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般若心經)' 풀이

[日行千里(일행천리)]

《※  반야심경에 대한 인터넷 상의 자료를 옮겨놓는 선에서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해서 나름대로의 시각으로 정리 · 작성하였습니다. 이 점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반야심경(般若心經)'은 '대반야경(大般若經)' 6백 권의 사상을 260자의 한자(漢字)로
짧게 요약하여 그 진수(眞髓)만을 담고 있는 경전(經典)이다.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의 준말로 내용의 핵심은 공(空)사상이다.
수행의 완성은 ‘전도(顚倒)된 몽상(夢想)을 여의는 것’에 있으므로, 이를 위해
모든 것은 공(空)한 것임을 알아 잘못된 시각에서 벗어나 ‘참 지혜’를 밝혀서 해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야심경>은 사분(四分) 구조(構造)로 나누어 보기도 한다.
①입의분(立義分), ②파사분(破邪分), ③공능분(功能分), ④총결분(總結分)이다.
본문(本文)에서 표시하겠다.


큰 반야(지혜)로써 열반의 언덕으로 나아가게 하는 마음의 경(經), 또는 핵심적인 경.

《※참조 : 해인사(海印寺)의 ‘고려대장경’ 판본(板本)에서 ‘반야심경’은 ‘반야바라밀다심경’으로
   시작된다. 이 고려대장경에 실려진 반야심경의 번역본(飜譯本)은 대략 7종류라 한다.
   이 중 현재 우리가 가장 많이 애송(愛誦)하는 본(本)은 중국 당(唐)나라 현장(玄裝)스님의 
   번역본(飜譯本)이다. 이 본(本)에 의하면 반야심경의 정식 명칭은 ‘반야바라밀다심경’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반야심경 제목(題目)에 ‘마하(摩訶)’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해인사는 고려대장경에 있는 대로 ‘마하(摩訶)’를 붙이지 않고 독송(讀誦)하고 있다.》

*마하(摩訶) : 범어(梵語)로 마하(Maha)라고 한다. ‘크다(大)’, ‘수승하다(勝)’, ‘많다(多)’라는 뜻이 있다.
*반야(般若) : 범어 ‘프라즈나(prajna)’의 음사어(音寫語). 보통 ‘지혜(智慧)’로 번역한다. 
 하지만 보통의 지혜가 아닌 ‘마음의 눈이 열렸을 때의 지혜’, 즉 법(法)의 이치를 깨달은
 최상의 지혜를 말한다.
*바라밀다(波羅蜜多) : 범어 ‘파라미타(parammita)’의 음사어. ‘바라밀(波羅蜜)’이라고도 한다.
 ‘도피안(度彼岸)’으로 번역한다.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 : 육바라밀(六波羅蜜) 중의 ‘반야바라밀’이다.
 반야(지혜)는 곧 깨달음의 원천(源泉)이요 육바라밀의 원천이다.
 이는 모든 법(法)이 반야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심경(心經) : ‘핵심(核心)이 되는 경’이라는 의미로 본다. 
 범어(梵語)로는 ‘흐릿다야 수트라(Hrdaya Sutra)’라고 한다. 
 ‘마음의 경’ · ‘진수(眞髓)의 경’ · ‘심장의 경’이라고 할 수 있다.

▶ ‘바라밀다(波羅蜜多)-바라밀(波羅蜜)-’는 '도피안(度彼岸)'이란 의미이다.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건너간다’는 말이다. '이 언덕'[차안(此岸)]이란 온갖 괴로움으로 가득 찬
이 현실세계, 즉 사바세계를 말하며,
'저 언덕'[피안(彼岸)]이란 모든 괴로움이 소멸되어 영원히 행복한 세계, 즉 열반(涅槃)의 세계를 말한다.
《※참조 : ‘도피안(度彼岸)’의 ‘도(度)’자는 ‘건너다(渡)’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보통 ‘到’자를 많이 쓰지만 ‘到’는 ‘부분적인 도달’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완전한 도달’은 ‘지(至)’).
그래서 ‘제도(濟度)하다’라는 의미로 쓰이면서, ‘건너다’라는 의미를 갖는 ‘度’를 선호한다.
어차피 반야심경 본문 첫 구절인 ‘도일체고액(度一切苦厄)’에서 ‘度’가 ‘건너다’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자! 모두들 이 언덕에서 저 언덕으로 건너가라.”
(괴로움의 세계에서 벗어나 영원한 행복의 세계로 들어가라)
 
 그런데 문제가 있다.
'고(苦)의 세계'인 이 언덕과 '행복의 세계'인 저 언덕 사이에는 커다란 강(江)이 있다.
그것도 매우 사납게 흐르는 ‘생사(生死)’라는 강물이다.
섣불리 뛰어 들었다가는 오히려 격한 풍랑에 휘말려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모두들 어떻게 건너야 할지 난감해 하고 있다.

 대자대비(大慈大悲)하신 부처님은 그래서 뗏목을 하나 만들어 주셨다.
 “자 이것을 타고(의지해서) 건너 가거라.”

이것은 비유(譬喩)이다.
부처님은 당신의 가르침[법(法)]을 '뗏목'에 비유하셨다.
가야할 길을 몰라 헤매는 사람들에게 가야할 목적지와 방향을 가르쳐 주셨을 뿐만 아니라,
갈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하여 주셨다. 

이것이 당신이 깨달음을 얻고 난 후 약 45년간 베풀어 주신 '가르침'이다.
우리는 이 '가르침'이라는 '뗏목'을 의지해서 사바세계라는 이 언덕에서, 열반이라는 저 언덕으로
건너갈 수 있다.

우리는 지금 미혹(迷惑)한 상태에 있다.
정신적으로 깨어 있지 못하고, 탐진치(貪瞋癡)라는 삼독(三毒)에 물들어 있어
사물(事物)과 자연의 이치(理致)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이해관계(利害關係)에 의해 저울질하여 바라보는 습성(習性)을 가지고 있다.
이를 무명(無明) 속에 있다고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배우고 실천함으로써 내 속의 탐진치(貪瞋癡)를 정화(淨化)시켜 갈 수 있다.
삼독(三毒)이 정화되면 될수록 내 속에 본래 있던 지혜광명(智慧光明)-반야(般若)-은 점점 더 크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
크게 드러난 반야(般若)는 나의 수행을 더욱 깊게 만들어가 결국은 나 자신이 그토록 소망하던
마음의 눈, 진리의 눈이 열리도록 해 줄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하여 내 속의 반야(般若), 즉 지혜광명을 밝혀내야 한다.
밝혀질수록 그 반야는 나를 점점 더 열반의 세계, 즉 저 언덕으로 인도(引導)해 줄 것이다.


1. 입의분(立義分) : ‘도일체고액’까지. -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에서 보니 일체 현상[오온(五蘊)]은
공(空)한 것이더라.  그래서 나를 힘들게 하는 고액(苦厄)은 본시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蜜多時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로써 열반의 언덕으로 나아가고자 수행(修行)하던 시절에,
오온(五蘊)이 다 공(空)한 것임을 비추어 봄으로써 모든 괴로움과 재액(災厄)을 건널 수 있었느니라.

▶관자재보살은 관세음보살의 다른 이름이다.
관세음보살은 중생의 괴로운 마음을 직관(直觀)하시어 중생을 고난(苦難)에서 구해주시는 분이다.
부처님의 자비심(慈悲心)이 인격화(人格化)된 화신(化身)인 셈이다.

이러한 관세음보살님도 열반의 저 언덕으로 건너가기 위해 맹렬히 마음속의 반야(지혜광명)를 닦던
시절이 있었다.
높은 수행(修行)의 상태에 있을 때 관세음보살님이 가졌던 반야(般若)의 견해(見解)가 있었다.

그건 ‘나를 구성하고 있는 다섯 가지 존재의 다발’-오온(五蘊)-이 모두 공(空)하다는 것이었다.

먼저 ‘나의 육신(肉身)은 물질적(物質的) 요소(要素)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다.
이를 ‘색온(色蘊)’이라 한다. 즉, ‘물질의 다발(또는 묶음)’이다.
이 색온(色蘊)이 공(空)하다는 것이다.

이 색온(色蘊)인 육신(肉身)은 각종 정보(情報)를 받아들일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를 ‘감수작용(感受作用)이 있다’라고 표현하는데, 이 감수작용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감각기관(感覺器官)이 있어 가능하다.
이 감각기관을 일반적으로는 오감(五感)이라고 하며,
안(眼) · 이(耳) · 비(鼻) · 설(舌) · 신(身)이 그것이다.
불교(佛敎)에서는 이 다섯 가지 감각기관에 ‘얕은 의식’인 ‘의(意)’를 더하여 육근(六根)으로 부르고 있다. 
이렇듯 ‘정보를 받아들이는 요소들의 다발’이 있다.
이를 ‘수온(受蘊)’이라 하며, 이 역시 공(空)하다고 하는 것이다.

