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 옛날에 셈을 하지 못하는 할머니가 있었는데 그 할머니는 많은 가축을 기르고 잇었다.
가축들은 아침이 되면 풀을 뜯어 먹으러 모두 우리를 빠져나가 저녁이 되면 다시 되돌아오곤 하였는데 할머니는 우리를 빠져나간 그 가축들이 저녁에 우리 속으로 모두 되돌아 왔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셈을 할 줄 모르는 할머니가 이것을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었을까?
할머니는 아침이면 우리 앞에 큰 바구니를 두 개 마련해 두고 한 바구니에는 돌멩이를 가득 채워 두었다. 그리고 가축이 우리에서 한 마리 한 마리씩 나갈 때마다 돌멩이를 하나 집어 빈 바구니에 옮겨 놓는 것이었다. 물론 가축이 모두 나가면 그 나간 수 만큼 돌멩이는 빈 바구니 쪽으로 옮겨져 있었다. 그러다가 저녁이 되면 이번에는 가축이 한 마리 들어올 때마다 돌멩이를 반대 바구니에 옮겨놓기 시작했는데 돌멩이가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가축이 모두 돌아오지 않았음을 알아차리는 것이었다.
가축이 한 마리 나갈 때마다 돌멩이를 하나씩 대응시켜 옮기는 방식을 수학적으로는 일대일 대응이라고 하는데, 이 용어는 집합뿐 아니라 함수에서도 많이 쓰인다.
수학적인 토대가 만들어지기 전에 돌멩이는 셈을 하는 데 있어 좋은 재료였던 것은 분명하다. 계산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이는 영어 단어 calculus의 어원이 돌멩이라는 뜻을 지닌 것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