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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양천고 참교육 해내 원문보기 글쓴이: 서울지부
* SBS에서 보내온 방송 대본입니다.
SBS 뉴스추적은 교내 비리를 고발한 이후 학교 측으로부터 파면 통보를 받은 한 사립고등학교 선생님의 눈물어린 투쟁 기록을 밀착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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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직교사의 눈물>- SBS 뉴스추적 2009
지난 3월 9일. 서울의 한 사립 고등학교.
· 이 학교 국어 교사인 김형태 선생님의 출근길은 평소와 달랐습니다. 학교 정문 경비실에서부터 발걸음을 멈춰야 했습니다. 저 아직 이 학교 선생님입니다. # 동료 교사가 김 선생님의 마지막 출근길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겁니다. 김 선생님은 전날 학교 측으로부터 파면 통고를 받았습니다. 교무실에 도착한 김 선생님은 다른 동료 교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이렇게 쏟아냅니다. 상식과 논리가 통하는 학교, 원칙과 기준이 있는 학교 그런 멋진 학교, 그런 신바람 나는 학교 한번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저의 힘이 여기까지인 모양입니다
또 자신은 학생들을 위해 행동해 왔다며 힘겹게 말을 이어 나갔숩니다. 학교를 학생들에게 돌려 주시기 바랍니다. 너무나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학교는 학생을 위해 존재합니다. 저 하나 해직시킨다고 00고 문제가 덮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올해 마흔 네 살인 김형태 선생님. 청년 시절부터 20년 가까이 몸담아온 학교를 이젠 떠나야 한다는 슬픔을 끝내 억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선생님들 일어나서 수업 들어가세요. 이거는 해야할 일이 아닙니다. 원래 이임 인사는 간단히 해야되는 거예요. 제가 선생님들이 다 아시다시피 20년 가까이 이 학교에 왔는데 파면 당할 정도로, 제가 파면 당할 만한 잘못이 없다는 거 선생님들이 더 아실 겁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다시 뵙는 그날까지 몸 건강히 안녕히 계십시오. 짐을 모두 싸서 정든 학교를 걸어 나오는 김형태 선생님. 젊은 시절을 모두 바친 학교를 떠나야하는 마음이 어떤지 물었습니다. 제가 가르친 대로 행동했고, 배운대로 행동했는 데 그게 죄가 되는 세상이라면 세상에 문제가 있겠죠. 저는 믿습니다.// 믿어요. 전 세상은 아직 정의롭다고 믿고 싶습니다.
애써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김선생님. 그러나 마중 나온 제자의 품에 안기자, 참았던 울음이 다시 터지고 맙니다.
나 안울려고 했는데./ 바른말 했다고 설마 죄가 되면 그건 좋은 세상이 아니지 그렇지? 그래..고마워 우리 제자예요. 김 선생님에게, 또 이 고등학교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김형태 선생님이 학교 측과 마찰을 빚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 김 교사 등 일부 교사들이 교내 비리 내용들에 대해 교육청에 감사 의뢰를 한 겁니다. 첫 번째 내용은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걷어서는 안 되는, 자습실 이용비를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은 이미 학생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학생 6개월치로 끊어서 18만원씩을 받았어요. (다달이 내는게 아니고?) 네. 한번 들어가면 18만원을 내야 돼요. 또 다른 문제는 학교 측이 걷고 있는 졸업생 동창회비였습니다. 졸업생 동창회가 구성되지 못해 동창회비를 사용할 주체가 없음에도 학교 측이 졸업생들로부터 동창회비를 걷어 왔다는 겁니다.