수온(受蘊)을 통해서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정보가 들어오면 이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생각이
일어나게 된다.
이렇게 ‘사유작용(思惟作用)이 일어나도록 만드는 요소들의 다발’을 ‘상온(想蘊)’이라 하며,
역시 공(空)하다는 것이다.

상온(想蘊)에 의해 이루어진 사유작용의 결과 어떻게 반응하고 움직여야 할지에 대한
‘의지작용(意志作用)’이 일어나게 된다. 구체적인 행위(行爲)가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행위가 나올 수 있도록 해주는 의지작용을 만드는 요소들의 다발’을 ‘행온(行蘊)’이라 하며,
역시 공(空)하는 것이다.

행온(行蘊)에 의해 취해진 어떤 행위에 대한 결과에 따라 희노애락(喜怒哀樂) 등과 같은
감정(感情)의 의식작용(意識作用)이 일어난다. 
이렇게 ‘의식작용을 일으키게 하는 요소들의 다발’을 ‘식온(識蘊)’이라 하며,
이 역시 공(空)하다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를 구성하는 오온(五蘊)이 모두 공(空)하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도 공(空)하다는 것이다.
내가 공(空)한데, 공(空)한 나를 괴롭게 할 무엇이 있겠는가.
또 괴로워해야 할 내가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여전히 괴로운 것이 있다면, 아직은 ‘나라는 것’이 있다는 것이고,
진실로 오온(五蘊)이 공(空)하다는 이치(理致)를 모르고 있다는 말이 된다.

관자재보살님은 진실로 공(空)의 이치를 아셨다.
그렇기에 자신을 괴롭게 했던 것들 또한 공(空)한 것임을 아셨다.
더 이상 괴로워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2. 파사분(破邪分) : ‘무지역무득(無智亦無得)’까지. - 반야(般若)의 공관(空觀)으로 현상과
가치와 방편적 교법시설(敎法施說)을 비춰본다. 비춰보니 물질현상이 공(空)이요, 공(空)이 곧
일체 현상이더라.
이와 같은 공성(空性)은 일체에 두루 갖춰져서 육근(六根), 육진(六塵), 육식(六識),
십이인연법(十二因緣法) 내지(乃至) 사제법(四諦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리하여 마침내 무소득공(無所得空)의 경지에 도달한다.

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受想行識 亦復如是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사리자여! 색(色)은 공(空)과 다르지 않으며 공(空) 또한 색(色)과 다르지 않으니, 색(色)이 곧 공(空)이며
공(空)이 곧 색(色)이니라. 수(受)와 상(想)과 행(行)과 식(識) 또한 그러하니라.

▶‘사리자(舍利子)’는 부처님의 십대제자 중의 한 분으로 ‘지혜제일(智慧第一)’ 존자(尊者)로 불리울
만큼 지혜가 뛰어난 분이다. ‘사리불(舍利佛)’로도 불리운다. 

반야심경에서 관자재보살은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의 실천자로 등장하며, 반면에 사리자는
반야바라밀의 설법(說法)을 듣는 주체자로 등장한다. 이는 반야심경이 지혜에 관한 설명이므로
부처님 제자 중에서 지혜제일 존자를 설법 대상으로 삼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거듭 ‘오온(五蘊)이 공(空)하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공(空)’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공(空)하다’는 것은 ‘실체(實體)라 할 것이 없다’는 말이다. 
‘공(空)’, 즉 ‘텅 비었다’라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은 변화무상(變化無常)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하나의 상태로 고정되어 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바뀌어져 간다. 
유형(有形)-물질-의 상태에서 무형(無形)-에너지-의 상태로 변화해 가기도 하고, 그 반대이기도 하다.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 수상행식 역부여시’
이 가르침은, 결국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할 뿐’이라는 것을 강하게 보여 주고 있다.
‘유형(有形)의 에너지’와 ‘무형(無形)의 에너지’가 서로 바뀌어 나타날 뿐이다.
어떠한 상태를 하고 있든 모든 존재물(存在物)은 에너지 아닌 것이 없다.
‘공(空)’은 인식되는 존재물의 모습이나 상태가 아닌, 존재물의 본질적(本質的)인 측면(側面),
즉 ‘실체성(實體性)을 갖지 않는 에너지의 상태’이다.

따라서 모든 것은 공(空)을 기반(基盤)으로 하지 않는 것이 없으며, 결국은 공(空)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다시 공(空)을 기반으로 해서 다양한 상태의 존재물로 화현(化現)된다.

이렇게 실체성(實體性)을 갖지 않는 상태에서 화현(化現)된 사물들은
다른 사물들과 서로 얽혀있는 관계 속에서 생겨나고 머물며 바뀌다가 결국 본질의 에너지로
돌아가는-사라지는- 존재이므로, 그 모양이나 형태, 또는 그 성질이 전혀 변하지 않고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모든 사물들은 단지 원인과 결과로 얽혀 서로 의존하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그 스스로 ‘이것이다’라고
고정(固定)지을 만한 자아(自我)가 없다.
이를 ‘무아(無我)’라고 하며, ‘나라고 할 만한 고정적인 실체적 자아(自我)가 없기’ 때문에 그것을 또한
‘공(空)’ 이라 한다.

《※참조 : ‘나무로 제작된 책상’이라는 사물을 놓고 존재의 양태(樣態)를 살펴보자.
책상은 몇 개의 나무토막과 못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페인트칠도 되어 있다.
책상이라는 것은 나무 · 못 · 페인트가 얽혀서 서로 의존하는 관계에 있다. 이런 모양의 상태를 유지할
동안 책상이라 할 수 있을 뿐, 결합되어 있던 나무 · 못 · 페인트가 각기 분해되어 해체되면 더 이상
책상이라 할 만한 것이 없게 된다. 책상이라는 자아(自我)는 본래 없었던 것이다.
모든 사물은 이런 식으로 ‘서로 얽혀 의존하는 관계’의 상태로 존재하는데, 이를 ‘연기(緣起)’라 하며,
실체를 갖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아(無我)’이고 ‘공(空)’한 것이라 한다. 》

색(色)이 곧 공(空)인 것이며, 공(空)이 곧 색(色)인 것이다. 
색(色)과 공(空)은 차별성(差別性)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동일성(同一性)을 가지고 있다.

오온(五蘊)의 나머지 넷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각각
‘受不異空 空不異受, 受卽是空 空卽是受(수불이공 공불이수, 수즉시공 공즉시수)’이며,
‘想不異空 空不異想, 想卽是空 空卽是想(상불이공 공불이상, 상즉시공 공즉시상)’이며,
‘行不異空 空不異行, 行卽是空 空卽是行(행불이공 공불이행, 행즉시공 공즉시행)’이며,
‘識不異空 空不異識, 識卽是空 空卽是識(식불이공 공불이식, 식즉시공 공즉시식)’이다.

舍利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사리자여! 이렇게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지니고 있는 공(空)의 모습(속성)은 생기는 것이라 할 수도 없고
없어지는 것이라 할 수도 없으며, 오염(汚染)된 것이라 할 수도 없고 청정(淸淨)한 것이라 할 수도 없으며,
늘어나는 것이라 할 수도 없고 줄어드는 것이라 할 수도 없느니라.

▶ 그렇다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공(空)한 모습은 어떠하겠는가?
여기서의 ‘모습[상(相)]’은 형태적인 모양(模樣)이 아니라 일종의 공(空)이 갖는 속성(屬性)을 말한다.
공(空)이란 ‘인식되는 존재물의 모습이나 상태가 아닌, 존재물의 본질적(本質的)인 측면(側面), 
즉 ‘실체성(實體性)을 갖지 않는 에너지의 상태’라고 앞에서 표현한 바 있다.
모든 것은 그 존재가 현재 어떤 형태를 하고 있든 상관없이 에너지이다.
변화한다는 것은 그 ‘에너지가 띠고 있는 존재의 방식’이 바뀐다는 것이지, 에너지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바뀌든 에너지인 것이다.
차별적인 모습은 변화가 있어도, 본질적인 모습(상태)은 변화가 없다.
차별적인 모습의 변화를 두고 ‘생긴다’ 또는 ‘없어진다’라고 얘기하는 것이지, 실제적인(본질적인) 상태는
여여(如如)하다.
사라지고, 생기는 것이 아닌데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이 또한 있겠는가.
‘물들었다’, ‘청정하다’라는 것 또한 어디에 갖다 붙여 말할 수 있겠는가.

모두 차별상(差別相)에서 나오는 모습들이지, 공상(空相)에서는 있을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
모든 것은 에너지의 변화일 뿐이다.
무엇을 두고 ‘생긴다’ 할 것이고, ‘없어진다’ 할 것인가.
어떤 상태를 두고 ‘물들었다’ 할 것이고, ‘청정하다’ 할 것인가.
무엇을 가리켜 ‘증가한다’ 할 것이고, ‘줄어든다’ 할 것인가.

