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적 매력에 50여년 열정 쏟아 -서예 서적 출간도…15일부터 전시
조형적 미감의 운필로 마음을 다스리는 서예, 그 가운데 금문 서예의 진면목을 살펴보는 전시가 열린다. 지난 1997년 제1회부터 2008년까지「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을 역임하면서 세계 미술계에 한국 서예 위상을 널리 알렸던 산민 이용 선생(인물사진)이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한국미술관 전관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이번 초대전은 지난 50여 년간 작가 예술세계 및 작가 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로 특히 금문 서예의 장중미와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새로운 면모를 만날 수 있다. 산민 선생 서예 세계에서 ‘금문(金文)’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한국 서예에서 금문 서예 부각에 공헌하고 선도한 작가가 바로 산민 선생이기 때문. ‘금문’은 청동기에 새긴 명문을 말한다. ‘金(금)’은 고대부터 금속 대표적 성격을 띠고 있는 글자이기 때문에 금문에서 ‘金’은 중국 고대 청동을 의미한다. 금문은 청동기를 주조할 때 주물 틀[거푸집]에 새겨 넣은 글자들인데, 이로 인해 금문 다른 명칭으로 종정문(鐘鼎文)이라고도 한다. 산민 이용 선생은 “갑골문을 비롯해 문자의 단초였던 글자 가운데 하나인 금문은 상형성 즉 회화적 요소가 있어 매력적"이라며 "서사목적을 갖는 문자를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시각적 아름다움을 갖춘 금문에 대한 재해석을 이어오고 있다"라며 금문에 지속적적으로 쏟아온 동기와 열정을 설명한다. 산민 선생은 『금문천자문』과 『소전천자문』 출간으로 출발, 『칠체천자문-금문편』과 『금문으로 쓴 채근담』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으로 금문서예 미감을 부각시켰다. 이어 금문으로 쓴 『한국한시 삼백수』, 『중국한시 삼백수』, 『명문 100선』에 이르기까지 2년 간격으로 출간되어 나온 금문(金文試探) 시리즈는 금문서예 교과서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이번 전시에 맞추어, 한국과 중국 명문장 100편을 골라 금문으로 전문을 쓴 『명문 100선』 출간은 가히 금문 서예 금자탑이라 불릴만한다. 정도전 「묵죽부(墨竹賦)」, 이이 「시습잠(時習箴)」, 허균 「누실명(陋室銘)」, 박지원 「소완정기(素玩亭記)」, 정약용 「화기재잠(和己齋箴)」 등 한국 명문장과 중국 굴원(屈原) 「어부사(漁父辭)」, 제갈량 「출사표(出師表)」 등 널리 애송되는 명문에서부터 한유(韓愈)의 「백이송(伯夷頌)」, 백거이(白居易) 등 100편 명문장이 금문 서예로 전시된다. 산민 이용 선생은 “한국 중국 각 50편 명문을 개개인의 문집에서 발췌, 2년 간 작업 끝에 완성했다"며 “원문 자체도 방대할뿐만 아니라 원문 이본이 다양해 오류 검증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라고 설명한다. 이밖에도 산민 이용 선생은 유교 경전, 고전 시문뿐만 아니라 불교 경전에도 깊다. 2009년 9월 22일에 화엄사에서 제막식을 가진 동헌당 태현 대종사 사리탑비 글씨를 썼고, 이번 전시에서 《금강경》 전문을 금문으로 쓴 「금강경 10폭 병풍」, 「반야바라밀다심경」 등 총 370여점을 선보인다. 한편 산민 이용 선생은 오는 2012년 전주에서 열릴 개인전 및 서예 관련 서적 출간을 계획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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