김교사 “돈이 아이들한테 얼마 걷었고 어떻게 썼는가를 당연히 공공기관이니까 학교는 교육 기관이니까 얼마가 수입이 들어왔고 얼마가 지출이 됐는가 를 명학하게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그부분을 지금 저희 학교는 불행하게도 생략하고 있는거죠” 이밖에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 체육복 구매 과정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었습니다. 교내에서 판매하는 특정 업체의 체육복만을 구매 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학생 체육복을 학교에서만 샀죠. 다른데서는 살 수가 없고 일정기간에 체육실에 체육복을 쫙 놓고 판매를 해요 ( 그것만 사야 된다?) 네
김 교사는 학생들도 알고 있는 이런 문제점들을 학교 측에 수도 없이 제기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합니다. 김교사 “간청하기도 하고 호소하기도 하고 그러나 그게 거부 당해서 교육청 감사로 갔던거고//// 교육청 감사 받고 나니까 어떻게 교육청 감사를 요청할 수 있느냐 ? 이렇게 나오는 거죠“ 이렇다면 김 교사와 학생들의 주장은 사실일까?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해 5월 이 학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조사 결과, 김 교사를 포함해 이 학교 교사들이 제기한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졸업생 동창회비. 학교 측은 지난 1997년부터 2006년까지 3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1인당 8천원씩 동창회비를 모금했습니다. 이렇게 걷은 돈이 모두 10년 간 3천3백만 원. 존재하지도 않은 동창회 회비를 학교가 걷어 보관해온 점은 잘못이라고 교육청도 인정한 겁니다.
자습실 이용비도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 2008년 2월까지 성적 우수 학생들에게 특별 자습실을 제공하고, 자습실 이용명목으로 모두 4천2백만원을 받은 겁니다. 학생 저희는 그걸 몰랐어요. 원래는 불법이라고 하던데 (받으면 안된다?) /// 갑자기 불법이라는 얘기 나오니까 애들은 속은 느낌이죠.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투명한 학교 운영을 위해 학부모와 교사, 교육청은 학교 측이 학교운영위원회의 회의록을 조작해 실제 회의 개최 횟수를 부풀렸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학교 관계자 13명이 모여야 되고 그러는데 번거롭고 그리고 특별한 안건이 없고 그래서 안했는데 횟수는 채워놔야 겠고, 감사 때 걸리니까? 그렇지 않겠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밖에 학부모들을 급식 검사에 참여시키겠다고 했지만 한 번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학부모 (급식 현장에 검수 해보신 적은 없어요?) 한번도 없어요. // 한번도 그런게 없던데요. 아예 계획서에도 저는 못 봤는데요. 급식의 질에 대해 학생들의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학생 굉장히 급식 질이 안좋았어요./// 머리카락이 나온다든지 벌레가 나온다든지... 교육청의 조사가 계속되자 새로운 사실도 쏟아졌습니다. 이 학교 급식업체 사장이 학교재단 이사장과 친분관계에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겁니다. 학교 측이 지난 4년간 급식업체로부터 받아야 할 급식실 사용료 천 백만원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육청 측은 또 학교 안에서 특정 체육복만 구입하도록 한 재단 이사장의 결정도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교육청 조사 관계자 “학부모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 내에서 판매한다는 것은 외부에서 보기에도 좀 그렇지 않습니까?// (이사장이 그런거를 정하는 것도 안되는 건가요? 체육복 색상을 정한다든가?) 이사장이 학교 학사 운영에 관여할 순 없죠" 교육청은 조사가 끝난 뒤 학교 측에 동창회비 전액을 동창회에 넘기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1997년부터 2006년까지만 동창회비를 걷은 것이 아니라, 1회 졸업생이 나온 1987년부터 이미 동창회비를 걷어왔다는 졸업생들의 증언이 나온 겁니다. 즉 1987년부터 1996년까지의 동창회비가 사라졌다는 겁니다. 학교 측은 개교 초기에는 동창회비를 걷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학교 관계자 동창회비를 처음에 한 4-5년간은 안 걷었더라고요. 동창회비를 안 걷었대요. 초창기에. 그리고 91년부터 동창회비를 걷었다고 하더라고요. (기록이 남아 있어서 확인이 되신 겁니까?) 아니 여기 계시던 분들한테 들어서 (기억으로?) 네. 그러나 졸업생들의 증언은 달랐습니다.