是故 空中無色 無受想行識
시고 공중무색 무수상행식

이러한 까닭에 공(空)에는 색(色)이라 할 것이 없으며, 수(受) · 상(想) · 행(行) · 식(識)이라고
할 것도 없느니라.

▶ ‘에너지’의 연속적인 변화의 흐름일 뿐...
어느 시점에서의 ‘흐름’을 찍어 이것은 ‘나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존재의 다발’-오온(五蘊)- 중 하나이다’라고
할 수 있겠는가.
변화하지 않고 항상 고정(固定)된 실체성(實體性)을 갖는 것은 없다는 의미이다.

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 無眼界乃至無意識界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무안계내지무의식계

안(眼) · 이(耳) · 비(鼻) · 설(舌) · 신(身) · 의(意)라 할 것도
없으며, 색(色) · 성(聲) · 향(香)미(味) · 촉(觸) · 법(法)이라 할 것도 없느니라.
‘눈에 의해서 보여지는 세계’라 할 것도 없으며, 내지(乃至)  ‘의식에 투영된 세계’라고 할 것도 없느니라.

▶ 또한 육근(六根)이라 할 만한 것도 없으며, 육경(六境)이라 할 만한 것도 없다는 것이다.

육근은 안(眼) · 이(耳) · 비(鼻) · 설(舌) · 신(身) · 의(意)로써 정보를 인지하게
하여주는 감각기관들이다.
우리는 육근(六根)을 통하여 정보를 인지하게 된다. 육근은 나의 의식(마음)과 바깥 대상들을 연결시켜주는
일종의 통로와 같다.

육근에 각각 대비되어 나타나는 경계가 육경(六境)이다.
즉,
안근(眼根)을 통하여 인지되는 대상이 ‘색(色)의 경계’-색경(色境)-이다.
이근(耳根)을 통하여 인지되는 대상은 ‘성(聲)의 경계’-성경(聲境)-이다.
비근(鼻根)의 대상은 ‘향경(香境)’, 설근(舌根)의 대상은 ‘미경(味境)’, 신근(身根)의 대상은 ‘촉경(觸境)’, 
의근(意根)의 대상은 ‘법경(法境)’이다.

자, 이쯤에서 육식(六識)이란 것을 추가하여 육근(六根)과 육경(六境)의 관계를 다시 정리해 보자.
육근과 육경을 합하여 ‘십이처(十二處)’라 한다. 이 십이처(十二處)에 육식(六識)을 합하여
‘십팔계(十八界)’라 한다.
이 구절(句節)에서 언급하고 있는 안계(眼界)로부터 의식계(意識界)까지가 십팔계(十八界)이다.
① 육근(六根)의 세계 : 안계(眼界), 이계(耳界), ... , 의계(意界)의 6개.
② 육경(六境)의 세계 : 색계(色界), 성계(聲界), ... , 법계(法界)의 6개.
③ 육식(六識)의 세계 : 안식계(眼識界), 이식계(耳識界), ... , 의식계(意識界)의 6개.
‘내지(乃至)’라는 말에는 ‘~로부터 ~에 이르기까지’라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안계(眼界)와
마지막 의식계(意識界)를 뺀 나머지 16계(界)가 생략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라는 구절은 십팔계(十八界)를 말하는 것이다.

결국, 육근, 육경, 육식에 각각 계(界)를 붙여 십팔계(十八界)라고 표현한 것은 대상을 인식하는 식(識)이나,
대상이 되는 바깥 경계들과 그것을 식(識)으로 연결시켜주는 감각기관들도 저마다 차원이 다른 세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본다.
예를 들면, 수많은 요소들이 인연에 의해 결합되어 ‘나’라는 세계를 구성하고 있지만, 그 구성요소들
하나하나에도 그들대로의 세계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수많은 세계들이 결합되어 이루어진 또 다른 세계와도 같은 것이고, 그렇게 이루어진 나 역시
또 다른 세계를 구성하는 하나의 세계와 같다는 말이다.
각각의 세계이면서 또한 연기적(緣起的)으로 얽혀있는 세계라는 것이다.

이러한 십팔계(十八界)도 공(空)의 입장에서는 고정된 실체성(實體性)을 갖지 않는 에너지일 뿐이다.
단지, 에너지가 갖는 변화의 흐름일 뿐이다.

다시 육식(六識)과 육근(六根)과 육경(六境)으로 돌아가 보자.
 
육식(六識)은 육근과 육경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인식작용(의식작용)이다.
사실 바깥 대상(존재)들은 나와 무관하게 있는 것들이다.
내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존재하는 것들이다.
그렇게 나와 무관한 바깥 대상들이 나와 관계되어질 때는 무엇에 의해서 관계되어질까?
적어도 나에게는 바깥 대상들이 육근(六根)을 통하여 인지될 때 비로소 나와 관계되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육근을 통해 육식(六識)에 인지될 때 ‘아! 저런 것이 저기에 저렇게 있구나’라고 내가 알게 된다.

좀 더 상세하게 알아보자.

육근에서의 안(眼), 즉 눈에 바깥 대상의 형체-색(色)-가 비쳐진다. 
눈, 즉 안근(眼根)의 역할은 거기까지이다.
눈에 비쳐진 바깥 대상의 형체를 인식하는 것은 안근(眼根)이 아니라 안식(眼識)이다.
때문에 안근(眼根)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하나의 통로, 즉 감각기관일 뿐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 감각기관을 통해서 들어온 형상의 정보를 인식하는 것은 안식(眼識)이라는 ‘식(識)’이다.
하나 더 살펴보자.
육근에서의 이(耳), 즉 귀에 소리-성(聲)-가 전달되어진다.
귀, 즉 이근(耳根)의 역할도 거기까지이다.
귀에 전달된 소리의 정보를 인식하는 것은 이근(耳根)이 아니라 이식(耳識)이다.

이렇듯 ‘안이비설신’이라는 다섯 가지 육체적 감각기관, 즉 오근(五根)을 통해 
다섯 가지 바깥대상-오경(五境)-에 대한 정보가 들어와 각 식(識)에 인식되면, 
이 인식된 단편적인 정보들을 종합하여 전체적으로 인식하는 기능의 감각기관이 
정신적 감각기관인 ‘의근(意根)’이다. 
이 ‘의근’에 의해 이루어지는 인식작용을 여섯 번째 식(識)인 ‘의식(意識)’이라 한다.
이 ‘의식’은 우리가 말하는 보편적인 의식으로, 표층의식(表層意識)-얕은 의식-에 속한다. 
보다 깊은 심층의식(深層意識)은 팔식(八識)이라 하며, 
‘아뢰야식(阿賴耶識)’ 또는 ‘장식(藏識)’이라고 한다.

어쨌든 육근을 통해 인지된 것들은 내 의식(마음)에 비춰진 것들이며, 내 마음 상태에 따라
원래의 모습 그대로일 수 있고, 변형된(왜곡된) 모습일 수도 있다.
마음에 때가 없으면 그대로일 것이고, 때가 많으면 많을수록 왜곡되는 정도는 심할 것이다.

참고로 말하면,
그 ‘마음의 때’에 비유하여 표현되는 식(識)이 바로 ‘칠식(七識)’이며, ‘말라식(末那識)’이라 부른다.
이 칠식(七識)인 말라식(末那識)은 나를 나쁘게 물들여 가는 주범(主犯)으로 ‘여섯 가지에 대해 일으키는
거친 망념(妄念)’이라 한다.
이를 ‘추념(麤念)’이라 하며 여섯 가지라는 점에서 ‘육추(六麤)’라고도 한다.
우리가 수행(修行)이라는 정화(淨化) 작업을 통해 일차적으로 없애나가야 하는 식(識)인 셈이다.
그런데 이 칠식(七識)은 집착, 욕심과 같은 번뇌의 덩어리이기 때문에 사실상 착각에 의해 생겨난
실체(實體)가 없는 식(識)으로 간주되어, 육식(六識) · 팔식(八識)과는 같은 성격의 식(識)으로 보지
않는다.
즉, 칠식(七識)인 말라식(末那識)은 본래 없는 식으로 내가 착각에 빠져 있는 동안 나의 주인 행세를 하는
일종의 허깨비와 같은 식(識)이라는 것이다.
이 칠식(七識)의 태동(胎動)은 팔식(八識) 아뢰야식(阿賴耶識)에 잠겨있는
‘미세(微細)한 세 가지 망념(妄念)’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즉, 칠식은 그 태동의 기반을 팔식에 두고 있는 것이다.
팔식에 있는 ‘미세한 세 가지 망념’을 ‘세념(細念)’ 또는 ‘삼세(三細)’라고 한다.
앞의 거친 망념과 함께 ‘삼세육추(三細六麤)’라고 하며, 번뇌망상(煩惱妄想)의 또 다른 이름으로
보면 된다.

