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T(부가세) 10%는 너무나도 친숙한데, 과거능동분사 vat는 너무도 생소합니다.
회사 다닐 때, 부가세 포함 금액이냐 별도 금액이냐 놓고 거래처와 다투기도 하고,
새내기 때는 부가세 포함한 금액에다 또 10%를 더 얹어 줘 선배들한테 깨지기도 했던,
VAT가 이젠 과거능동분사로 되돌아옵니다.
~ta, ~na를 붙여서 과거수동분사를 만든 다음에 그 뒤에 붙이는 거라네요.
또 이 놈은 절대분사(gerund)와 달리 형용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식하는 대상에 따라
격변화를 해서 뒷 형태가 또 바뀐다고 합니다.
그나마 눈에 익은 건 vat 하나 뿐인데,
~tavya, ~aniya, ~tva, ~ya 줄줄이 나오니까 그저
“그런 게 있나 보다 ~~” 하고 넘어갑니다.
수업중 기억나는 것 세 가지
1. 16분의 1
법구경 번역문 가운데 원래 산스끄리뜨 원전의 의미와는 동떨어진 번역의 실례를 하나 소개해 주십니다.
그냥 쓰윽 읽고 지나가서 자세한 내용을 적을 순 없지만,
산스끄리뜨 원본을 한역한 책을 재차 번역 하다보니 원전과는 너무 멀어진 번역이 되고 말았습니다.
학창시절에 꽤 유명하다는 고전 소설을 읽을 때면
“글은 한글인데, 왜 이리 읽어도 이해가 안가나?” 하면서 나의 무식함을 탓했었는데,
나의 무식함 뿐만이 아니라 번역에도 문제가 있었지 않았나 하는 강한 의심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면 영어원전 --> 일본어 번역 --> 한글 번역.
그나마 우리말에 대한 이해가 깊은 사람이라면 좀 덜할텐데,
해방 직후, 그냥 일본어 실력만 있고 한글은 영 딸리는 사람이 해 놓으면
“한글로 적혀는 있는데, 암만 읽어도 이해가 안가는” 문장만 수두룩 ,,,
어데선가 들은 이야기인데,
번역의 어려움에 대해서 구마라집 스님(?)께서 하신 말씀.
“번역은 남이 씹다 뱉은 밥을 다시 먹는 것과 같아, 아무 맛도 없고 역겹기 그지 없다.”
2. 명상은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아니다.
원래 요가 수행의 8단계에는 6.집중 — 7.명상 — 8.삼매의 단계가 있어,
브라만교에서는 6단계의 집중력까지 갖춘 이에게 무조건 경전을 외우게 하고,
경전을 달달 외어 오면 그제서야 그 내용에 대해 설명해주고,
그러면 학생은 배운 내용에 대해 그 뜻을 생각해 보고, 질문 하고, 답하고 하는 과정이
즉 우리 식으로 하면 공부하는 과정(to study)이 명상이라고 합니다.
영화에 비유하자면
극장에 가서 스크린만 남기고 불 다 꺼진 상태가 집중이라면
영화 내용에 몰입되고, 스토리를 쫒아가는게 명상,
영화 끝나고서도 아직 영화 내용이 남아, 주인공 따라 해보는게 삼매.
뭐 대충 그 정도라네요.
그런데 중국 선불교에서는 6단게 집중에서 7단계 명상을 건너쮜고
바로 8단계 삼매로 넘어가 버렸다네요.
중국 입장에서 불경의 번역, 한역된 불경의 교육 등이 너무 힘들고 어려우니까,
도교의 영향도 깊이 받고 해서 (공부하면 무위가 아니고 유위가 되니까)
바로 삼매로 뛰어 든 것 같다는 말씀.
제가 들은 이야기는
나름대로 세계의 중심이라 자부하고 있는 중국 사람들이 몇 백넌간(!) 인도불교를 한문으로
번역해 놓고, 쫒아가고, 또 쫒아가고 해도 인도 사람들의 ‘구라’를 도저히 못당하니까
자존심 상해서 그만 판을 엎어버린 것이 선불교라고 ...
어쨋건 요가 수행에서 명상이라면 참선하듯이 가만히 앉아만 있는 게 아니고 부지런히 공부하는 거라면,
우리 봉숭아 학당 생도들은 지금 열심히 명상중 ??
3. purusa, 피조물, 개체아, 불성
뿌루사란 게 기본적으로 브라흐마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주로 생명체)이란 뜻이고,
또, 엄지손가락 첫째 마디 만한 게 심장 속에 들어 있다가
생명이 다할 때면 정수리로 튀어 나와선 4차원의 시공을 배회하다
인연 맞는 생명체에 다시 들어와 윤회하는 어떤 물질이란 뜻도 있고,
불교 쪽에서는 나중에 성불할 수 있는 불성으로 해석 될 수도 있고,
근본적으로 아뜨만과 같은 존재로 단지 겉에 때가 조금 끼어 있는 상태인데,
범부들은 바깥에 낀 때 밖에 못본다. 하지만 뿌루사가 바로 아뜨만이다 ... ...
솔직히, 들어도 들어도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두 세 번 들어서 이해한다면 순 거짓말이겠죠?
첫댓글 <까타 우빠니샤드>의 한 구절이 생각나네요.
백 하나인 심장의 기도氣道들이 있으며,
그것들 가운데 하나는 정수리로 향한다.
그 하나의 기도를 통해 위쪽으로 가는 사람은 불멸로 가며,
다른 기도氣道들은 다른 모든 방향으로 가게 만든다.
'자신' 안에 들어있는 엄지손가락만한 개체아個體我는
항상 사람들의 심장에 들어있으니,
마치 문자풀에서 심지를 끄집어내듯이
자신의 몸으로부터 확실하게 끄집어내야 한다.
.
복습 따로 안하고 윗글만 읽어도 머리에 쏙쏙 들어와 기억에 박힙니다. 아낌없이 갈쳐주는 현진스님도 계시고,
배운거 친절하게 요약해주는 클래스메이트 있는거 보니 저도 전생에 나라구한공덕이라도있는듯.
좋은 글 감사합니다
복습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재밌는 글 덕분에 빠진 수업 잘 보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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