89년 졸업생 (그때도 동창회비가 있었습니까?) 동창회비 있었죠. 걷은거는 계속 걷은 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 동창회비 거의 다 냈죠. 학교가 지금 명확하지 않게 불분명하게 설명도 안 해주고 있고 추후에라도 돌려줘야된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여기에다, 학교 측이 각종 교육 기자재 구입을 명목으로 학부모들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학부모 지우개를 해달라고 그랬어요. (기계식)칠판 지우개. 그거를 해달라고 그러니까. 학교측에서 해달라는데 안 할 수 없잖아요. 학부모 학교에서 책상하고 의자를 교체를 해야 된다고. 한반당 2백만원 정도씩 학교에서 이제 회장이라든지 부회장이라든지 이런 직책을 학부모들 반별로 대표들 중에서 또 그걸 뽑아요. 그런분들한테는 또 할당 금액이 조금 더 많아요 일부 학부모들의 반발로 때때로 교육청이 조사에 나서기도 했었지만 그때뿐이었다고 합니다 학부모 학교에서 요청해서 한 건데, 자발적으로 한 거다 이렇게 말씀 드렸던 것 같아요 ( 그렇게 말을 맞추자?) 네 (조사 나오면은?) 감사 나왔을 때... 그러니까 감사가 감사가 아니라 이거죠. 하지만 이같은 추가 의혹은 더 이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교육청 조사가 끝난 뒤 이 학교의 교장과 교감, 그리고 일부 행정 직원들은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징계수준은 ‘경고’에 그쳤습니다. 전문가들은 교육청 조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들이 비단 이 사립고등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대부분의 사립학교에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 최홍이 서울시교육위원 합니다. 이것은 교육청이 사립학교법 준수를 요구하면서 제대로 준수를 하지 않을 경우에 재정적인 지원이라든가 여기에 차별화를 할 수 밖에 없어요. 학교운영위원회만 민주적으로 운영된다고 그러면 이런 부정비리는 미연에 방지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2월 26일. 교육청 조사를 처음 요구했던 김형태 선생님에게 학교 징계위원회에 출석하라는 통지가 날아온 겁니다. 징계 이유는 우선 김 교사가 학생들에게 자신의 시집을 강매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김 교사은 즉각 사실이 아니라고 반발했고, 학생들의 증언도 이어졌습니다. 학생 자신이 쓴 시는 맞지만 그냥 무료로 애들한테 나눠준거고 그걸 활용해서 수업도 하시고 학교측에서는 그거를 김형태 선생님이 자신의 시집을 아이들에게 팔았다 이런식으로 얘기를 하는데 도무지 말이 안되는거죠 (시집은 산 학생은 아무도 없었어요?) 없었죠. 그냥 나눠 주신 거예요. 또 다른 징계 사유는 학교의 비공개 자료를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올렸다는 것. 김 교사는 인터넷에 올린 자료는 각종 실명 정보를 삭제했던 자료라고 해명했지만 징계위원회는 김 선생님에게 최고 징계수준인 파면을 결정했습니다. 학교 관계자 자꾸 보복적이라고 하는데 거기 징계 사유 9가지 나열한 것 중에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감사를 받게 했다 뭐 이런거하고는 관련된 부분이 없어요. 김 선생님은 그러나 학교측이 징계위원회를 열기 전에, 인사 중요 사항을 심의하는 교원인사위원회를 열지 않는 등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입니다. 학교 관계자 “(교원인사위원회에서 김형태 선생님 징계 건에 대해서 논의가 있었나요?) 거기에서는 논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징계 위원회에서 다루어졌던 내용을(교원인사위원회 에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좀 어렵죠 파면 다음날부터 김 선생님은 교문 앞 등굣길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공부 열심히 해 (선생님 힘내세요.) 그래 알았어 고마워 학생들은 심한 황사 바람에 선생님의 건강이 걱정스럽다며 마스크며 사탕을 조용히 내밀었습니다.
날씨가 좋아도 궂어도 변함없이 계속되는 1인 시위. 김형태 선생님 사랑해요!! 학부모들의 발걸음도 잦아졌습니다.
아이고 제가 이거 꽃을 달 일인가요? 달아야죠 힘을 내셔야죠. 김경옥 스승의 날은 아직 멀었지만 제가 미리 한번 달아드렸어요. 복직을 스승의 날 안에 할 수 있도록 용기 가지시라고 힘내시라고... 20년을 몸담았던 학교에서 떠나게된 김선생님의 외로운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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