'성철(性徹)' 스님은 육추(六麤)는 말할 것도 없고, ‘제팔 아뢰야식(第八 阿賴耶識)’ 속에 있는
삼세(三細)마저도 완전히 제거되어야 비로소 ‘견성(見性)’이라 할 수 있다고 단언(斷言)하셨다.
비록 오매일여(寤寐一如)가 되었어도 아직 삼세(三細)가 남아 있다면, 이는 견성(見性)이 아니니
공부를 다 해 마쳤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용어설명을 하다 보니 이야기가 ‘유식(唯識)’으로 빠져 버렸다.

어쨌든 바깥 대상이나 이를 연결시켜 주는 육근, 그리고 이 둘 사이에서 도출되는 인식작용도 또한
모두 공(空)이라는 측면에서는 다 일정(一定)한 실체(實體)가 없는 에너지일 뿐이라는 것이다.

無無明 亦無無明盡 乃至無老死 亦無老死盡
무무명 역무무명진 내지무노사 역무노사진

무명(無明)이라 할 것도 없고, 또한 ‘무명(無明)을 다했다’라고 할 것도 없으며, 내지 노(老)와 사(死)라
할 것도 없고, 또한 ‘노(老)와 사(死)를 다했다’라고 할 것도 없느니라.

▶ 이 구절(句節)의 내용은 12연기법(緣起法)이다. 12연기법 또한 공(空)한 것이라고 하고 있다.

연기법(緣起法)은, ‘하나의 결과는 그냥 있게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조건에 따른 발생이다’라는 현상의 자연원리를 밝힌 불교(佛敎)의 핵심적 가르침이다.

연기에 관한 가장 일반적인 정의는 다음과 같다.

연기에 관한 가장 일반적인 정의는 다음과 같다.
『약유차즉유피(若有此卽有彼)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약생차즉생피(若生此卽生彼)  이것이 생기면 저것이 생긴다.
   약무차즉무피(若無此卽無彼)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다.
   약멸차즉멸피(若滅此卽滅彼)  이것이 소멸하면 저것이 소멸한다.』

모든 존재와 현상은 인(因), 연(緣), 과(果)의 관계 속에서 전개되고 나타나는 것으로, 
하나의 원인(因)은 다른 연(緣), 즉 조건을 만나서 어떤 결과(果)로 나타나고, 
그 결과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그 상태로 다시 인(因)이 되거나 
다른 것의 조건(緣)이 되는 상관관계의 구조 속에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기적((緣起的) 관계 속에서 
나고[생(生)], 머물고[주(住)], 변화하고[이(異)], 소멸되는[멸(滅)] 과정을 반복해 간다.

이런 인연의 연기적 전개 과정에서 가장 중심적 존재는 바로 ‘나’이다. 
내가 세상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주체이기 때문에 나의 삶에서는 기본적으로 내가 인(因)이 된다. 
비유하면 일종의 밭에 심어지는 씨앗이 된다 할 수 있다.
건강한 씨앗이 아니면 비옥한 땅을 만나도 제대로 성장할 수 없으며, 
건강한 씨앗이라도 척박한 밭을 만나면 역시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가 없다.

12연기법(緣起法)의 설법(說法)대상은 물론 사람(중생)이었다.
따라서 사람의 조건에 맞추어져 설명되었다.
이 말은 사용된 몇몇 용어가 인간 조건에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12연기 가르침 속에 흐르는 원리는 모든 중생들에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12연기는 ‘나’라는 존재가 인연에 따라 생사(生死), 윤회(輪廻)하는 과정을 12단계의 흐름으로 보여주고 있다.  
매 순간마다 찰나적(刹那的)으로 생멸(生滅)하는 물질적(物質的), 정신적(精神的) 현상들이 
어떻게 서로에게 원인[因]과 조건[緣]이 되어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반복(反復) 상속(相續)해 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결국 ‘인연(因緣)에 의한 흐름만 있을 뿐’, ‘나’라고 할 만한 것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12연기(緣起)는 
무명(無明)-행(行)-식(識)-명색(名色)-육입(六入)-촉(觸)-수(受)-애(愛)-취(取)-유(有)-생(生)-노사(老死)의 열두 가지이다.
이것을 과거-현재-미래라는 시간적 흐름 속에서 조명하는 것이 대체적인 12연기를 보는 관점이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여기에 현존하고 있지만, 이는 과거 연결고리에 의한 영향의 결과이기도 하며, 
또한 지금의 나는 미래 연결고리의 원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시간적 구분의 흐름으로 설명하는 이유는, 
지금 이 순간의 마음은 단순히 또는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라 그렇게 일어날 만한 이유가 있었고, 
앞으로 일어날 만한 조건이 되어지는 것이다.
즉 원인과 조건과 결과가 어우러진 마음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함이다.
과거, 미래, 현재가 지금 이 순간의 마음에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치를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시간적으로 그 흐름을 배열하여 설명하는 것이지, 
과거심, 현재심, 미래심을 독립된 마음으로 따로 두고자 함이 아니다. 

무명(無明)·행(行)은 이전(과거)에 심어 놓은 두 가지 원인이다.
이 원인에 의해 식(識), 명색(名色), 육입(六入), 촉(觸), 수(受)라는 다섯 가지의 결과가 현재에 생겨나는데, 
이를 현재에 일어나는 ‘오과(五果)’라고 한다.
전생(前生)의 두 가지 원인에 의해 현생(現生)의 다섯 가지 결과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결과물인 존재방식(명색)과 그 기능에 의하여, 현재의 상태가 있게 되고 
뿐만 아니라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될 원인이 심어지게 되는데, 그 원인은 애(愛), 취(取), 유(有)  세 가지이다.
이는 현재 내가 쓰는 물든 마음으로  나쁜 결과를 도출하는 세가지 원인이 된다.
이 세 가지 물든 원인으로 인하여 있게 되는 나쁜 결과는 11번째, 12번째인 생(生)과 노사(老死)등의 괴로움이다.

12연기(緣起)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무명(無明).

무명(無明)은 마음에 있는 어두움을 말한다. 
내가 나를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이 모르는 부분이 지금 내 마음의 작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무명[정신적 어둠]’이라고 한다.

불교의 심리학이라고 하는 유식(唯識)에서는 일반적으로 마음을 세분화하여 여덟 가지 식(識), 즉 8식(識)으로 표현한다. 
(9식으로 표현하는 학파도 있다)
이 중 정신의식(여섯 번째, 6식)과 깊은의식(여덟 번째, 8식)이 식의 작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마음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마음(식)의 구조와 기능을 알아야 한다.

왜 밝지 못한가?
‘업(業)’에 자유롭지 못하기[끄달리기]때문이다. 
보통 업은 ‘행위’라고 풀이하는데, 행위의 주체는 정신의식(6식)이다. 
정신의식은 일종의 분별활동을 하는 의식(분별식)으로써 대상을 ‘인식’하고 그것에 ‘반응’하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작용을 삼업(三業)이라고 하여 ‘세 가지 행위’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정신적 행위, 언어적 행위, 신체적 행위이다. 
이 행위를 현재 짓는 업이라고 하여 ‘현업(現業)’이라 부른다.
정신의식이 지은 현업은 행위 뒤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깊은의식(8식)에 저장된다. 
이렇게 저장된 기억은 훗날 정신의식이 활동하는데 중요한 데이터로 쓰여진다.
깊은의식에는 정신의식에 활용되어질 정보들로 가득한데, 이 정보들은 정신의식이 겪은 직간접적인 행위에 의한 경험들이다. 
이 정보를 ‘숙업(宿業)’이라고 부르며, 숙업이 훗날 정신의식의 견해를 좌우하는 ‘업력(業力)’이 된다.
정신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이 업력을 성향 혹은 습기(習氣)라고 하며, 
이것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상태를 ‘무명(無明)’이라 하고, 이 성향을 컨트롤하는 상태를 ‘반야(지혜)’라고 한다.

중생은 자신이 깊은 의식 속에 심어놓은 업(행위의 습성)에 자유롭지 못하고, 끄달림을 받고 있다.

12연기의 시작은 나의 현재 활동의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예전 행위의 습성으로부터 시작한다. 
왜냐하면 ‘마음이 밝지 못한’ 주 요인이 ‘업으로부터의 끄달림’이기 때문이다.

둘째, 행(行). [‘무명’을 조건으로 하여 ‘행’이 생겨난다.]

‘행(行)’은 ‘형성’으로 번역한다. 이 움직임이 정신의식을 물들여서 성향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첫번째 ‘무명’에서 언급한 것처럼, 깊은의식에 있는 이전에 경험했던 행위의 정보[업(業)]가 
여섯 개의 감각기관[육근(六根)]을 통해 어떤 대상을 접할 때 관련정보로써 제공된다.
이 정보는 육근을 통해 들어온 대상에 대한 끌림(느낌)을 있게 하고, 나아가 대상을 개념적으로 인식하게 한다.

