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일 경기도 팔당에 있는 예봉산을 다녀왔습니다. 절기상 ‘날이 풀리기 시작해 화창해진다’는 청명이라 봄 내음이 물씬 풍겼습니다. 날씨도 좋아서 많은 상춘객들이 봄을 즐겼습니다. 학교 주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초면의 식물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제 안면을 튼 식물 친구들이 어림짐작으로도 반백은 넘을 것 같습니다. 야생에서 핀 꽃들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이제 벚꽃 같은 것은 봐도 별 감흥이 안 생기더라고요ㅎㅎ. 우리 멤바는 중에는 조 약사님과 민호가 같이 가지 못하여 아쉬웠지만 사모님과 지훈이가 함께 하여 봄소풍 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소양지기가 왕성한 지훈이는 산행을 무척 즐기더군요. 표정이 범상치 않습니다.
사모님과 지훈이입니다. 초록과 노랑이 잘 어울리네요^^
산을 오르기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양한 현호색이 접수한 구역을 볼 수 있었습니다. 현호색, 들현호색, 애기현호색, 댓잎현호색... 다양한 현호색의 꽃은 모두 입술 모양(脣形) 즉 메롱하고 있는 입모양으로 총상꽃차례를 이루고 있었는데, 색깔도 예쁘고 꽃모양도 특이해서 시선을 끌었습니다. 이들은 잎 모양에서 차이가 있었습니다. 인터넷에는 이들을 구별하지 않고 그냥 현호색으로 통합하기로 했다는 설도 있네요. 한방에서는 현호색을 어디에 쓸까요? 네, 덩이줄기(塊莖)을 활혈거어약으로 씁니다. 땅을 10cm 정도 파 보니 직경 1cm 정도의 덩어리가 있었습니다. 우리도 각자 조금씩 맛을 봤습니다. 다들 쓴맛이 난다고 하는데 저는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동은이가 저더러 미맹이랍니다. 아무래도 전날에 맛본 수수꽃다리 잎의 그 찬란한 苦味가 저의 미각을 빼앗아갔나 봅니다. 흑흑~ 미각을 잃은 장금이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요...ㅋ
잎을 보고 차이점을 잘 살펴 보세요. 그리고 우리가 본 네 가지 현호색 중에 한 가지만 사진이 있어서 인터넷에서 구한 걸 올립니다. 이것은 현호색입니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길며 1∼2회 3개씩 갈라집니다.
이것은 들현호색입니다. 잎자루가 길고 삼출겹잎인 것은 현호색과 비슷한데 좀더 곰발바닥 같죠? 그리고 굵은 톱니도 있네요.
이것은 애기현호색. 위의 곰발바닥이 살을 좀 뺀 것 같은 모양이네요.
요건 댓잎현호색. 잎의 느낌이 대나무잎 같은데 그래서 댓잎인가... 2회 3출겹잎이라고 하는데 좀 애매하네요. 아무튼 좀 다르긴 하네요.
양지꽃입니다. 잎 모양이 장미과인 티가 팍팍 나네요.
달맞이꽃입니다. 바늘꽃과에 속합니다. 꽃은 저녁에 피었다가 아침에 진다고 하네요. 그래서 달맞이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나 봅니다.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는 날나리 꽃이네요, 좀 놀았어 놀았어~ 한방에서는 뿌리를 월견초(月見草)라는 약재로 쓰는데, 감기로 열이 높고 인후염이 있을 때 물에 넣고 달여서 복용하고, 종자를 월견자(月見子)라고 하여 고지혈증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환삼덩굴입니다. 삼과에 속합니다. 잘 보시면 나란히맥의 잎과 그물맥의 잎이 퓨전으로 존재하는 특이한 넘입니다. 모두들 이넘의 정체가 뭘까 궁금해 했는데 나란히맥 잎은 커 가면서 없어진다고 합니다. 성장하면 터프하게도 줄기와 잎자루에 밑을 향한 잔 가시가 생겨서 사람이 지나갈 때 ‘어이~ 이봐~’ 하면서 잡아챈다고 하네요. 잎은 대생이고 손바닥 모양으로 5∼7개로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고 하는데, 아직 다 자라지 않아서인지 잎이 갈라지고 있는 중인 것 같네요. 성장했을 때 어떤 모습일지 다음 산행 때 봐야겠네요.
이것은 산괴불주머니입니다. 현호색과에 속합니다. 이것도 메롱하고 있는 순형의 꽃모양이고 총상화서입니다. 앞에 현호색도 메롱하고 있었는데 이게 현호색과의 특징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네요. 잎은 깃모양이 두 번 연속된 것이 보이나요? 이걸 전문용어로 하면 2회기수우상복엽쯤 되려나...
누운주름잎입니다. 현삼과에 속합니다. 전 처음에 이 꽃을 보고 미안하지만 누가 밟은 게 아닌가 생각했었습니다. 꽃이 납작한데 이런 모양도 순형이라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이 풀 이름을 궁금해 하다가 스터디하러 서울 올라가는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설렁설렁 도감 보다가 찾게 되었을 때 희열을 느꼈더랬죠.
씀바귀입니다. 국화과에 속합니다. 씀바귀도 종류가 많네요. 근생엽의 자루가 길고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고, 경생엽의 잎몸 기부가 줄기를 감싸고 있는 걸로 보아 씀바귀 같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씀바귀는 개체간의 차이도 크다고 하셨습니다. 씀바귀는 나물로도 많이 먹죠. 씀바귀 사진 찍는데 누운주름잎이 끼어 들었네요ㅋ
개별꽃입니다. 이건 무슨 과일까요? 잎은 십자대생하고 잎자루는 없고 꽃받침조각이 5개인데... 맞습니다, 석죽과. 사실 꽃받침조각을 세어 보진 못했는데요, 도감에 이런 설명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꽃잎은 다섯 개가 넘는데 이런 경우에도 꽃받침조각이 다섯 개일지 궁금합니다. 만약 다섯 개가 아니라면 개체가 갖는 특수성이라 봐야겠네요.
to be continued...
첫댓글 위에 사진 중 씀바귀는 씀바귀가 아닌데...
다시 보니 씀바귀는 아니네요. 질경이라고 하기엔 자루가 너무 길고...
오;;