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인사 드린 김규종입니다.
앞집 사는 개가 컹컹 짖어대는 밤입니다. 개도 밤에는
더러 외로움이나 두려움을 느끼나 봐요?! 조금은 짜증난 소리로 울부짖는 모양을 보니...
각설하고,
어제 제가 말씀드린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해보고자 합니다.
일종의 복습이거나 되돌려보기인데요. 반추에는 그 나름 의미가 있는 법이지요!
인간의 삶에 내재하는 필연적인 외부조건이 세 가지 있다는 것이죠! 시간, 공간, 인과율!
여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노자는 예외입니다!)
제한된 시공간을 살아가는 인간은 항상 시간과 공간을 의식하면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사유하는 지구상 유일한 피조물로 인정받고 있다.
그 가운데 공간을 세 가지 영화로 돌아보고자 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시간들>,
그리고 <동사서독>의 공간을 살펴보면서 문학과 연관성도 아울러 생각해보도록 하자.
소도시 출신의 수재형 여성 안드레아가 세계문화-정치-경제의 수도 뉴욕에서 경험하는
공간체험을 주방장 보조이자 애인인 네이트의 일상적 공간과 대비해보는 일은 흥미롭다.
무너질 듯 위태롭지만 종당에는 제 자리를 찾아가는 안드레아의 형상과 그녀가 휘둘리는
공간으로서 뉴욕의 런웨이 본사와 파리, 그리고 허름한 아파트와 음식점의 대비가 흥미롭다.
1923년 영국 리치몬드와 버지니아 울프 그리고 <델러웨이 부인> 창작과 우울증, 자살,
1951년 로스앤젤레스와 로라 그리고 <델러웨이 부인>과 자살충동 그리고 가출,
2001년 뉴욕과 클라리사 그리고 로라가 버린 아들 리차드의 자살과 로라의 방문...
이런 관계의 확장과 하루라는 제한된 시간과 공간이 어떻게 인물들과 사건과 얽히는가,
거기서 동성애 코드와 오늘날 한국사회 동성애 진행정도는 어떠한가?!
<동사서독>은 왕가위 감독이 무협으로 풀어낸 멜로드라마인데, 엇갈린 사랑의 관계가
꼬일대로 꼬인 미로를 형성한다. 거기서도 공간은 나름의 구실을 하고 있다.
사막의 주루이자 여인숙 주인인 구양봉(서독)과 그가 떠나온 백타산의 여인이자 형수,
그곳에서 해마다 사막을 찾아오는 황약사의 여인 도화와 도화림, 이런 관게와 공간이
엮임으로써 영화는 우리에게 다각도로 묻는다. "가질 수 없다면 잊지는 말자!"란 명제의 타당성!
6.25 한국동란 이후 서울수복 이후 명동을 중심으로 10여 년 동안 전개된 문학과 예술계
인사들의 복잡다단한 이야기를 풀어낸 교육방송의 <명동백작>! 그 가운데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에서 되풀이되는 버지니아 울프와 그의 대척점 김수영의 애증관계.
여기서 나아가 1980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박노해의 문제성.
그것을 구체화하는 <이스탄불의 어린 사제>를 낭송해보고 쿠르드의 비극적인 역사를 반추함.
결국 남는 종당의 문제는 "우리는 어째서 영화를 보는가?!" 영화에서 우리가 보고 구하고자 하는
바는 진정 무엇인가, 하는 문제제기를 공유하기 바란다, 하는 것이 강사의 최종적인 희망사항!
* 도서관에서 제기된 질문과 대답은 생략합니다. 지나치게 길어진 글과 독자 여러분 자신의
반추 및 사유에 의지하고자 하는 까닭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어제 참석하시고
경청해주신 죽곡 농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 말씀 드립니다. 특히 저를 초청하신 김현지 님과
늦도록 대화하고 재워주신 열렬청춘 님께도 고개 숙여 감사 인사 드립니다. 두루 행복하시기를!
장예모의 <연인>과 <영웅>, 이안의 <와호장룡>, 후효현의 <자객 섭은낭>을 <동사서독>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적잖은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현지 님의 요청에 따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무삭제판 필수), <비포 더 레인>,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
<자전거 도둑>, <태어나기는 했지만>, <동경 이야기>, <언어의 정원>, <더 헌트>, <반딧불 언덕에서>,
<시>, <리스본행 야간열차>, <엘라의 계곡>,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송환>, <영매>,
<라디오 스타>, <크래쉬>, <네버랜드를 찾아서>, <천공의 성 라퓨타>, <굿바이 레닌>, <파이란>
이런 영화를 추천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보실 수도 혹은 19금 영화도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더운데 먼길 오셔서 강의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행복한 시간들이었네요^^~
부산행의 좀비 얘기나 박인환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시에 붙인 노래를 다같이 부른 것과 김선표님 집에서 함께한 옛 추억의 노래들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풀벌레 소리 그윽한 가을밤 따라
이제 더위도 그만 물러 가기를~~~
참 그 열혈청년 이름은 박기범입니다^^~
무척 뜨거웠던 여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음주 가무에 신이 났었던 밤이 생각납니다.
마음이 서늘해지면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때 죽곡에 오시면 열혈청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