‘행’은 이와같이 이 정보가 정신의식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움직임을 말하며, ‘업력(業力)’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식(識). [‘행’을 조건으로 하여 ‘식’이 생겨난다.]

식이 생겨났다고 하여 없던 식이 새롭게 생겨났다는 것이 아니다.
의식이 업력, 즉 행(行)으로 인하여 ‘물든 의식’이 일어났다는 말이다. 
본래 의식이 행(行), 즉 업력의 영향을 받아 ‘나’라고 하는 그릇된 자아를 갖는 의식으로 
물듦으로써 결과적으로는 본래 의식에서 이탈된 착각의 자아의식을 탄생시킨다.
이렇게 8식에서 제공된 업에 물들어서 자신을 의식하게 된 자아의식을 
일곱 번째 식, 즉 제7식이라고 하며, 말라식(末那識) 또는 마나스식(manas識)이라고도 한다.
8식을 모르는 현재의 정신의식의 상태에선 이 7식이 ‘나’라고 하는 에고(ego)인 셈이다.
에고는 업에 물들어서 본래의 의식을 그릇되게 인식한 식으로, 원래는 없는 착각에 의한 식이다. 
지혜의 눈을 떠서 착각에서 벗어나면 에고 즉 7식은 원래로 있지 않음을 분명히 알게 된다.
마음이 물들어가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된 ‘임시의 식(識)’의 개념이다.
이 7식이라는 에고는 6식의 영역 가장 밑에서 6식의 활동을 자아에 입각해서 활동하게끔 만드는 주범이다. 

7식의 등장과 더불어 물든 6식이 생긴 셈이다.
이 의식 속에는 예전에 행위하던 습성이 반영되어 있기에, 
의식은 그 습성에 따라 이전의 ‘나’라는 존재방식(예컨대, 육신)의 형태로 복원해가려는 업력(성향)이 있다.
그래서 어머니의 태(胎)속으로 이끌려 들어간다.

넷째, 명색(名色). [‘식’을 조건으로 하여 ‘명색’이 생겨난다.]

명(名)은 ‘정신’을, 색(色)은 ‘육신’을 말한다.
비로소 어머니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나’라는 존재의 다발(묶음), 즉 오온(五蘊)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오온은 ‘육신을 구성하는 다발’인 색온(色蘊)’과 
‘정신을 구성하는 다발’인 ‘수온(受蘊), 상온(想蘊), 행온(行蘊), 식온(識蘊)’이다.
명색이 생겨났다는 것은 사람이라는 존재방식(정신+육신)을 갖추었다는 말이다.

다섯째, 육입(六入). [‘명색’을 조건으로 하여 ‘육입’이 생겨난다.]

육입은 정보가 들어오는 6가지 감각기관을 말한다.
육신에 5가지 감각기관, 즉 안근(眼根). 이근(耳根). 비근(費根). 설근(舌根). 신근(身根)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오감(五感)이라 부르는 것이 그것이다. 
불교에서는 또 하나의 감각기관을 언급한다. ‘의근(意根)’이다.
의근은 앞의 5가지 감각기관에서 수집된 정보가 모이는 곳으로 육체와 정신의식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감각기관이다.
이 감각기관을 통해 외부(세상)와 소통을 하게 된다.

여섯째, 촉(觸). [‘육입’을 조건으로 하여 ‘촉’이 생겨난다.]

촉(觸)은 외부세계와 접촉하는 것을 말한다.
육체적인 5가지 감각기관을 통하여 외부대상에 대한 데이터가 들어오고, 
들어온 데이터는 정신적 감각기관인 의근(意根)으로 전달되어 의식(意識)에 모아진다.
분별식(分別識)인 정신의식[6식]은 데이터를 종합 구성하여 상(相)을 구성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개념적으로 파악한다.
비로소 세상이 나의 의식 안에 비추어져 인식되는 것이다.

일곱째, 수(受). [‘촉’을 조건으로 하여 ‘수’가 생겨난다.]

수(受)는 세상과 접촉하여 들어온 대상에 대하여 정신의식(6식)이 일으키는 최초의 정신작용이다.
12연기법의 두 번째인 행(行)에 의한 끌림이 정신의식에게 인지되어 드러난 활동의 모습이며, 3가지로 분류한다. 

《※ 3가지 느낌 : 고수(苦受)-괴로운 느낌, 낙수(樂受)-즐거운 느낌, 
                불고불락수(不苦不樂受)-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
  이 느낌은 잠재적으로 정신의식으로 하여금 육근(六根)을 통해 들어온 
  대상에 대해 좋거나 싫은 끌림이 있도록 작용한다.》

수(受)는 오온(五蘊)의 수온(受蘊)에 해당하며 상온(想蘊)의 기반이 된다.
상온(想蘊)은, 정신의식의 주된 기능인 ‘개념적인 지각(知覺)’, 즉  인식(認識)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정신활동은 상온(想蘊)인데, ‘촉을 조건으로 하여 
수가 생겨난다’라고 한 것은 수(受)가 접촉을 통해 일어나는 최초의 정신작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접촉을 통해 일어나는 ‘수(受)’에 대한 언급은 단순히 수(受)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정신활동의 전반적인 시작을 말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의식(마음)이 하는 일을 2가지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하나는, 인식이다.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외부대상의 정보를 토대로 하여 바깥대상을 인식하고 분별하고 판단한다.
다른 하나는, 반응이다.
반응은 인식을 토대로 하여 일어난다.
따라서 인식 속에 업력에 의한 갈애(渴愛), 욕망이 있으면 이해관계(利害關係)에 따른 반응이 있게 되고, 
희노애락(喜怒哀樂) 등의 감정을 갖게 된다.
여기까지는 업력을 제어하지 못하는 사람, 즉 중생의 입장에서는 그나마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마음(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감정이 일어난 후이다. 
좋은 것은 유지하려하고, 나쁜 것은 없애려는 마음을 강하게 갖는다. 욕심이 집착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문제이다.

여덟째, 애(愛). [‘수’를 조건으로 하여 ‘애’가 생겨난다.]

애(愛)는 갈애(渴愛)로써 탐욕과 같은 욕망을 말한다.

느낌[수(受)]으로 드러난 성향(끌림)을 알아채지 못하고 그대로 인식(개념적 지각)이 일어나면 
그 속에 업력에 의한 갈애(渴愛)가 있다.

《※참조: 경전’쌍윳따니까야’에서 언급하는 갈애(渴愛)에는 세 가지가 있다.

 ①감각적 쾌락에 대한 갈애[욕애(慾愛)] – 쾌락(快樂)과 불쾌(不快)가 
                   있을 때,불쾌를 피하고 쾌락을 주는 것을 추구하는 경향.
 ②존재에 대한 갈애 [유애(有愛)]- 쾌락을 주는 것을 계속해서 이어가려는 경향.
 ③비존재에 대한 갈애[무유애(無有愛)]- 쾌락을 주던 것이 무상(無常)의 속성에 의해서 불쾌(不快)로 바뀌었을 때, 
                   그것을 없애려는 경향.
                  (불쾌를 없애 쾌락의 상태를 유지하려는 것이라는 점에서 ‘유애’와 같은 속성이라 할 수 있다.)
<이상 쌍윳따니까야 1권, 126쪽 ‘주(註)’참조/ 전재성 역/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발행>

이 갈애는 개념적 지각, 즉 인식을 물들이는 에고의 업으로, 
부처님은 이것을 중생이 맞는 ‘첫 번째 독한 화살’이라고 비유로써 표현하신다.
따라서 이를 알아채어 단속하지 못하고 마음을 쓰면, 집착(애착)이라는 반응으로 이어지고 
마음은 결국 괴로운 상태가 된다.

그러나, 첫 번째 마음작용인 인식이 비록 업력에 의해 물들어 일어났어도, 
마음의 움직임에 대해 성찰(省察) 하고 참회(懺悔)하여 바꾸고자 애쓴다면, 
마음의 두 번째 단계인 반응이 집착의 반응이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의식(마음)의 2가지 기능, 
인식과 반응에서 부처님이 중생에게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으로 언급하신 것이 ‘반응에서의 집착’이다.
부처님은 이 집착을 중생이 맞는 ‘두 번째 독한 화살’이라고 표현하신다.
비록 첫 번째 기능인 인식에서
‘좋다’. ‘나쁘다’. ‘아름답다’. ‘추하다’ 등과 같은 갈애에 물든 감정이 일어나는 것을 당장 어쩌지는 못하여도, 
두 번째 반응에서 일어난 감정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성찰하고 단속해야 한다고 하신다.

‘그대들이 먼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은 두 번째 독한 화살을 맞지 않아야 하는 것’이라고 부처님은 당부하신다.

아홉째, 취(取). [‘애’를 조건으로 하여 ‘취’가 생겨난다.]

