인 바이어들이 가격을 인상, 컬러 다이아몬드 시장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컬러 다이아몬드의 인기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컬러 다이아몬드 시장의 강세는 (2008년 경제위기도 잘 버텨가면서) 10년 전부터 계속되어 온 트렌드이며 언론 및 기타 매체들 역시 이를 꾸준히 기록해 왔다.
Rachminov Diamonds 1891의 Eden Rachminov는 컬러 다이아몬드 시장의 신생업체들의 맹공격에 대해 “2년 여 전부터 화이트 상품이 다소 수그러든 반면, 컬러 스톤은 인기를 누려 왔다. 결과적으로 많은 업체들이 팬시 컬러 상품 재고를 늘린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5~7개의 대기업들이 꾸려 왔던 기존의 시장을, 갑자기 각 나라 별로 컬러 다이아몬드 재고를 가지고 있는 30~40개씩의 업체들이 나타나 대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바이어 수는 늘고 공급은 감소함에 따라 컬러 스톤의 가격은 상승을 계속했다. 컬러 스톤의 경우 정식 가격 리스트는 없지만 Rachminov는 핑크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1년 전보다 30% 오르고, 팬시 인텐스 비비드 옐로우 스톤은 35% 상승했으며, 팬시 블루 다이아몬드는 지난 2년 동안 35% 상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에 개최된 리오틴토의 아가일 핑크 다이아몬드 경매의 가격 추세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경매에 출품된 64개의 스톤 중 7개를 사들인 Leibish의 Leibish Polnauer는 가격이 작년보다 35% 상승했다며, 경매 참가자 수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 결과 최고급 상품인 2.51캐럿의 팬시 딥 핑크 다이아몬드가 약 200만 달러(캐럿당 판매가는 약 79만7,000달러)에 판매됨으로써 자체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딜러들의 수요 증가와는 별도로, 컬러 스톤은 워낙 희귀한데다 이를 찾는 부유층 소비자들이 증가 추세에 있어 시장에서 붐이 일어나고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물론 컬러 스톤은 희귀하다. 어떤 딜러가 지적한 대로 컬러 스톤 시장은 틈새시장 속의 틈새시장이다.
리오틴토의 호주 소재 아가일 광산은 (리오틴토에 의하면 이 광산은 희귀한 핑크 다이아몬드의 전세계 생산량의 90%를 담당하고 있다) 그 수명을 최소한 2020년까지 연장하기 위해 지하 채굴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시기를 넘어서면 광산에는 많은 시간이 남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희귀한 핑크 스톤의 구매는 더욱 어려워지고, 가격은 더 오르게 될 것이다. 이러한 희귀성 이슈는 수집가 및 투자자들 사이에서 컬러 다이아몬드에 대한 새로운 애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시아, 동유럽, 중동 지역의 부유층 수가 증가 추세에 있는데다 이들 신흥 부유층이 투자적 가치를 중시한다는 사실이 컬러 다이아몬드의 수요 상승에 도움을 주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상류층 소비자들 사이에서 떨어졌던 신뢰도가 일부 회복된 것도 시장 강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최근에 개최된 크리스티 뉴욕의 ‘Magnificent Jewels’ 경매 역시 여러 국적의 바이어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 경매의 탑 텐 상품 중 세 개는 아시아의 개인 바이어들에게, 세 개는 국제 딜러들에게 (이들 중 두 명의 인적 사항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한 명은 미국 딜러였다) 넘어갔다.
가장 비싼 상품은 영국의 Moussaieff Jewellers가 구입했으며, 렉텡귤러 컷, 8.77캐럿, 팬시 인텐스 핑크, VVS1 등급의 이 다이아몬드의 경매가는 630만 달러(캐럿당 72만1,200달러)였다.
반면 최근 개최된 소더비 홍콩 경매(최고가 상품들은 대부분 화이트 스톤이었다)는 아시아의 개인 바이어들이 주도했다. 하이라이트 상품은 오벌 컷의 118.28캐럿, D, Fl 등급의 타입 Ⅱa 다이아몬드였으며, 이 스톤의 판매가는 3,070만 달러(캐럿당 25만8,708달러)로, 화이트 다이아몬드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이러한 류의 큰 사이즈의, 최고급 투자 등급 다이아몬드는 화이트 다이아몬드 중에서는 매우 드문 케이스로, 또 다른 틈새시장 내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중하급의 다이아몬드 수요는 지난 5년 간 불안정적이었으며, 컬러 스톤 만큼의 투자 이익을 내지 못했다. 특히 지난 12개월 간 이 부문 시장은 매우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이 기간의 RAPI(RapNet다이아몬드가격지수)를 보면, 10월의 1캐럿의 감정서 다이아몬드 나석 가격은 작년 10월에 비해 5% 하락했다. 0.3~0.5캐럿의 감정서 스톤의 경우 시장이 저렴한 가격 포인트의 상품으로 이동함에 따라 이보다는 좀 나은 가격 상황을 유지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컬러 다이아몬드 경매 시장의 경우 저가 상품 쪽에서도 수요 강세가 나타났다. 딜러들은 희귀성 이슈가 더해주는 컬러 다이아몬드의 투자로써의 매력이 중산층으로까지 파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계는 있다. 최근에 열린 소더비 홍콩 경매에서는 ‘프리미어 블루’로 명명된 팬시 비비드 블루, IF 등급의 다이아몬드의 판매가 무산됐다.
AP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입찰 최고가는 1610만 달러로, 경매 제한 최저가에 미치지 못했다. 딜러들은 이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으며 블루 컬러는 비교적 인기가 없는 컬러라고 전했다.
컬러 다이아몬드 업계가 높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도 역시 문제이다. 어쨌든 컬러 다이아몬드 시장은 전통적으로 내부 결속이 강하고, 내부적인 규칙과 고유한 기술이 존재하는 시장이다. 공식적이고 투명한 가격 구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신비하게 느껴지며, 고급품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그러므로 컬러 스톤 시장에 합류한 새로운 주자들 중 많은 이들이 결국 도태될 것이며, 이들은 여기서 본 손해를 라운드, 화이트 다이아몬드 영역을 벗어난 또 다른 틈새시장에서 메우려는 시도를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컬러 다이아몬드 시장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Rachminov는 컬러 스톤 시장에 거품이 있으며, 곧 터질 것이라는 지적을 일축했다. Polnauer를 비롯한 다른 이들도 이에 동의하면서, 딜러들이 컬러 스톤 시장으로 이동해 온 데는 어떤 이유가 있으며, 이들은 공급이 더 줄어들더라도 경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컬러 스톤 가격 상승이 투기가 아닌 실질적 소비 수요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부문도 거품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지금 특별하고 멋진, 그리고 정말 가치가 있는 무언가를 찾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부유층들이 수집할 만한 특별한 가치가 있는 아이템에 투자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컬러 다이아몬드는 분명 성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아마 다른 자산의 실적을 넘어서게 될 것이다. 현재, 칼라 다이아몬드 시장은 (다른 다이아몬드 산업이 침체된 가운데) 실질 성장을 거두고 있는 유일한 부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