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환아, 잘 지냈니? 어제는 행군도 했다고 하던데..너가 약간 평발이라 잘 해냈는지, 걱정이 되더구나. 15 킬로미터를 걸었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정훈장교님 글을 보니, 모두 잘 해냈다고 하시던데. 다행이다 싶다. 이제 30 킬로미터도 있던데, 정환이가 잘 해내겠지.
엄마는 구정 긴 휴가를 잘 지냈다. 애들한테 해 줄 프로그램 준비 하느라 눈 고생좀 했다. 책 읽고, 예능 보고 하면서 말이야. 애들한테 맞는 코드로 이야기를 해야 하니, 꽃할배, 꽃 누나, 케이 팝 스타 시즌 3 를 주욱 봤지. 케이 팝 스타로 결정했단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심사평이 참 마음에 들었어. 정환이도 나오면 응사도 보고, 케이 팝도 보고 하렴. 누나가 주욱 받아 놨으니 보기 편할거야. 특히, 자신만의 소울을 가지라는 말이 참 멋지더라. 정환이도 정환이의 소울을 만들기 위해서 군 생활도 잘 해내고 있겠구나 싶었단다.
11사단 밥이 맛있다니, 엄마는 또 안심이 되네. 대대장님, 중소대장님, 원사님. 조교님 등등 훈련 지도해주시는 모든 분들의 애정이 글에서 느껴지더라, 그래서 엄마는 또 안심이 되었지요^^ 너의 밝은 펀지 글도^^ 너 편지를 수시로 읽는단다.
어제는 두촌면 예비군에서 전화가 왔단다. 그 분의 계급은 잘 모르겠고, 정환이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물어보시더라, 90 프로 그곳으로 가게 된다고 하더라. 미리 너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셔서 아빠가 잘 말씀드렸더니, 안심하시더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인지라 긴장이 되네. 적당한 긴장은 우리를 깨어있게 해주니, 상큼한 거 같다^^
이제 휴가가 끝나고, 엄마 일도 다시 시작 되었으니, 컴 앞에 드디어 앉게 되었네. 너에게 먼저 편지를 쓰는 일로 2월을 맞네. 오늘도 밥 맛있게 먹고, 훈련 잘 받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잘 지내기를 바란다. 정환이 사진을 보며, 엄마는 오늘도 기분이 좋은 하루를 시작한단다.
정환아, 엄마가 많이 사랑한다. 잘 지내렴. 오늘은 많이 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