취(取)는 일어난 욕망을 지속시켜가려는 ‘집착’이다.
‘두 번째 독이 묻은 화살’에 비유하여 표현된 ‘물든 의지작용’이다.

취(取) 는 6식인 정신의식이 일으키는 가장 말단(末端)에 해당하는 거친 의식작용이며, 
여섯 번째인 애(愛)와 더불어 현재의 마음을 물들이는 마음작용이다.
이 두 가지 마음작용, 즉 애(愛)와 취(取)는 이기적 자아의식을 기준으로 해서 일어났고, 
3가지 형태의 행위(신체적 행위, 언어적 행위, 정신적 행위)로 구체적으로 전개되면서 
‘나’라고 여기는 자아(自我)를 충족시키는 쪽으로 행위의 결과가 모아진다.
이 때문에 애, 취에 물든 마음의 행위가 많을수록 이기적 자아의식은 더욱 두드러지고 커져만 간다.

열째, 유(有). [‘취’를 조건으로 하여 ‘유’가 생겨난다.]

유(有)는 현재 자기 자신이 느끼는 ‘나’라는 자아의식을 말한다.
마음이 구체적으로 지어가는 3가지 행위는 결국 ‘자아의식’을 공고히 하는 쪽으로 귀결된다.
《※ 3가지 행위 : 신(身)·구(口)·의(意) 삼업(三業)이다. 신체적 행위, 언어적 행위, 정신적 행위를 말한다.》

불교에서는 ‘나라는 자아의식’이 형성되어 있으면 ‘존재한다’, 즉 ‘존재’로 인식한다.
있는 것의 근본토대는 ‘자아의식’이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유(有)’를 경전에서는 ‘존재’로 번역하고 있다.
유(有)에는 자신을 영원히 유지, 보존하려는 강한 욕망의 속성이 있다.
유가 지니고 있는 자기보존의 욕망의 속성이 훗날 자기가 지니고 있는 자기 모습으로 복원해 가려는 성향으로 작용한다.
예컨대 정신과 육체가 결합되어 있는 명색(名色)의 존재방식이라는 정보를 지니고 있으면 
태(胎)와 만나는 인연으로 나아가려는 특성을 보이게 된다.

‘쌍윳따니까야’ 경전에서 이 ‘유’에는 3가지 유형이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 3가지를 ‘삼유(三有)’라 한다.
  
1) 욕유(慾有): 감각적, 물질적 욕망에 물들어 있는 존재(자아의식).
2) 색유(色有): 거친 물질적 욕망은 떨어졌으나, 미세하게는 남아 있는 존재(자아의식).
3) 무색유(無色有): 미세한 물질적 욕망마저 제거된 존재(자아의식).

이 삼유는 물질적 욕망에 물들어 있는 정도에 따라 존재(자아의식)의 유형을 세가지로 분류한 개념이다.

《※참조: ‘능엄주 회향게’에서 삼유(三有-‘사은삼유진점은’에서)의 의미는 
      욕계, 색계,무색계와 같이 모든 우주법계에 살고 있는 중생들의 ‘물든 자아의식’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면 된다. 
      이러한 존재들에게 능엄주를 암송하는 공덕이 스며들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애(愛).취(取).유(有)는 12연기 중 세 번째 식(識)-‘물든의식’-의 본격적인 작용이며 귀결이다.
‘나’라는 자아의식(에고)이 현재 지어가는 의식활동에 적극 개입하고 있으며, 
이렇게 일어난 현재의 마음이 그대로 자아의식, ‘나’라는 존재를 두드러지게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앞서 말했듯이 나의 의식활동에 애·취·유가 일어나고 있다면, 이는 두 번째 독한 화살을 맞고 있는 셈이다.
첫 번째 화살에 이어 두 번째 화살도 피하지 못하고 맞는다면, 나의 삶은 더욱 괴로워지고 힘들어질 것이다.
정신적 어두움은 더해지고, 자기 각성(覺醒)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다.
현재의 내가 과거의 습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끄달리고 있듯이, 
미래의 ‘나’는 깊은 의식(8식)속에 심어놓는 ‘애, 취, 유’라는 에고의 정보[물든 업]에 물들어서 
여전히 어둡고 거칠게 마음을 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유(有)’라는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한 열망’은 새로운 명색(名色)을 받아 태어나게 할 것이고, 
태어나서는 영원한 것은 없다는 무상(無常)의 속성에 의해 늙어가고 다시 죽어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두드러지고 견고해진 유(有)라는 그릇된 자아의식(존재의식)은 다시 예전의 자신을 복원시키려는 
성향(업력)을 가질 것이다.

그리하여 태어나고-늙어가고-죽는 생노사(生老死)의 반복은 계속될 것이다.
이것이 중생들의 윤회의 순환고리인 것이다.

12연기법의 열 번째와 열두 번째는 이러한 과정의 반복적인 순환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다.

열한 번째, 생(生). [‘유’를 조건으로 하여 ‘생’이 생겨난다.]

생(生)은 유(有), 즉 ‘존재에 대한 열망’으로 인해 특정 존재방식으로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의 태어남은 끄달림에 의한 태어남이다. 중생으로서의 태어남이다.

열두 번째, 노사(老死). [‘생’을 조건으로 하여 ‘노사’가 생겨난다.]

태어난 것은 늙어가고 결국 죽게 된다. 
존재하는 그 모든 것은 무상(無常)의 속성을 피해갈 수 없다. 
비록 노사(老死)라고 표현하였지만,‘노사우비고뇌(老死憂悲苦惱)’라고 하여 
부처님께서는 생겨난 것은 ‘늙음.죽음.우울.슬픔.고통.불쾌.절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셨다.


열한 번째인 생(生)과 열두 번째인 노사(老死)는 앞의 세 가지, 애(愛).취(取).유(有)가 원인이 되어 있게 되는 결과이다.
따라서 원인(原因)인 애(愛).취(取).유(有)가 없으면(일어나지 않으면), 
결과(結果)인 생(生)과 노사(老死)도 있지 않게 된다.
이것이 일방적인 끄달림의 순환고리,  괴로움을 초래하는 윤회를 끊을 수 있는 단초가 된다.
그 시작은 애(愛)로 인한 취(取), 즉 반응 단계에서 오는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 것으로부터 한다.
비록 갈애에 물든 인식이 일어났어도, 부처님을 비롯한 눈밝은 스승의 도움을 받아 
이기적인 마음이 아닌 이치에 맞는 바른 마음을 쓸 수 있도록 가르침을 배우고 성찰하고 삼매력을 키워가야 한다. 
그리고 ‘애(愛)’라는 첫 번째 화살 역시 뽑아야 한다.

계(戒), 정(定), 혜(慧). 이 삼학(三學)이 중요한 이유이다.
 
이미 물들어서 태어난 이상, 현재의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여 
점차 내면의 깊은 곳까지 해결해 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그대들이 시급히 해야 할 것은 두 번째 독한 화살에 맞지 않는 것이다.’라고 언급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이 얼마나 우리들의 눈높이에서 현실적으로 말씀하신 것인지를 실감할 수 있다.

첫 번째 독한 화살인 ‘갈애(渴愛)’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깊은의식에서 올라오는 업력(業力)을 제어해야 한다.
깊은의식에 담겨있는 업(業)이 성향으로 정신의식에 올라와서 느낌이 되고, 
그 느낌의 끌림은 갈애라는 욕망으로 나타난다.
마음의 인식을, 에고를 물들이는 이러한 과정을 컨트롤하지 않고서는 
생노사(生老死)라는 일방적인 악순환의 고리[윤회]는 끊어지지 않는다.

정신의식의 인지력을  깊은의식인 8식(識)의 영역까지 확장시킬 수 있는 깊은 삼매력(선정력)이 있어야 한다.
이 정도의 깊은 삼매력을 ‘오매일여(寤寐一如)’ 또는 ‘숙면일여(熟眠一如)’라고 한다.
오매일여의 삼매력을 확보하여 깊은의식 속에 있는 업의 보따리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성철스님은 강조하셨다.

8식에 있는 업(業)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를 근본무명(根本無明)이라 한다. 
6식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거친 망념에 비견하여 
깊은의식인 8식의 영역에 있는 업을 ‘미세한 망념[세념(細念)]’이라고 한다. 
이 ‘세념’은 3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삼세(三細), 즉 ‘3가지 미세한 망념’이라고 많이 쓰며, 
6식의 거친 망념을 있게 한다는 측면에서 망념(妄念)의 뿌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삼세(三細)를 제어하지 못하는 근본무명의 상태에 있으면 ‘해탈(解脫)’이라 할 수 없고, 
‘윤회에서 벗어났다’라고 할 수는 없다고 성철(性撤)스님은 저서(著書) ‘선문정로(禪門正路)’에서 누차 강조하신다.


이와 같이 12연기(緣起)의 도리(道理)는 
각자 자기자신에게 일어나는 괴로움의 발생구조와 소멸구조를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하여 설해진 것이다.

12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12연기는 ‘원인과 결과의 반복적 지속’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12연기 가운데 ①무명(無明)-②행(行)과 ⑧애(愛)-⑨취(取)-⑩유(有)는 ‘원인’의 연결고리이고, 
③식(識)-④명색(名色)-⑤육입(六入)-⑥촉(觸)-⑦수(受)와 
⑪생(生)-⑫노사우비고뇌(老死憂悲苦惱)는 ‘결과(과보)’의 연결고리이다.
이렇게 12연기는 원인의 연결고리와 결과의 연결고리가 반복적으로 연결돼 괴로움의 발생구조를 
중층적(重層的)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 가운데 괴로움의 직접적(直接的)인 원인은 ‘⑧애(愛)-⑨취(取)-⑩유(有)’이고, 
근원적(根源的)인 원인은 ‘①무명(無明)-②행(行)’이다.


‘대인연경(大因緣經)’에 의하면 아난다 존자는 연기법(緣起法)이 알기 쉽다고 이야기하다가 
부처님에 의해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제지 받았다고 한다.
부처님께서는 ‘연기법은 매우 보기 어렵고 알기 어렵다.’라고 말씀하셨다.
연기(緣起)의 중요성에 대해 경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법(法)을 보는 자는 여래(如來)를 본다. 여래를 보는 자는 법을 본다.
  법(法)을 보는 자는 연기(緣起)를 본다. 연기를 보는 자는 법을 본다.』

현재 생존하는 나는 무상(無常)함에 의해 육신의 수명이 다하게 되면,
나의 의식 속에 배어있는 ‘존재에 대한 열망’은 새로운 명색(名色)을 받아 예전처럼 나[자아(自我)]를 이어가려 할 것이다.
에고에 물들어 있기 때문에 그것이 ‘나’를 위하는 길이라 여긴다.
이렇게 되면 무명(無明)의 상태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

사실 내가 간절히 지켜내고 유지시키려는 ‘자아’는 고정된 실체로서의 자아가 아니다. 
그런 자아는 없고, 자연의 순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나’라는 존재는 싫든 좋든 마음(의식, 정신)의 상태에 따라 
의식의 에너지가 견고해 질 수도 있고, 엷어지다 소멸될 수도 있다.
변화 속에 있으며, 그 변화의 흐름의 한 구간을 단지 나라고 여기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그 구간은 서로 이어짐의 상관관계가 있지만, 
그렇다고 그 이어짐 때문에 ‘단지 변형되었을 뿐인 나’로 알아서는 안된다.
서로 다른 존재요, 개체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 나는 이렇게 의식을 가지고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 생이든 다음 생이든 또는 그 다음 생이든 살아 있는 동안은 
이런저런 조건에 끄달리지 않고 차분하고 평안하게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는 힘(조절력)을 가져야 하며,
자연의 이치를 그대로 꿰뚫어 볼 수 있는 지혜의 안목을 가져야 한다.

부처님은 우리에게 이러한 능력이 우리 자신의 의식 속에 있음을 알려주셨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은 정신적 어둠의 상태에 있어서 이러한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를 알려주시기 위해 12연기법을 설해 주셨다.
왜 무명에 휩싸인 존재로써 반복된 괴로움의 순환을 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그 흐름의 과정을 12단계로 설명해 주셨다.
어떻게 보면 번거롭기까지 한 이 과정을 마다하지 않고 설해 주신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흐름의 전개를 통해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윤회를 있게 하는 조건’과, ‘윤회에서 벗어나는데 필요한 조건’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이미 에고에 물든 상태에서 이 세상에 왔다. 지나간 과거는 이미 어쩔 수 없다.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순간 내가 일으키는 인식과 반응이다. 
물든 인식과 그에 따른 이기적인 반응들...
나의 행위에 ‘애, 취, 유’가 담기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쉼 없이 참회하고 자신을 낮추어 가다 보면 에고가 덜어질 것이다.
집중력과 안목을 키워 내 의식의 전 영역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되면, 에고의 끄달림으로부터 벗어나게 될 것이다.  
나의 행위에 ‘애.취.유’가 사라질 것이다.
그러한 날이 올 때까지 부처님의 가르침에 감사하며, 그치지 않고 정진(精進)해야 한다.

無苦集滅道
무고집멸도 

고(苦)와 집(集)과 멸(滅)과 도(道)라 할 것도 없으며,

▶ 여기서는 사성제(四聖諦)를 언급하면서,
그 사성제 또한 공(空)의 측면에서는 사성제라 할 것도 없다고 하신다.

괴로움이란 본래로 실체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그냥 때가 잔뜩 묻은 마음이 일으키는 실체없는 작용일 뿐이다.
그리고 마음에는 원래 때라는 것이 없는 것이다.
때라는 것도 착각에 의해서 생긴 환(幻)이다.
이렇게 볼 수 있다면, 더 이상 괴로움에 시달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
괴로움이 없다면, 괴로움을 소멸시킬 일도 없을 것이다.

사성제(四聖諦)는
부처님께서 중생들이 미혹(迷惑)의 상태에서 깨어나도록 하기 위해  내리신 4가지 큰 가르침이다.
먼저 중생들의 상태를 진단(診斷)하여 문제점을 파악하시고, 그에 따라 처방(處方)을 내려주시는
구조로 되어 있다.
① 고성제(苦聖諦) : 여기 아파하는 환자가 있다 - 문제의 발생 : ‘괴롭다’는 것.
② 집성제(集聖諦) : 아픈 원인 - 문제 발생의 원인 : ‘갈애(渴愛)’가 있어서.
③ 멸성제(滅聖諦) : 치료하였을 때의 목표를 제시 -마음이 원래대로 청정(淸淨)해 졌을 때.
④ 도성제(道聖諦) : 구체적 처방전 제시 - 갈애를 없애고 청정해 질 수 있는 방법으로
                                                          ‘팔정도(八正道)’ 제시.

이 사성제(四聖諦)를 12연기법(緣起法)과 연결하여 생각해 보자.

12연기 중 ①무명(無明)-②행(行)은 과거에 심어졌던 업(業)의 미세(微細)한 작용이라 하였다.
이 미세한 작용을 원인으로 하여
③식(識)-④명색(名色)-⑤육입(六入)-⑥촉(觸)-⑦수(受)라는 현재의 결과(과보)가 나타난다고 하였다.
그리고 ⑧애(愛)-⑨취(取)-⑩유(有)를 현재의 원인으로 하여
⑪생(生)-⑫노사(老死)라는 미래의 결과(과보)가 있게 된다고 하였다.

① · ②은 
③ · ④ · ⑤ · ⑥ · ⑦를 있게 하는 집성제(集聖諦)이다. 
③ · ④ · ⑤ · ⑥ · ⑦는 
① · ②에 의해 나타난 ‘오온(五蘊)을 가지고 사는 현재의 우리의 모습(상태)’으로서 고성제(苦聖諦)이다.
⑧ · ⑨ · ⑩은    ⑪ · ⑫를 있게 하는 집성제(集聖諦)이다.
⑪ · ⑫는    ⑧ · ⑨ · ⑩에 의해 받게 되는 고성제(苦聖諦)이다.

여기서 ‘⑦수(受)’의 단계를 주목하여 보자.
‘⑦수(受)’는 사물에 대하여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으로서 몸을 받아 태어난 이상 가질 수밖에 없는
‘마음의 작용-감수작용(感受作用)-’이라고 하였다.
‘⑦수(受)’의 단계에서 ‘⑧애(愛) · ⑨취(取) · ⑩유(有)’의 갈애(渴愛)의 단계로
마음이 넘어가려 할 때 ‘⑦수(受)’의 감정 또한 공(空)한 것임을 알아차려 넘어가지 않게 된다면 
‘⑧애(愛) · ⑨취(取) · ⑩유(有)’는 일어나지 않게 된다. 
아울러 ‘⑪생(生) · ⑫노사(老死)’ 역시 있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⑦수(受)가 공(空)한 것임을 알아차림*’은 도성제(道聖諦)이며,
[* 수(受)의 감정 또한 부질없는 마음의 헛된 작용임을 알아차려 일어난 감정에 집착하는 등
그 이상으로 발전시켜 나가지 않는다면, 이 때의 알아차림은)]
이 알아차림-도성제(道聖諦)-이 원인이 되어 ‘⑧애(愛) · ⑨취(取) · ⑩유(有) · 
⑪생(生) · ⑫노사(老死)’의 소멸(消滅)이라는 멸성제(滅聖諦)가 이루어진다.

無智亦無得
무지역무득

지혜(智慧)라 할 것도 없고 또한 ‘얻었다’라고 할 것도 없느니라.

▶ 모든 사물과 현상의 본질(本質)인 ‘실체성(實體性)을 갖지 않는 에너지의 상태’는 그 어떤 것으로도
규정지을 수 없고, 모양지을 수도 없다.
일체의 고정된 상(相)과 틀과 개념...
그 모든 것들이 다 본질의 에너지란 측면에서는 부질없는 노력들일 뿐이다.

심지어는 자기 자신을 포함하여 우주만유(宇宙萬有)의 이치를 꿰뚫어 볼 수 있다는, 그래서 우리들이
애써서 구하고자 하는 저 깊은 마음속의 지혜광명(智慧光明)마저도 본질(本質)의 에너지 앞에서는,
즉 공(空) 앞에서는 다 부질없는 것이 된다.

애써서 무엇을 구했다 하고 무엇을 얻었다 할 것인가.
참다운 진리 앞에 우리가 내세우고자 했던 것들은, 우리가 얻고자 했던 것들은...
꿈에서 깨는 순간 지금까지 규정지어 왔고, 애써 왔던 것들은 한갓 꿈속의 일이었을 뿐이다.

‘무지역무득’은 공(空)에 대한 설명(說明)의 절정(絶頂)이며, 
수행자가 도달(到達)한 반야(般若)의 극치(極致)이다.

‘정상(頂上)이 좋은 줄 알고 애써 올라와 밟고 서니, 정상 또한 내가 발 디디고 서 있는 한 자락 땅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더라.’


3. 공능분(功能分) :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까지. - 반야(般若)의 공관(空觀)으로 일체 현상을
비춰본 결과 나타나는 경지를 설하고 있다.  반야의 눈으로 보면 일체의 현상은 공한 것이라 하였다. 
여기서는 거기서 나타나는 경지를 말하고 있다.
그것은 마음에 거리끼고 걸림이 없어서 마침내 몽상(夢想)을 여의고 열반에 이른다는 것이다.

以無所得故 菩提薩埵 依般若波羅蜜多故 心無罣礙 無罣礙故 無有恐怖
이무소득고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고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얻은 바가 없는 까닭에 보리살타(보살)이며,
반야(지혜)에 의지하여 열반의 언덕으로 나아가는 까닭에 마음에 걸림이 없으며,
걸림이 없는 까닭에 공포가 있지 않나니,
멀리 전도(顚倒)된 몽상(夢想)을 떠나면 구경(究竟)의 열반(涅槃)이니라.

▶ 참 경지에 눈을 뜬 까닭에(또는 참 경지에 눈을 뜨고자 하는 까닭에) ‘보살(菩薩)’이라 하는 것이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기 직전에 남기신 유훈(遺訓)이 있다.
『자등명 자귀의(自燈明 自歸依)하고, 법등명 법귀의(法燈明 法歸依)하라.』
: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아 자기 자신을 의지하여라. 가르침을 등불로 삼아 가르침을 의지하여라.’

이 시점에서 왜 이 말씀이 떠오르는 것일까?

자기 스스로 자기 마음의 큰 능력인 반야(般若)를 밝혀낼 수 있다면, 그래서 그 반야로써
자신과 세상을 비추어 볼 수 있다면 굳이 가르침이라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나에게는 나 스스로 밝혀낼 능력이 미약(微弱)하기 때문에 부처님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즉 부처님의 가르침을 등불로 삼아
나 자신의(마음의) 지혜광명(智慧光明)-반야(般若)-을 밝혀야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법(法)에 있는 것이 아니고 자신에게 있는 것이며,
이 사실을 가르쳐 주는 것이 또한 법(法)이다.
‘자등명(自燈明) 자귀의(自歸依)’ 하기 위하여 ‘법등명(法燈明) 법귀의’ 해야 하는 것이다.

‘반야(般若)에 의지하여 바라밀다(波羅蜜多) 한다는 것’은 
‘자등명(自燈明) 자귀의(自歸依)’ 하기 위해 ‘법등명(法燈明) 법귀의(法歸依)’ 해 나간다는 말이라고
결론 짓고 싶다.

이렇게 나 자신을 밝히기 위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공부를 지어 가는데,
마음에 거리끼고 걸릴 것이 무엇이 있겠으며, 무서워하고 두려워 할 무엇이 있겠는가?

내가 두려워 할 것은 ‘나의 전도(顚倒)된 몽상(夢想)을 여의지 못할까’ 하는 것일 뿐이다.
오직 전도된 몽상에서 벗어나기를, 착각에서 깨어나기를...
힘쓰고 힘쓸 뿐이다.

수행(修行)의 완성(完成)은 '원리전도몽상(遠離顚倒夢想)'이다.

三世諸佛 依般若波羅蜜多故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고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삼세(三世)의 모든 부처도 반야에 의지하여 열반의 언덕으로 나아갔던 까닭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느니라.

▶ 과거의 부처님도, 현재의 부처인 나 자신도-석가모니 자신도- 모두 예외없이 반야(般若)를 밝혀서
열반의 언덕으로 건너갔으며, 앞으로 부처가 될 보살(수행자)도 또한 모두 그러 할 것이다. 


4. 총결분(總結分) : ‘진언(眞言)의 끝’까지. - 결론의 부분이다.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이 결국
‘참다운 진리의 경지’-열반-로 나아감에 있어 필요한 무한한 공덕(功德)과 대위력(大威力)을 갖게
해주는 원천(源泉)임을 밝히고 있다. 

故知般若波羅蜜多 是大神呪 是大明呪 是無上呪 是無等等呪 
고지반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등주

그러므로 알아야 하느니라.
‘반야로써 열반의 언덕에 나아가는 것’, 이것은 크게 신통하게 하여 주는 주(呪)이며, 이것은 크게
밝게 하여 주는 주(呪)이며, 이것은 최고의 주(呪)이며, 이것은 비교할 데가 없는 주(呪)이니라.

▶ 그러므로 공부를 지어가는 모든 수행자들은 알아야 한다. 
자기 자신을 밝히는 것이 모든 것에 있어 가장 우선이며, 최상이며, 가장 수승한 것이며,
가장 뛰어난 것이며, 그 어떤 것에도 비교될 수 없는 것임을...

能除一切苦 眞實不虛
능제일체고 진실불허

능히 일체의 괴로움을 없애주니, (이는) 진실로써 빈 말이 아니니라.

▶ 자기 마음의 지혜를 밝히면 모든 괴로움(미혹함)은 능히 사라지나니, 이러한 나의 가르침은
진실(眞實)한 것으로써 결코 헛된 말이 아니니라.

故說 般若波羅蜜多呪 卽說呪曰
고설 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그러므로 ‘반야로써 열반의 언덕에 나아가는 것’의 주(呪)를 설(說)하노니,
설(說)할 주(呪)는 이와 같느니라.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娑婆訶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 日行千里 -






♬ 반야심경 독송 / 해인사

[日行千里]

반야심경... / 좋아하면서도 해설하라 하면 피하고 싶었던 경입니다. / 내용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공(空)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는 것은 적지않은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 그리고 내용에 담긴 용어들..., 특히 12연기(緣起)는 인과(因果)와 뗄수 없는 가르침임에도 그동안 피해왔던 부분이었습니다. / 예전 학생시절에 보았던 12연기에 대한 설명이 너무 막연하여 이해가 되지 않았었고, 그래서 따분해 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어 그랬습니다. / 이제 다시 반야심경의 정신을 되새김하며 피해왔던 12연기에 대해 다시금 정리할 수 있어 다행이라 여깁니다. / 이는 다 정림사 님들 덕분이죠.(해설 요청이 아니었으면 보지 않았을터이니) ^_^

[해울]

마하반야바라밀........()............

[여안선]

아~ 다 읽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띵~^^* 스님 감사합니다...()...

[서화선]

잘 읽고 갑니다.....감사합니다...

[우현이네]

법회에 꼭 참석해야 될것 같아요.^ ^" ...()...

[월명화(月明華)]

두고두고 보아야 겠습니다. 12연기와 공의 이치까지 제팔아레야식까지 놓아야 일각의 터득을 이전에 공부했던것보다 더많은 지혜를 ... 스님 감사합니다.

[자후연]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할 수 있게 되기를.... ()...

[白仁華]

저 또한 반야심경을 무척 좋아한답니다. 대학2학년때 처음 접한 문고판 작은 반야심경 책 . 지금도 책장에 자알 모셔져 있지요. 스님 풀이와 함께 다시 읽어보아야겠어요.

[연꽃향]

삼세가 남아 있다면 견성이 아니다 미세한 망념-삼세의 삼은 무엇인지요

[묘법화]

오랜만에 반야심경 공부를 하고 있어요. 두번 강의를 듣고는 미국으로 와서 강의를 들은 부분은 조금 기억이 나는데... 나머지는 어렵네요. 스님의 강의가 그립습니다~~ 집중해서 읽다보면 이해할 날이 오겠죠^^ 스님 감사합니다 ()

[純一行]

귀한 자료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